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제문 올립니다

작성자
Yeongdae Park
작성일
2019-11-05 18:18
조회
70
□ 다지원 – 인류학 세미나 ∥ 2019년 11월 5일 ∥ 발제자: 박영대
텍스트: 레비-스트로스, 『슬픈 열대』, 3부


1. 192쪽 : “우리는 이 깊은 바다의 저쪽 편에서 과거의 항해자들이 확신하였던 경이를 발견했어야만 하는가? 그들은 미지의 지역에 도달하게 되었을 때, 어떤 새로운 지역을 발견하였다고 생각하기보다는 구세계의 과거를 확인하려고 갈망하였다. 그들은 자기네가 목격하였던 것에 의하여 아담과 율리시스를 확인하였다. 콜럼버스는 그의 첫 항해에서 서인도 제도의 해안에 도착하게 되었을 때, 이곳이 일본일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하지만 콜럼버스는 이 지역이 지상의 낙원이라고 생각하려 했다. 그 후로 400년이란 시간이 경과하였으나, 그들은 신세계가 1만 년 또는 2만 년 동안 역사의 동란으로부터 벗어나 있었던 환경의 굴곡을 완전히 잊어버릴 수는 없었다. …… 남아메리카의 행운은 이제 태양에 비췬 눈처럼 녹아가고 있었다.”
→ 신세계/신대륙은 정말 ‘신세계’로서 감각되는가? 레비-스트로스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했다. 새로움의 경이보다는, 자신들의 과거를 확인하고자 했다. 자신들이 꿈꿔온 이상향, 파라다이스로서 말이다. 역사의 오염이나 문명의 쇠퇴가 없는 신성한 기원으로서. 그러니 신세계는 정말 새롭게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이다.
설령 그렇게 느껴지더라도, 신세계와 접촉함으로써, 신세계는 이상향으로서의 특성을 상실한다. 뒤에 나오듯, 빌게뇽은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종교적 대립이 없는 공동체를 꿈꾸었다. 하지만 고립과 질병만 남게 되었고, 더욱 놀랍게도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종교적 논쟁에 빠져 들어간다. 나날의 토론 결과에 따라 종교를 정할 정도로. (물론 이것이 영구적 적대가 없는 이상적인 공동체일지도!) 어쨌든 종교적 이상을 위해 유럽을 떠났건만, 여기가 바로 유럽이 된 셈이다. 신세계를 구세계화, 유럽화 하는 것이며, 곧 식민지화하는 것이다. 신세계의 새로움으로부터 기존 문명을 바꾸기보다 신세계를 낡고 부패하게 만드는 작업들. 하지만 레비는 ‘식민지화’ 자체의 폭력성을 지적하는 쪽이 아니라 그 ‘새로움’의 상실을 더 안타까워한다. 이 지점이 오히려 레비의 위대한 점이 아닐까.

2. 193쪽 : “농무지대의 매연색 하늘과 암울한 공기는 구세계와 신세계가 처음으로 상면하게 되는 심적 상태를 요약해주고 있다. 이 음울한 경계지역은 마치 악의 세력만이 활개를 치는 폭풍 후의 정적과도 같이 한때는 – 아니 아주 최근까지도 – 전혀 다른 성격을 지닌 두 행성 간에 존재하는 최후의 방책이었다.”
→ 바람 없는 고요함이 레비-스트로스에게는 격렬한 충돌을 예비하는 정적으로 느껴졌다. 기본적으로 레비는 문명간의 만남이 가진 폭력성에 예민했던 것 같다. 대서양 한가운데의 무풍지대와, 두 문명 간의 충돌이 지닌 정적을 연결하는 것이 매력적이다.

3. 202쪽 : “아메리카 대륙이 눈앞에 있다. 대륙은 그 엄연한 모습을 즉각적으로 느끼게 한다. 대륙은 저녁 무렵에 그 만의 안개가 자욱한 수평선에 생기를 부여하는 모든 종류의 존재로 이루어져 있다. 그러나 이곳에 처음 오는 나에게는 그 같은 형상, 그 같은 움직임, 그 같은 광채가 곧 이곳의 시골이나 마을이나 도시의 성격을 말해주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또 이 대륙의 숲이나 초원이나 계곡을 상징하는 것도 아니다. 나는 이 같은 풍경이 자신의 가족과 직업이라는 좁은 세계에 갇혀서 이웃끼리도 서로 모르며 살아가는 인간들의 개인적 특성을 나타내는 것이라고도 보지 않는다. 내게는 그저 단 하나의 총괄적 생활[존재]로밖에는 비치지 않는다. 나를 사방에서 온통 둘러싸고 압도하는 것은 인간과 사물의 무궁무진한 다양성이 아니라 하나의 단일하고도 무서운 실체, 바로 신세계다.”
→ 의외였던 점이다. 흔히 여기 신세계에서 다양성을 볼 것 같은데, 실제로 레비가 느끼는 것은 단일하고 총체적으로 다가오는 신세계다. 어떠한 형상이나 상징, 의미도 통하지 않는 신세계. 여러 특성으로 설명하거나 환원할 수도 없는 신세계. 거대한 존재로서 다가오는 신세계에 대한 체감이 잘 느껴진다. 아마도 이런 것이 진정 새로움이리라. 다시 말하면, 총체적인 새로움으로 느껴지는 것이 오히려 쉽게 환원하거나 설명할 수 없는 긍정이고, 거기서부터 유럽 문명을 바꿔낼 새로운 앎이 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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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11-05 18:19
    오늘 조금 늦게 갈 수도 있겠네요. 먼저 시작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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