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인 641호 2019.12.26] “문학은 대피소다” / 김민섭 (작가·출판사 ‘정미소’ 대표)

서평
작성자
갈무리
작성일
2020-01-12 00:38
조회
397


[시사인 641호 2019.12.26] “문학은 대피소다” / 김민섭 (작가·출판사 ‘정미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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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피소의 문학〉은 연구와 비평의 언어를 충실히 따르고 있어서 논문이나 계간지의 문법에 익숙하지 않은 이들에게는 어렵거나 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타인’이라는 한 단어를 잘 붙잡고 있다면 읽어나가기에 큰 어려움이 없다. 어딘가에 대피소가 있다는 것은, 무언가를 지키는 사람이 함께 있다는 뜻이며, 그곳에서 아직 사라지지 않은 어떤 가치가 지켜지고 있다는 말이다. 이 세계가 추방한 것들, 이 세계가 억압하는 것들, 이 세계가 외면한 것들 곁으로 사람이 다가설 때, 대피소의 벽돌은 단단해진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나는 작가와 함께 대피소에 존재하는 그런 기분이 되었다. 그가 나를 초대했는지 내가 그를 초대했는지 알 수 없었는데, 그건 아마도 우리 모두가 타인에게 대피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리라. 그에 더해 이처럼 열심히 읽고, 공부하고, 쓰고, 기록하는 개인이 남아 있다는 사실은 그 자체만으로도 고맙고 소중하다. 그가 계속 누군가의 대피소가 될 수 있으면 한다. 나는 그를 지켜내고 싶다. 당신은 누구의 대피소로서 누구의 곁에 함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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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피소의 문학』 | 김대성 지음 | 갈무리 (2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