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생문화 69호(2018년 여름호)] 떠다니는 식민지 / 박형준

서평
작성자
갈무리
작성일
2018-06-15 17:16
조회
39


[봉생문화 69호(2018년 여름호)] 떠다니는 식민지 / 박형준(문학평론가)


기사 원문 보기 : http://www.bongseng.org/04_paper/paper01.asp


피츠버그 대학 역사학과 교수인 마커스 레디커는 피터 라인보우와 함께, 초기 제국주의의 식민지 건설과 노예제를 고찰한 『히드라: 제국과 다중의 역사적 기원』을 출판한 바 있다. 그의 두 번째 한국어 번역서인 『노예선』은 15세기 말부터 19세기까지 대서양 노예무역의 역사를 고증하고 복원함으로써, “세계 자본주의 경제”를 구축한 제국주의의 통치 장치와 수탈 기제를 적나라하게 폭로하고 있다.

이와 같이, 『노예선』은 15세기 후반부터 시작된 노예무역의 제 양상을 방대한 문헌 탐구와 조사, 그리고 노예선 승선 경험자를 대상으로 한 문화기술적 재현을 통해 복기하고 있다. 하지만 이 책은 아프리카 노예무역에 대한 사료의 집적물이 아니라, 오히려 부서진 인간성을 감각하며 기록하고자 하는 윤리적 조판에 더 가깝다. 지옥 같은 배의 하갑판에서 이루어진 노예들의 연대와 소통, 그리고 항거에 대한 이해와 관심은, 타자의 고통과 저항을 아카데믹한 학문 장 속에 기입하고자 하는 윤리적 입장과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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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예선 | 마커스 레디커 지음 | 박지순 옮김 | 갈무리 (2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