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제] 10/6 『국가에 대항하는 사회』 8장

작성자
bomi
작성일
2020-10-06 17:35
조회
465
다지원 기획세미나, 인류학 세미나. ∥2020년 10월 6일∥보미
『국가에 대항하는 사회』 피에르 클라스트르, 홍성흡 옮김, 이학사, 2019.

8장 밀림의 예언자

음비아-과라니족의 언어는 서구인들을 깜짝 놀라게 할 만한 힘을 지니고 있다.
음비아 족은 최후까지 존속했던 투피-과라니족 중 하나인데 아메리카 민족학에 특별한 수수께끼를 던져준다.

<수수께끼>

수수께끼는 음비아족들로 하여금 신화 속에서 약속된 피안의 세계인 이우이 마라 에인 (악이 없는 대지)를 향한 끊임없는 탐색에 나서게 만든 것이다. (먼 옛날) 부족은 계시를 받은 샤먼들의 지도 아래 전진하였고, 단식과 춤을 통해서 신들이 있는 (태양이 떠오르는) 동쪽의 풍요로운 땅으로 가까이 가려고 했으나 두려운 장애물이자 고통으로 가득한 경계인 거대한 대양과 마주쳤고 때문에 나아갈 수 없었다. 그들은 반대편 해변에 영원한 땅이 있음을 확신했기에 그 길을 가로막는 경계인 대양을 한층 가혹하게 느꼈다. 하지만 언젠가 반대편에 도달할 수 있다는 희망은 계속 이어졌다. (197)

<카라이: 가장 위대한 샤먼>

투피-과라니족의 카라이를 만난 선교사들은 부족의 정신세계 속에서 포교의 의도와 동등한 차원에서 훌륭히 맞설 만큼 상당히 뚜렷하게 윤곽 잡힌 무언가와 조우했음을 슬며시 고백한다. (198)

<음바이족의 저항>

음바이족은 4세기에 걸친 공격에도 굴복하지 않고 자기 자신을 포기하지 않는 놀라운 끈기를 가졌다. 그들은 신들이 인간에게 거주지를 주고 떠날 때 명령한 규범을 지키면서 조상들을 따라 자신들의 고토에 계속 거주하기를 고집한다. 그들은 새롭게 나타난 자들의 신이 자신들의 신들과 신들의 이야기를 서서히 파괴하는 것을 앉아서 지켜봐야 하는 치욕과 고통을 잘 알고 있었다. 따라서 그들의 거부는 강력했고 그 거부야말로 과라니족 특유의 것이었다. (199)

음바이족의 저항은 고대의 신들과의 약속이 자신들의 운명을 지배한다는 확신을 밑바탕에 깔고 있다. 이 확신은 바로 사악한 대지에서 규범을 지키면서 살아간다면 장차 높은 곳에 있는 존재로부터 두려운 바다 너머의 영원한 땅으로 자신들을 이끄는 길을 열도록 해줄 계시를 받을 수 있다는 약속이다. (200)

음바이족이 스스로를 하나의 부족, 즉 변별적 특성을 지닌 사회적 통일체하고 생각한다면 그러한 지향은 무엇보다도 종교적인 기초에 투사되어 있다. 그들의 신앙과 가치의 체계가 집단을 집단으로서 유지할 수 있도록 해준다. 또한 역으로 그들의 이러한 자기 자신에 대한 단호한 폐쇄가 집단을 가장 하찮은 경험에서조차도 존중되는 지식의 보관자로, 그들의 신에 대한 충실한 옹호자이자 법에 대한 수호자로 만드는 것이다. (201)

<파이들: 예언자>

말하기의 주인인 카시케-샤먼들이 열의를 가지고 하는 이야기에 인디언들은 언제나 귀를 기울인다. 샤먼들은 이 지상에서의 운명, 신들에 의해 정해진 규범에 순종할 필요성, 아구이에의 상태 (완벽한 상태)에 도달할 희망을 이야기한다.

음바이족의 파이들은 신들의 영에 따라 움직이는 말의 황홀경에 빠질 수 있는 이들 남자들이다. 이 파이들은 신화와 전통의 튼튼한 기초 위에서 그들의 텍스트에 각자 자기 자신을 위하여 진정한 의미의 주석을 다는 작업을 수행한다. 파이들은 샤먼이라기보다는 예언자라고 부르는 것이 더 걸맞다. (201,202)

<최후의 인간의 위대한 이야기>

파이들의 언어는 세속적인 언어를 부정하는 언어다. 이로부터 성스러운 영역을 표현하는 인디언들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 존재와 사물을 그들의 숨겨진 차원과 신성한 본질에 따라 명명하고자하는 바람으로부터 생겨난 언어의 창조 행위는 일상적 세계의 언어적 변환, 즉 위대한 이야기에 이른다.

신들이 죽은 후에까지 살아남지는 않겠다고 결의한 음바이족의 진정한 이름은 최후의 인간이다. 최후의 인간의 정열은 혼란과 슬픔의 표면에 머무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 보이지 않는 것에 고무된 소리의 주인이자 인간과 신들과의 대화를 기다리는 자인 파이는 자신의 이야기 속에 엄밀한 로고스와 아름다운 지혜의 형태로 생동하는 신념을 집어넣는다. (202,203)

<제구아카바들>

의례적인 남성의 머리장식을 한 제구아카바들은 음비아족의 구도자들이다. 제구아카바들이 악의 대지에서 산다는 것은 그들이 원래 살아야 할 곳의 입구에 다다라 잠시 멈춰 서 있다는 것을 뜻한다. 신체와 영혼의 불완전함은 그들로 하여금 악의 대지를 버리지 못하고 경계의 이쪽 편, 즉 은유적으로 바다의 이쪽 편에 머물러 있게 한다. (204)

음비아족의 소망은 신을 기쁘게 하는 것, 영원한 땅에 이르는 길을 열어주는 말, 미래의 삶의 규범을 가르쳐주는 이야기를 칭송하는 것이다. 조상들 못지않은 덕을 지닌 제구아카바 테논데 포란구에이 (최초로 몸을 장식한 자들) 중에서 최훅로 남은 자들은 대지를 떠나기를 열망한다. 따라서 그들의 운명은 성취될 것이다. (205)

[토론거리]

1. 위대한 샤먼의 말은 공허한 추장의 말과는 다른 것 같다. 이 둘(샤먼과 추장)의 말에 대해 이야기해 보면 좋겠다.
2. 샤먼을 넘어 위대한 예언가인 파이들에 관한 클라스트르의 묘사는 어떤 면에서 플라톤의 이데아와 서구의 계시종교를 떠오르게 한다. 이에 관해 토론해 보면 좋겠다.
3. 음비아족은 자신들의 신을 파괴하려는 서구인들에 대해 강력히 저항하면서 (닫힘) 풍요로운 동쪽 땅으로 향하는 길을 가로막고 있는 경계인 대양을 넘어서길 갈망한다. (열림) 언제 무엇으로부터 문(경계)를 닫고, 언제 무엇을 향해 문(경계)를 열 것인가 하는 문제는 객체(통일체, 집합체)에 무척 중요한 문제일 것이다. 이 문제를 음비아족의 닫힘과 열림을 통해 이야기해 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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