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군대를 위한 시민연대 뉴스레터 2020.08.10] 곁을 발견하기 위하여 _ 책 《난민, 난민화되는 삶》을 읽고

서평
작성자
갈무리
작성일
2020-08-25 11:43
조회
280


[열린군대를 위한 시민연대 뉴스레터 2020.08.10] 곁을 발견하기 위하여 _ 책 《난민, 난민화되는 삶》을 읽고


기사 원문 보기 : https://blog.naver.com/watchmilitary/222056434116


소수자의 이야기를 들으려는 사람들 또한 알게 모르게 그들의 이야기를 개개인의 이야기가 아니라 ‘난민’, ‘성소수자’, ‘장애인’라는 정체성의 필터로 걸러 듣거나, 그들이 겪은 피해나 어려움처럼 듣고 싶은 것만 말해달라고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미류는 “사람은 정체성의 조합”(323p)이 아니며, “모두가 ‘나’로서 말할 수 없다면 누구도 ‘우리’에 대해 말할 수 없.”(324p)다고 지적하면서, 소수자들 스스로 말할 수 있게끔 해주며, 그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들어주는 안전한 공간”2(323p)을 요청한다.

공간뿐만이 아니다.

그들의 이야기를 ‘들을 준비’가 된 사람도 필요하다.

이지은은 한국사회에서 일본군 ‘위안부’ 최초의 증언이라고 기억되는 김학순 이전에 자신의 ‘위안부’ 피해 사실을 알린 사람들이 있었음에도, 그들의 이야기가 증언으로 기억되지 않는 것은 “한국 사회가 ‘들을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94p)이라고 짚는다.

실제 윤정옥은 김학순의 증언이 있기 전, “‘위안부’ 문제를 조사”하고, 공론화하면서 “‘들을 준비’에 나섰”(92p)다.

이지은은 이러한 “‘들으려는’ 노력”을 “노래를 ‘들리게’ 한다는 점에서 ‘함께 부르기’”라고 해도 좋겠다”(134p)고 하며, ‘듣는 자’의 자리를 ‘말하는 자’의 자리까지 확장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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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 난민화되는 삶』 | 김기남, 김현미, 미류, 송다금, 신지영, 심아정, 이다은, 이용석, 이지은, 전솔비, 쭈야, 추영롱, 도미야마 이치로 / 심정명 | 갈무리 (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