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제] 11/19 『슬픈열대』 18, 20 장

작성자
bomi
작성일
2019-11-19 18:18
조회
483
인류학 세미나: 2019년 11월 19일 / 발제자: bomi
레비스트로스, 『슬픈열대』, 박옥줄 옮김, 한길사, 18장, 20장

제5부 카두베오족

18 판타날

18_1. 똑같은 뜻의 단어도 언어의 사회적 맥락에 따라 다른 대립관계에서 사용된다.

사실 나는 때에 따라서는 세르탕이라는 단어를 관목덤불brousse이라고 번역할 때도 있다. 그러나 그 말은 약간 다른 뜻도 내포하고 있다. (...) 불어의 brousse는 수풀과의 대립관계에서 사용하는 말인 데 반하여, 세르탕은 주관적인 면에서 파악한 인간과 자연경치와의 대립관계와 관련하여 사용되는 말이다. 따라서 세르탕은 사람이 거주하며, 개간된 지역과는 반대되는 곳으로서 사람들이 영속적인 시설물을 갖지 아니한 덤불지역을 가리킨다. (329)

18_2. 농장의 주인이자 상점의 주인인 프랑스인들과 일꾼들의 관계.
파젠다 프란세자: 판타날에 위치한 식료품 상점이자 가공공장.

이 파젠다의 판매소는 사방 100킬로 내의 지역에 대해 식료품을 공급하는 유일한 상점이었다. 일꾼이나 날품팔이인 엠프레가두들이 그곳에 와서, 한 손으로 번 돈을 다른 한 손으로 낭비해버리곤 하였다. 간단한 가필만으로도 채무를 채권으로 바꾸어놓을 수 있었기 때문에, 기업들은 거의 돈이 없이도 운영해 나갈 수 있었다.
토요일마다 일꾼들이 사탕수수의 작은 뭉치를 가지고 와서는 파젠다의 '엔제뉴'(사탕수수 가공 기계) 속에서 압착시킨 다음, 금속의 커다란 냄비에 넣고 열을 가하여 즙액으로 만들고, 다시 그것을 주형에 부어 황갈색의 덩어리로 된 단단한 알맹이(라파라두)로 만들었다. 그 일꾼들은 이 생산품을 가까운 상점에 팔고 나서는 바로 그날 저녁에는 구매자로서 그들의 어린아이에게 세르탕에서는 유이리한 과자를 사주기 위해 훨씬 비싼 값을 지불하였다. (335)
농장의 주인들은 이같은 착취 작업을 점잖게 받아들이고 있었다. (336)

18_3. 시마랑: 빨대로 마시는 '마테'라고 불리는 파라과이 차.

하루에 두 번씩 (오전 11:30, 저녁 7:00) 모든 사람(일꾼)들은 '시마랑'을 마시기 위해서 그들의 집을 둘러싸고 있는 담쟁이덩굴 앙래로 모이게 된다. (337)
마테를 애호하는 모든 사람들은 하나의 사회적 의식인 동시에 파젠다에서 실시되는 것처럼 일종의 은밀한 악습(마테는 습관성 있는 음료-역주)이기도 한 '시마랑'의 제조법에 큰 비중을 두었다.
마테는 마치 하나의 숲 전체가 그것의 몇 방울 속에 집결되어 있는 듯한 쓴맛과 향기를 동시에 지니고 있다. (337) 그러나 이것의 향기와 맛도 숙달되지 못한 사람에게는 다만 고약한 느낌만을 줄 뿐이다. (339)

18_4. 파젠다와 인디언 부락에 꽃 피는 교환가치.

파젠다의 작은 부르주아 살롱에는 채색된 가죽들이 걸려 있었으며, 원주민들의 도기가 귀퉁이마다 진열되어 있었다. 우리의 친구들은 모범적인 식민지 관리처럼 모로코나 수단의 바자(자선 시장) 흉내를 냈다. 그리고 이제는 그들의 공식적인 공급자가 된 인디언들은 파젠다에서 환영을 받았으며, 인디언 가족 전체가 그곳에 유숙하면서 자기들이 가지고 온 물건들을 교환하였다. (340)
인디언 부락에서는 우리들이 오기를 기대하고 있었다. 왜냐하면 우리들이 파젠다에 도착하자마자, 인디언 바케이루(소몰이)들이 이방인들이 선물을 가지고 인디언 부락을 방문할 것이라는 소식을 전하기 위해 떠났기 때문이다. 이 소식은 원주민들에게 여러 가지 불안을 불러일으켰는데, 그 가운데서도 우리들이 '토마르 콘타'하러, 즉 '그들의 영토를 빼앗으러' 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지배적이었다. (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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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원주민 사회와 그 형태

20_1. 아라베스크 모양의 두 가지 필요; 수단으로서의 필요, 궁극적인 목적으로서의 필요.

왜 원주민은 인간의 얼굴 모습을 변화시키려고 하는가? 그(선교사)는 이 점을 규명해보려고 노력했다. 그들이 매우 많은 시간을 이같은 아라베스크 모양의 선들에 쏟고 있는 것은 배고픔을 잊기 위한 것이었을까? 혹은 그들의 적이 그들의 적이 그들의 얼굴 모습을 식별하지 못하게 하기 위한 것이었을까? 물론 여기에는 남을 속이기 위한 의도도 틀림없이 내포되어 있었다. 왜? 그러나 선교사는 이같은 그림이 원주민들에게는 근원적인 중요성을 지녔으며, 어떤 의미로는 그림이 원주민 자신의 궁극적인 목적이라는 사실을 마음에 내키지는 않지만 깨달았다. (366)

20_2. 카두베오족의 예술: 늘 짝을 이루고 교차하는 두 가지 원리들

카두베오족의 도안양식을 주의깊게 연구해보면 그것이 지닌 독창성은, (...) 이들 최초의 유형들의 상호조합으로, 완성된 작품에 존재하는 것임을 곧 깨닫게 될 것이다. (370)

1) 카두베오족의 예술은 일종의 이원주의(남녀의 이원주의)의 특징을 지닌 것으로 남자는 조각을 하고 여자는 그림을 그리는 것이었다.
- 조각(남): 그것의 모든 양식화를 위해서 자연주의적이고 표상적인 것에 집착
- 회화(여): 비표상적인 예숭에 전념
2) 여성 화가들에게서는 두 가지 양식이 나타나는데, 장식과 추상의 정신이 가장 근본적인 요소라 하겠다.
- 추상: 각을 중심으로 한 기하학적 양식이 특징을 이룸
- 장식: 곡선이 많은 자유로운 양식이 특징을 이룸
대부분의 장식의 구성은 이 두 가지 양식의 일정한 법칙에 따른 결합에 기반을 두고 있다. (371)

모든 경우에 있어서 다른 여러 가지 원리들도 균형을 유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원리들은 언제나 짝을 이루고 있다. 예를 들면 원래는 직선형이었던 장식도 부분적인 면이 변형되어 나중에는 여기저기에서 봉쇄될 수도 있다.
대부분의 작품에서 두 개의 모티프(주제)가 교대로 나타난다. 그리고 화제와 배경은 상호 교환이 가능하기 때문에 그림의 도안구도는 양화와 음화의 두 방식으로 파악할 수 있다. 때로는 대칭과 비대칭의 이중의 원리가 동시에 사용되기도 한다.(372)

20_3. 카두베오족의 예술 양식이 제시하는 복잡성

1) 정태적 성격의 측면
하나의 수준 또는 여러 수준에서 마치 거울로 된 넓은 방처럼 이원주의가 반복적으로 나타나고 남자와 여자는 각각 조각과 회화, 추상과 표상, 각과 곡선, 기하학적 모양과 아라베스크 문양, 목 부분과 몸통 부분, 대칭과 비대칭, 선과 면, 형체와 배경에 전념하는 것이라 하겠다.

2) 동태적 성격의 측면
이 예술의 동태적 측면은 모든 수준에서 이 기본적인 이원주의를 나타내고 있다. 제1차의 주제는 처음에는 분해되었다가, 나중에 제2차의 주제로 재구성된다. 이 제2차의 주제는 제1차의 주제로부터 차용된 단편들 가운데서 일종의 잠정적인 결합을 이룩하였다가, 마치 요술에 의한 결과인 것처럼 최초의 결합을 재현시킨다. 그러고 나면 이같은 방식에 의하여 획득된 복잡한 장식들은 다시 한 번 분단되었다가 문장紋章의 십자형의 4등분에 의해서 각각 대치하게 된다. (374)

20_4. 트럼프 카드에 나타나는 이중적인 기능과 이중적인 필요

1) 우리의 카드에 나타난 각각의 도안은 이중적인 기능을 수행해야만 한다.
- 하나의 독립적인 개체로서 두 사람의 대화나 대결에 봉사해야만 한다.
- 하나의 전체적인 경기에서, 각각의 카드에 부여된 개별적인 역할을 수행해야만 한다. (374)

2) 우리의 카드에 나타난 각각의 도안은 이중적인 필요에 부응해야만 한다.
- 기능의 면에서는 대칭성(도형이 기준이 되는 점이나 직선 또는 평면을 사이에 두고 서로 같은 거리에 맞서는 일)이 요구되고
- 역할의 면에서는 비대칭성이 요구된다.
카드의 임무는 복잡한 것으로서 이처럼 한 종류 이상의 필요성을 충족시켜야만 한다.
이 문제(대칭성과 비대칭성이 동시에 요구되는 문제)는 대칭적이기는 해도, 사선을 이루는 도안구성을 사용함으로써 해결되고 있다. (375)

3) 카드에 나타난 도안의 이중성
- 하나의 완전한 비대칭적 구성은 역할을 만족시킬 수는 있어도 기능은 만족시키지 못하며
- 완전한 대칭적 도안구성에서는 기능은 만족시킬 수 있어도 역할은 만족시키지 못한다.
우리는 다시 이원성의 두 가지 모순적인 형식에 기반을 두고 있기 때문에,
- 객체 그 자체의 이상적인 축과
- 객체가 표현하는 화상의 이상적인 축 사이의 제2차적인 대치에 의해 생기는 하나의 절충을 얻게 되는 복잡한 상황을 갖게 된다. (375)

20_5. 카두보에족의 사회구조 분석

1) 계급: 비대칭성
- 계급구조(상/하, 수평분할, 지층화)와 그것의 위험성;
카두베오족은 귀족, 전사, 하층 계급, 이렇게 3계급으로 나늬어있다.
이러한 사회에는 분리라는 심각한 위험이 존재하였을 것이다. 각각의 계급이 자발적으로, 그리고 필요에 따라서 그 자체의 존속에만 몰두하면 사회집단 전체의 융합이 희생될 위험성이 있다. 특시 서로 다른 계급 성원고의 결혼금지와 계급서열에 따른 미묘하고도 복잡한 차이는 집단생활에서 실제적으로 필요한 상호 교류의 가능성을 곤란하게 만든다.
파라과이의 구아나족과 마투그로수의 보로로족은 므바야족(카두베오족)과 매우 유사한 신분서열상의 구조는 지니고 있었다. 세 계급구조(상층/ 하층 계급)를 지니고 있었는데, 이 계급들은 과거로부터 세습되고 또 계급 내의 결혼을 실천하였다. 그러나 내가 위에서 언급한 바 있는 위험성은 계급들을 수직적으로 분할함으로써 피할 수 있었다. (377)

2) 반족: 대칭성
- 계급구조의 위험성을 피하는 수직분할;
한 계급의 성원들은 다른 계급의 성원과는 결혼할 수 없지만 각 계급 내의 반족의 성원들은 다른 반족의 성원들과 의무적으로 결혼해야만 하였다. 그러므로 계급의 비대칭성이 어떤 의미에서는 대칭성에 의해서 균형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라 말할 수 있다. (378)

*半族 한 혈연 집단과 다른 혈연 집단 상호간에 혼인하는 풍속이 있을 때, 이 각 집단을 반족이라고 한다. (역주)

20_6. 아메리카 원주민 사회의 구조(의 복잡성)

각각의 사회마다 이중의 대립성이 존재한다.
- 첫째로 3분조직(계급)과 양분조직(반족), 대칭성과 비대칭성의 조직형태가 서로 대치되고 있다.
- 둘째로 상보성에 기반을 둔 사회기구와 상하의 서열관계에 기반을 둔 사회기구가 서로 대치되고 있다.
이같은 모순적인 원리에 충실하기 위한 결과로서 사회집단은 연대를 맺고 있는 집단과 대립하는 집단으로 분할과 재분할을 거듭한다. (3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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