[발제문] 4/20 <감각의 논리> 15장

작성자
rara
작성일
2018-04-19 20:25
조회
889
삶과 예술 세미나: 2018년 4월 20일 / 발제자: 김선미
질 들뢰즈, 『감각의 논리』, 하태환 옮김, 민음사, 15장 155~164쪽

15 베이컨이 지나온 길

예술사를 요약하는 방식
역사적 요약은 하나의 자유로운 시퀀스를 제거하거나 재창조하는 정지점과 통과로 이루어진다.

베이컨의 그림은 우선 이집트적 제시를 한다. 이것이 그의 첫 정지점이다. 형과 배경은 윤곽에 의해 서로서로 관계를 맺고 있는데 눈으로 만지는 근접 시각의 동일면 위에 있다. 하지만 이집트적 세계에는 첫 번째 대재난으로서 중요한 차이점이 끼어든다. 어떤 추락과 불가분하게 맺어진 형이 떨어진다. 형은 더 이상 본질이 아니다. 형은 우발적인 것이 되었고, 인간은 하나의 우발적인 사건이다. 우발적인 것은 면들에 사이를 도입하고 그 사이에서 추락이 이루어진다.

다음으로 통일성이 부러지는 것은 촉각적-광학적 세계의 탄생이다. 윤곽은 동일면 위에서 형과 색의 공통적인 경계가 되기를 멈춘다.(동그라미, 트랙) 윤곽은 육면체 혹은 그와 유사한 것이 된다. 전면에서는 형이 만질 수 있는 것처럼 보이고, 그의 명확성은 이러한 만질 수 있는 성격에서 나온다. 하지만 뒷면의 배경이 형을 끌어당긴다. 순수한 광학적 공간이 도출되려 하고, 동시에 형은 그 촉각적 성격을 상실한다.

하지만 촉각적-광학적 세계와 순수한 광학적 세계도 베이컨의 정지점들은 아니다. 반대로 그는 이 세계들을 횡단한다. 그는 이 세계들을 휘저으며 혼탁하게 만든다. 손적인 사용된 돌발표시는 혼탁과 닦아 냄의 영역으로서 폭발하여, 광학적 상관관계와 동시에 촉지적 접합을 해체시킨다. 이러한 영역은 또 우연, 우발적인 것, 자동기술, 무의지로서 제시된다. 이는 앞선 대재난보다도 더욱 깊은 것이다. 사실 사용된 돌발 표시는 베이컨의 그림에서는 정지점 혹은 휴식점인데 흑과 백보다는 초록과 빨강에 더 가까운 정지이다.

사용된 돌발 표시가 그림에서 정지점이라고 말하는 것은 그것이 그림을 완결 짓거나 혹은 형성한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그 반대이다. 이것은 중계이다. 사용된 돌발 표시는 표현주의의 방식대로 그림 전체를 다 차지하는 대신에 국지화된 채로 남아 있어야 하고, 무엇인가가 그로부터 튀어나와야 한다.

색채주의자- 빛은 시간이고 색은 공간이다. 명함에 의한 가치적인 관계를 색조의 관계로 대체하려고 하는 화가들, 그리고 순수한 색의 관계를 가지고 형뿐만 아니라 그림자와 빛 그리고 시간을 주려고 하는 화가들.
색채주의자들의 공식은 색을 따뜻함-차가움, 팽창-수축과 같은 그의 순수한 내적관계까지를 말한다. 명확성이란 더 이상 만질 수 있는 형의 명확성도 아니고 광학적 빛의 명확성도 아니다. 명확성은 이제 보색들로부터 유래한 어디에도 비교할 수 없는 반짝임이다.

색채주의의 시행규칙은- 부차적인 색조의 포기, 흐물거리지 않는 터치들의 병치, 중개적인 혹은 전이적인 색들을 가지고 색을 건너기, 색채 혼합의 금지, 두 가지 보색의 병치 혹은 하나는 혼합되고 다른 하나는 순수한 두 유사 색을 병치하기, 색의 무한한 행위를 통하여 빛 그리고 시간마저도 생산하기, 색에 의한 명확성..

스펙트럼의 순서를 따라 순수하고 뚜렷이 구별되는 터치들의 변조는 색의 눈으로 만지는 힘에 도달하기 위해 세잔이 고유하게 발명한 것이다.

베이컨은 반 고흐와 고갱이래 가장 훌륭한 색채주의자들 가운데 한사람이다. 대담 중에 그가 색의 특성으로서 ‘명증한 것’에 호소하는 것은 이러한 색채주의자로서의 선언적 가치가 있다. 혼합색조는 형상에게 신체를 주고, 생생한 혹은 순수한 색조는 아플라에게 골격을 준다. 회반죽과 매끄러운 강철이라고 베이컨은 말한다. 변조의 모든 문제는 이러한 살적인 물질과 단일한 커다란 판, 이 둘의 관계 속에 있다.

그래서 시간마저도 색으로부터 두 번 유래하는 것 같다. 하나는 흘러가는 시간으로서, 살을 구성하는 혼합 색조들의 색채적 변화 속에 있다. 다른 하나는 시간의 영속으로서, 다시 말해 아플라의 단일 색 속에 있는 것으로, 흘러감 그 자체의 영속성이다. 색의 이러한 처리는 나름대로 자신에게 고유한 위험을 가지고 있는데, 그 위험이란 그것이 없다면 회화도 있을 수 없을 그러한 대재난에 해당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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