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 퍼스의 가추법

작성자
Kungfupanda
작성일
2019-06-10 20:04
조회
50
창의적 사고의 실용적 버전으로 "디자인 씽킹"이란 것이 디자인계와 교육계에 유행하고 있습니다. 그 논리를 제공하는 것이 퍼스가 제안한 제3의 논리인 가추법(abduction)입니다. 얼마전 서울대 행정대학원 박사과정생이 이 논문을 읽고 질문을 던져 왔길래 답변을 해준 것을 옮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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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다음과 같이 제 나름대로 가추법의 의의에 대해 정리해 보았습니다.
예를 들어, 서울대 입구 '샤로수길'에 'ABC PIZZA'라는 피자가게가 오픈을 했는데, 어느 날 지나가다 보니 장사진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다음과 같은 가추의 과정을 통해 이 가게가 피자 ‘맛집’이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법칙 : 맛있는 식당 앞에는 대기자가 많다
결과 : 새로 오픈한 'ABC PIZZA' 앞에 대기자가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사례 : 'ABC PIZZA'는 피자 맛집일 것이다.
그런데 만약 'ABC PIZZA' 앞의 장사진이 셰프의 친구인 유명 아이돌 가수가 개업 기념으로 사인회를 하고 있어서 였다면,
‘맛있는 식당 앞에는 대기자가 많다’라는 법칙 대신 ‘유명 연예인이 개업 기념 사인회를 하고 있는 식당 앞에는 대기자가 많다’라는
새로운 법칙을 찾게 되고, 'ACE PIZZA'의 셰프는 유명 아이돌 가수를 친구로 두고 있다는 새로운 사례까지 발견하게 되는 것입니다.
물론 아이돌 가수의 사인회가 아니라 개업기념으로 값비싼 기념품을 나눠주고 있어서일 수도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가추법은 어떤 놀라운 사건을 대하면서 끊임없이 새로운 법칙과 사례를 만들어낸다는 점에서 지식의 확장에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하였습니다. 이렇게 정리한다면 가추법을 바르게 이해한 것일까요?

[이상의 학생의 소견도 가추법을 잘못 이해한 것은 아닙니다만, 후기에 퍼스가 더 명징하게 정리한 가추법은 아래와 같습니다.]
(답변) 제 논문 후반부에도 썼듯이 퍼스의 가추법을 더 정확히 표현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The surprising fact, C, is observed.
But if A were true, C would be a matter of course.
Hence, there is reason to suspect that A is true.

여기서 A가 찾아낸 가설이고, 이 가설이 “놀라운 사실” C를 잘 설명한다는 것입니다. 이때 A, 가설 즉 새로운 이론을 납치해 오듯이 가져다가 “놀라운[=주목할만한, 중요한] 사실” C를 설명한다고 해서 ‘납치’라는 의미의 abduction이라는 명칭을 붙인 겁니다. 이 새로운 이론은 C 말고도 C1, C2, ... Cn을 설명할 수 있는 새롭고 창의적이고 따라서 생산적인 가설인 것이고, 퍼스(와 다수 과학자들)는 모든 공리, 정리, 대전제가 원칙적으로 ‘가설’이라고 간주합니다. 언제든 더 나은 이론[가설]으로 대체될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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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추법에 관해 쓴 제 논문 "가추법과 디자인씽킹"과 "가추법과 강제선택"을 첨부합니다. 전자는 디자인이론, 후자는 신경심리학에 관련하여 퍼스의 가추법을 소개했습니다. 참고하세요.
**오늘 참석 못해서 죄송합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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