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 식인의 형이상학 9장 발제

작성자
vanillaice61
작성일
2020-02-03 23:16
조회
483
9장에서 까스뜨루는 샤머니즘에 대한 논의를 더 깊게 들어간다. 그는 샤머니즘에는 ‘수평적’ 샤머니즘과 ‘수직적’ 샤머니즘이 있다고 설명한다. 먼저 수직적 샤머니즘은 “노래를 가르치는 스승과 의례 전문가들”와 같은 ‘사제’의 모습을 띄며 “출생, 입문의식[성인식], 임명식, 장례식 같이 그룹 내부 관계를 재생산”하는 역할을 한다(192). 반면 수평적 샤머니즘은 “동물의 정신들”(191)과 대화하는 ‘예언자’들이다. 수직적 샤머니즘이 위계 질서를 공고히 하며 ‘평화적인 사회’와 합을 같이 한다면, 수평적 샤머니즘은 ‘호전적 사회’와 궤를 같이 한다(하지만 아마존 사회에는 두 가지 샤머니즘이 공존한다). 수평적 샤먼은 희생의 “집전자인 동시에 운송자”(190)로서 희생의 제물이 될 사절단이나 대표단을 보내는 대신 그 자신이 제물이 된다. 그 자신이 선조들의 “미래 음식”(190)으로 변형되는 것이다. ‘인간’에서 ‘음식’ 또는 ‘동물’로의 횡단. “이들은 사냥감이라는 버전으로 존재하는 동물 그 자체다”(194).
수평적 샤먼이 관점과 관점 사이을 횡단한다는 말은 흔히 우리 사회에서 이야기하는 ‘다양성 존중’과는 전혀 다른 맥락 안에서 작동하는 듯 하다. 현대 사회에서 우리는 서로가 가지는 신념이나 외모 또는 취향이 다 다르고 그 다름은 침해되지 않고 그대로 지켜져야 한다고 믿는다. 그런데 아마존 사회에서 수평적 샤먼은 “소통 불가능한 것들 사이를 횡단”하며 “전쟁의 연장”(188) 속으로 들어간다. “서로 다른 두 가지 종 각각은 자기 자신을 필연적으로 인간으로 보지만, 이와 동시에 한 종이 다른 종을 인간으로 볼 수는 없”(188)기 때문이다. 종과 종이 동시에 인간일 수 없고, 다른 종은 반드시 그에 잡아먹히는 동물이 된다. 까스뜨루는 이를 “관점적 투쟁”(188)으로 묘사한다. 샤먼은 관점과 관점 사이를 오가며 종과 종 사이의 수평적 화해를 꾀하기 보다는 횡단이라는 행위를 통해 종과 종의 변형을 일으키는 것으로 보인다. “아마존에서 죽는다는 것은 곧 동물로 변형된다는 것이다...살아 있는 자들이 죽여서 잡아먹을 수도 있는 동물의 신체 안으로 인간의 영혼이 들어간다고 이해하는 것도 논리적이다”(195). 이는 끊임없는 ‘영속적 비평형’으로 들어가는 행위로서, ‘나’와 ‘타자’는 끊임없이 서로를 침범하며 서로의 관점을 교란시킨다.

들뢰즈 ‘되기’ 개념
https://www.artnstudy.com/n_lecture/note/%EA%B0%9C%EB%85%90%EC%9C%BC%EB%A1%9C_%EB%A7%8C%EB%82%98%EB%8A%94_%EB%93%A4%EB%A2%B0%EC%A6%88_12.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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