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및 공지] 4월 27일 카치아피카스 <한국의 민중봉기> 1,2장 세미나 후기 및 공지

작성자
outis
작성일
2019-05-05 15:07
조회
732
1. 세미나 후기 및 공지가 많이 늦었습니다. 아래 속기록은 지난 4월 27일 세미나의 기록입니다. (부분적으로 빠진 부분들은 너그러이 양해를 구할게요)
2. 5월 11일에는 카치아피카스의 <한국의 민중봉기>(오월의봄, 2015) 3-4장을 읽고 이야기를 나눕니다.

*** 속기록 ***

박상 : 먼저 지난 2주 동안의 삶 이야기로 시작해보자.

김형 : 오늘 처음 왔다. 다지원에 관심 많았다. 개인적으로 김상봉, 함석헌 선생님 작업에 관심 갖고 연구했다. 민중에 대한 신뢰와 민중이 가지는 뜻에 대한 믿음이 있다. 그래서 이번에 같이 공부하고자 했다.

김예 : 오늘 수유너머 ‘감응’ 주제 발표토론회에 다녀왔다. 어펙트 관련 논의가 있었다. 새로운 건 아니었지만, 파울 첼란과 김수영의 시를 논의한 것이 특히 기억에 남고, 발터 벤야민을 중심으로 한 신체와 감응 논의를 들었다.

박상 : 전에 말씀드렸던 ‘마을과 아이들’ 공동체에 가서 스위스 여성참정권 다룬 다큐를 봤다. 그리고 이야기를 나눴는데 막상 망우동 주민은 나밖에 없었다. 정작 그 동 사람들은 참여 안하고, 주변의 여유있고 의식있는 사람들이 참석했더라. 모임 만들어진 계기는 세월호 1주기 때, 어느 학교, 교장 몰래 교실에서 세월호 합창 추모 노래를 부른 일을 계기로 학부모 한 명과 선생님이 함께 만들었다. 그러나 마을 주민의 참여는 저조하다. 어떻게 마을 사람들이 올 것인가의 문제가 이야기되었다. 하지만 동시에 지금 다지원 공간처럼, 다양한 장소에 다양한 곳에서 오는 사람들을 생각하니, 마을에 한정할 필요가 있을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오드리 로드 책을 읽게 되었다. 교차성 관련해서 시사점이 많다. 또 <구두를 신고 불을 지폈다>라는 시집도 소개한다. 페북 펀딩으로 출간되었는데, 시인 6명, 등단 시인도 있고 아닌 사람도 있고, 문단 기준이 아니라 우리의 시를 내겠다라는 선언이 담겨있는데, 오드리 로드 책과 관련된다는 느낌이었다.

아멜 : 4월 23일부터 장자연 사건에 대한 여론이 뒤바뀌는 상황이 생겨서, 이런 변화가 왜 생기고, 그 변화가 바람직한 방향인지의 문제에 생각하느라 여러 자료를 읽고 있는 중이다. 너무 긴 얘기여서 혹시 토론 시간에 할 수 있으면 좋겠다.

박상 : 그럼, 홈피 질문 순서대로 얘기 나눠보자. 먼저 [다른 의견] 카치아피카스는 하버마스를 비판하며 한국인의 관점에서 보면 서구의 ‘합리주의’는 자주 비합리적이라 말한다. 그리고 “서양 철학에서 이성은 개인, 고독한 개인으로부터 나오는 것이었다. 그러나 5.18 민중항쟁은 인간의 고독한 개인이 아니라 공동체의 일원임을 의식하는 인간들이 이루어낸 것임을 보여준다.”(54p)라는 대목을 『오월의 사회과학』에서 인용했다. 철학자 김상봉도 서양의 ‘홀로 주체성’과 다른 ‘서로 주체성’이라는 개념을 뒷받침하는 사건으로 광주항쟁을 꼽았다. 앞서 카치아피카스가 전개한 논지들에서도 서구 중심주의를 벗어나, 한국 역사, 봉기의 특성을 부각하려는 의도가 느껴졌다. 서양철학을 비판하며 ‘서로 주체성’을 찾는 김상봉의 작업 역시 마찬가지다. 이런 인식들이 도식적인 이분화로 느껴지기도 했다. 두 분은 항쟁에 대해 한국적 특징을 가진, 서양의 고독한 이성과 다른 관점으로 보는 것 같았다. 하지만 서구에도 프랑스 혁명, 파리 코뮌을 비롯해 지금까지 수많은 공동체. 저항적 경험을 가지고 있지 않은가?

아멜 : 서로 주체성 개념 얘기는 권명아 샘 책에도 있었다. 공동체라는 것을 동양에 본질적으로 보는 관점을 카치아피카스가 보는 건 분명한 것 같다. 그럼 왜 그런가의 측면이 필요하다. 아마 카치아피카스는 ‘마을’을 염두에 두는 것 같다. 동양에서는 실제 마을이 중요한 역할했다. 화백공동체 같은 것. 공동으로 토론해서 서로 의사를 결정하는 문화가 서구에 비하면 있었다. 서구에서도 꼬뮌 같은 것 중세부터 있어왔는데..., 서구를 개인적 이성, 홀로주체성이 강한 지역으로 파악하는 것으로 읽혔다. 근대 이전 서구의 홀로주체성이란 게 어떤 양상으로 있었는지 얘기해야 설득력 있다. 그런 게 없으니 그런 대비는 무리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맑스도 아시아적 생산양식을 다루는 전자본주의적 사회구성체론을 얘기하면서 서구에서도 고대에 공동체가 있었다는 점을 입증한다. 3가지 유형, 게르만 유형, 그리스 로마적 유형, 아시아적 유형 이런 식으로. 즉 고대에는 공동체란 게 기본적 사회구성의 양식이었다. 하지만 카치아피카스는 고대 이야기는 하지 않는다.

박상 : 최정운, 김상봉, 카치아피카스,... (놓쳤습니다ㅠ)

김형 : 김상봉 선생이 서로주체성 얘기할 때도 <나르시스의 꿈>이란 책에는 고대부터 설정한 자유의 이념으로부터 서양철학의 홀로주체성 개념이 있다. 최정운 선생이 광주를 절대공동체로 명명한 것도 서양에서 주장하는 자기권리로서의 자유 같은 말이 아니라, 518 항쟁공동체 안에서는 개인을 내려놓고 하는 게 만남의 과정이라고 했다. 김상봉은 서로를 위해 자발적으로 내려놓는 성격, .... (또 놓쳤습니다ㅠ) 홀로주체성이 서구의 근대 이전에도 뿌리가 있다고 보는 입장이다.

박상 : 절대적 측면, 계시적 측면을 봤는데 빠리코뮌과 비교하면 어떤 다른 점을 볼 수 있을까.

아멜 : 최정운 선생 개념을 카치아피카스도 갖고 와서 설명한다. 그 개념이 빠리코뮌에서는 발견하기 어려운 공동체라고 보는 데에서, 광주항쟁이 더 우월한 꼬뮌의 특성을 가졌다고 설명하는 것으로 이해한다. 절대공동체론이 갖는 함정이 있다고 생각한다. 5월 18일에서 21일 밤까지 3일 정도의 기간과 22일부터 27일까지를 구분해서 절대공동체론에 공감하는 분들은 5월 22일 이후부터는 광주항쟁이 퇴락한, 절대공동체를 와해시킨 과정으로 이해한다. 왜냐하면 시민들이 무기를 들기 시작하면서 절대공동체 내에 하이라키가 생겼다는 것. 무기를 든 사람/들지 않은 사람, 남성/여성 식의 위계. 이게 절대공동체론 과정에서는 위험하고, 부정적 현상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22일 이후 전개된 사태는 공동체를 깨트리고 다시금 계급적 질서나 성차별적 질서를 가져오는 과정으로 이해되면서 평가절하. 절대공동체론에 따르면 광주항쟁은 3일밖에 진행되지 않는다는 것. 그런데 역사를 그런 관점에서 볼 수 있냐. 개인적으로는 그 견해 동의가 어렵다. <공통도시>라는 책에서 이를 분석한 바가 있다. 나중에 5월 부분을 다룰 때 더 자세히 얘기해보자. 카치아피카스도 절대공동체론에 상당히 옹호, 동의하는 관점이어서 쟁점이 될 수는 있겠다.

박상 : 더 얘기할 게 없으면 넘어가자. [부연] 엘리트들은 민중의 열망에서 터져 나온 봉기를 자신의 것으로 전유하며 이용한다.(61) ‘촛불 혁명’을 전유한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지 2년이 되었다. 대통령 개헌안에 언급된 기본권의 주체가 ‘국민’에서 ‘사람’으로 확장됐다는 것, 그리고 어느 때보다 진전된 남북관계와 양심적 병역거부, 낙태죄에 대한 진일보한 판결은 긍정적인 변화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북한과 관련된 판문점 문서를 보면 경제 개발 논리가 가득하고, 부동산 불로소득에 대한 지지부진한 규제와 대안은 이전 정권들과 다를 바 없어 보인다. 노동, 비정규직 문제에 있어서도 그렇다. 각자가 생각한 문재인 정부에 대한 진단을 들어보고 싶다. 자유롭게 각자 생각한 바 얘기해보자.

손보 : 직접적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사실 불만이 많았는데 어제 예전에 게임회사를 다녔던 친구와 통화를 하면서 우연히 알게 되었는데, 작년에 넥슨을 중심으로 해서 노조가 생겼다. 넥슨, 카카오, 스마일게이트 등, 노조 결성 첫날 300명. 문득 이게 정권이 교체된 것과도 관련있으려나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얼마 전까지만 해도 게임업계에서 노조란 무척 요원한 일이었다. 물론 여러 사건이 있었다. 넷마블 과로사. 문재인 정부 들어선 것과 관련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긍정적 효과가 확실히 있는 것 같다.

박상 : 괄목할만한 것은 분명 있었는데, 오래된 고질적인 투기, 부동산 문제 등은 실망스럽다는 생각을 한다. (놓침)

김형 : 한국 민중항쟁에 대해 30년 주기설이 있는데, 예컨대 87년 정치적 민주화를 기치로 내세웠다면 2017년에 와서야 그게 완성되었다는 생각이다. 그리고 그때와는 다르게 시민들이 평화적인 기치를 내세우게 되었고, 민중의 뜻이 표출되었다, 이 뜻은 이후 30년의 과제로 주어져있다. 이제는 저항의 시대가 아니라 형성의 시대다. 민중이란 이름 없는 주체다. 형성에 있어서 핵심은 진정한 경제민주화라고 생각한다. 저항의 수단이 국가와 거리가 있었다면 이제는 민중 스스로가 상상력, 공부를 통해 국가를 활용하는 계기가 되어야 하지 않나. 민중이 주체가 되어서.

아멜 : 30년 주기론은 어떻게 설명되나? 통계적인 것? 경험적인 것?

김형 : 함석헌, 김상봉 선생의 얘기들이다. 김상봉 선생은 과거 박근혜 정권이 임기를 제대로 맞추지 못할 것이다라는 이야기했었다. 기존 항쟁들이 30년을 내외로, 민중들이 제 목소리를 내는 시기였다라는 식. 함석헌은, 항상 민중은 속임당하는 존재지만 그러나 할말은 하는 존재라고 봤다. 민중에의 불신이 아니라, 민중이 제 말하는 것을 어떻게 견인하는가가 중요하다.

아멜 : 법칙적 30년은 아니다. 사후적, 역사적인 주기가 있었다? 그건 세대 구분이기도 하겠다. 1987년 이후 운동의 요구나 뜻이 실현되는데 30년 걸렸으니, 2017년 이후 30년간 촛불의 뜻을 구체화시켜나가자는 낙관적 취지인 것 같다. 문재인 정부는 평가하기 어려운 정부형태일 것 같다. 스스로 촛불정부라고 자임하는 상태인데, 촛불 08년에 대해 끝나고 난 후 촛불이 이룬 게 뭐가 있냐, 결과적으로 이룬 게 하나도 없지 않냐나는 냉소주의적 평가가 지식인 사회에서 많았다. <그대는 왜 촛불을 끄셨나요>(2009)라는 책에 여러 편의 논문 실려 있었는데, 촛불을 중간계급 운동이라고 계급적 규정을 하고 그 계급적 한계가 너무 커서 이룬 것이 별로 없었다는 사회적 분석부터 시작해서 산책자처럼 도시를 빙글빙글 돌아다니는 시위방식도 문제였다 식의 다양한 부정적 평가가 많았다. 그게 촛불에 대한 공식 주류적 평가처럼 자리잡아갔다. 2016, 17년 촛불에 대해서는 그런 평가는 잘 안 나왔다. 그건 박근혜가 파면되고 새로운 정부가 들어섰다고 하는 점, 권력의 교체가 있었다는 점 때문에 아무 것도 이룬 게 없다는 평가는 들어서기 힘들었다. 올해쯤 되니 그런 얘기, 냉소적으로 나오기 시작했다. 그건 문재인 정부에 대한 평가와 직결되는 촛불평가방식 아닌가. 촛불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문재인 정권에 대한 평가로부터 도출되는 묘한 도식. 그걸 어떻게 봐야하나라는 문제가 있다. 카치아피카스 글 중에 그런 걸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 나오는데, 체제가 봉기를 흡수하는 능력을 갖고 있어서 계속 흡수능력을 보여준다는 것, 그럼 사람들은 다 봉기는 실패한거라는 평가를 내리게 되고, 정동적 형태로 보면 봉기는 쓸데없는 거야라는 식. 그런데 그런 식은 안 된다는 주장이다. 62쪽. 즉 봉기가 실패로 돌아간 것처럼 보이는 상황에서도 봉기를 흡수한 체제 속에는 반체제 공간이 형성된다는 것. 그래서 그 반체제 공간을 확대시켜갈 수 있고, 새로운 봉기를 준비할 수 있는 여지를 항상 생각해야 한다. 그래서 삶이 얼마만큼 열렸는지를 평가해야 한다는 얘기다. 우리가 문재인 정부를 볼 때도 그렇게 보는 게 맞다. 그 정부 자체가 촛불정부를 자임하는 건, 촛불을 내가 흡수하겠다는 통치적 표현으로 읽어야하고, 촛불=문재인 정부는 착시다. 그건 통치자들의 의도인 것이지. 문재인 정부가 이룬 것과 이루지 못한 것을 볼 때에는 촛불 속에서 촛불의 뜻에서 문 정부가 뭘 받아들이고 그걸 체제화시켰고, 체제의 필요에 따라 어떤 걸 배제시키는지를 읽어내는 게 중요하다. 그런 관점에서 하나하나를 평가하는 게 필요하다.

손보 : 정권교체가 게임회사 노조출범에 분명 긍정적 효과를 미쳤나, 얘기들으면서 생각났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면서 본질적인 것은 건드려지지는 않았고 전혀 나아지지 않았고 그래서 문 정부가 현실적으로 노조를 만들 뭔가를 제공한 건 아니다, 그럼에도 긍정적 효과는 있었다. 그건 일종의 상징적 의미였다. 노조출범 선언문 재밌었다. 제일 마지막 문장은 ‘국민과 나 자신과 게이머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노조가 되겠다’라는 구절이 있었다. 기존 노조와는 좀 다른 포인트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존 노조와 연결되는 건 생존의 압박감. 그거 말고 게임회사는 정말 좋은 게임, 재밌는 게임을 만들고 싶어서 모여 있는 사람들이 있다. 현실적으로 게임회사 횡포가 개개 노동자 삶을 위협하는 것 뿐 아니라, 좋은 게임 만들고 싶은 꿈을 위협한다는 게 문제다. 게이머, 유저들에게 부끄럽다는 표현이 노조 발대문에 있었다는 것. 게임업계를 정상화시켜야 내가 좋은 게임도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이 강력한 동기부여가 되었다는 것. 문재인 정부가 가지는 상징적 의미와 관련이 된다. ‘우리가 만든 대통령’이라는 의미가 있다보니까. 즉, 문재인이 좋아서라기보다 나쁜 걸 없애고 뭔가를 만들어낸다는 자신감과 힘, 그런 상징적 효과가 게임노조 출범에도 큰 영향을 미친 것 같다.

김형 : 정부가 행동을 해서 희망을 가졌다기보다 워낙 이전에 냉소의 시기로 접어들었다보니 사람들이 실제로 희망의 시도, 형성의 시도를 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런데 87년 내적 모순이 정치적으로 민주화를 이루어졌고, 경제적으로는 그렇지 않았는데 그게 촉발되고 있는 시점이 2017년이다. 박근혜 탄핵재판문에서 뇌물수수죄는 없다는 식, 선긋기를 했던 게 아주 절망적이었다. 이재용, 삼성과의 친밀함 유지하는 것이 노무현 정부의 계승자로서 신자유주의 경제에 있어서의 상상력을 버리진 않았구나라는 것. 앞으로 더 문제점이 드러나지 않을까.

아멜 : 조금 관련짓자면, 윤지오 같은 인물이 개인적으로는 최근 2,3일 간의 변화 속에서 뜬금없이 느껴질 수 있지만, 촛불인간형이라고 생각된다. <13번째 증언>이라는 책을 정독했는데 이 사람의 태어나서 성장기까지는 평범했다. 집안이 가난한 것은 아닌데 배우가 되고 싶었던 것. 어릴 때부터 배우에 대한 욕망 때문에 고교과정을 1년 만에 마치고 연기수업을 하는 과정으로 들어간다. 그래서 연예계에서 배우가 되기 위한 온갖 곤욕을 치르는 과정을 써놨다. 계약서 자체를 오픈시켰고, 그런데 우리가 알고 있는 연예계 사건들을 보면 상식의 도를 넘는 사건들이 벌어지는 이전투구의 장인데, 그걸 잘 모르는 상태에서 거기 들어가서 뜨거운 맛을 보고 물러나는 과정이 그러지고 있다. 이 사람이 증언 차 불려 와서 보여주는 모습은 2008년 촛불집회 때 거리에 갔을 때 전경과 시위대가 대치를 하는 현장에서 시민들이 경찰을 꾸짖고 있는 장면이 오버랩되었다. 경찰들은 고개 숙이고 있고 시민들이 경찰을 훈계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고, 신문기자들에 대해서도 마찬가지. 조선일보 사옥 앞에 쓰레기를 쌓아놓고, 이랬던 것을 보면 언론, 경찰 등을 시민이 주권자가 되어서 아래로 내려누르는 장면이 그때부터 본격화되었다. 그리고 경찰에 끌려가고 했을 때도 전혀 굽히거나 하는 것 없이 놀이로 바꾼다거나.. 그런데 이번에 윤지오가 와서 보여준 모습이 그것이었다는 느낌을 받았다. 기자들을 혼을 내는 모습, 공항에서 도망쳐가듯이 나가면서 기자들 향해서 일갈, 압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물론 이게 백래쉬가 되어서 무례하고 철없고 오만하다는 식으로 평가되고 있는데, 그런 느낌은 그걸 당한 남자 기자들의 정서를 표현한 것 같다. 그렇게 받았을 느낌을 대의한다는 느낌이 드는데, 그런데 내가 받은 느낌은 굉장히 자신만만한 시민의 태도를 보여줬다는 생각. 두 번째 측면은, 윤지오가 과학기술적으로 무장해 있었다는 것. 보통 운동하는 사람들도 이론적으로 공부하는 사람들은 사회의 적에 대한 충분한 준비가 되어 있지 못하다. 책에서만 봤기 때문에 갑작스럽게 적을 맞닥뜨려진다는 것. 처음에는 무방비로 끌려갔었는데. 그런데 윤지오는 한국 들어오자마자 두 가지를 한다. 유튜브 방송을 24시간 가동. 그게 안전을 위한 것으로 방송했던 것. 자기 몸을 보호하기 위한 장치로서 대중들 시야 속에 계속 노출될 필요가 있으니까. 또 하나는 경호요청을 했던 것. 이 두 가지는 나를 이 힘센 놈들이 어떻게 할 수 있는가에 대한 구체적 실감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공항을 떠나면서까지 이건 놓치지 않았다. 이에 대한 세간의 평가는 아무도 자기를 위협하는 사람은 없는데 괜한 호들갑을 떨면서 돈을 모으려고 하는 수단으로 엄살을 떨고 있다는 식. 보통 여성들은 밤에 긴장하면서 다니지만 남자들은 그걸 잘 이해하지 못한다. 그게 호들갑, 엄살로 느껴지고 그러는 것. 그런 실감을 할 수 없는 위치에 있기 때문에 그런 물질적 위치가 그 사람을 그렇게 사고하게 만드는 건데, 무서운 위협하는 사람이 없는데 왜 그렇게 경호받고 후원을 받냐 식으로 비판. 덮어씌우는 이미지. 어쨌든 윤지오는 굽히지 않고 계속 했다. 이런 게 2008년 촛불시위 때부터 아프리카 방송들로부터 시작해서, 그 방송의 효과는 경찰들이조직된 폭력을 임의로 행사할 수 없게 만드는 미디어 장치로 활용. 이번에 윤지오가 쓴 게 바로 그것이었다. 권력자가 권력을 임의로 행사할 수 없게 만드는 미디어 장치로 활용했다. 확실히 촛불은 개개인의 인격성과 삶의 방식에 미치고 있고, 아무 것도 아닌 평범한 보통 사람이 엄청난 전투성을 자기 삶을 위해 보여준 특별한 사례였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게 2016년, 2008년 촛불이 남겨준 유산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즉, 정부 문제보다, 지금 우리 삶 속에서 생성되는 주체성의 변화를 읽는 것도 중요하다.

박상 : 다음 얘기로 넘어가보자. [비판] 1장 봉기와 역사에서 1948년 제주봉기는 세부 사항까지 중앙에서 조직된 구좌파의 집중성으로, 1980년 광주봉기는 자발적으로 일어나 확산된 신좌파의 자생적 운동으로 표상된다.(65) 해방직후 많은 민중들이 사회주의에 대해 강한 열망을 가지고 있었다. 이승만 정부의 단독정부 수립에 반대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제주 4.3 봉기 또한 이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광주항쟁과 달리 남로당이라는 특정 조직이 주도한 것은 맞지만, 이를 두고 세부 사항까지 규율된 구좌파의 집중성으로만 환원할 수 있을까? 이는 민중의 주체성을 지워버리는 것 아닐까? 카치아피카스는 48년 제주봉기=구좌파의 집중성, 광주=신좌파의 대두 식으로 대비하는데, 48년 제주봉기에 대한 부연이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가려지는 부분 있지 않을까.

아멜 : 4.3이 어떻게 전개되었나를 알아야 얘기할 수 있겠다. 광주보다 상대적으로 여러 이유에서 인지도가 낮다. 제주라고 하는 지역사건으로 치부해서 지역사람의 관심 낮고, 4.3이 갖는 특징이 남로당이 봉기의 주체세력이었기 때문에. 그런데 5.18에는 그게 없다. 4.3은 남로당이 봉기 첫날부터 주도했었다. 그러니까 4.3을 인정하기 시작하면 대한민국사를 다시 써야 하는 일 생기니까, 가장 억제되어 있는 역사적 사건이어서 사람들이 잘 얘기 못한다. 이제 막 인식되기 시작하는 사건이라고 보는 게 맞다. 그런데 4.3이 장기간에 걸쳐 벌어지는 사건이고 게릴라 부대는 한라산에서 계속 싸움을 하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남로당이 했다고 해서 끝까지 남로당 지휘 하에 움직인 게 아니라, 민중적 자발성이라는 게 명확하게 장기적 4.3 속에서는 나타난다. 의제설정, 노선 측면에서 남로당이 명확한 윤곽을 갖고 작용하는 점에서 5.18과 차이가 확연하게 난다. 그 측면을 카치아피카스는 주목하지 않았나.

김형 : 4.3이 봉기로 확정된 명칭은 아니다. 4.3은 완전한 이름을 부여받지 못했다는 것. 물론 국가폭력이 상당부분 작용했지만, 한편으로는 남로당이 명백히 존재했고, 그것에 불가피하게 부역한 마을도 있고. 복잡한 측면이 있다. 그렇기에 4.3을 이름붙이는 측면보다 거기서 나오는 평화 자체에 대한 지향, 완전 전쟁터 속에서의 평화에 대한 지향이 4.3의 핵심 아닐까라는 생각을 한다.

아멜 : 4.3은 항쟁이나 봉기 같은 부분은 공식명칭으로서가 아니라 학자들 사이에서 새롭게 제기되는 이름으로 봐야한다. 그런데 제주의 48년은 대한민국 전체로서 보면 제주가 가장 진보적 지역 중 하나. 왜냐하면 지역적 특성이 있다. 일본과 가까운 공간적 위치. 지금도 가족들이 일본에 있는 경우가 많다. 일본과 연관있는 집안이 많다. 그래서 그쪽에서 일제 때 대피생활 했던 사람들이 해방직후에 제주로 귀환하면서 그때 생긴 여운형의 건준 흐름이 제주에 가장 강하게 자리 잡았다. 주민이 많지 않고, 카치아피카스가 말하는 마을공동체 분위기와 결합. 마을이 인민위원회로 바로 전환. 아주 강력한 인민위원회로 구성. 남로당이 지도권 행사할 수 있는 좋은 바탕이 마련되었다. 남한만의 단독정부 수립에 대해, 단독선거에 항의한 게 4.3의 시작. 제주가 지역적으로 떨어져 있으면서 분단되었을 때 받을 수 있는 불리함이 훨씬 더 크다는 식. 여러 가지 작용. 여순항쟁의 경우도 제주도의 항쟁을 진압하라고 명령받은 14연대 사령관이 나는 제주에 진압하러 못가겠다고 항명하면서 이들을 군대+경찰이 14연대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이들이 지리산으로 숨어들어간 사건이다. 여순과 4.3은 사실상 한 덩어리 사건이다. 이런 사태였기 때문에 지금 그것이 동원하는 에너지가 스펙타클하고 강력했다고 볼 수 있다. 그게 5.18까지 이어지는 항쟁의 동인이라고도 볼 수 있다.

박상 : 다음 질문이다. [질문] 스탈린은 국경지대 조선인들이 일본에 충설할지도 모른다는 의심에 그들을 카자흐스탄으로 이동시켰다. 이중에는 레닌과 소비에트에 감화돼 적군에 들어갔던 홍범도와 그 부하들도 포함되어 있다.(109) 이후 1931년 카치아피카스의 서술에 의하면 김좌진과 자율적 신민 해방구는 스탈린과 일본 양측이 전개한 공격에 분쇄 당했다. 초기 소비에트는 제3 세계 식민지 운동가들에게 등불 같았고, 서구 열강으로는 최초로 반제국주의와 해방을 기치로 내걸었다. 그런데 “김좌진은 스탈린주의의 공격을 무시하고 독립을 위해 일하라고 반란군을 설득했다.”(112)와 같은 대목은 민족 독립을 위한 투쟁 노선과 스탈린 노선의 충돌로 읽혔다. 이 맥락이 궁금하다. 소비에트의 노선변화에 대한 궁금함이기도 하다.

아멜 : 소비에트 노선변화가 조선의 독립 운동과 어떤 관계였다는 건가.

박상 : 레닌 때만 해도 같은 반제, 해방 노선이었는데, 스탈린 때 확 달라졌다. 카치아피카스가 인용한 대목이다.

아멜 : 레닌 죽고 스탈린으로 정권 넘어간 건 1924년. 자유시 사변은 21년. 일부의 사람들은 볼셰비키가 조선독립군을 수백명 학살한 사건이라고 정의하기도 하는데, 내막으로 보면 그렇지는 않다. 왜냐하면 조선독립군이란 게 국내 식민지화되니까 일본제국주의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조선을 떠나서 엄청나게 광대한 영역으로 산포된다. 만주, 상해, 이루크추크, 연안 등 중국의 동쪽에서 러시아 남쪽, 동쪽, 만주 이렇게 타원형으로 이루는 지역으로 퍼져서 싸움. 그들 사이의 의사소통 루트 같은 게 원활하지 못하고, 그때는 지역성이 굉장히 중요한 연결고리였다. 각 지역마다 흩어져서 싸움을 벌이기 때문에 그쪽 세력 영향을 직접 받고 있었다. 중국은 중국공산당 영향을 많이 받았고, 러시아 같은 경우는 볼셰비키의 지도를 받는 부분이 당연히 있는데 원체 모스크바에서 거리가 멀다보니 지침이 신속, 원활하게 전달되지 않은 상황에서 지역자치적 세력판도가 강한 상황. 자유시 참변이라 부른 것도 볼셰비키가 조선독립군을 학살한 사건이라기보다, 여러 파벌이 합쳐지는 상황에서 나름대로 헤게모니 다툼이 벌어지고 세력간 갈등이 벌어지니까 자주적인 방식으로 움직이자는 방식이 있는 거고, 사회주의에 동의하지 않는 민족주의자도 여기에 참여하고 있었기 때문에,... (놓침) 그런데 카치아피카스가 몇 년도를 염두에 두고 있는지 모르겠는데, 레닌 때도 이런 게 있었다. 스탈린 이후라고 갑작스러운 반전이 있었을지는 모르겠다. 구체적인 해외 독립운동사를 봐야 알겠다

- 휴식 -

박상 : 쉬었으니 다시 하자. 조선생님 올린 질문이다. [부연] 한류의 동력에 대한 일반적 인식은 연예산업이다. 카치아피카스는 한류가 광주민중봉기 이후 다중의 창조력의 자유로운 발현과 그 세계적 유통을 표현한다고 말한다. 봉기, 연예산업, 한류의 연관관계에 대해 토론해 보자. 드라마-케이팝-방탄 식으로 영향력을 넓히고 아시아-유럽 식으로 인터내셔널한 영향력을 행사하는데 그건 밝은 측면. 어두운 측면이 정준영, 승리, 장자오, 윤지오. 한류의 어두운 부분이 사회 이슈가 되어 나타나는 현상이라 생각하는데, 한류가 마약화되가고 있는 현실이 적나라하게 표출되고 있고 그래서 2019년을 변곡점으로 해서 한류에 대한 장밋빛 이미지는 사라질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 쓸 때만 해도 한류의 긍정적 파워가 전제되어 있었는데.

김예 : 정준영 사건과 한류, 마약 문제는 오랜 연예계 문제. 방탄은 2019년 계기로 빌보드 신기록 세울 정도. 미국 메이저 쇼에 아예 설명 없이 나온다. 한국에서 온 애들이 아니라 그냥 BTS라는 것이다. 한류와 정준영 문제는 딱 매치는 아니고 오랜 문제인데 지금 터진 문제다.

아멜 : 한류가 BTS를 통해 정점을 찍고 있는 것은 맞다. 그런데 한류가 90년대 말 김대중 정부 때 국가기획사업으로 시작. 신지식인, 신부가가치 산업으로서. 헐리우드가 창출하는 부가가치를 우리도 한 번 벤치마킹해보자. 이게 김영삼 정부의 세계화 아이디어에서 시작되어서 김영삼이 물러나고 김대중이 이어받아 계속 해온 것. 문화산업이 크게 보면 인지자본주의의 바탕이다. 특히 연예 쪽이 그렇다. 연예 산업은 국책산업이었다는 것. 그러다보니 김학의, 검경 고위직, 정당 연루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산업이 국가권력과 손을 안 잡으면 커나가기 힘든 구도로 되어 있다. 소비에트에서 산업이 국가와 긴밀했던 것과 같이... 승리 등은 중국돈을 뽑아오는 역할. 중국의 대부호, 졸부들의 돈을 긁어내는 것이 주된 일. 버닝썬의 주된 고객은 중국고객들. 케이팝 저명 연예인들을 눈앞에서 볼 뿐 아니라 성접대를 받고 마약이 유통되는 곳, 한국은 마약청정국가였는데, 최근 10여년 마약 퍼져간 것은, 한국에 있지만 그런 국제적 공간 속에서 유통되는 구도에 대한 것 아닌가. 얘기가 좀 멀리 나갔다. 한국연예기획사의 특징은 중앙집권적, <13번째 증언>에서 읽었는데 외국기획사는 이미 성장한 사람들을 데려와서 기회제공한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사람의 잠재력을 보고 픽업해서 데려와서 스파르트식 훈련. 키워서 등장시키기 때문에 그만큼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대신 기획사의 노예가 되는 것이다. 한국적 특성은 창의성을 어떤 형태로건 뽑아내는 것. 그 창의성이 어디서 나오냐를 카치아피카스는 질문한다. 광주봉기로부터 그 창의성을 찾는 건 참으로 참신하다.

손보 : 국책사업이란 거에 동의한다. 한국에 사는 많은 사람들이 다 느낄텐데, 오디션 프로그램 많다. 국민프로듀서 프로그램. 소년소녀들 공개오디션 통해 뽑는 프로그램. 최근 시즌에 일본에서 아이돌하겠다고 배우러 온 아이들이 있는데, 국가기밀 빼가려는 산업스파이라고도 한다. 일본 아이돌 지지하는 세력이 있으면 일본 애들은 받지 말자, 우리 기밀 빠져나간다, 이런 농담과 반응들을 생각해보자면 국책사업인 것 같다. BTS는 좀 독특하다. 한류, 국책사업, 오디션 프로그램, 버닝선, 마약 이런 것에서 돌출적으로 느껴진다. 아까 BTS 얘기하셨는데...

김예 : 한국말로 하는데도 한국색은 가져가지만 한국에서 온...즉, 소개를 하지 않아도 되는 자리에 올라갔다.

손보 : 그런 정도로 유명해졌다기보다, 한국과 상관없어졌다는 느낌도 받는다. 인터뷰에서도 우리 멤버 대부분이 영어를 깊이 이해하지 못한다, 한국어가 그냥 익숙할 뿐이다라고... 그런데 한국어가 한국이라는 나라와 연결되지는 않는다. 한국에 대한 뭔가 있으려니 했는데 그게 빗나가는 표현이어서 흥미롭기도 하고.

김예 : 생각자체가 달라서 먹힌 부분이 있다. 미국에서 난리가 난 게 청년문제, 실업 많고 그런데 그걸 대변해줄 존재로서의 BTS. 그렇게 생각이 달랐다는 것.

김형 : BTS가 독특하고 창의적 측면에 전세계 시장에 들어간 측면은 있다. 그런데 BTS가 탄생한 과정을 들여다보면 중앙집중적, 효율적 수단을 통해, 살아남은 자들, 산업화, 중앙집권적 구조를 무시할 수 없다. 기획사 체제를 잘 활용할 수 있는 건 어떻게 가능할까. 그럴 때 창의성이 잘 드러날까.

박상 : 한국 민중봉기 이후 다중의 창조력을 벗어나는 것들이 연예산업으로 영향을 미치고 그런 게 있을까.

아멜 : 있다고 본다. 카치아피카스는 창조성이 개인적이거나 집단적인 상상력, 자유로움, 흥, 신명 같은 것들이 문화적으로 표출되어 나오는 방식을 한류, 한국에서부터 오는 문화적 강력함으로 캐치했다는 생각이 든다. 영화를 봐도 재밌는 게 많다. 한국사람들이 말하는 방식에서 느껴지는 흥미있는 요소들이 많이 있는데, 그런 게 봉기의 흥미라고도 볼 수 있다. 군사독재 체제의 사람들이라면 표현하기 어려웠을 그런 재미를 한류라고 부르는 문화적 현상들이 세계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있다.

김정 : 공감은 가지만, 최근 사태를 보면서 대안 엔터테인먼트 빨리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오늘 반성착취 동맹 글을 봤는데, 거기 보면 사람 사냥을 하고 그냥 죽이러 가고 등등의 일이 벌어지고 있다. 그런 게 버닝선에서도 벌어지는 일들이라는 것이다. BTS를 정점으로 하는 한류산업이 있다면 그 아래 착취당하는 구조가 있다는 것. 성형산업과도 관련되고, 연예계와도 연결되어 있고, 장자연이나 모든 문제가 엮여 나온다는 생각을 한다. 아이돌의 춤이 무수한 이들의 영혼을 안고 어떤 굿을 하는 느낌. 대중음악은 자본주의 주체형상을 생산하기 쉬운 형태다.

손보 : 87년 같은 힘, 에너지가 모여서 발현되었는데 왜 그게 엔터테인먼트 산업일까가 궁금하긴 했다. 왜 엔터테인먼트일까. 87년 애기 때 부른 동요 중 ‘텔레비전에 내가 나왔으면’이라는 노래가 있었다. 그게 정근이라는 동화작가가 쓴 시에 노래를 붙인 것인데, 그 분이 1930년에 태어난 분이었다. 그분 자료가 많이 없다. 그 분이 흥미로운 일을 많이 했다. 국내에서 최초로 일본의 아동 성문제 관련 동화를 처음 번역하는 작업도 했다. 그 분의 행보와 뭔가 관련되는 것은 없을까라는 생각했다.

추유 : 어느 점에서 신명에서 엔터테인먼트 산업으로 갔는지 뭔지 잘 모르겠다. 작곡가들은 5음계를 갖고 조합해서 우리에게는 익숙하고 중독적인 음을 만들어내기 때문에 우리도 모르게 내재화된다. 그런 게 어떻게 다중의 창조성과 연결된다는 건지 잘 모르겠다.

김형 : 여기서도 그런 깊은 논거를 제시하지는 않는다. 진술이 단순하다.

아멜 : 이 사람은 한류를 우리처럼 말하는 게 아니다. 필리핀 86년의 피플파워를 불러일으킨 힘이었고, 그게 한국 87년, 천안문 89년, 베를린 붕괴와 소련해체로 나아가는 89년 이후의 동력으로 작동했다는 식으로 ‘봉기의 한류’를 말하는 것이다. ‘문화적 한류’라는 것도 거기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이다.

김정 : 그럼에도 연예산업이 엄청나게 타락했다는 것 아는 것도 중요하다.

박상 : 다음 논의로 가자. [부연]에로스 효과(19쪽)의 카치아피카스가 <한국의 민중봉기>에서는 르 봉의 전염 이론을 초보수적인 것으로 비판하면서 봉기의 합리성, 보통사람들이 지적 결정을 내릴 역량을 강조한다.(45-46) 이 지적 역량은 개인적인 것이 아니라 집단적인 것이다: “5.18 민중항쟁은 인간의 이성은 고독한 개인이 아니다. 공동체의 일원임을 의식하는 인간들이 이루어낸 것임을 보여준다.”(54) 이러한 관점을 전통 맑스주의의 전위정치론(레닌주의), 정동정치론(브라이언 마수미), 삶정치론(네그리/하트) 등과 비교해 보자. 자유롭게 얘기해보자.

아멜 : 우리가 레닌주의자였을 때 광주를 어떻게 봤나 회상해보겠다. 노해문 출간 당시 광주 많이 다뤘다. 기본적 인식방식은 윤상원이란 인물(5월 27일 도청 끝까지 남았다가 죽음)이 광주지역 책임자였는데, 본래 은행원, 광주에 내려가서 야학을 하고 있었다. 그를 중심으로 광주를 봤다. 들불야학을 레닌이 <무엇을 할 것인가>에서 서술했던 전국적 정치신문의 편집부에 비교. 전국적 정치신문 발행, 유통의 주체로 봤었고, 이 힘으로 그때 당시의 광주 시민들이 조직될 수 있었다고 보고, 수습위원회와 항쟁파 사이의 갈등 문제인데, 윤상원은 항쟁파를 이끌었고, 수습위는 전남대 교수 몇몇을 중심으로. 이 두 그룹 중 항쟁파를 중심으로 바라봤었다. 항쟁파는 항쟁을 군사적으로 주도해나가는 세력으로 봤고, 윤상원, 들불야학, 그때 뿌려졌던 신문, 항쟁위원회 등의 축을 갖고 도청 앞에서의 집회를 대중집회로 파악. 즉 위계의 구도로 파악. 들불야학 신문이 없었다면 항쟁 지속 어려웠다는 관점. 그 신문 덕분에 시민들이 조직된 역할을 했다.

박상 : 이스크라 같은 역할을 했군. 그런데 한편 본격적 항쟁 이전에 빠진 운동권 학생들이 있었다. 운동권이 아닌 시민들이 중심이 된 항쟁이었다는 관점이 있다. 일반 기층민중들이 운동가가 되어가는 측면있지 않았나.

아멜 : 그때 난 그렇게 봤다는 것이고(80년대 후반) 지금 그렇게 본다는 건 아니다. <공통도시>에는 지금 말했듯 아래로부터 동력을 더 중심에 놓는 서술을 했다.

박상 : 에로스 효과가 정동정치와 관련되어 보인다. 정동정치론과 비교할 수 있을까.

아멜 : 에로스는 사랑의 힘. 프로이트로부터 갖고 있다. 프로이트-마르쿠제-카치아피카스 등으로 이어지는 흐름. 현실원칙에 의해 쾌락원칙이 통제, 승화되는 것에 프로이트가 주목. 쾌락원칙을 인정하되 그게 현실원칙에 의해 통제되지 않으면 분열된다고 봤는데, 마르쿠제는 그걸 뒤바꿔서 쾌락원칙을 현실원칙으로부터의 해방을 주장. 그런데 카치아피카스는 그 쾌락원칙을 에로스로 받아들임. 에로스가 우리 역사의 근원적 흐름으로 자리 잡으면서 봉기를 가져오는 가장 중요한 동력이다라고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이 점에서 정동정치와 관련된다. 카치아피카스는 이걸 이성과 관련시킨다. 정동과 지성을 분리시키지 않는다.

김정 : 인간중심성이 정동정치론에서는 없기에, 관계, 네트워크 등을 정치의 주제로 가져오기 때문에 인간중심적인 면에서는 벗어나 있다고 느껴져 있다.

김형 : 타인의 고통에 대한 응답에서 시작되었다고 본다. 사상에 대한 헌신이라기보다 타인과의 만남에서 오는 약속, 너의 고통에 응답하겠다는 마음이 좀더 도드라지게 드러난 것 같다. 학생운동가들은 떠났지만 시민들이 거기에 응답하면서 봉기로 나타났다는 측면에서라기보다, 운동가로서의 각성 측면이라기보다, 적대적 국가폭력에 대한 이웃의 고통에 응답하는 만남의 사건, 계시로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

손보 : 일상적으로 생각하기에는 고통과 쾌락이 반대되는 것처럼 느껴진다. 추구해야 하거나 배척해야 할 것. 이 둘을 반대로 갖고 광주항쟁을 보면 이해 안 되는 측면도 있다. 더 잘 이해하기 위해선 고통과 쾌락이 반대되는 게 아니라 함께 놓고 볼 때...

김예 : 일종의 주이상스다. 시위에 나가는 것도 고통이 아니라 내가 원하고 즐겨서 가는 거다. 소설 <오래된 정원> 생각이 난다. 여친은 보살피고 남자주인공은 죽으러 간다.

김형 : 즐겼다라는 표현보다는, 자발적으로 수난받으려는 의지가 분명 있었다. 거기에는 수많은 인격적 관계들이 놓여 있었다는 것. 자기를 내려놓고 타인에 응답하는 과정이다.

박상 : 삶정치적 관점에서도 얘기해보자.

아멜 : 거기에도 주이상스가 있는 거다. 아이를 키우지만 고통과 쾌락이 같이 간다. 고통 속에서 해방감. 혁명도 비슷하다. 눌려있던 게 빠져나가는 것. 유혈적 충돌, 체제 압박이 있었음에도 기분이 좋다. 해방감. 도로를 질주할 때의 느낌들. 촛불집회 나가는 것, 재밌어서, 가고 싶다고 해서 나간다. 에로스적인 요소들. 삶이란 것도 이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본다. <어셈블리> 책을 보면 전략적 리더십과 전술을 역전시키는 대목이 나오는데, 이건 에너지 측면이 아니라 방향성을 강조하는 것이다. 순간마다 움직이는 가변적 요소만 집중하는 건 아니고, 집단이성적 측면까지도 고려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합리성과는 다른 것이다. 삶정치론이 지금 이 책이 말하고 있는 것과 접촉되지 않나 생각이 들었다.

손보 : 방향성은 목표와 관련된 방향인가.

아멜 : 일상과 비슷한 의미일 수 있지만, 방향이라고 하면 올바름의 요소라고 하는 게 깃들여 있는 목표설정이다.

김정 : 전략과 전술 역할은 이미 역전되었다. 후대에서 이런 더러운 지구를 물려줄 수 없다는 얘기들이 지금 나오고 있다. 장기적 전망과 삶에 대한 희망은 아래로부터 나온다. 확실히 역전되었다.

아멜 : 확실히 역전되었다. 덧붙이자면 윤지오가 거짓말쟁이라고 확 돌아선 순간이 있었다. 그리고 그로인해 공부를 하고 있다. 그리고 최근 윤지오의 인스타그램에 접속해봤다. 아티클이 하나 오르면 많은 사람들이 댓글을 단다. 어떤 느낌을 받냐 하면 대부분이 위로, 격려, 보듬어주는 글들이다. 윤지오 관련 매체들은 조중동이 아니라 헤럴드 경제, 아주 경제 같은 곳이 먼저 움직인다. 그리고 조중동은 나중에 움직인다. 엄청난 매체가 있는데 어디에서 이런 존재들이 나타났지. 보듬어줌, 격려의 음성들이 마치 전술같다는 느낌. 김수민 작가 인스타그램을 들어가보면 여긴 좀 복잡하다. 윤지오 지지자가 공격하는 내용, 김수민 지지 내용. 스타일이 완전 다르다. 공식언론계는 전적으로 비난한다. 한겨레는 아예 언급하지 않는다. JTBC는 약간 옹호. 나머지 신문은 침묵. 90프로는 공격. 멀티튜드라고 볼 수 있는 부분의 여론은 정반대다. 멀티튜드 동향은 훨씬 윤지오 지지가 강력하고 세다. 여론이 분열되어 있음을 느낀다. 여기에서 전략과 전술을 나눌 수 있다. 전략적 방향과 전술적 움직임을 나눌 수 있다.

박상 : 짧게 하나만 더 하고 마치자. [부연]1980년의 광주봉기가 필리핀의 피플파워, 1989년 동유럽 혁명, 1989년 천안문 시위 등에 영향을 주었다. 그런데도 광주민중봉기는 미국과 유럽에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중국의 광주항쟁이 아니라 한국의 천안문이 되는 인지방식은 왜 생겨나는가? 대국주의, 인종주의, 유럽주의, 오리엔탈리즘이 개입된 건 아닌지.

손보 : 좀 다른 얘긴데, 광주항쟁이 많이 안 알려졌는데, 광주에서 운동했던 사람들이 직접 알릴 수 있었던 건 아니고, 베트남, 중국의 경우는 자기들의 운동을 대외적으로 알려서 국제적 협력을 만들어낸 것 같다. 설득력이 있을지 모르겠는데, 그때 보여지지 못했다는 것에 ‘한’(카치아피카스)이 커서 그런 게 엔터테인먼트 쪽으로 연결된 것 아닌가.

김형 : 크기나 규모면에서 중국에서의 운동에 비하자면 한국은 주목받지 못한 경향이 클 것 같다. 3.1운동, 5.4운동 비교해도 그렇고. 사실 광주운동의 본질이 보이는 양상도 있겠지만 그 속에 담긴 뜻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건 이어나가야 하는 측면이지 광주운동이 외적으로 알려졌다 아니다는 글쎄... 규모 측면에서 주목받지 못하는 건 당연하지 않나. 그 뜻을 포착해서 지금의 삶으로 살아내는 것이 중요한 모습이 아닐까.

박상 : 시간이 많이 지나서 남은 질문들은 다음 기회로 미루어야겠다. 고생들 하셨다.

*** 시간관계 상 이야기 나누지 못한 것들 ***
[부연] 카치아피카스는 1]1789-1848, 2]1917-1968, 3]1968-현재의 운동 전개에서 1]과 3]의 유사성에 주목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1968 이후 혁명운동의 신좌파적 특질이 1980 광주민중항쟁에서도 확인된다고 말한다(57). 그 신좌파적 특질은 촛불에서 뚜렷해졌는데 1919년 3.1혁명에서도 양상이 유사하다. 그렇다면 위로부터의 정당주도성과 아래로부터의 다중주도성을 시기구분하기는 어려운 것인가? 무엇이 그 특질을 규정하는 것인가?

[부연] 카치아피카스는 봉기를 흡수할 수 있는 체제의 능력을 설명한 후에, 그렇다고 해서 봉기를 실패로 단정해서는 안 되고 봉기가 민중의 삶을 개선하고 더 많은 자유를 방식을 고려해야 하고 체제 속의 새로운 반체제적 공간을 직시해야 한다고 말한다.(62) 2008년 촛불에 대한 냉소주의적 평가가 2016년의 촛불에 대해서도 제기되려는 경향이 보이는 지금, 이러한 역사인식은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촛불이 반체제적 공간을 열어놓은 것이 있다면 그것은 무엇인가?

[질문] 오늘 읽을 부분의 뒷부분을 채 읽지 못해서 2장의 제목인 ‘한국의 세계체제 편입’의 의미, 즉 한국이 세계체제에 편입된 주요 원인이 무엇인지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이에 대한 내용이 서술되어 있다면 설명을 듣고 싶습니다.

[부연] 60쪽 "대중의 직관은 학문적 사회운동 산업이나 심지어 많은 '좌파' 출판사들이 대량으로 찍어내는 두꺼운 책들보다 훨씬 더 효과적으로 다가오는 정치적 격변을 예상하는 듯했다." 이 구절을 통해 이끌어낼 수 있는 좋은 책의 기준 : 책은 봉기에 기여해야 한다.

[부연] 미디어는 봉기를 기록하지 못한다. 봉기를 봉기로 볼 수 있는 눈이 없다. 왜 실눈을 뜨고 보아야만 다중의, 평범한 사람들의 지혜를 볼 수 있는 것일까? 어떻게 이 상황을 바꿀 수 있을까? 분명히 봉기가 역사를 만들고 있다. 우리는 봉기에 대해 "여러분"이라 칭하고 "감사"를 표하고 "지지"를 하고 "응원"을 하는 데서 한 발 더 나아가야 하지 않을까?

[부연] 지금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지만 우리 눈에 잘 보이지 않는 봉기를 몇 개 가져왔습니다.

1) 멸종 반란 Extinction Rebellion
2018년 5월 영국에서 시작된 운동으로 2019년 4월에 런던의 중심지 네 곳을 점거 중. 옥스포드서커스, 마블아치, 워털루다리, Parliamentary Square 근처
요구는 크게 네 가지 "1) 진실을 말하라 : 정부는 기후와 생태위기에 대해 진실을 말하라, 2) 지금 행동하라 : 정부는 2025년까지 순 탄소배출량을 제로로 만드는 정책을 펼쳐라 3) 정치 너머 : 정부는 전국적 시민 어셈블리를 만들어서 그들의 기후 정의 생태 정의에 대한 결정에 따르라
https://rebellion.earth/

2) 아이티
조베넬 모이즈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전국적 반정부 시위 중
https://www.voakorea.com/a/4789664.html

3) 수단
군부독재 퇴진을 위한 시위 중
https://www.mk.co.kr/news/world/view/2019/04/263521/ 등등 세계는 봉기 중!

[부연] 다른 분들께서도 각자 봉기에 접속하고 계신다면 그 접속의 도구(창구)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공유해 주시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전체 0

전체 292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추천 조회
공지사항
[새책공지] 클라우스 뮐한, 『현대 중국의 탄생 - 청제국에서 시진핑까지』 - 3월 9일 시작!
ludante | 2024.03.06 | 추천 0 | 조회 400
ludante 2024.03.06 0 400
공지사항
세미나 홍보 요청 양식
다중지성의정원 | 2022.01.11 | 추천 0 | 조회 1722
다중지성의정원 2022.01.11 0 1722
공지사항
역사비판 세미나 기록과 사회 순서
ludante | 2020.10.24 | 추천 0 | 조회 2699
ludante 2020.10.24 0 2699
공지사항
다중지성 연구정원 세미나 회원님들께 요청드립니다.
다중지성의정원 | 2019.11.03 | 추천 0 | 조회 2998
다중지성의정원 2019.11.03 0 2998
공지사항
역사비판 세미나 - 매월 2, 4주에 진행됩니다.
ludante | 2019.07.04 | 추천 0 | 조회 3121
ludante 2019.07.04 0 3121
공지사항
역사 비판 세미나 토론 방식에 대해
amelano joe | 2019.03.02 | 추천 2 | 조회 4012
amelano joe 2019.03.02 2 4012
286
4/13 토요일 오후 7시 30분 <현대 중국의 탄생> 공지
voov11 | 2024.03.23 | 추천 0 | 조회 41
voov11 2024.03.23 0 41
285
현대 중국의 탄생 1부 청의흥망 1장 영광의 시대: 1644년~ 1800 토론거리
amelano joe | 2024.03.23 | 추천 0 | 조회 30
amelano joe 2024.03.23 0 30
284
3월 23일 토요일 저녁7:30 『현대 중국의 탄생』 두 번째 세미나 공지입니다.
ludante | 2024.03.09 | 추천 0 | 조회 65
ludante 2024.03.09 0 65
283
『현대 중국의 탄생』(클라우스 뮐한) 첫 세미나 <서론> 토론거리
amelano joe | 2024.03.09 | 추천 0 | 조회 55
amelano joe 2024.03.09 0 55
282
3월 9일 현대 중국의 탄생 첫 세미나 공지
voov11 | 2024.02.24 | 추천 0 | 조회 179
voov11 2024.02.24 0 179
281
원톄쥔, 여덟번의 위기 4장 ‘1997년과 2009년에 발생한 두 번의 외래형 위기’ 독서노트와 토론거리
amelano joe | 2024.02.24 | 추천 0 | 조회 102
amelano joe 2024.02.24 0 102
280
2월 24일 『여덟 번의 위기』 세미나 공지
bomi | 2024.02.17 | 추천 1 | 조회 155
bomi 2024.02.17 1 155
279
원톄쥔, <여덟번의 위기> 3장 토론거리
amelano joe | 2024.01.27 | 추천 0 | 조회 144
amelano joe 2024.01.27 0 144
278
1월 27일 (토) 7시30분 <여덟 번의 위기> 3장 세미나 공지
ludante | 2024.01.08 | 추천 0 | 조회 218
ludante 2024.01.08 0 218
277
12월 9일 토요일 7시30분 윈톄준 <여덟 번의 위기 : 현대 중국의 경험과 도전> 역사비판 세미나 공지입니다
ludante | 2023.11.25 | 추천 0 | 조회 177
ludante 2023.11.25 0 1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