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제]2/22 『발터 벤야민, 사진에 대하여』

작성자
cabsoft88
작성일
2019-02-22 10:50
조회
669
화보 신문은 무죄
지금 유럽 대륙 전체에 조성돼 있는 대중 언론의 조건하에서 ‘베를린 화보 신문’보다 좋은 것이 존재할 수 없다는 걸 다들 알지 않나. ‘베를린 화보 신문’이 자랑하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재미’는 은행원, 여비서, 옷 장수의 산만하기 짝이없는 저질 주의력을 일주일에 한 번 한곳에 집중시킬 수 있는 오목 거울 같은 사실성, 오로지 바로 그 사실성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다들 알지 않나. P.156

대중 교육이라는 궁극적으로 프티부르주아적인 이념 나부랭이를 떠들어 대는 것보다는 현재성의 아우라를 머금은 것들을 그냥 보여주는 것이 더 가치 있는 일이고, 간접적이기는 해도 길게 보면 더 보람 있는 일이다. P.156


그레테 콘에게
개인적 이벤트에 관한 글을 통해 발터 벤야민 인간 자체에 대한 탐구
1927년 10월의 빠리 -> 겨울의 초입
갑자기 모든 신간 서적이 싫증이 나서 ‘감정교육’을 읽기 시작했는데 며칠 만에 상하권을 다 읽고 말았습니다.그 감동이 컸기 때문인지 그 후로도 줄곧 프랑스 신간에 마음을 못 주고 있달까, 한 권도 끝까지 못 읽고 있달까, 베를린에 도착하면 일단 플로베르의 또 다른 작품을 읽기 시작할 것 같습니다. 과연 책이라는 것을 읽을 수나 있을지 모르겠지만. P.164

꽃들의 새로움. 1928년 서평

새로운 이미지계가 간헐천처럼 뜨겁게 솟구쳐 오르는 곳은 그런 가능성을 전혀 기대하게 하지 않았던 것들이 있었던 곳이다. 식물의 생애는 뜻밖의 반가운 형태들이 많이 숨어있다. 이 사진들은 그 형태들을 모두 끄집어내 준다. 그럴 수 있는 것은 사진밖에 없다. 우리의 게으른 지각이 그 형태들에 씌워 놓았던 베일을 벗겨 내자면, 일단은 큼직한 확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P.179

그랑빌 vs 블로스펠트. , 상처 vs 치유
광고 신즉물주의
광고의 위대한 선구자 그랑빌은 광고의 기본 원리 중 하나인 그래픽 사디즘에서 거의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대가였다. 캐리커쳐의 낙인이 식물의 세계에 낸 상처를 치유하는 약은 또 하나의 광고 원리인 고배율 확대라는 것을 블로스펠트가 이 사진들에서 보여주고 있다는 사실이 놀랍지 않은가? P.179

큰것을 더 크게 만드는 일 vs 아주 작은 것을 조금 크게 만드는 일

클레, 칸단스키 vs 블로스펠트

그것도 그렇고, 이 사진들에서처럼 큰 것을 더 크게 만드는 일(예를 들어 식물 전체 또는 식물의 싹 또는 잎을 확대하는 일)은 아주 작은 것을 조금 크게 만드는 일(예를 들어 식물 세포를 현미경으로 확대하는 일)과는 전혀 다른 형태들의 영토로 통한다는 것이 더없이 냉철한 사람에게조차 모종의 상념을 불러일으킨다. 클레, 그보다는 칸단스키같은 현대 화가들은 현미경이라면 완력으로 들이댔을 영토를 우리가 좋아할 수 있는 형상으로 만드는 데 오랫동안 몰두해 온 반면, 이 식물 확대 사진들은 오히려 식물의 형상을 한 “양식의 형태들”을 만나게 해 준다. P.181

괴테의 식물 변태론 1918년 , 다윈의 종의기원 1859년
돌연변이 vs 발명
“자연에는 비약이 없다” vs 발명의 생산적, 변증법적 대립항
세상에 태어난 존재의 모든 단계에서 변태라는 최종 결정권을 쥐고 있는 이 필연성은 가장 근원적이고도 가장 불가해한 창조 형태 중 하나인 돌연변이와도 연결된다. 언제나 일단은 종 전체의 창조 형태, 자연의 창조 형태였던 돌연변이는 없었던 것을 만들어 내는 발명의 반대다. 옛 사람들이 말한 “나투라 논 파시트 살투스”는 발명의 생산적, 변증법적 대립항이다. 돌연변이를 가르켜 여성적, 식물적 생명 원리 그 자체라고 명명하는 것도 가능하리라는 대담한 주장을 펴고 싶을 수도 있다. 돌연변이는 순응이자 복종이요, 생명을 부지해 나가는 융통성이요, 삼라만상의 간사함이다. P.182
전체 0

전체 483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추천 조회
공지사항
[SF읽기] SF의 전환; 도약 - 7월 26일 시작! (2,4주 수요일, 저녁7시)
bomi | 2023.07.16 | 추천 0 | 조회 2836
bomi 2023.07.16 0 2836
공지사항
세미나 홍보 요청 양식
다중지성의정원 | 2022.01.11 | 추천 0 | 조회 2447
다중지성의정원 2022.01.11 0 2447
공지사항
[꼭 읽어주세요!] 강의실/세미나실에서 식음료를 드시는 경우
ludante | 2019.02.10 | 추천 0 | 조회 5519
ludante 2019.02.10 0 5519
공지사항
세미나를 순연하실 경우 게시판에 공지를 올려주시길 부탁드립니다.
ludante | 2019.01.27 | 추천 0 | 조회 5188
ludante 2019.01.27 0 5188
공지사항
비밀글 <삶과 예술> 세미나 참가자 명단 - 2019년 1월
다중지성의정원 | 2018.02.25 | 추천 0 | 조회 55
다중지성의정원 2018.02.25 0 55
475
4/3/ 세미나 공지, 필립 K.딕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을 꿈꾸는가?>
chocleda | 2024.03.22 | 추천 0 | 조회 55
chocleda 2024.03.22 0 55
474
3/13 마거릿 애트우드, 『시녀 이야기』 읽을 거리
bomi | 2024.03.13 | 추천 0 | 조회 26
bomi 2024.03.13 0 26
473
3/13 세미나 공지_마거릿 애트우드 『시녀 이야기』
bomi | 2024.03.11 | 추천 0 | 조회 51
bomi 2024.03.11 0 51
472
2/28(수) 구드룬 파우제방 『핵 폭발 뒤 최후의 아이들』 토론거리
chu | 2024.02.28 | 추천 0 | 조회 99
chu 2024.02.28 0 99
471
[SF읽기] 2/28(수) 구드룬 파우제방 『핵 폭발 뒤 최후의 아이들』 세미나 공지
chu | 2024.02.25 | 추천 0 | 조회 99
chu 2024.02.25 0 99
470
1/14(수) 옥타비아 버틀러의 <킨(kindred)>(1979)
희정 | 2024.02.13 | 추천 0 | 조회 91
희정 2024.02.13 0 91
469
1/31 [체체파리의 비법] 읽을 거리와 토론 주제 발제
chocleda | 2024.01.31 | 추천 2 | 조회 151
chocleda 2024.01.31 2 151
468
1월 31일 제임스 팁트리 주니어 <체체파리의 비법> 세미나 공지
chocleda | 2024.01.17 | 추천 0 | 조회 142
chocleda 2024.01.17 0 142
467
10일 세미나를 17일로 순연합니다!
bomi | 2024.01.10 | 추천 0 | 조회 181
bomi 2024.01.10 0 181
466
1/10 『노래하던 새들도 지금은 사라지고』 자료와 토론거리
bomi | 2024.01.09 | 추천 0 | 조회 200
bomi 2024.01.09 0 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