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5 『중력의 임무』 토론거리

작성자
chu
작성일
2023-01-25 17:58
조회
474
중력의 임무 Mission of Gravity
하드SF의 교과서로 불리는 할 클레멘트의 장편 ‘중력의 임무’는 위도에 따라 지구중력의 최소 3배에서 2~3백배에 이르는 고중력 행성 메스클린에 당도한 인간 연구팀이 지표에 추락한 탐사기의 중요자료를 회수하기 위해 토착 외계인들과 서로 이익이 되는 공정한 거래를 하는 이야기다. 메스클린의 토착생물은 벌레같은 환형동물처럼 생겨서 위도에 따라 들쑥날쑥한 중력 차이를 무난히 극복하고 살아간다. 이 작품은 고중력 행성의 환경에서 어떤 생물이 서식할 수 있고 그들의 생김새와 생태는 어떠할지에 관한 일관성 있고 체계적인 사고실험을 보여준다.

하드SF의 조건
(출처: The Science Times 칼럼 ‘하드SF와 소프트SF의 구분’ 고장원 SF 칼럼니스트)
미국의 과학소설 연구가 리차드 트레이틀(Richard Treitel)이 정리한 하드SF에 대한 세 가지 입장

1. 입장 1. 하드SF가 되려면 되도록 현대과학과 상충되지 않아야 한다.

이것은 일부 극단주의자들의 입장이다. 이들은 진정으로 하드한 과학소설이 되려면, 해당 작품이 쓰일 당시 일반적으로 널리 받아들여진 과학이론들에 입각해서 실제로 가능한 것들만 선별해서 내용이 전개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드SF란 현재의 과학지식과 아주 잘 부합하면서 어떤 새로운 현상을 집어넣어도 그럴듯하고 자기 일관성이 있으며 자의적인 해석으로 효과를 떨어뜨리지 않도록 수치나 범위의 적용에 엄격한 제한을 둔 과학소설이다. 여기서 플롯은 과학적 현상을 탐구하고, 그것을 응용하거나 문제로 풀어내기 위해 과학과 공학을 중점적으로 적용시킨다.
이러한 계열의 작품들은 말 그대로 과학적인 설정을 하드(Hard)하게 적용하기 때문에 작가로서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쫓아야 한다. 즉 하드SF 작가는 과학지식의 정합성을 추구하는 동시에 창의적인 상상력을 발휘해야 한다. 이러한 과업을 매력적으로 수행해내서 흥미로운 작품을 지어낼 수만 있다면 어느 누구든 경의를 표하지 않을 수 없으리라. 쉬운 일은 아니지만 불가능한 일은 아닌 모양인지 왕왕 입장 1의 그룹에 속하는 작품들이 나타난다. 할 클레멘트(Hal Clement)의 ‘중력의 임무 (Mission of Gravity; 1954년)’와 로벗 L. 포워드(Robert L. Forward)의 ‘용의 알 (Dragon’s Egg; 1980년)’이 좋은 예들이다.

입장 2. 아직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았어도 논리적 일관성만 있으면 하드SF가 될 수 있다.

소설을 쓰는 작가들 입장에서는 현실적으로 입장 1과 같은 강경론을 끝까지 고수하기에는 여러 가지 무리가 따른다. 이는 단지 창작할 때의 상상력을 제약한다는 이유 때문만이 아니다. 보다 본질적인 차원에서, 과학기술의 끊임없는 진보에 따라 우리가 발을 딛고 있는 사회와 환경은 향후 직면하게 될 사안들의 특성에 따라 간헐적으로 혹은 지속적으로 변모할 것이다. 어쩌면 사안에 따라서는 아예 근본적으로 변화하는 분야도 나올지 모른다. 그렇다면 대체 우리는 얼마나 확고한 지식을 쌓은 상태에서야 미래를 논할 수 있다는 뜻일까?

입장 3. 다루는 대상이 자연이든 인간이든 진지하게 대하면 다 하드SF 아닐까?

입장1은 이미 검증된 과학적 토대에 충실한 문학이어야만 하드SF라고 주장하는 반면, 입장2는 우리가 쌓아올린 과학지식의 토대 자체가 아직 일천하므로 비록 현재까지 검증되지 않았더라도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타당성이 갖춰진 이야기라면 하드SF로 판단하자는 의견이다. 마지막으로 입장은 훨씬 더 획기적이다 못해 근본적인 사고의 전환을 요구한다.
하드SF를 어떻게 정의할 것이냐에 관한 세 번째 입장은 SF연구가 리차드 트레이틀 자신이 제안하는 것으로, 이제까지 논의한 두 가지 입장들보다도 훨씬 더 느슨한 태도를 취한다. 그가 보기에, 하드SF란 자연물과 그것으로 만든 기계류가 작가의 상상세계에서 어떻게 행동하는지 다룬 것이라면, 소프트SF는 인간들과 그들이 만든 사회가 가상의 세계에서 어떻게 행동하는지 다룬 것이다. 직관과 감수성을 중시하는 인문학과 달리 논리적/합리적 관점을 중시하는 이야기라면 그 토대가 자연과학이건 사회과학이건 하드(Hard)한 문학작품이란 뜻이다.
이제까지 소개한 하드SF에 대한 세 가지 정의는 저마다 나름의 기준과 가치가 있는 바, 취사선택은 바로 독자 여러분의 몫일 것이다.

토론거리
1. 할 클레멘트의 <중력의 임무>는 하드SF의 교과서로 손꼽힌다. 어떤 점에서 그러한지, 하드SF의 조건이 무엇인지 이야기해보자.

2. 소설 속 지구인과 외계인의 관계 설정에 대하여 이야기해보자. 선진 과학기술을 가진 문명인으로 그려지는 지구인, 그리고 그 과학 지식을 전수해줄 것을 요구하는 메스클린 행성의 발리넌 선장(외계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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