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24_발제] 12고원(749-758)

작성자
objectapple
작성일
2019-04-24 18:01
조회
328
제 12고원. 1227년-유목론 또는 전쟁기계

749-,
헤아리는 수(Nombre nombrant)
자율적인 산술적 조직화라고 해서 더 우월한 추상도나 커다란 양을 수반하는 것은 아니다. (유목이라는 가능성의 조건들과 전쟁 기계인 실현의 조건들과 관련될 뿐)

엄청난 양을 다른 질료들과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가 하는 문제는 국가의 군대에서만 제기된다. 하지만 전쟁 기계는 이와 달리 적은 양만을 이용해 활동하는데, 이것을 헤아리는 수를 이용해 처리한다. 이러한 수는 공간을 배분하거나 공간 자체를 분배하는 대신 무엇인가를 공간에 분배하면 즉각 출현한다. 이리하여 수가 주체가 되는 것이다.

공간에 대한 수의 이러한 독립성은 추상 작용의 결과가 아니라 매끈한 공간, 즉 헤아려지지 않고도 차지되는 매끈한 공간의 구체적 본성에서 유래하는 것이다. 수는 이미 계산이나 계량 수단이 아니라 자리바꿈의 수단이다. 수 자체가 매끈한 공간에서 자리를 바꾸는 것이다.

수는 매끈한 공간을 점거할 때마다 원리로서 작용하며, 홈이 패인 공간을 계량하는 대신 매끈한 공간의 주체로서 전개된다. 수는 이동적 점거자, 매끈한 공간 속의 동산으로서 홈이 패인 공간의 부동산의 기하학과 대립한다. (매끈한 공간도 분명 자체에 기하학을 갖고 있지만, 그것은 소수자적 기하학, 조작적 기하학, 특질의 기하학임.)

유목민의 수적 단위는 이동하는 불이지 이동하기 곤란한 천막이 아니다. <헤아리는 수>는 더 이상 계량적 규정이나 기하학적 차원에 종속되지 않으며, 지리적 방향들과만 역동적 관계를 가질 뿐이다. 그것은 방향을 가진 수로서 차원의 계량으로부터 해방된 수이다. 유목민 조직은 철저하게 산술적이며 방향적이다.

<헤아리는 수>는 화음적인 것이 아니라 리듬적이다. 따라서 보조나 박자와는 무관하다. 보조를 맞춰 행진하는 것은 훈련이나 퍼레이드를 벌이는 국가의 군대에서나 찾아볼 수 있을 뿐이다.

“그는 사막의 자연스런 울림에 어울리는 단절적인 리듬을 따라 계속 앞으로 걸어나갔다. 그래서인지 인간이 만들어내는 규칙적인 음을 기다리던 사람을 무색하게 만들 뿐이었다. 그의 씨족의 다른 모든 성원들과 마찬가지로 그도 이러한 걸음걸이에 통달해 있었다. 그러한 발걸음을 너무나 훌륭하게 저절로 몸에 익혔기 때문에 이미 그것을 의식할 필요조차 없었다. 측정하기 어려운 리듬에 맞춰 발이 저절로 움직이는 것 같았다.” -<헤아리는 수>를 정의하기 위해 크리스테바가 제안하고 있는 특성들, 즉 ‘배치’, ‘복수적이고 우연적인 배분’, ‘점-무한’, ‘엄밀한 근사’를 참조할 수 있을 것임.

전쟁기계와 더불어 유목적 실존에서 수는 더 이상 헤아려진 수이기를 그치고 <암호(Chiffre)>가 된다. ->단결심을 구성하고 비밀과 비밀의 수반물들(전략, 첩보 활동, 계략, 매복, 외교 등)을 발명해냄.

751-, 수적 조직
<헤아리는 수>는 이동적, 자율적, 방향적, 리듬적, 암호적임다. 그리고 전쟁 기계는 유목적 조직의 필연적 귀결이다.

수적 조직에 대한 너무 성급하게 비판하는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 이들은 이러한 조직을 군국주의 사회 또는 인간을 그저 탈영토화된 “번호”에 지나지 않게 만드는 강제수용소 같은 사회라고 비난. 그러나 아무리 무시무시하더라도 인간의 수적조직은 혈통이나 국가의 조직보다 더 잔혹하다고는 말할 수 없음. 게다가 수를 번호나 통계적 요소로 사용하는 것은 <헤아리는 수>가 아니라 국가의 헤아려진 수에 속한다. 또 강제수용소적인 세계는 번호화만큼이나 혈통이나 영토도 이용한다. 따라서 문제는 어느 조직이 좋으냐 나쁘냐가 아니라 <각각의 조직의 특수성>을 분명하게 하는 데 있다.

수적 조직의 특수성은 유목민적 실존 양식과 전쟁 기계-기능에서 유래한다. <헤아리는 수>는 혈통적 코드와 국가적 덧코드화 모두에 대립된다. 한편으로 산술적 구성은 혈통조직으로부터 유목과 전쟁기계에 포함될 요소를 선별, 추출하며 다른 한편으로는 이들 요소를 국가 장치에 대항시키고 전쟁 기계와 [유목적] 실존을 국가 장치에 대립시킴으로써 혈통적 영토성과 국가의 영토 또는 탈영토성을 동시에 가로지르는 탈영토화를 그린다.

유목민 또는 전쟁에 속하는 <헤아리는 수>의 특징
1 항상 복합적이라는 것, 즉 분절화되어 있는 것에서 찾을 수 있다. 그것은 항상 복소수이다. <헤아리는 수>가 국가의 수 또는 헤아려진 수처럼 대규모의 등질화된 양을 압축하지 않고 오히려 그 자체의 세세한 분절에 의해, 즉 자유로운 공간에 다질성을 분배함으로써 커다란 효과를 만들어내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 아무리 작아도 “단위”는 반드시 분절되어 있다. <헤아리는 수>는 항상 동시에 몇 개의 기본수 위에서 성립된다.

전략
병참술 : 혈통 조직이나 씨족의 성원 중에서 전사가 차지하는 비율이나 인간, 물질, 짐승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비축물이나 저장의 역할을 표현해주는 외재적인 산술적 관계가 있는데, 이러한 외재적 관계를 다루는 기술로서 전략이 취급하는 내적 관계, 즉 전투와 관계되는 모든 단위의 상호 편성 못지 않게 전쟁 기계의 일부이다.

전략적 측면과 병참술적 측면
이 양자가 전쟁에서의 수들의 분절을 다루는 과학을 구성한다.

2 <헤아리는 수>는 이보다 좀 더 비밀스런 특성을 가짐. 모든 전쟁 기계는 마치 비대칭적이고 불균등한 두 계열에 작용하고 있는 것처럼 산술적 복제나 이중화라는 기묘한 과정을 보여준다.
2-1 혈통이나 씨족은 수적으로 조직되고 개편되며, 수적 편성이 혈통 조직 위에 중첩되어 새로운 원리가 지배적인 것이 된다.
2-2 동시에 각각의 혈통에서 추출된 자들에 의해 특수한 몸체가 형성된다. 마치 독자적인 수적 몸체를 구성하지 않으면 혈통-체의 새로운 수직 편성이 성공할 수 없는 것처럼 말이다.
이것은 우연한 현상이 아니라 전쟁 기계의 본질적 구성 요소이며, 수의 자율성을 위해 필수적인 조작이다. 즉, 몸체의 수는 수의 몸체를 상관물로 가져야만 하고, 수는 상보적인 두 가지 조작에 따라 이중화되어야 한다. 즉 사회체가 수적으로 조직되려면 수가 특수한 몸체를 형성해야만 하는 것이다.

징기스칸
1 혈통을 수적으로 조직 : 각 혈통에서 나온 전사들을 숫자와 우두머리를 따르도록 (십인대와 십부장, 백인대와 백부장...)
2 동시에 산술화된 각 혈통으로부터 소수를 선발, 개인 친위대, 즉 참모나 감독관, 전령, 외교관 등으로 이루어진 역동적 형성체(맹우단)를 구성

이것은 이중의 탈영토화라고 할 수 있는데, 후자의 탈영토화 쪽이 전자보다 훨씬 더 강력했다.

이러한 이중적 계열이 없었다면 전쟁 기계는 기능할 수 없었을 것이다. 수적 편성이 혈통적 조직을 대신하는 동시에 국가의 영토적 조직화를 물리쳐야만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중적 배열에 따라 전쟁 기계에서의 권력이 정의되는 것이다. 이 권력은 더 이상 절편이나 중심 또는 중심들 간의 잠재적 공명이나 절편들의 덧코드화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이와 반대로 양으로부터 독립해 있으며 <수>에 내재해 있는 이러한 관계들에 의존한다.

이것은 단순히 이전의 자율성을 회복하려는 혈통 씨족들의 항의나 국가 장치의 통제를 둘러싼 권력 투쟁의 예고가 아니라 전쟁 기계에 고유한 긴장으로서 이 기계에 특수한 권력과 “우두머리”의 권력에 가해지는 특수한 제한에서 유래하는 긴장인 것이다.

754-, 수적 편성 또는 <헤아리는 수>가 함축한 몇 가지 조작
1 출발점이 되는 집합(혈통 씨족들)의 산술화와 거기서 추출된 부분 집합들의 통일 (십인대, 백인대 등)
2 이처럼 통일된 집합에 대응해 다른 집합을 대체하는 방식으로 다른 종류의 집합을 형성하기 (특수체)
이 중 2의 조작이 유목적 실존의 다양성과 독창성을 잘 보여준다.

전쟁기계가 국가에 의해 전유될 때는 심지어 오늘날의 국가의 군대에서도 이와 똑같은 문제를 발견할 수 있다. 왜냐하면 사회체의 산술화가 그 자체의 산술적인 특수한 몸체의 형성을 상관물로 가진다면 이처럼 특수한 몸체가 편성되는 몇 가지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1 특권적 혈통이나 씨족으로 편성하는 방법. 이 경우 이러한 혈통이나 씨족의 지배는 새로운 의미를 띠게 된다. (수의 역할이 레위 족에게 이관되어, 대대로 레위족에게서 <수>의 몸체, 즉 성궤의 특수 호위대가 출현했던 경우)
2 모든 혈통들로부터 대표자를 선발해 편성하는 방법. 이 경우 이들은 볼모가 된다. (신생아들. 무엇보다 아시아나 징기스칸에게서 이러한 경우를 찾아볼 수 있다.)
3 본래의 사회 외부에 존재하는 전혀 다른 요소들로, 즉 노예, 외국인 또는 이교도로 편성하는 방법( 프랑크족 노예들로 특수한 단체를 편성했던 색슨 왕조-병사노예, 아주 어렸을 때 술탄에게 팔려간 스텝이나 코카서스 지방 출신의 노예들로 구성된 이라크의 맘루크, 기독교 공동체 출신이었던 오토만 투르크 제국의 친위대인 야니사리 족)

특히 세번째 사례에서 이처럼 특수한 단체가 어떻게 전쟁 기계에서 결정적인 권력 요소로서 확립되는가가 분명하게 드러난다. 전쟁 기계와 유목적 실존은 동시에 두 가지를, 즉 혈통에 기반한 귀족 정치로의 복귀와 제국적 관료제의 형성을 저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두 가지 흐름이 군대 속에서 수렴된다고 해도 어디까지나 이 두 가지 흐름은 전혀 다른 기원을 갖고 있었다. 왜냐하면 유목민에게서 유래하는 전쟁 기계나 노예나 외국인, 유괴된 자의 권력은 혈통 조직에서의 귀족의 권력이나 국가 관료의 권력과는 상당히 다른 것이었기 때문이다.

전쟁의 지휘자가 변덕을 부릴 가능성은 “술탄의 변덕”만으로는 다 설명할 수 없으며 이 특수한 수적 몸체, 즉 노모스에 의해서만 가치를 갖는 이러한 <암호>의 객관적 존재와 필요에 의해 설명된다. 여기서는 본래 전쟁 기계에 속하는 탈영토화와 생성이 동시에 나타난다. 특수 집단, 특히 노예-이교도-이방인은 혈통이나 국가와 관련해서는 탈영토화된 채로 남아 있으면서 병사와 신자가 되는 자들이다. 신자가 되려면 이교도로 태어나야만 하며, 병사가 되려면 노예로 태어나야 한다. 이러한 특수 집단은 전쟁 기계에 고유한 발명이지만 국가 역시 끊임없이 이것을 이용하면서 전적으로 자기 목적에 적합하도록 뜯어고치기 때문에 이것이 전쟁 기계에서 유래한다는 사실을 분간할 수 없게 되던가 아니면 참모부라는 관료주의적 형태나 특수 집단이라는 기술관료적 형태 또는 국가에 저항하는 만큼이나 봉사하기도 하는 “단결심”이나 국가에 복무하는 만큼이나 국가를 뒷받침해주는 특명 관료로 모습을 바꾸던가 한다.

757-, 유목민
유목민들에게 역사가 없는 것은 사실이다. 지리만을 갖고 있을 뿐이다. 그리고 유목민들의 패배는 너무나 철저했기 때문에 역사는 국가의 승리의 역사가 되었다. ... 유목민은 기술에는 무관심했으며, 농업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였으며, 도시나 국가도 파괴하거나 정복해버렸을 뿐 아무 것도 이해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만약 유목민이 강력한 야금술을 갖고 있지 않았다면 어떻게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었을까.

게다가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왜 유목민은 도시나 국가를 파괴하려고 했는가 하는 점이다. 이러한 파괴는 유목적 조직과 전쟁 기계가 아니었다면 불가능했으며, 이 두 가지는 무지가 아니라 긍적적 특징과 고유한 공간 그리고 모든 혈통과 단절하고 국가-형식을 제거하는 고유한 편성에 의해 규정된다.

역사 서술은 항상 유목민의 권리를 박탈해왔다. 역사가들은 전쟁 기계에는 본래적인 의미의 군사 제도와 관련된 범주(“군사 민주제”)를, 유목에는 본래 정주민과 관련된 범주(“봉건제”)를 적용하려고 시도해왔다. 그러나 이 두 가설은 어떤 형태로든 영토적 원리를 전제하고 있다.

유목민 전사들은 역사가들이 뭐라고 하건 토지 분배나 세제와 관련해서는 위대한 혁신자들이었다. 왜냐하면 바로 이들이 발명한 “동산적” 영토성과 세제가 수적 원리의 자율성을 입증해주기 때문이다. 물론 이 두 체계가 혼동되거나 조합될 수도 있지만 토지를 이동시키고 거기서 전개되는 수에 이 토지를 종속시키고 이 수에 내재하는 관계들에 조세를 종속시키는 유목 체계의 고유성은 그대로 유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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