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세미나도 드디어 뒷풀이를 했네요. ㅎㅎ
육류를 안 드시는 분들이 계셨으면 다른 곳을 고민했을 텐데, 죄송하네요.
다음 번엔 다른 장소도 잘 찾아보지요.
그나저나 두부김치가 상당히 맛있더군요. 특히 들기름 향이 고소해서.

그리고 가을이나 겨울에 현용님을 따라 DMZ 내의 동식물들을 보러 갑시다!
서로 시간을 잘 맞춰서 견학 겸 소풍(?) 가면 넘 재밌겠네요.
물론 우리가 같이 책을 읽고 있는 여름나절도 좋구요.
(겨울 쯤이면 지금으로부터 너무 시간이 멀어서 흐지부지되지 않을까 싶기도)


이번 범위에선 '이중기술(double description)'이 가장 흥미로웠네요.
초가집 안/팎을 함께 아우르는 퍼스펙티브 얘기와
양 눈의 시선, 게나 가재의 이중기술 등이 모두 이중기술의 맥락에 포함되는 것이지요.

저는 이해나 인식의 측면에서 흥미로웠는데요,
곧 누군가를 이해한다는 것은 나의 퍼스펙티브와 상대의 퍼스펙티브가 모두 유지되고 설명되는
새로운 층위의 퍼스펙티브를 창발시키는 것이겠지요.
(그 점에서 아우른다, 망라한다는 표현이 좋던데,
예리하게 말하지 않으면 마치 상대의 퍼스펙티브를 없애버리는 통합의 느낌이 들겠지요.)

이 설명 덕분에, 스피노자를 공부하면서 명확히 풀리지 않았던 <이해>에 대한 실마리를 얻었습니다.
까스트로나 콘의 퍼스펙티비즘을 통해 스피노자를 이해해보고자 하는데,
언제나 <이해한다>는 게 지닌 의미가 리얼하게 와닿지가 않았습니다.
이번에 이중기술에 대한 설명을 보면서 조금 풀리는 것 같더군요.
게다가 이렇게 설명해야, 이해가 단지 정신적 수준에서만 작용하는 게 아니라
물질이나 생명 전체의 수준에서도 동일한 작용으로 들어올 수 있기도 하구요.
콘이 이중기술을 인식론의 문제만이 아니라 존재론이나 생명의 진화론까지 동일하게 서술하니까요.
무튼 좋은 아이디어가 많이 생겨서 좋았습니다.


다음 주에는 3장 <혼맹>을 읽습니다.
이제 조금씩 콘의 이야기가 이해되는 듯 하고,
더욱 뒷부분이 궁금해지네요.
재밌게 읽으시고 다음 주에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