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2021.09.29] 우리는 시류에 따라 2020년대를 떠다닌다 / 이종근 기자

보도
작성자
갈무리
작성일
2021-10-06 13:39
조회
160


[새전북신문 2021.09.29] 우리는 시류에 따라 2020년대를 떠다닌다 / 이종근 기자


기사 원문 보기 : http://www.sjbnews.com/news/news.php?number=724554


'물음을 위한 물음(지은이 윤여일, 출판 갈무리)'은 물음을 위해 왜 물음이 필요한가를 화즈로 제시한다. 2010년대는 어떠한 시대인가? 2010년대는 1980년대, 1990년대, 2000년대와 달리 명명 자체가 어색할 만큼 윤곽이 그려지지 않는 시대다. 만일 통상의 정치사나 사회사가 아닌 정신사를 상정해본다면 2010년대는 사고가 퇴행하고 언어가 퇴화하는 시대였는지 모르며, 그것이 2010년대라는 시대상이 모호한 이유이기도 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후쿠시마 사태, 세월호 참사, 촛불광장, 대통령 탄핵, 정권 교체, 난민 확산, 코로나 팬데믹 등 우리가 2010년대에 접한 사회적 사건들을 두고 매스미디어에서 등장하는 논자들은 기성의 시각과 언어로써 나름의 견해들을 내놓았다. 그런데 그 견해들은 서로 각축하면서도 어떤 소실점을 향해 논점들을 배치하여 사고의 범위를 제한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이 책은 질문을 던진다.

저자에 따르면 사고는 자신이 아직 사고하지 않았음을 의식하는 데서 시작한다. 사고란 시차(時差)를 두어 시차(視差)를 만드는 정신적 영위다. 즉 어떤 사태에 직면했을 때 곧바로 반응하기보다 다른 인식의 방향을 모색하는 것이다. 저자는 쓴다는 행위를 스스로에게 부과해 사고를 위한 시간을 확보하여 묻고 되묻고 끈질기게 다시 묻는다. 답에 이르지 못하더라도 자신의 고민을 소재 삼아 타인과 공유할 물음을, 지금의 상황 속에서 미래를 위해 건져내야 할 물음을 도출한다. 지은이는 2010년대를 살아가며 정신사적으로 중요하다고 여긴 사건과 현상들을 파고들어 거기서 숙고해야 할 물음들이 무엇인지 건져내고자 했다. 이명박 통치, 아랍의 봄, 월스트리트 점거, 후쿠시마 사태, 박근혜 집권, 세월호 참사, 촛불집회, 대통령 탄핵, 문재인 정권 탄생, 트럼프 집권, 난민 확산, 제노포비아, 반지성주의, 가짜뉴스, 기후위기, 코로나 팬데믹 등 2010년대의 사건과 현상들로부터 미래를 위한 물음들을 길어낸다. 저자는 이를 위해 사회과학적 분석을 앞세우기보다는 당시의 시점과 상황 속에서 동요하면서도 사고를 이어가는 방식으로 매해 한 편씩, 십 년간 열 편의 에세이를 작성했다. 이로써 '물음을 위한 물음'은 2010년대를 다양한 방향의 사건들이 교착하고, 시간들이 뒤얽히고, 그로써 새로운 사고의 계기들이 생겨난 시대로 형상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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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음을 위한 물음』 | 윤여일 지음 | 갈무리 (2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