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제] 12/10 『석기시대 경제학』 제2장 가족제 생산양식: 저생산의 구조

작성자
bomi
작성일
2020-11-10 18:35
조회
440
다지원 기획세미나, 인류학 세미나. ∥2020년 111월 10일∥보미
『석기시대 경제학』 마셜 살린스, 박충환 옮김, 한울, 2014.

<원시 경제의 저생산성>

원시 경제는 고유의 경제적 역량(잠재능력)을 충분히 실현하지 못하는 것, 즉 존재하는 가능성에 비해 그 산출량이 낮다는 특징이 있는 것 같다. 그런데 원시 사회는 '만족'에 대한 기준이 낮고 따라서 이 저생산이 오히려 풍요로움의 조건일 수 있다. (81)

이 장에서는 가내집단과 친족관계를 통해 조직되는 경제의 본질 속에 저생산이 내재해 있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82)

<저생산의 차원> : 1) 자원의 저이용, 2) 노동력의 저이용, 3) 가구의 실패

<저생산의 차원> : 1) 자원의 저이용, 2) 노동력의 저이용, 3) 가구의 실패

생산능력 조사 방법의 한계: 조사를 식량경작에만 한정시켜서 '생산능력'을 측정하는 방식은 부분적이고 파생적일 수밖에 없다. 이 방법은 생산의 다른 차원을 무시하면서 동시에 '능력'을 부양 가능한 최대 인구의 형태로 표현하기 때문이다. (83) 따라서 우리는 여기서 다소 제한적이고 또 경함이 있을 수도 있는 이해로 만족해야 한다. (84)

생산 자원의 불충분한 이용에 관한 증거는 농경 사회 중에서도, 특히 화전경작 사회에서 발견된다. (82)
화전경작은 한 조각의 숲속 땅을 개간해서 경작하는 기술인데 경작기보다 휴경기간이 몇 배나 더 긴 경작기술이다. (83)
화전경작은 현존하는 원시 사회의 지배적인 생산형태이다. (89)
화전경작의 인구부양능력을 가늠하는 지표들을 통해 화전경작에서는 현존 인구규모가 계산 가능한 최대치보다 일반적으로 더 작았고, 현저하게 더 작은 경우도 흔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 (84)

윤작농경(돌려짓기) 지역에서 행해진 인구부양능력에 관한 민족지적 연구를 통해서는 "대부분의 윤작 농경 사회는 적어도 그 농경체계에 관한 한 최대 잠재력보다 낮은 수준에서 작동"(스펜서)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88)
스펜서는 사회문화적 조직이 산출을 극대화하기 위해 생산의 기술적 한계에 맞추어 설계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생산수단의 발전을 저해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이러한 입장은 저생산에 관한 민족지적 연구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난다. (88)
터너의 연구는 정치체제의 취약성이 과도한 원심적 분절화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부족 경작민들에게서 발견되는 매우 일반적인 현상은 사회-정치 조직의 특성에 의해 토지이용 강도가 규정된다는 점이다. (89)

다양한 집단에 관한 연구는 원주민 보호구역 외부에 있는 화전경작체계가 그 기술적 역량 이하로 작동하고 있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이를 통해 원시적 생산의 지배적인 형태가 바로 저생산이라는 결론을 내릴 수 있을까? (89)

수렵체집형 생산체계의 작동방식과 결과물에 관해서는 (경작형 생산체계에 관한 결과물에 비해) 논의할 수 있는 바가 훨씬 적다. (90)
"자원의 '풍부함'을 절대적으로 정의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상대적 풍요를 나타내는 지표 중 하나는 특정한 인구집단이 주어진 영역 내에서 이용할 수 있는 모든 식량자원을 고갈시키는가 여부이다." (리처드 리) (90)
"하드자족은 사냥할 수 있고 또 먹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동물의 종류가 매우 다양함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많은 동물을 사냥하지는 않는다. .... 모든 종류의 동물을 더 많이 사냥했다고 하더라도 어떤 종도 멸종위기에 빠트리지 않을 정도로 개체 수가 풍부했다." (우드변) (91)

2) 노동력의 저이용

원시공동체에서는 (토지, 동물 등의 자원뿐만 아니라) 노동력 또한 저이용 되고 있다. 노동력 저이용에 관해서는 보다많은 민족지적 연구가 수행되었기 때문에 입증하기가 훨씬 수월하다. (93)

수렵채집민들은 젊은 남성 노동력을 완전하게 활용하지 않아도 매우 잘 살아간다. 젊은이들은 때로 25세가 될 때까지 매우 게으른 생활을 영위하기도 한다. (95)

원시공동체에서는 다양한 문화적 이유 때문에 일생 동안의 노동기간이 엄청나게 단출될 수 있다. 사회적 노동의무가 육체적 능력과 전혀 균형을 이루지 않을 수도 있다. (97)
개인의 노동경력이 관습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단축 또는 완화되고, 노동 가능 인구 혹은 최상급의 노동 가능 인구 전체가 경제 관련 활동에서 배제될 수도 있다. 결국 처분 가능한 노동력은 이용 가능한 노동력보다 적고, 이용 가능한 노동력의 나머지 부분은 다른 방식으로 소모되거나 낭비되어버린다. (99)

오늘날 대다수의 인류학자들은 원주민들의 노동동기가 항구적이지 않고, 그래서 사실상 그들의 노동이 장기적 또는 단기적으로 불규칙적인 특징을 보여준다는 주장을 할 것이다. 노동과정은 다양한 종류의 간섭에 민감하게 영향을 받고, 의례같이 엄숙하거나 휴식처럼 사소한 여타 활동들 때문에 일시적으로 중단되기도 쉽다. 흔히 원주민들의 관습적 노동일은 매우 짧다. (99) 생산성 향상을 위한 성과급제같은 것은 전혀 필요하지 않고, 사회적 규범에 의거해서 노동력의 상당한 부분이 저고용 상태로 남아 있다. "대부분의 원시 사회에서 노동력은 희소자원이 아니다."(모리스 고들리에) (100)

축제와 휴식에 풍부한 시간을 배분하는 원시공동체들의 노동일정이 유럽인의 강박관념에서 비롯된 염려스러운 관점을 통해 해석되어서는 안 된다. 티코피아나 피지 사람들이 '노동'과 '의례'를 번갈아가면서 반복하는 주기적 편향성은 편견 없이 다루어져야 한다. 그들의 언어적 범주에는 그와 같은 구분이 존재하지 않고 두 가지 활동 모두 충분히 엄숙한 것으로 여겨져 하나의 공통적 용어인 '신의 노동'으로 불리기 때문이다. 호주 원주민인 여-여론트족은 '노동'과 '유희'를 구분하지 않는다. (108)

원시 공동체를 현존하는 (유럽의) 생산양식의 관점에서 보면 이용 가능한 노동력의 상당한 부분이 과잉이다. 그리고 충분함을 그렇게 제한적으로 정의하는 체계는 전적으로 달성 가능한 잉여를 현실화시키지 않는다. (112) 이는 사용을 위한 생산, 즉 생산자의 생계를 위해 생산하는 경제이다. (113)
원신공동체는 달성 가능한 생산물을 잉여로 현실화하는 것이 아니라 현존하는 노동자원의 주요 부분이 잉여로 남을 수 있는 생산양식을 따른다. (113)

3) 가구의 실패

원시공동체에서 가내집단은 생계생산의 달성을 목적으로 조직됨에도 불구하고 그중 상당한 비율이 생계생산에 지속적으로 실패한다. 이들 집단은 가내생산의 매우 광범위한 편차에서 가장 낮은 부분을 차지한다. (113)
관습적 수준의 생계를 만성적으로 해결하지 못하는 가구의 의미심장한 비율이 원시적 저생산의 세 번째 명백한 차원이다. (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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