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장 혼맹

작성자
seomok
작성일
2020-06-30 17:45
조회
63
3장 혼맹

1. 재규어에게 물려 죽은 개들을 루이사는 “이름이 뭐라고?!” 라는 모호한 공간에 거하게 되었다고 표현한다. 삶과 죽음 사이에 거의 이름도 없는 모호한 공간에 거할 수 있다는 것은 살아있는 존재들에게는 ‘시련’이다.

2. 존재하는 자기들은 대상을 창출하고 역으로 대상이 된다. 이런 삶은 ‘곤경’이다. 이 장은 아빌라 지역에서 곤경이 증폭되는 방식들을 통해 인간적인 것을 넘어선 인류학이 그 곤경을 통해 무엇을 배울지 있는지 다룬다.

3. 대상도 자기와 같은 기호작용의 효과이다. 그것은 기호적 역동성으로부터 창발한다. 창출하는 삶은 다양한 소멸이다. 삶은 죽음과 함께 한다. 죽음은 인간을 압도하는 근본적인 모순으로 어떤 사람은 알아채지도 못한다. 이러한 인식의 결여는 곤경을 야기하며 우주 전체는 삶 본래의 모순으로 울려 퍼진다.


피부 너머의 삶

1. 자기가 국지화되어 있다는 말은 신체 내부에 자기가 한정되어있다는 것을 뜻하진 않는다. 생명은 자기성의 처소가 가진 제약을 뛰어넘어 그다음의 자기들에게 표상되는 방식으로 기호적인 계통 속에 존재한다. 따라서 개별자의 죽음 너머에도 삶은 존재한다. 생명의 잠재성은 죽음과 맞닿아있다.

2. 자기들은 피부 너머의 삶에서 어떤 형태로든 존재할 것이다. 자기 안의 공간에서 적극적으로 기호 작용하며 자기들을 표상하는한 생명은 피부에-싸인-자기를 넘어설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진다. 그런 면에서 죽음은 자기가 한계를 넘어서는 방식에서 핵심적이다.

3. 자기는 국지화되어 있지만 개별적인 것, 인간적인 것 이상의 것이다. 신체를 넘어 확장하는 방식을 알기 위해서 자기가 혼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혼은 신체의 경계를 흐리게 만드는 방식으로 다른 자기들과 상호작용하며 관계적으로 창발한다.

4. 루나족에게 알마(혼)를 가진다는 것은 관계를 가능하게 만든다는 것으로 아빌라 사람들은 동물은 다른 부류의 존재를 “의식하기” 때문에 혼을 가진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이런 의식하는 능력이 특정한 신체에 위치한다고 여기며 동물의 신체 부위를 섭취함으로써 의식을 고양시킨다. 때로는 혼이 몸에 경련을 일으켜 미래에 벌어질 일에 대해 경고도 준다고 생각한다. 퍼스는 혼을 자기들 간의 의사소통과 교감의 표지로 보았다. 혼을 신체에 가두지 않고 의사소통할 때 상대의 뇌 속에서 옮겨다닐 수 있는 말과 닮은 어떤 것이라고 하였다.

6. 살아있는 사고는 신체를 넘어 확장한다. 하지만 신체 안에 살고 있는 자기들은 이 사실에 이의를 제기하고 혼란스러워한다. 아빌라 사람에게 이 문제점은 루나 푸마와 관계 맺는 방식에서 드러난다. 죽은 이후 혼은 재규어의 신체에 들어가 삶을 이어갈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재규어-인간은 짐승이며, 다른 한편으로는 나와 같은 사람이라고 여긴다. 그들은 루나 푸마와 이야기하고 웃으며 교감하지만 동시에 죽이고 싶은 동물이다. 이런 혼동은 살아있는 사람을 지칭하는 대명사가 아닌 사물-그것-으로 지목함으로써 내적 모순을 해결하고, 인간의 혼이 머물러 있는 재규어를 일개 사물로 전환시켜 죽일 수 있게 된다.



죽음을 완결시키다

1. 사람이 죽으면 혼은 육체를 떠나고 그 후에 남겨지는 것은 아야다. 아야에는 두 가지 의미가 있는데 하나는 죽은 사체이다. 또 하나는 ‘시칸’이라고 불리는 신체와 혼 모두를 잃고 방황하는 죽은 자의 유령이다. 아야는 혼을 가지지 않기 때문에 사람들을 사랑할 수 없는 자로 사람에게 해를 끼치며, 특히 아이는 아야가 일으킨 병에 걸리기 쉽다.


2. 아빌라 사람들은 사람이 죽으면 2,3주 뒤에 의례를 거행해 아야의 위험에서 벗어나려 한다. 이 의례를 지내는 동안 사람들은 죽은 자에게 말을 건네며 살아있는 사람처럼 대한다. 하지만 동시에 오렌지색 안료를 얼굴에 발라 아야에 눈에 띄지 않게 위장한다. 동이 트면 망자가 쓰던 물건을 갈 길에 걸어두고, 그가 태어날 때 묻어둔 태반의 자리에 죽은 몸을 매장한다.


배분되는 자기성

1. 탈주체화는 아직 살아있는 자기들을 자기로서 다루지 않게 되는 방식의 주요한 부분이다. 나르시사는 숲에서 암사슴과, 수사슴, 아기 사슴을 만났다. 그 중 한 마리를 죽이고 싶었지만 그녀는 총을 가지고 있지 않았고 그녀의 남편은 사슴이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나르시사는 그 전날 꿈이 좋았기 때문에 잡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남편은 나르시사의 의도를 알아차리지 못했고 그 사이 암사슴이 알아차려 나르시사와 암사슴은 불편하게 하나가 되었고, 눈치 채지 못한 두 수컷은 대상이 되었다.

2. 살아있는 자기는 행위의 주체가 되어 자기를 배분한다. 다른 자기에 안착한 자기는 반응하고 두 자기가 되어 함께 세계를 공유하며 창발하는 단일한 자기가 된다. 엇나간 수신호가 다른 자기에게 배분될 때 (행위자가 상상한 세계는 아닐지라도) 역시 두 자기는 하나가 되고 신호를 받지 못한 자기들은 대상이 된다. 반응의 연속성 위에 창발하는 생명들은 그렇게 존재를 연속시킨다. 살아있는 자기들은 자기를 배분하여 확장시키며 창발하는 숲을 이룬다. 그와 동시에 대상이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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