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신문 2018.4.13] 잔혹한 노예선…그건 지하감옥이었다 / 조희선 기자

보도
작성자
갈무리
작성일
2018-04-16 21:21
조회
111


[서울신문 2018.4.13] 잔혹한 노예선…그건 지하감옥이었다 / 조희선 기자


기사 원문 보기 : http://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180414019008


"노예선 생활을 견디다 못한 어떤 노예들은 음식을 거부하기에 이르렀다. 차라리 곡기를 끊고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게 낫겠다고 생각한 탓이다. 상품으로서의 가치 때문에 노예들의 건강관리에 민감했던 선장은 선원들을 시켜 막대기, 깔때기 등을 이용해 노예들의 목구멍에 강제로 음식을 쑤셔 넣는 행위도 서슴지 않았다.

생을 위협하는 온갖 폭력 앞에서도 아프리카 여러 나라에서 온 노예들은 배 안에서 새로운 공동체를 형성했다. 서로 언어가 달라 의사소통을 할 수 없었지만, 노래로 하나가 돼 고국으로 돌아갈 수 없는 회한과 폭력에 대한 두려움을 공유했다. 서로에게 비빌 언덕이 되어 참혹한 삶을 견뎌 나간 것이다. 항해의 끝자락, 백인 주인에게 팔려나가는 고통보다 이들을 더욱 괴롭게 한 건 뿔뿔이 흩어져야 하는 관계의 상실이었다. 인간이기를 포기하고 싶을 정도로 고통스러웠지만 끝내 노예들을 지탱한 건 ‘인간’이었던 셈이다."



a5fbbe37c8c94992d80daed7f877d57b.jpg

노예선 | 마커스 레디커 지음 | 박지순 옮김 | 갈무리 (2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