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세미나(11/24) 공지입니다.

작성자
greywolf
작성일
2020-11-18 14:37
조회
529
제 3장의 시작은 기존의 가족주의적 생산양식, 즉 가내경제가 생산력의 발전에 장애물로 작용하지만, 이러한 모순은 또 다른 차원의 모순인 가내경제와 전체사회의 모순과 겹쳐짐으로써 상쇄되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마셜 살린스는 3장에서 일관되게 가족주의적 생산양식과 친족체계를 대립이 아닌 지속적인 방향 조정의 과정에 있는 것으로 묘사합니다.

하지만 친족체계가 이름뿐인 정치적 권위인 추장권과 연관이 된다고 했을 때, 친족적 도덕성의 분화에 지나지 않는 추장권은 관대성과 호혜성과의 모순을 통해서 처음부터 그런식으로 드러납니다.

친족은 호혜성과 상호부조를 통해 맺어지는 사회적 관계이며, 관대성은 명백한 채무의 부과로서 지도자와 추종자라는 정치적 관계로 변하여 효과적인 이데올로기로 작동합니다.

추장의 관대성은 이데올로기일 수밖에 없으며, 실제적 착취와 규범적 호혜성의 결합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원시 사회의 정치경제는 다른 어떤 종류의 정치경제와도 구별되지 않으며 따라서 세계의 모든 곳에서 착취의 토착적 범주는 다름 아닌 ‘호혜성’입니다.

토론시간중 가장 비중있게 다루어졌던 아래의 문장을 인용합니다.

다름 아닌 권력자와 추장들이 폭군을 죽인 장본인이라는 점이 중요하다. 그러한 반란은 혁명이 아니었다. 추장권이 전복되더라도 또 다른 추장권에 의해 대체되는 데 불과했다. 폭압적인 지배자로부터 해방되더라도 그 결과 체계의 근본모순이 제거되어 체계 자체가 초월.변환되지 않고 기존 제도의 한계 내에서 순환이 반복되었다. 착취하는 나쁜 추장을 관대한 좋은 추장으로 바꾸는 것이 목적이었다면 그러한 반란은 그것을 성공적으로 달성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결과적으로 강력한 정치적 지배체제의 외곽에 있는 반란자들이 독립을 재획득하면서 분열되었다. 그렇게 추장권은 탈중심화되고 그 경제적 중요성도 감소했다. 권력과 억압은 당분간 최소한의 수준으로 돌아갔다.
석기시대 경 제 학/마셜 살린스 지음/박충환 옮김/한울 아카데미/ 210쪽에서 인용함

위의 문장에서 추장권의 탈중심화가 2장에서 이야기한 ‘성장하는 공동체를 하나로 통합하는 기제’가 부재한 상황에서 혼란을 인지하고 그것을 분열을 통해 해결하는 분절적인 취약성 위에서 성립하는 원시사회의 한계와 통하는 맥락이 있고, 앞서서 우리가 세미나를 했던 ‘국가에 대항하는 사회(피에르 클라스트르 지음/홍성흡 옮김/이학사)’에서 드러났던 원시사회의 새로운 가능성이 아니겠느냐고 조금은 성급한 결론을 내리게 됩니다. 이는 아울러 들뢰즈의 탁월한 철학적 개념인 ‘전쟁기계’를 연상하게 됩니다.

하지만 반란을 통해 형성된 ‘추장권의 탈중심화’를 근본모순이 제거되지 않은 기존 제도의 한계 내에서 순환이 반복되는 맥락에서 마셜 살린스가 언급했다는 점에서 볼 때, 우리의 판단은 자연스럽게 유보됩니다.

다음 시간(11월 24일 화요일)에서는 제 4장 '선물의 영'을 하게 됩니다.

선물에 관한 유명한 책을 남긴 마르셀 모스의 ‘증여론’의 문제 의식이 4장에 어떻게 투영되는지 기대하는 마음으로 다음 시간을 준비하도록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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