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미나 후기 및 공지] 3월30일 세미나 후기 및 4월13일 세미나 공지

작성자
outis
작성일
2019-03-31 19:09
조회
667
어제 세미나는 총 7분이 모여서 10시 넘는 시각까지 열띤 논의를 펼쳤습니다.
2주 후인 4월 13일 토요일에는 <여자 떼 공포> 4부를 읽고, 그 다음 텍스트를 논의할 예정입니다.
사회는 추유선 님, 기록은 김정연 님이 맡기로 하셨습니다.
아래는 어제 세미나 속기록입니다.

1. 지난 2주의 삶
박상(사회자): 지난 2주간 이야기부터 돌아가며 해보자.
손보: 돌아다니다보면 쓰레기가 많다. 궁금한게 생겼는데, 겨울 지난지 얼마 안 되어 죽은 풀, 썩은 나무들이 쓰러져 있는 것 보기가 싫지 않다. 그런데 쓰레기는 떨어져 있으면 눈에 거슬려 보인다. 보기가 안 좋다. 왜일까라는 의문. 심리적인가, 색감도 잘 어울리지 않다. 플라스틱, 담배꽁초. 거슬리게 느끼는 것. 편견인가.
아멜: 쓰레기를 싫어하는 감각은 예전보다 강화된 듯. 비닐, 담배꽁초, 자연으로 녹아갈 수 없는 것들에 대한 지식 늘어난 것도 쓰레기에 대한 부정적 감각 늘어나는 것의 한 부분. 일반적으로는 쓰레기/비쓰레기 가르는 사회질서의 명령, 요구가 우리에게 그런 감각을 키워서이지 않을까. 그리고 어제 시내 정독도서관을 처음 가봤다. 자주 가보고 싶다는 생각. 시내에 그런 게 있어서 좋다는 느낌.
박상: 역사책방에서 재일조선인 디아스포라 서경식 선생님 대담 가봤다. 일본 리버럴 비판. 와다 하루끼, 우치다 타츠루, 우에노 치즈코 등. 박유하 사태 떠오름. 장정일 등 민족주의 경도 비판 초점. 민족주의는 무조건 타파. 그러나 서경식 선생님 위안부 합의서의 최종적, 불가역성 같은 말은 가해자가 붙일 수 있는 말이 아니라고 하다는 얘기에 좀 다른 생각 갖게 됨. 민족주의 맹목적 비판의 관점을 돌아보게도 됨.
추유: 아까 쓰레기 얘기. 떠오르는 생각. 작년 조선족분들 만나서 얘기 나눌 시간 있었는데. 조선족의 위생감각 때문에 우리는 종종 혐오를 한다고 생각. 우리는 일본과의 사이에서 피해/가해를 이야기하지만, 지금 우리도 조선족을 대상으로 그 구도를 반복하고 있음.
케이: 공동체상영 <어른이 되면>을 봤다.
김정: 없었다.
문주: 이 책 서평을 쓰게 되었다. 이번 챕터가 몸, 신체화, 표현, 방식 그런 걸 얘기하는데 특히 정신건강분야를 다루는 현대의학, 전문영역에 대해 최근에 부딪히면서 결국 정상, 건강 이런 것 생각 많이 했다. 그걸 생각하는 자체, 공유하는 자체가 어렵다고 느꼈다. 그런 걸 굳이라는 반응이 제일 많고, 사회가 생각하지 않았던 관념을 꺼내면 갑자기 반사회적인 인간이 되어버리는 느낌.

2. 저자의 문제의식과 위안부 논의
박상: 본격적으로 논의해보자. 이 논의부터 해보자. [다] 장정일은 ‘함부로 역사에 매달리지 말라’라는 칼럼에서 대학생들이 소녀상 건립 추진에 나서는 게, 민족, 역사 문제에 얽매여 자신들이 직면한 청년문제를 은폐시킨다는 점에서 퇴행이라고 분석했다. 젊은이들이 민족, 역사 문제에 매달릴수록 기성세대는 그들을 어여뻐하고 청소년. 청년 문제는 난제에 빠진다는 것이다.
그런데 저자는 "청소년들이 위안부 문제에 매우 열성적인 건 민족주의의 영향이 아니냐는"(225) 질문을 미국에서 받았고, 여기에 대해 민족주의라는 층위보다는 교육기회의 계급화라는 차원에서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저자가 말한 교육기회의 계급화란 구체적으로 무엇이며, 장정일이 지적한 청년문제 은폐기제로서 작동하는 민족주의와 비교해보고 싶다.
손보: 청년, 여성, 어리다고 여겨지는 존재들이 발언하면 자연스레 누가 시켰어 같은 질문. 배후가 누구냐 이런 말을 한다. 그런 취지의 말은 아니어도 역사에 매달리면 청년들이 자기 문제에 주도권을 갖고 발언하는 게 아니라, 기성세대에 이용될 수 있다는 식. 이런 취지의 말 한다는 것 자체가 청년들은 항상 더 큰 힘에 좌우될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는 믿음 없음에 의한 염려 같다.
문주: 민족, 과거사 문제가 제대로 된 게 하나도 없는 상태에서 이런 얘기는 편협. 색깔론. 그래서 저자 관점, 교육기회의 계급화 식으로 몰아가는 것에도 청소년을 제한적 존재로 보는 것 아닌가.
아멜: 교육기회의 계급화는 무슨 말인가.
박상: 225,6쪽에 설명있다.
문주: 227쪽 의문이 있다. 내 생각엔 평창 당시, 지켜져야 한다고 믿었던 평등의 개념이 무너졌다고 여겼기 때문에 의견 표출한 것이다.
아멜: 장정일 님의 생각은 우선은 기성세대, 청년세대의 대결구도 속에서 소녀상 문제를 바라보고 있는 게 아닌가. 세대구도. 기성세대의 민족담론에 이끌려 가면 당신 세대가 손해봅니다 식의 얘기. 둘째로 청년 세대들이 모든 문제를 다 알고 이모저모를 살핀 후에 행동하는 건 아닌데, 위안부 문제를 과거문제로 파악하는 걸까. 여성이 사회적 내전 속에서 위안부로 끌려들어가고 있는 그 역사적 과정이 과연 끝났나. 지금 여성들은 위안부로 살지 않는가라는 질문도 가능. 그 측면에서 위안부 문제는 3,40년대 문제라기보다 21세기 문제일 수 있다는 자각이 이런 행위 속에는 깃들여 있지 않나. 그런 의미에서 역사문제라는 표현이 과거문제라는 의미와 동의어라면 그런 의미에서의 역사문제는 아니고, 역사라는 게 현재성을 갖는 의미에서의 역사라고 한다면 지금 21세기의 청소년들이 위안부 문제제기 하는 건 그런 의미에서 역사문제일 수 있다. 위안부 문제는 민족문제인가라고 한다면, 그런 사람들도 있겠지만 민족문제와는 별개의 고유한 자립성을 갖는 민족외적인 문제로 파악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생각. 위안부 문제가 민족담론 속에서 많이 다뤄지고 있기 때문에 그 경향이나 그 경향의 주도성을 고려한다면 민족담론 바깥에서 위안부 문제를 파악하는 노력이 더 절실할 수도 있다. 저자 역시 젠더문제의식으로 접근하고, 박유하 님은 그걸 많이 갈랐는데 일반여성vs.위안부여성 식의 구도, 매춘여성vs.비매춘여성 사이의 계급적 차이도 있는 것. 박유하 님은 그걸 이용해서 엄밀하게 분석할 필요가 있는 콘텍스트가 있지만, 어쨌든 일반여성이라 부를 여성의 특정한 범주, 계급문제를 읽어낼 수 있는 지점이 있는데, 위안부로 누가 끌려갔던 것인가 질문 던질 필요. 민족문제 넘어서 계급, 젠더문제 지적될 필요가 있고, 청년 세대가 위안부 문제에 골몰하는 것은 민족문제 바깥의 문제들을 이야기한다고 본다.
박상: 이어서 이것과 관련해보자. 아멜라노 님은 이렇게 질문했다. 1[부])“역사수정주의라도 페미니즘을 앞세우면 페미니즘으로 인정하고 연대해야할까?”라는 질문을 우회하며 위안부 문제와 관련된 다른 이론과 실천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고 저자는 말한다. 앞의 질문을 계속해 보면서 답을 찾아보면 어떻게 될까? 박유하의 페미니즘은 어떤 페미니즘인가? ‘일반 여성 페미니즘’?
아멜: ‘일반’은 학술용어로 보자면 범주설정 잘못되었다고 보는데, 여러 유형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통칭해서 ‘일반’이라고 부를 때는 ‘비위안부’라고 말하는 게 집합 개념으로는 오히려 정확. 일반여성이란 말 안전한 구석에 있었던 사람들의 뉘앙스. 위안부 책임을 일본이나 강제연행 주체들에게 묻지 않고 당사자들에게 묻는 식. ‘일반여성’들과 책임을 나눠지고 있는 여러 책임주체 중 하나가 일본이라는 식이기 때문에 일반여성이라는 틀 속에 있다는 것. 그런 의미에서 박유하가 일반여성이라 칭해지는 그 주체가 책임을 가져야 되고 일본을 비롯한 실질적 당사자와 다를 바 없는 책임을 나눠갖고 있는 책임주체. 위안부 입장에서 이런 얘기해야 할 것 같은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음. 그러므로 일본에게 너무 그럴 것 없어라는 식의 구조. 논리전개 이상. 그 맥락에서 박유하를 페미니스트라고 부른다면 우린 그가 어떤 페미니스트라고 할 수 있나 질문할 수 있다.
문주: 선생님은 박유하 님이 페미니스트라고 생각하나.
아멜: 그렇게 생각 안함. 그런데 저자는 페미니스트를 자임+역사수정주의. 위안부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정립하는 쪽으로 노력을 투하하기로 했다는 대목. 222쪽.
손보: 민족주의에 대한 이해가 이 복잡한 논리의 기원 아닌가. 박유하는 민족주의의 바깥에서 위안부 문제를 얘기하는 것. 민족주의가 뭐길래라는 의문. 그리고 미국에서의 에피소드. 위안부 문제를 과열된 민족주의에 대한 질문을 했다는데, 미국사람이 바라보는 민족주의가 뭔가. 유럽, 미국, 한국에서의 민족주의가 다 같은 것 아닌데. 왜 저자는 민족주의에서 벗어나서 위안부 문제 얘기해야 한다고 할 때 민족주의라는 게 가지는 한계, 이런 것이 미국이나 유럽에서 얘기하는 민족주의의 틀을 가져와서 하는데, 한국에서는 그것과 일치하지 않아서 이런 혼란 발생하는 것 아닌가.
박상: 구조적 문제보다 당사자의 주체적인 것에 의미를 둔 것일지.
아멜: 박유하도 가부장 비판. 민족/민족주의 구분. 민족주의는 민족을 이념화하는 것. 현실에 실재하는 다른 범주들(젠더, 계급 등)에 비해 네이션이 더 우위에 놓고 세계를 바라보는 관점. 민족주의를 비판해도 민족범주 자체가 소멸, 부정될 수 있나와는 전혀 별개의 문제. 90년대말 사파티스타 연구할 때 그들이 대문자로 쓴 네이션이라는 용어를 많이 써서 보론격으로 그걸 썼는데, 네이션 개념이 역사적으로 정착 안되고 논란 속에 있었지만, 사파티스타는 역사적 투쟁공동체로 네이션을 정의함. 그래서 서구 제국주의의 아메리카 대륙에 대한 침략이 콜럼버스 이후 5백년간 지속되어 왔는데 그 기간 동안 서구 제국주의와 공동으로 맞서 싸워온 집합체가 있다라는 것. 투쟁의 공동체. 사파티스타는 멕시코라는 말을 쓰면서도 그걸로 환원되지 않는 네이션을 자주 호명을 함. 네이션의 실재성. 스탈린 경우는 문화, 민족, 핏줄, 언어 등의 공통성으로 네이션을 말했고, 앤더슨이 네이션을 상상된 공동체라고 할 때 그때의 ‘상상된’이란 말이 ‘허구적인’이란 말은 아니다. 누가 상상하느냐의 문제, 그것을 상상하는 집합적 주체가 상상이라는 방식으로 세계를 포착하고 살아가는 방식을 말하는 것. 상상되었다는 표현은 유물론이 지배하던 시대에는 주관적, 관념적, 폐기될 것이었지만 그렇게만 볼 수 없는 것. 상상이라는 행위가 갖는 실재성이 있다. 그런 의미에서는 상상되었다고 해도 실제적 공동체로 파악가능. 그런 의미에서 민족됨이라는 것이 엄연히 존속하고 있다고 봄. 단군에서 내려오는 민족적 유일성 이런 게 아니라, 그런 것과 별개의 어떤 실재적 범주성을 민족으로 파악하는 건 가능하다. 그건 계급이나 젠더도 마찬가지다.
문주: 그런데 박유하 님의 문제로 돌아와서 역사수정주의라고 말하는 것도 잘 모르겠다. 문제는 자발성 여부도 아니고, 일본군이 체계적으로 운영했다 안했다. 이런 식으로 문제와 책임을 회피할 것인지로 보는지가 이해가 안된다. 재해석을 하려면 민족을 넘어서 여성인권으로 봐야한다. 이런 게 아니라, 자발성이라는 게 사실이야라는 식의 해석을 던지는 게 맞나.
아멜: 위안부 문제 쟁점은 크게 두 가지. 연행의 강제성 여부문제. 위안소 설치의 목적이 뭐냐. 이 문제들 둘러싸고 박유하와 반대자들 사이에 논쟁. 강제성을 군사적, 인신적 강제성으로 보는 것과, 맑스적 관점에서의 사회경제적 강제성으로 보는 것은 구분될 필요가 있다. 위안부 문제 강제성 논할 때 두 번째 강제성 여부를 시야에 잘 두지 않는다. 강제의 직접적 행사 여부를 주로 강제성 여부로 바라봄. 맑스 측면에서는 경제적 강제냐 인신적 강제냐가 중요. 위안부 연행에서 강제는 인신적 강제. 일본 많은 연구자는 인신적 강제성 부정하는 입장. 한국 연구자들이 인신적 강제를 주되게 부각. 박유하는 일본 리버럴 담론과 통함. 한국연구자들은 증거들이 있음을 주장하면서 인신적 강제를 위안부 창출의 중요한 방법으로 내세움. 증언도 그렇고.
문주: 그런데
아멜: 나갈 때 빚을 졌다거나 어떤 연유로 인해 빚을 져서 빠져나올 수 없는 상황이라면 인신적 강제라기보다는 경제적 강제에 속함. 직접적 인신강제 사례에는 들어가지 않음.
신은: 성상품은 몸 자체가 상품이므로, 경제적 구속이 인신 구속과 어떻게 관련이 있을까. 여성이 성노예로 팔려간다고 할 때 바로 경제적 구속으로 연결. 그렇게 생각하면 그 성상품을 소유하고 있었던 입장에서는 이 상품이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것을 허용치 않을 것이다. 경제적 구속이 인신구속을 동반하는 것이므로. 성상품이 1차적 인신구속, 2차적 경제구속이 되는가의 과정을 보면 자본주의 발전과정 속에 그 구조가 들어있을텐데. 어떻게 인신구속, 경제구속이 지속되어왔는가라는 문제..
문주: 왜 명백히 강제, 사기인데 말도 안 되는 박유하 논의를 역사수정주의라는 이름을 붙여서 논의의 대상으로 다뤄줘야 하냐.
(박유하 얘기 계속 복잡하게 오감)
아멜: 반파시즘vs.민주주의 문제로 이 문제로 보기 때문에 그 논쟁 맥락이 인식적 강제냐 아니냐의 문제를 맴돌게 된다. 경제적 강제의 문제에 대해서는 다 침묵을 한다는 것. 경제적 강제문제까지 이 문제를 건드리지는 않는다. 이 책은 파시즘 비판 맥락. 주류관점에서 일본 전전(파시즘)/전후(민주주의). 총력전 학파(전공투 세대)들은 전전 전후 모두 파시즘이다라는 식으로 본다는 것. 파시즘을 악으로 만들고, 민주주의를 상대적으로 선한 것으로 예찬.
역사수정주의는 파시즘의 가치평가를 수정하는 것. 전후민주주의 세계에 비추어 그다지 나쁘지 않다는 관점. 총력전 학파는 아래로부터 관점에서 전전, 전후 비판하면서 연속성 주장. 역사수정주의는 아래로부터의 비판이 아니라 파시즘의 악의 정도를 낮춤.
박상: 문주현 님의 논의는 이런 학술적 주장 자체가 공론장에 들어설 수 있냐는 질문이기도 했음. 표현의 자유 옹호, 이런 게 재판정까지 간 것에 대한 안타까움.
아멜: 표현의 자유 자체는 그 자체로 다른 문제다. 역사수정주의적 주장들은 전부 처벌되어야 한다는 식으로 간다면 문제. 표현의 자유 행사와 그 효과의 문제는 별개로 가야함.

3. 파시즘 문제
박상: 다른 의견 써주신 것을 보자. “[다])저자는 위안부 비판을 민족주의 비판을 넘어 식민주의와 파시즘 비판의 맥락 속에서 고찰한다. 위안부 비판을 자본주의 비판의 맥락에 놓는다면 어떻게 보일까? 저자가 파시즘을 비판의 초점에 놓을 때 신자유주의, 그리고 자본주의 비판을 초점에 놓는 흐름과 어떻게 접속될 수 있는가? 신보수주의와 사회민주주의가 공유하는 파시즘적 요소들에 대한 비판으로 우리 시대 지배체제의 주요한 얼굴이 드러나는가? 혹은 신자유주의는 파시즘의 현대적 형태인가?” 이것에 대해 좀 더 얘기해주시라.
아멜: 식민지 이후(일본 전후) 파시즘 비판이 큰 축. 식민지 때부터 이승만 이후 이어져왔다는 것. 1987년 헌법에서도 파시즘 척결 안되고 연속성상에 있다고 보는 틀을 제시하는 것 같다.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파시즘으로 보는 건 별 문제없어 보이는데, 그런데 87년이 걸린다. 헌법개정, 민주화헌법 이후에도 파시즘이라고 하는 게 가능할까.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등등에 대해서는 어떻게 볼 건가. 파시즘이 아니면 뭐냐하는데 대한 저자의 관점이 없어서. 그런 맥락에서 위안부 문제까지 포함해서 반파시즘 문제틀 속에서 제기한다고 보고, 젠더관점에서 87년은 전환점 없고 연속성이라는 것. 김어준 식의 진보가 보여주는 여성혐오적 관점을 비판하는 시각에서는 노무현, 문재인도 뭐가 다르냐는 생각 가능. 그럴 때 반자본주의 시각에서 바라본다면 어떤 그림이 나올까. 이 책에서는 생각해보기 좀 곤란. 여성노동의 관점에서 접근해보면 다른 이야기가 나올 수 있지 않나라는 생각.
신은: 아까 문주현 님 얘기 중에서.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자유가 주어지지 않는 것. 파시즘과 연결해서 생각해보면 여성차별 포함하고 당연히 있겠다. 특히 여성의 경우가 이중삼중적으로 자기몸에 대한 구속되어 있었다는 차원에서 저자가 파시즘의 시대라고 연장해서 보는 게 타당성 있지 않나.
아멜: 아감벤은 원조파시즘은 사회민주주의라고까지 본다. 20년대 바이마르 공화국. 히틀러가 사용하고 있는 인종주의적, 생명정치, 전후복지국가 체제라는 것도 20년대 바이마르 공화국에서의 인구정치. 바이마르 공화국, 히틀러 인종주의, 전후복지국가도 모두 차이 없는 듯 바라본다. 본질적으로 차이가 없지만 거기에서 차이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 히틀러와 전후독일 사이의 차이들을 삭제할 때.
신은: 삭제하지 않는다 해도 여전히 농노, 노예가 또아리를 틀고 있듯 여성차별이 계속 존재한다는 것은 이것을 삭제하지 않는다 해도, ##
아멜: 87년을 엄청난 단절로 경험하는 사람들은 엘리트 계층. 노동자 관점에서는 87년 전이 더 낫다. 단절은 단절인데 더 못한 단절. 가령 완전고용. 사는 게 힘들어졌다.
문주: 전세계적으로 고성장시기였다. 2장을 보면 지금의 한국사회도 냉전체제가 살아있는 사회. 민주주의 표방하는 대통령들이 가부장적 혈통체계를 반복하는 방식의 대통령 선출. 그러면 가족을 먹여살리는 가장, 아버지라고 부르는 이미지가 여전히 먹히고 있다는 것. 그렇다면 여전히 파시즘은 유효하다. 체감도, 기대도, 사회도 그때와 지금은 다르다. 하지만 파시즘이 작동하는 방식은 여전히 똑같다.
아멜: 박정희와 다른 사람들 비교해보면 박정희는 국부로 추앙받고 스스로도 가부장이 되려고 했던 사람. 진짜 대한민국 아버지가 되어야겠다. 전두환부터 그 생각은 거의 사라짐. 전두환에게는 내셔널리즘이 없다. 김대중은 나라를 IMF에 넘겨줌. 주권을 세계금융자본에게 양도한 사람. 대통령들은 아버지 역할 못한다.
문주: 하지만 그 역할을 부여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가장 역할 수행하는 사람 없는데 그들은 가부장이다. 생각해보면 한국에서 가정 해체 시점과 가장 이미지 흐려지는 게 닮아있다.
케이: 파시즘 틀이 오늘날도 동일하게 유효한가.
아멜: 저자의 큰 축은 풍속통제라는 논거. 치안유지, 풍속통제. 주로 풍속통제의 지속성을 파시즘의 잔재이상, 존속으로 바라보기 때문에 오늘날 글로벌라이즈 시스템 속에서 그 젠더, 계급, 인종적 칼라들이 뒤섞이면서 우리 사회의 복잡한 구성 중 풍속통제의 연속성 측면을 집중적으로 파고들어감. 정동에 대한 통제로 보는 입장. 정동 개념을 통해 연속성을 입증하려는 방법론. 현시대의 다른 가닥들과 뒤섞여 들어가는 맥락들을 설명해내야만 과제를 안고 있다. 잘 설명하지 못하면 과녁을 놓칠 수 있다. 풍속통제를 할지라도 일제 때와 지금이 엮여있는 맥락이 달라져가고 있는데 그걸 놓칠 위험 같은 것.
신은: 달라져있고, 젠더적 관점, 입장, 삶에서도 차이들을 소소하게 많이 듣고 말하고 하는데 뒷통수를 치는 느낌은 여전히 각계각층 다양한 부분의 유리벽의 절대적인 부분은 남성들이 가부장적으로 잡고 있다는 점. 그건 지속되는 게 맞는데,..
아멜: 변함은 없지만, 그 메커니즘이 달라지고 있다. 남성들에게 돈 덜 줄 수 있는 과정을 고민하는 과정에서 나온다는 것. 비정규직 남성과 정규직 여성의 수준이 비슷하다는 것. 자본에게 이용당하는 방식이 주로 고용이었는데, 지금은 이용당하는 방식이 다채로워짐. 고용하지 않고도 얼마든 활용할 수 있고, 가장 큰 게 채무를 통한 지대수탈이 되었기 때문에.. 다채로워졌지만 어떤 형태로건 이용당하는 존재들 내부의 수평적으로 격차를 쌓고 수직적으로 장벽을 쌓고... 남성, 여성 계속 차등을 두고 유리천장 두며 한계 두는 게 가장 큰 방법. 혐오도 여기에서 비롯. 끊임없이 격하. 아예 인종적, 생물학적 격하로 나가야만 내 취업에 도움된다는 논리. 끊임없이 변주, 여러 장면에서 나타남. 차등화의 동기가 달라졌다는 것. 예전 가부장적 차등과는 성질이 다르고 더 지독한 성격이다.
신은: 지금 시대는 가부장+자본의 혐오를 결합한 시대. 여성 관점에서는 극악한 시대. 가부장은 가부장으로 살아있고 거기에 종적 싸움을 만들어가면서 서로 혐오하게 한다. 사회 내의 난민 신세. 가부장 질서에서 기득권 획득한 이들 중요하다.
박상: 조선생님의 이 질문도 보자. 저자는 위안부연구의 난점으로서 제도학문에서의 젠더 불평등을 지적한다. 비제도 연구에서는 어떠한가?
아멜: 여성단체연합은 주류로 들어감. 2000년 백인위가 주류화된 여연에 대한 비판에서 형성된 집단. 그 집단의 구성원들도 굉장한 엘리트. 셀럽에 들어가는 사람들이란 생각. 이 책에서도 페미니스트가 대중 수준에서 2016년을 원년으로 보고 있음. 아예 여성권력 추구하는 부분. 최근의 젠더감수성의 다중화는 역사적 구분되는 층위가 있다. 아까 제기되었던 연구에서의 젠페미니즘이란 연구차원에서 실행한 사람들은 대부분 교육받은 이들 차원. 그럼에도 대학사회 내에서는 지극히 소수적. 그와는 다른 차원에서 등장한 게 변화. 이 흐름을 받아내는 부분이 이런 거다. 워마드 등을 바라보는 갈라지는 시선이 이런 것.

4. 제도 안과 밖
박상: 다음 얘기도 계속 해보자. [다])제도화의 부정적 결과들(276)은 제도화 자체에 대한 부정/거부라는 태도를 낳는다. 이러한 상황에서 필요한 것은 유효한 제도화의 조건에 대한 논의가 아닐까? 대안 제도화의 논의는 이를 바탕으로 전개되어야 하지 않을까? 이에 대해 더 말씀.
아멜: 대안제도화 논의하려면 지금까지의 제도화가 계속 이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성과없이 기존 상태를 반복하는 것에 그쳤다면 어떤 주체를 갖추고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해야 제도화라고 부를 수 있는가. 기존 제도화 틀 속에서 제도화를 생각한다. 그런데 제도화란 기존 제도 자체를 문제삼을 수 있는 거다. 대안제도화의 조건이라는 개념을 갖고 어떤 조건에서 대안이란 게 가능할까라는 질문을 먼저 던지는 게 필요하다는 것.
신은: 대안제도화를 생각할 때 기존의 제도라는 틀에 갇히지 않도록 만드는 역할을 하는 것?
아멜: 김학의 사건 같은 게 터지면 공수처를 만들어 이들을 처벌하면 해결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하는데, 근데 공수처가 입법되어 설치되어도 또 김학의가 나올 수 있다. 옥상옥 식으로 집을 지어가는 게 관료체제를 비대하게 만들면서 해결불가능한 문제를 누적할 수 있는 것일 수 있다.
박상: 이건 이 질문과도 관련된다. [다])3부 4장 전문가 대 대중의 대립. 이 대립에서 전문가의 사회적으로 고유한 역할을 생각해 보자? 현대 사회에서 전문가의 고유한 역할은 대중보다 우월한 지성을 보여주고 대중을 혐오하게 하는 것 아닌가? 그러므로 문제는 전문가처럼 생각하지 않게 하는 것(계몽적 엘리트주의 비판)에서 전문가주의를 필요로 하는 현대권력의 구조와 생산양식을 비판하는 것으로 나아가야하지 않을까? <귀향> 논의 외에 <82년생 김지영> 논쟁에서도 재현된 것이라고 했는데... 말씀하셨듯 지식기반이란 것도 대학에 한정되었었고 대학은 더 시장화 되었는데, 이에 대해 어땠나. 페미니즘 문제도 불특정 다수의 여성이 자신의 삶과 앎을 기반으로 발화한다.
손보: 손희정 님이 <귀향>이 재현의 윤리에 문제있었다는 저자도 인정한다는 것. 그런데 그게 관객들을 비난하는 식으로 갔는지는 몰랐다. 손희정 님의 영향력이 귀향 관객 비판 여론이 크지 않았던 것 같은데...
문주: 전문가 타이틀을 달고 있는 사람은 이런 비판을 감수할 수 있어야 한다. 대중이 전문가 같이 생각안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전문가 스스로가 본인 입장, 주장을 주지하는 게 중요하지 않나. 전문가가 전문영역 얘기하는데 허술한 것 많은데 오류도 많다. 그 상아탑이 부실할 수 있다.
아멜: 전문가의 본질은 ‘다른 부분은 모르는데...’에 있다는 생각. 감추고 그럼에도 자기 삶의 의미를 돋보이게 만드는 방법이 이 부분에서 깊게 들어가는 것.
박상: 시간이 꽤 많이 지났다. 여기까지 하자. 다음 시간은 추유선 님 사회, 김정연 님이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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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4-04 23:02
    k선생님 연속으로 수고 많으셨습니다^^ 정밀한 기록에 당시 토론이 생생히 복기되는 듯하네요.

  • 2019-04-13 12:47
    속기에 편집까지 들어간 느낌입니다.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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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책공지] 클라우스 뮐한, 『현대 중국의 탄생 - 청제국에서 시진핑까지』 - 3월 9일 시작!
ludante | 2024.03.06 | 추천 0 | 조회 3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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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사항
세미나 홍보 요청 양식
다중지성의정원 | 2022.01.11 | 추천 0 | 조회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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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사항
역사비판 세미나 기록과 사회 순서
ludante | 2020.10.24 | 추천 0 | 조회 2699
ludante 2020.10.24 0 2699
공지사항
다중지성 연구정원 세미나 회원님들께 요청드립니다.
다중지성의정원 | 2019.11.03 | 추천 0 | 조회 29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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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사항
역사비판 세미나 - 매월 2, 4주에 진행됩니다.
ludante | 2019.07.04 | 추천 0 | 조회 3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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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사항
역사 비판 세미나 토론 방식에 대해
amelano joe | 2019.03.02 | 추천 2 | 조회 4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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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6
4/13 토요일 오후 7시 30분 <현대 중국의 탄생> 공지
voov11 | 2024.03.23 | 추천 0 | 조회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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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5
현대 중국의 탄생 1부 청의흥망 1장 영광의 시대: 1644년~ 1800 토론거리
amelano joe | 2024.03.23 | 추천 0 | 조회 29
amelano joe 2024.03.23 0 29
284
3월 23일 토요일 저녁7:30 『현대 중국의 탄생』 두 번째 세미나 공지입니다.
ludante | 2024.03.09 | 추천 0 | 조회 64
ludante 2024.03.09 0 64
283
『현대 중국의 탄생』(클라우스 뮐한) 첫 세미나 <서론> 토론거리
amelano joe | 2024.03.09 | 추천 0 | 조회 54
amelano joe 2024.03.09 0 54
282
3월 9일 현대 중국의 탄생 첫 세미나 공지
voov11 | 2024.02.24 | 추천 0 | 조회 179
voov11 2024.02.24 0 179
281
원톄쥔, 여덟번의 위기 4장 ‘1997년과 2009년에 발생한 두 번의 외래형 위기’ 독서노트와 토론거리
amelano joe | 2024.02.24 | 추천 0 | 조회 102
amelano joe 2024.02.24 0 102
280
2월 24일 『여덟 번의 위기』 세미나 공지
bomi | 2024.02.17 | 추천 1 | 조회 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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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9
원톄쥔, <여덟번의 위기> 3장 토론거리
amelano joe | 2024.01.27 | 추천 0 | 조회 144
amelano joe 2024.01.27 0 144
278
1월 27일 (토) 7시30분 <여덟 번의 위기> 3장 세미나 공지
ludante | 2024.01.08 | 추천 0 | 조회 217
ludante 2024.01.08 0 217
277
12월 9일 토요일 7시30분 윈톄준 <여덟 번의 위기 : 현대 중국의 경험과 도전> 역사비판 세미나 공지입니다
ludante | 2023.11.25 | 추천 0 | 조회 177
ludante 2023.11.25 0 1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