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체 세미나 새로운 시즌, 1월 8일 시작합니다

작성자
Yeongdae Park
작성일
2018-12-13 15:13
조회
1730


<니체 세미나 : 시즌2>

니체 세미나 두번째 시즌을 시작합니다.
이번 시즌에서는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와 『아침놀』(혹은 『서광』)을 읽습니다.

니체의 글은, 특히 니체의 비판은 매섭습니다. 비판의 화살이 어떤 현상이나 행동을 겨냥하는 것이 아니라, 그 바탕에 놓여있는 무능력함, 무기력함까지 도달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남김없이 꿰뚫어 버릴 정도로 매섭고 또 그래서 통쾌한 재미가 있습니다. 여기까진 좋습니다. 정말 문제는 그 화살이 책을 뚫고 나와, 책을 읽고 있는 저를 저격한다는 점입니다. 과녁에 도착했지만 멈추지 않고 과녁을 뚫어서라도 영원히 날아가는 화살입니다. 그러니 그 화살이 저에게까지 도달하는 게 아닐까요. 니체는 분명 19세기에 쓰고 있는데, 마치 나에 대한 관찰, 기록 및 평가를 미리 남겨 놓은 것 같습니다. 우리보다 앞서 태어난 우리의 관찰보고서 말입니다. 실로 기묘한 체험입니다.

여기까지 오면 뭐가 뭔지 알 수 없게 됩니다. 나는 나로서 태어나고 살아왔고 생각하고 있다고 여겼는데, 니체를 보면 내가 이렇게 되도록 이미 정해져 버렸던가 하는 생각입니다. 인간이란 '으레' 그런 존재인가 하고 말입니다. 누구나 자신의 무능력이 드러나면 그것을 밝혀낸 이를 미워하게 된다던지, 제대로 싸워서 이길 수 없으면 그 사람에게 도덕적 비난의 굴레를 씌운다던지, 그런 마음의 행로에도 불구하고 다시금 새롭게 태어날 싹이 자라나고 있다던지. 그 모든 게 인간이란 것인가 하는 느낌이 밀려듭니다. 니체가 쏜 화살은 저를 맞추고도, 그럼에도 멈추지 않고 날아갑니다. 그에 따라 우리는 그 화살에 박힌 채로 한 번도 가보지 못한 곳,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한 곳까지 이르게 됩니다. 고통스러운데, 근데 또 낯설고 새로운 여행이기도 하네요. 니체는 이러한 스릴과 새로움을 우리에게 강제로 부여해 버립니다.

함께 니체의 책을 읽을, 아니 함께 니체의 화살에 의해 날아갈 사람들을 기다립니다. 빛의 속도로 날아가는 화살에 기꺼이 몸을 던져 과녁이 되고, 또 거기에 올라타 여행했으면 좋겠습니다. 니체를 몰라도, 철학책을 읽어보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화살을 맞는 '기꺼운' 마음만 있으면 됩니다.


⦁첫 모임: 1월 8일 화요일 저녁 7시30분

⦁첫 책 :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길잡이 박영대 010-3517-2216
길잡이 소개 : 스피노자를 좋아합니다. 함께 공부하면서, 삶에 슬픔보다 기쁨이 많아지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시즌2에서 읽을 책 (출판사나 역자에 관계없이 읽으셔도 됩니다. 세미나 첫 시간에 다시 이야기하겠습니다)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아침놀』(혹은 『서광』)



첫 날 읽어올 범위는 다시 공지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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