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제] 1/8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짜라투스트라의 서설

작성자
rara
작성일
2019-01-08 17:37
조회
1440
니체 세미나: 2019년 1월 8일 / 발제자: 김선미
프리드리히 니체,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최승자 옮김, 청하, 49-64쪽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짜라투스트라의 서설

1.
짜라투스트라의 나이 서른, 그는 고향과 고향 호수를 버리고 산중으로 들었다. 십 년간, 자신의 정신과 고독을 즐기면서...

어느 날 아침 태양을 향해 이렇게 말했다
너 거대한 천체여! 너에게 만일 네가 비춰 줄 것이 없었더라면, 너의 행복이란 무엇이겠는가?
우리는 아침마다 너를 기다려, 너로부터 넘쳐흐르는 것을 취하고, 그 댓가로 너에게 축복을 보냈다.
이제 인간에게로 내려가고자 하는 나는 너와 마찬가지로, 인간들이 그렇게 부르듯, <몰락해야만> 한다
축복해다오 넘쳐흘러 내리고자 하는 이 잔을, 그로부터 황금빛 물이 흘러나와 거기 비추인 너, 태양의 기쁨을 온 세상 방방곡곡으로 실어 나르도록,
보라! 이 잔은 다시 비워지고자 하고, 그리고 짜라투스트라는 다시 인간이 되고자 한다.
-------이리하여 짜라투스트라의 몰락은 시작되었다.

2.
도대체 이럴 수가! 저 늙은 성자는 자신의 숲속에서 <신은 죽었다>는 것에 대해선 아직 듣지도 못했구나!

3. 초인
<나는 너희에게 초인을 가르친다> 인간은 초극되어야만 할 그 무엇이다.
초인은 대지의 의미이다. 너희의 의지는 말해야만 한다. 초인이란 대지의 의미<이어야만> 한다고!

초인은 바다이고, 그 속에서 너희의 커다란 경멸은 가라앉을 수 있다.
너희가 살아 마주칠 수 있는 가장 위대한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커다란 경멸의 시각이다. 너희의 행복도, 또한 너희의 이성과 너희의 덕도 혐오스러워지게 되는 시각이다.

자신의 혀로 너희를 핥아줄 번개는 어디 있는가? 너희에게 접목되어야만 할 광기는 어디 있는가?
보라 나는 너희에게 초인을 가르친다. 그가 바로 그 번개이며, 그가 바로 그 광기이다.

4. 몰락(흘러넘침)
인간은 짐승과 초인 사이에 매어진 하나의 밧줄-심연 위에 매어진 하나의 밧줄이다.
인간이 가진 사랑받을 수 있는 점은, 그가 하나의 <파도>이며 <몰락>이라는 점이다.
자신의 덕을 사랑하는 사람을 나는 사랑한다. 덕이란 몰락에의 의지이며 동경의 화살인 까닭에.
자기 자신을 잊어버리고서 모든 것들이 자기 내부에 들어올 수 있도록 영혼이 넘쳐흐르는 사람을 나는 사랑한다. 그렇게 하여 모든 것이 그의 몰락이 되는 것이다.

보라, 나는 번개의 예언자이며, 먹구름으로부터 떨어져 내리는 무거운 빗방울이다. 그리고 그 번개가 초인이라 불리는 것이다.

5.
저들이 말하는 <최종인간>=<교양속물>

6. 줄광대의 죽음
당신은 위험을 자신의 천직으로 삼았고, 거기엔 아무것도 경멸할 게 없다. 이제 당신의 천직으로 하여 파멸하는 것이다. 그러니 내가 당신을 내 손으로 손수 묻어 주겠다.

7.
짜라투스트라가 오늘 참으로 멋진 고기잡이를 했구나. 사람은 하나도 낚지 못했지만, 그러나 송장을 하나 낚았으니.- 짜라투스트라가 속으로 한말
인간 실존이란 섬뜩한 것이고 그러면서도 또한 무의미한 것이다. 인간 실존에겐 한 명의 어릿광대까지도 운명적인 것이 될 수 있다니.

8. 배고픔
배고픔이 나를 기습하는 구나, 마치 강도처럼. 짜라투스트라가 말했다 <숲과 늪 가운데서 배고픔이 나를 기습하는구나,> 그것도 깊은 밤중에.

누가 와 나의 편찮은 잠을 깨우는가?(은둔자)
한 명의 산 자와 한 명의 죽은 자요.(짜라투스트라)
헌데 당신의 길동무에게도 먹고 마시도록 하게나. 그가 당신보다 더 지쳐 있으니(은둔자)
나의 길동무는 죽었소. 그러니 그에게 먹고 마시라고 권하긴 어렵소(짜라...)
그건 나와 상관없는 일일세(은둔자)
내 집 문을 두드린 사람은 또한 내가 내주는 것도 받아야만 한다네. 먹고서 잘들 가게나(은둔)

9. 아침놀/새로운 진실
오랫동안 짜라투스트라는 잤고, 아침놀이 그의 얼굴 위로 스쳐지나갔다. 숲속과 숲속의 정적을 바라보았고 놀라서 그는 자기 자신 안을 들여다보았다. 급히 일어나 환성을 올렸다. 새로운 진실을 봤기 때문이다.
한 줄기 빛이 내게 떠올랐다. 길동무를 나는 필요로 한다. 그것은 죽은 길동무나 시체가 아닌 살아 있는 길동무가, 죽은 길동무나 시체는 내가 가고자 하는 곳으로 내 자신이 메고 가야 하는 것이다.
창조하는 자는 길동무를 구한다. 시체를 구하는 게 아니고 또한 짐승의 무리나 신도들을 구하는 것도 아니다. 창조하는 자는 새로운 표에 새로운 가치를 써넣을, 함께 창조하는 자를 구한다.

나는 너로부터(시체) 떠난다. 때가 되었다. 아침놀과 아침놀 사이에 새로운 진리가 내게 왔던 것이다. 나는 목자나 무덤 파는 사람이 되지는 않으리라. 내가 죽은 자와 이야기 한 것도 이것으로 마지막이다.

창조하는 자, 수확하는 자, 찬미하는 자와 나는 한 패가 되리라. 나는 그들에게 무지개를, 그리고 초인으로 올라가는 계단들을 모두 보여 주리라.

10. 정오(뱀과 독수리)
짜라투스트라가 마음속으로 그렇게 말했을 때, 태양은 정오에 멈춰있었다.
한 마리의 독소리가 허공을 헤치며 넓은 원을 그리고 있었고, 한 마리의 뱀이 먹이처럼이 아니라 친구처럼 그 독수리에게 매달려 있었다.
태양 아래서 가장 긍지 있는 짐승과, 태양 아래서 가장 영리한 짐승-저것들이 정찰을 하러 나왔구나.

이리하여 짜라투스트라의 몰락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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