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미나 후기 및 공지] 3월16일 세미나 후기 및 3월30일 세미나 공지

작성자
outis
작성일
2019-03-17 20:00
조회
37
안녕하세요. 3월 16일 세미나에서는 <여자떼 공포, 젠더 어펙트> 2부를 읽었습니다. 사회는 박상욱 님, 기록은 저(케이)가 맡았고, 총 7분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2주간 각자 어떻게 지냈는지 담소하다보니 30분 정도가 흘렀고, 본격적 책 이야기에 앞서 ㅇ님이 최근 개인적으로 고민하는 내용과 관련된 화두를 던지셔서 ‘통일의 당위’에 대한 이야기도 잠시 나누었습니다.

그리고 다음 [3월 30일 세미나는 <여자떼 공포, 젠더 어펙트> 3부를 읽습니다.] 이번에도 질문목록을 미리 게시판에 올려주세요. 사회는 케이, 기록은 양진석 님이 맡기로 하였습니다.

다음은 어제 세미나 속기록입니다.

<3.16 역사비판세미나 기록>
1. 통일을 왜 해야 하나
*양 : 단지 한민족이라는 당위 때문이냐, 실리적 측면에서의 이유냐, 하지만 난 이 세계에서 고질적으로 해결되지 않아왔던 문제들을 넘어서서 새로운 삶의 가능성을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른 분들은 통일이 되어야 하는 이유가 궁금하다.
*박 : 최근 외교문서상으로만 보자면 그냥 경제적인 것에만 관련되어 있었다.
*손 : 통일이 되어야 하는 이유. 지금 상태는 좋지 않기 때문이다. 왕래하지 못하고 폐쇄되어 있음. 깊이 생각하지 않아도 문제가 많은 거여서 통일은 되어야 한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꼭 통일이어야 하나. 지금 한반도 상태는 굉장히 좋지 않아서 어떻게든 바꿔야 한다. 긴급성 차원에서. 그럼 어떻게 바꿀 건가라는 아이디어나 상상력은 부족. 다양한 방법은 있을 것 같다. 통일만 있지 않을 수도 있다.
*아 : 통일을 당위적으로 하냐마냐 문제 전에 1940년대에는 통일은 남이든 북이든 모두 당위였음. 이승만 북진통일 주장. 정전협정 맺을 때 이승만은 북진 할 수 없으니까 참가하지 않음. 북한도 비슷. 그런데 이승만과 달리 북한은 혁명전쟁이었음. 혁명적 방식으로 통일 가능하다. 그런데 이게 실패로 돌아감. 통일이란 것은 남북의 공통인식, 기정사실이었다. 그런데 목적과 방법론 상충하는 것. 지금도 통일은 해야만 하게 되어 있었음. 헌법상 그러하다. 북한은 없어야 함. 북한 헌법도 영토를 한반도 전체로 하고 있고 서울을 수도로 삼고 있음. 평양은 임시수도였음. 그러므로 남쪽땅을 획득하는 게 정치적 사명. 그러므로 북한, 남한 모두 통일은 지상명제임. 지금 남/북은 비통일상태가 아니라 전쟁상태다. 전쟁의 지속을 통해 이루거나 아니면 종전을 하고 남과 북이 적절한 합의가능한 방법을 찾아 통일을 하거나 해야 하는 것. 즉, 통일은 정치적으로 보면 당위다. 남북분단은 전쟁상태구나..라고 새삼스레 인식된 즈음. 또한 통일이란 관념은 남북 모두 엄청 달라짐. 예전엔 남북 중 어느 하나가 한반도를 장악하는 사고였고 시간이 지나면서 국가주도vs.민간주도 통일 관념이 대립하던 때가 있었다.(80년대) 흡수통일 방식이 국가주도로 80,90년대 말까지 전쟁적 형태건, 평화적 형태건 기본방법론이었다. 70년대 후반부터 남북한 경제 역전되면서 북한이 곧 붕괴한다는 게 주로 미국정세분석가들의 기본 판단. 그게 전두환-노태우-김영삼까지 이어짐. 김대중부터 달라짐. 북한붕괴론 지배적이어서 흡수통일론이 지배적. 사회운동으로서의 통일이론이 나오면서 흡수통일과 다른 방안이 계속 나왔고 그걸 김대중 정부가 받아 안고 남북연합론이란 형태. 그리고 햇볕정책. 그게 노무현 정부로 계승. 즉 통일방안이란 게 남북간 연합을 주장하는 것. 북진통일도, 남조선혁명론도 아니다. 김일성 사후, 두 개의 국가이면서 통일된 체제로 향하는 방향. 통일이라고 불리는 상위기구에 대한 이미지가 퇴색. 형식적 기구에 의한 통일로 바뀌어감. 이명박 박근혜 들어와서 달라져버림. 흡수통일과 비슷한 통일론으로 귀착. 문재인 정부는 이전 것을 다시 꺼내서 실현 중. 통일에 대한 바람(열망이 아니라)을 주고 있는 상황. 그런데 문재인 정부의 통일은 자본주도의 통일. 중국, 미국. 경합하는 문재인 정부의 방법. 김정은도 자본주도성을 거부할 마음 없음. 그게 시장형태로 나타날지, 국가자본이 영향력을 남겨두고 나머지 부분만 해외에 줄 것인지. 지금처럼 약해진 연합이나 연방을 통일이라 부를 수 있냐. 두 개의 공고한 두 정부 체제를 인정하는 선상에서의 연합이라는 게 통일이란 거에 부합하느냐는 의문.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쟁을 종결짓고 평화로운 상태에서 남북간에 연합을 추구하는 것은 과도기적으로는 엄청난 혼란과 삶이 더 어려울 수도 있다. 남한 사람들의 경제적 부담, 북한 주민은 2등, 3등 시민화 할 가능성. 그럼에도 그 과정에서 잘 해내느냐에 따라서는 지금보다 더 나은 사회상태를 만들어낼 수 있을 잠재력이 있다.
*김아 : 주변 사람들은 평화, 종전을 이야기함. 통일을 이야기하는 순간 또 다른 갈등과 분열의 시작이라고 생각하는 분위기. 이슈에 대한 포커싱이 달라짐. 문제에 집중할 부분은 종전선언, 평화상태, 주권국가로의 바람. 접근법 자체가 다름. 접점을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

2. 지난 주의 뉴스들과 이 책의 접점
*박 : 이제 질문지에 근거해 순서대로 보겠다. 장자연 사건에 페미니스트들이 소극적이라는 평가가 있는데 사실인가? 사실이라면 왜 그런가?라는 질문이 있었다. 그런데 최근 장자연 사건의 문제 등을 가리는 연예인 사건들에 대해 주변의 페미니스트들은 이것 모두 같은 문제라고 말하고 있다.
*케 : 장자연 사건에 페미니스트가 소극적이라는 식의 말들을 누가 왜하는가를 봐야한다.
*손 : 장자연 사건에서 밝혀지는 사실들, 기존의 생각해왔던 이미지가 거대한 남성권력에 의해 이제 신인인 힘없는 존재가 희생당했다라는 것. 그런데 여기에서 구체적 일들이 나오면서 과연 장자연이 그렇게 나약하기만 한 피해자인가. 다른 모습의 장자연이 드러나니까 그게 오히려 이전의 프레임에서 벗어나는 게 싫어서..라는 것, 소극적인 것 아닌가? 그런 움직임이 있다.
*김정 : 연예계 성적 착취에 대해서는 계속 이야기 있어 왔다. 그럼 장자연은? 안희정, 정치계 거물들은 안 그러면서.. 왜 하필 그럼 장자연에 대해 그런 댓글을 달까. 그들이 속한 노동체제에 대해 직접적 공범일 수 있는 것에 자기들이 그런 의식을 피하려는 것은 아닐까. 노동구조 속에서의... 왜 그렇게 물어보는 걸까?
*박 : 거대담론과 연결되어 있음. 애초의 연예인 이야기와 분리해서 본 것 아닐까. 진보적인 사람들 사이에서도 이런 게 두드러진다.
*손 : 적극적이었으나 소극적이 된 인물들을 페미니스트라고 부르면 안 되나? 책에서도 좌파 운동가 중에 페미니스트가 많지 않나?
*아 : 미투 하고 있는 분들이 다시 제기된 문제에 대해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고 어떻게 바라보는지... 상황을 잘 몰라서 물은 것이기도 하다. 그런데 페데치리가 미투의 한계 지점을 이야기를 하면서 흑인여성, 흑인노동여성이면 더욱 그런데, 이런 사람들의 성폭력 경험들이 주목받지 못하고 있는 부분들이 있었다. 장자연은 연예계에서도 무명의 사람, 죽음을 통해서만 알려진 사람. 연예 노동자 중에서도 무명에 가까운 연예노동자의 경험에 대해서 어떻게 바라볼까라는 질문을 던지고 싶었던 것이다. 장자연 사건을 지속적으로 파고들었던 것은 이상호 기자. 여성운동계는 표가 잘 안나고 있다. 이상호 쪽에선 적극적 널리 알림으로써 안전 도모. 여가부, 녹색당 신지예 이외에 누가 또 있을까.
*손 : 윤지오는 캐나다에서도 개인방송 유투브를 계속 했었다. 이동하면서도 라이브로 방송하면서 이동했다. 그 안에는 유투브 구독자 시청자도 있지 않을까.
*아 : 국가가 요청했더니 해주지 않아서 경호원 두 사람 사비로 했고, 이후 비판을 받으니 국가가 신변보호를 한다고.
*박 : 그럼, 한류 산업이 매매 가능한 성상품을 생산하고 유지하기 위해 오늘날 성차별주의를 생산하는 공장이 되고 있다는 생각은 타당한가? 이 질문도 보자.
*아 : 한류는 돌아보면 세계화 이야기되던 김영삼 때부터. 김우중 책. 한국의 수출산업으로 부상해 올라왔다. 한류산업이 기획되고 금융자본과 연결되면서 금융자본의 지원을 받은 고수익산업으로 1,20년 동안 가동되어옴. 이 산업체의 구조가 뭐냐가 문제. 인지자본주의 시각에서 보게 되면 한류산업은 인지자본주의의 꽃과 같은 영역. 연예노동이라는 서비스노동을 이윤창출의 도구로 삼고 그게 잘 되나가니까 국책사업으로까지 발전되어 왔다는 생각. 서비스산업의 내적인 구조를 이번에 장자연 사건과 정준영, 승리 이런 사람들이 보여주고 있다. 연예노동의 경쟁적 구도. 과정으로서의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뛰어든다는 것. 윤지오 인터뷰를 보니, 당신은 왜 배우가 되려고 했습니까 했더니, 텔레비전에 나오고 싶어서라고 대답. 그런 일거리로 보여지는, 일자리없는 자리에서 손쉬운 취업자리로 로또처럼 떼돈을 벌 수 있는 인지되는 프레임이 형성된다는 것. 한류산업을 통해서. 연예노동지망생의 경우는 엄청 치열한 경쟁 속에서 시작한다. 옛날에 랩, 힙합 같은 장르는 사회비판적, 저항적, 그러나 지금 그것은 상대방을 누르고 자기의 우월성을 보여주는 경쟁승리자가 되는 게임을 그 장르들도 보여준다. 그 경합적 구조에서 사람들이 치고받고 하다 보니 공급이 과잉되고 그 임금은 그만큼 하락할 수밖에 없는 구도. 경합적 구조의 연예노동상황이 있다. 이 연예노동의 경합성이 그 임금만으로는 살 수 없고 자기 몸을 이중으로(성상품으로까지) 팔아야 하는 내몰리는 상황. 이걸 기획사, 제작사들은 이용. 키울 아이들을 보호하는 총알받이. 이론적으로 보면 인지자본주의가 산업자본주의와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잔인, 차별적 구조. 노동자들은 연대할 수 없이 갈가리 찢겨진 개체로 살게 됨. 이런 상황과 연결되어 있음.
*박 : 즉, 인간을 성적대상화, 성인종화시키는 것. 이건 [다]파시즘의 성인종화와 인종차별 및 혈통서사가 성차별 및 성폭력의 원천이라고 보는 관점과 인지자본주의의 노동 서비스화와 인지노동의 불안정성 및 경쟁조건이 그 원천이라고 보는 관점을 비교해 보자. 이 질문과 관련된다. 더 이야기할 게 없으시면, [해]정치경제학적 의미의 빈곤과는 다른 존재론적 의미의 빈곤이란 어떤 의미인가?라는 질문으로 가보자. 이건 배수아 작가의 소설들과 관련되는 얘기. 209-210쪽에 대한 얘기다. 저자는 정치경제학적 패러다임으로 파악할 수 없는 존재론적 부분이다라고 본다. 이미 만들어진 척도들에 의해 환원되지만, 개개인의 존재론적 측면으로 들어서야 포착된다. 그럼 존재론적으로 들어간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더 이야기해보자.
*아 : 존재론은 그 역량을 드러내는 무엇에 대한 이야기로 쓰이는 편인데, 이 책에서의 용법은 좀 다른 것 같다.

3. 포르노그래피
*김정 : 아깐 2주간 어떻게 지냈는지 이야기할 때 최 샘이 얘기한 것(포르노그래피 자체에 대한 논쟁을 아예 폐쇄시키는 분위기)을 아예 쟁점에 놓아 이야기해보고 싶다. 장자연, 버닝썬, 김학의 이 세 개가 다 맞물려 있다. 자본주의 자체가 포르노그라피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착취가 일반화된 사회에서 좋은 포르노그라피가 어떤 걸가. 북한에서는 섹스를 ‘몸잔치’라고 하는데, 그런 용어를 갖고 와서 자본주의에서는 변질되고 불편한 것이 되어 있는가. 우리가 자본주의를 살고 있다는 점에서 좋은 포르노그라피가 어떻게 가능한가.
*양 : 진짜 인간의 본성인 부분을 건드린다..라는 생각. 사회의 고질적 문제인 것 같고, 자본주의는 그런 특성을 잘 활용하는 체제. 이런 예술 작품을 봤다. 포르노그라피 조각들을 한 벽을 채웠다. 작가 의도는 관객들은 막상 그걸 봤을 때 이미 뭔 일이 일어났는지 다 알고 있는데, 그 장면 하나하나를 다 본다는 것. 빈곤 문제는 육체적인 걸로만 보지 말고, 빈곤의 사진 등도 굉장히 자극적인 걸로 포르노그라피 비슷하게 사용이 된다는 느낌. 그런 사진을 사람들이 굉장히 찾아보려고 하고, 쇼미더 머니 같은 것에서처럼, 노래 중에 ‘불행에도 순위가 있거든’ 이런 가사가 있다. 그게 일종의 상품화가 되고, 또 포르노 식이 되는 것. 불행배틀. 포르노를 하나의 구조로 봐야한다. 육체적이라는 맥락에서 빼어서 넓은 의미의 사람의 이목을 끌어 모으는 구조. 이런 식으로 보는 게 시야가 넓어지지 않나.
*박 : 저자가 말하는 정치경제학적 빈곤은 척도들을 통해 파악하게 되는 것으로서 생각하게 되었다.
*최 : 성노동 단어 자체에 대한 논의. 성노동이 가능하다고 주장하는 자신이 노동자로서 일하는 것이고, 인정해달라고 하고 vs. 성노동이란 구조적으로 불가능하다. 매춘. 그게 반포르노그래피vs.포르노그래피 논의와 맞닿아 있다. 반포르노 진영의 입장은 저자의 논의도 그런 입장에서 볼 수 있다고 보는데, 성이라는 담론이 고착화, 보수화되는 데 이런 게 기여하고 있는 게 아닌가. 이성애중심적, 또 다른 성이 존재한다는 상황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 포르노그래피 반대한다고 하는 순간, 또 다시 기존의 어떤 도덕적, 남녀 성관계 이외에는 다시 비도덕적으로 규정되는, 보수화된 논의가 기여하는 게 아닌가. 그럼 이 구조에서 벗어날 수 없는데 어떻게 할 건가. 단순히 이분법적으로 나눌 수 있는 것 아니다. 반포르노그래피라고 얘기했지만, 포르노그래피에 대해서도 더 이야기할 필요가 있다. 어떻게 보면 기존 논의를 더 견고하게 만들 수 있다.
*양 : 나도 동의. 포르노그래피에 보수적으로 제재 가할수록 그것만의 특성이 더 부각된다. 검열이나 일방적 반대는 포르노그래피의 근본적 힘을 이해하지 못하고 강화시키는 역효과.
*김 : 연예계 구조 같은 걸 보면, 인간취급을 못받는 잔인한 현상. 금지될 수 없는, 허용되고 있었던 우리 사회 자체. 해방적 포르노 이야기, 몸과 몸, 마음과 몸이 부딪히는 기쁨에 대한 무엇이 있다면 포르노가 아니라 다른 말을 통해 말해야 한다.
*박 : 포르노그래피의 유통이 프혁명 때 급진적 역할을 했다. 보수성을 깨는 역할. 포르노그래피의 생산과 유통은 구조 속의 문제. 구조냐 자발이냐는 공회전적이다. 포르노그래피의 보수성과 인지자본화되는 방식은 문제가 있다.
*아 : 포르노 어원이 되는 접두어 per (~에 의해서) ‘팔다’라는 뜻이 있다. 예전에 매춘을 위해 팔려진 여성노예들에 붙여졌던 듯. 빈곤이 갖고 있는 ‘역량’으로서의 의미처럼 써야하는데, 존재론으로서의 빈곤이란 말을 쓸 수 있었는데.

4. 번역과 여성
*박 : 118-119쪽 손보미 님 질문 계속보자. 세 번째 유형의 서사(배수아 소설 속 내면없는 인물들, 한강 <소년이 온다>의 발화자들) 속 배경 1938, 1980, 2003, 2014, 2016의 연대기적 시간이 어떤 해였는지.
*모두 : 1938년은 영화 <경성학교> / 2003년 영화 <로봇소리> 대구 / 2014년 세월호 / 2016년은 촛불. 언급된 작품들과 연결되어 있다.
*박 : (공감,부연)한 대목 이외에 또...
*손 : 저자가 유령들을 미래에 사로잡힌 몸, 과거형인 미래라고 표현을 계속 하는데, 이게 뭘까... 생각해봤더니. 이 유령들이 말을 할 때 항상 과거형의 미래로 말하는 게 아닌가. "어른이 될 수 있었는데." "멋진 어른이 되려고 했었는데." "어른이 되어 다시 만나자고 했었지." 이런 식으로 말해지는 것에 대한 이야기인가?
*박 : <소년이 온다> 동호라는 인물이 있다. 그 인물 통해 이 대목은 이해할 수 있다.
*손 : 이미 죽어서 과거의 몸으로 존재하지만 미래를 이야기할 몸이다라는 의미? 하나 더 얘기해보고 싶은 것인데, 성장 서사로 만들어진 '미숙함'이 남성을 표현하는 술어가 될 때는 꽤 좋은 게 된다. 흔히 '남자는 다(혹은 평생) 어린애다.'라는 말들이 어떻게 활용되는지 살펴보면 알 수 있다. 강간 사건에서 늘 문제가 되는 '심신미약'이라는 조항도 대표적인 예다.
근데 요즘 사건에 관련된 댓글을 보며 흥미로운 것은 승리, 정준영 같은 인물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역시 남자는 다 어린애지 이런 얘기.. 이런 식으로 두둔하는 얘기. 그런 두둔하는 얘기에 대한 반론. 미숙에서 성숙으로 간다는 구도에서 만들어진 미숙함은 면책권처럼, 핑계거리로 사용된다는 게 흥미로움. 그런데 이건 남자의 술어로 사용될 때만 그렇다. 또 하나 괴물은 창조되고 '발견'되는 거다(129쪽)에 놀랐고 공감되었다.
여기서 질의에 해당하는 건 번역가-시인(파울 첼란)을 번역가-작가(배수아)로 변형할 때,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은 없는가? 한국에서 여성 작가들은 왜 번역을 통해 생존할 수밖에 없었을까?
*박 : 파울첼란과 배수아의 층위는 다르다.
*손 : 어떻게 다른가 좀더. .... 그런데 얘기를 들으면서 느낀게 번역이란 게 문제다..라는 생각도 든다. 고유한 정체성을 가지지 못했거나 박탈당했기 때문에 번역가로서 있게 된다. 번역이 대체 뭐길래. 다른 정체성을 다른 정체성으로 옮기는 작업인데. 한편으로는 번역이라는 작업은 의문이 드는 게 이쪽이든 저쪽이든 정체성을 갖지 못한 게 가능한가.
*케 : 번역은 자기 익숙한 정체성에서 자리를 옮기는 작업. 오히려 스스로를 낯선 자리에 계속 밀어넣는 것.
*박 : 손 님의 또 다른 질문이 있었다. 지식 생산 영역에서(혹은 글쓰기의 영역)에서 번역 작업은 비교적 그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이것이 한국에만 국한된 일일지 모르겠지만) 오늘날의 이러한 경향을 과거 글쓰기의 영역에서 일어났던 젠더화의 결과로 볼 수 있을까?
*손 : 글쓰기 영역 안에 다양한 글쓰기가 있었을텐데, 그 과정에서 여성의 일로 상상되었나?
*아 : 20세기 초창기에는 여성에게 독창성이 없다는 관념이 일반적이지 않았나. 여류작가라는 함축. 벤야민 <번역가의 과제>. <번역과 주체> 같은 책들도 있었지만, 번역은 변형작업이 아니라, 시뮬라크르를 만들어내는 작업. 우리 시대에 번역을 저열하게 평가하는 것은 정전에 대한 믿음과도 관련된다. 독자적인 고유한 어떤 것에 대한 것은 인정해주고 시뮬라크르를 만들어내는 것은 독창적이지 않은 거다라는 식의 것과 닿아 있다. 혈통서사와 관련된다.
*양 : 번역에 대해 한강 <채식주의자>에 대해 문학강의에서 엄밀한 의미에서는 영역의 50프로는 오역이라고 한다. 사실상 재창조한 거라고. 오늘날 번역에 대한 편견도 조금씩 사라지고 있지 않나.

5. 공론장 안팎 혹은 추상적 환원
*박 : 그럼 마지막 질문으로 가보자. 저자는 공론장에서 배제된 여자 떼, 홍수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보았다. 그들은 '잠수를 통해 저 바닥에 새로운 자리를 내는 자'들이며, '누구도 소유할 수 없는' 것으로서의 시적인 것에 머무는 삶이라고 표현했다. 한편 페미니즘 내에서도 다양한 목소리들이 나뉘어 있다. 메갈리아에서 더 급진적인 세력이 워마드를 만들었고, 워마드에서는 그간 여성과 함께 소수자로 분류되었던 장애인,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 또한 넘쳐나고 있다. 이런 입장은 제주 난민 사태 때 보수 기독교, 우파 정치인과 기이한 감정적 연합으로 구성되기도 했다. 이런 현상 또한 새로운 가능성과 '시적인 것에 머무는 삶'으로 추상화할 수 있을까? 저자가 특정 집단의 인종화를 경계하고 메갈리아 내의 맥락 구별을 강조했듯, 좀 더 실증적인 구별. 분석이 필요한 건 아닐까. 추상적 환원 아닌가.
*케 : 근대적 공론장으로 포섭될 수 없는 제3의 영역을 주목하는 저자의 관점을 전경화하는 과정에서, 공론장 자체는 균질화되거나, 여전히 공론장을 매개로 해야 할 수밖에 없는 절박한 전쟁들의 의미가 축소되는 난점은 없나. (관점이 아니라 방법론에 대한 질문)
*아 : 공론장, 시민사회 이런 것으로부터 여자떼를 구분짓는 것에 포인트를 맞춘다. 그 속에서도 분화를 해야 한다. 그 의미가 무의미해질 수 없는 지평들이 있다. 시민사회에서도 칼라를 갈라서 봐야하는데, 공론장, 시민사회 등 기존 설립되어 있는 제도, 체제, 헤게모니 등이 배제하는 게 뭐냐라고 묻는 것. 저자의 상상력은 잠수, 잠재성, 공론장이나 시민성으로부터의 탈주. 이주 쪽으로 관심이 쏠려 있다는 것. 새로운 공론장의 구축에는 별로 관심은 없다.
*박 : 벗어남의 목소리 자체에 관심.
*아 : 낭시, 비포와 비슷한 방향 아닌가. 미래주의를 추동해왔다고 보면서 공적인 것, 사적인 것을 분화시키면서 계속 진행해 나가면 뭔가 뜻하지 않은 해방된 세계가 열린다는 게 비포의 퓨쳐리즘의 핵심. 비포는 그런 이미지가 우리를 기만한다고 보고, 미래에서 기권하고(비포에게는 그게 ‘시’ ‘시적언어’로 가는 것) 잠재성의 세계에 더 강하게 호소하는 방법론. 강 밑으로 잠수해가는 이미지는 세계 속으로 튀어 올라 세계를 역동적으로 변화시키는 이미지와는 다르다. 물 속 세계 같은 아직까지 여행되지 않고 기존의 시민사회가 악마화 시켜놓은 금단의 구역들을 독자화시키는 세계에 대한 표상이 있다.
*손 : 물속이라는 비유가 중요했는데, 물속에 들어가면 이동의 방향이 달라진다는 생각. 움직임의 범위가 달라짐. 물, 물속이라는 아이디어를 가져온 것 아닌가. 물 밖, 물 안을 비교하면서 땅 위는 공간이라고 표현, 물속을 자리라고 표현. 공간과 자리의 차이.
*아 : space와 place. 신체유물론을 주장하는 책이므로, 신체성이 자리 잡을 수 있는 place. 들뢰즈는 ‘공-간’이라고 사유한다.
*박 : 시간이 많이 지났다. 수고들 하셨다.

***
제가 요령이 좀 없어서 그냥 속기록을 올린 셈이지만, 다음 기록자분들은 편하게 각자 방식대로 해주시면 될 것 같아요.
그럼 2주 후에 건강하게들 뵙기를 고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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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비판 세미나 토론 방식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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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비판 세미나 첫 시간 공지 - 3월 2일 토 7:30
ludante | 2019.02.27 | 추천 1 | 조회 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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