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6 『달은 무자비한 밤의 여왕』 자료와 토론거리

작성자
chu
작성일
2023-04-26 18:29
조회
311
저자소개

로버트 앤슨 하인라인은 1907년 7월 7일 미주리 주 버틀러의 작은 마을에서 7형제 중 셋째로 태어났고, 1988년 5월 8일 낮잠을 즐기듯 평온하게 세상을 떠났다. 그는 『이중성(Double Star, 1956)』, 『스타십 트루퍼스, 1960』, 『낯선 땅 이방인, 1962』, 『달은 무자비한 밤의 여왕, 1967』의 네 편의 장편 소설로 휴고 상을 수상했고, 미국 SF판타지 작가 협회에서 선정한 최초의 ‘그랜드 마스터’가 되었다.
하인라인의 작품들은 잘 짜여진 플롯, 역동적인 캐릭터, 적절한 과학적 쟁점이라는 SF의 세 가지 정수를 담고 있다. 그는 치밀한 과학적 묘사를 좋아했고 판타지 소설에서조차 SF의 논리적 구조를 사용했다. 하인라인은 1950~1960년대에 SF황금기를 풍미한 거장 아이작 아시모프, 아서 클라크와 함께 SF의 3대 작가로 손꼽힌다. 하인라인의 작품을 읽는 사람들은 누구나 그의 흥미진진한 스토리 전개 능력과 탁월한 유머, 매끄러운 글쓰기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아이작 아시모프나 아서 클라크는 대단히 하드한 SF 작가로서 내용 전개의 무대가 되는 과학적 배경을 설명하는 데 많은 정성을 기울이는 편이다. 하인라인의 경우, 과학적 배경을 소홀히한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그는 미래의 달라진 사회를 배경으로 달라진 인간의 역할과 인간관계에 더욱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있다.


『달은 무자비한 밤의 여왕, 1967』
이 소설에서 하인라인은 1776년 미국 독립 운동과 1917년 러시아 혁명을 하나로 섞어 놓은 듯한 2076년 달 세계의 독립운동을 다루고 있다. 천재가 1개 연대 모인 것보다 똑똑하면서도 인간과의 관계에서는 어린아이처럼 천진한 슈퍼컴퓨터 마이크, 마이크를 침묵의 세계에서 끌어냈으며 원래는 정치에 무관심하지만 우연한 기회에 혁명의 지도자가 되는 전기 기술자 마누엘, 달세계에 추방된 정치범으로 혁명의 방법론에 해박하고 합리적 무정부주의를 신봉하는 마누엘의 예전 선생인 데 라 파즈 교수, 가장 열성적인 혁명가이며 마누엘의 아내가 되는 와이오밍이 유쾌하고 장대한 혁명 드라마를 이끌어 가는 주인공들이다.
달 세계는 통합 지구 정부에서 유배 보내는 유형수들의 감옥이다. 모든 범죄자들은 달 세계에서 형기를 마쳐도 달에 정착해서 살아갈 수 밖에 없다. 지구의 1/6밖에 안되는 달의 중력에 익숙해져서 더 이상 6배나 되는 지구의 중력을 견대지 못하게 되는 탓이다.
달 세계인들은 과거 지구 제국주의 시대의 식민 국가처럼, 지하 농장에서 뼈 빠지게 재배한 곡물을 인구 과밀로 항상 식량 부족 상태인 지구로 보내야 하지만 결코 만족할 만한 수준의 생필품을 얻을 수가 없다. 그들에게 돌아오는 것은 당연히 달세계의 것인데도 지구에 사용료를 지불하는 물과 전기뿐이다. 이 경제적 종속의 악순환을 끊기 위해 달세계 해방 운동이 일어나는 것이다.
또 한가지 재미있는 것은, 이곳에서 여성은 대단히 우월한 존재라는 점이다.(그러나 한편 하인라인이 여성을 바라보는 시각에는 논란이 많은 편이다. 많은 사람들은 그를 철저한 남성우월주의자라고 평가한다.) 남성이 여성보다 몇 배나 많기 때문에 한 여성이, 또는 소수의 여성이 다수의 남성을 거느리고 살 수 밖에 없는 구조이다. 예를 들어, 마누엘의 집안의 경우에는 여러 남편이 여러 아내와 같이 생활하는 ‘가계 결혼’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남편과 아내 중 어느 한쪽이 죽거나, 남편과 아내가 이혼하면 결혼이 끝나는 일반적인 제도가 아니라, 나이 90이 넘는 늙은 남편과 10대 초반의 소년 남편이 공존하는 결혼이다.
슈퍼컴퓨터 마이크의 존재. 아서 클라크의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에 나오는 컴퓨터 할HAL처럼 마이크는 인공지능을 갖춘 최고의 슈퍼컴퓨터이다. 생각하는 존재로서 처음 눈을 뜬 마이크가 성장을 거듭하는 과정은 하인라인의 최대 업적이라 할 만큼 강렬하고 눈부시다. 이 소설이 미국 독립전쟁과 러시아 혁명의 복사판이면서도 또 다른 독특한 전개가 가능했던 것은 다름 아닌 마이크가 있기 때문이다. 마이크는 달 세계 총독부의 모든 행정 업무를 관장하고, 모든 통신망을 장악하고 있으면서 그런 자신의 위치를 혁명에 이용한다. 그러나 마지막 폭격에서 어떤 미지의 충격을 받게 된 마이크가 평범한 컴퓨터로 전락하는 바람에, 달 세계는 기계의 지배를 받는 신세는 모면하게 된다. 혹시나 인간성에 눈을 뜨게 된 마이크가 전지전능한 신처럼 해방된 달세계를 좌지우지하게 될 가능성을 봉쇄하려는 작가의 의도가 아니었나 싶다.
(출처: 『달은 무자비한 밤의 여왕』, 황금가지, 2009. 옮긴이의말(안정희) 중 발췌)

토론거리
1. 컴퓨터 마이크의 분신인 가상 인물(?) 존재(?) ‘아담 셀리니’에 대해 생각해보자. 지구인과 달세계인들에게 아담 셀리니는 혁명의 중심 역할을 하고 죽음으로 영웅이 되는(‘그는 국가적인 영웅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국가에는 영웅이 필요합니다.) 인간으로 여겨졌다. 실제 아담은 픽셀과 음성으로만 존재하는 허구이며, 교수, 마누엘, 와이오밍만이 그 사실을 알고 있다. 아담 셀리니는 혁명에 있어 어떤 존재일까?
2. 하인라인은 슈퍼컴퓨터를 중앙에 둔 네트워크는 생각해냈으나 개인용컴퓨터(PC)나 모바일까지는 상상력이 미치지 못했다. 그래서 인간과 유머를 나눌 정도의 인공지능 컴퓨터가 등장함에도 불구하고 그와 대화하기 위해서는 집전화나 공중전화를 사용해야 한다. 전지구적 고속 통신망이 구축되어 세계 저편에서의 일들을 즉각 접하게 될 수 있다는 점은 미처 생각하지 못한 듯한 점이 흥미롭다.
3. 합리적 무정부주의자로 설정된 교수의 대사들이 인상적이다. 함께 읽고 이야기 나누어보자.
- “합리적 무정부주의자는 국가, 사회, 정부와 같은 개념은 스스로 책임질 수 있는 개인들의 행동 가운데 실증되는 경우를 제외하면 존재하지 않는다고 믿습니다. 비난을 전가하거나, 나누거나, 분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보는 겁니다. 비난, 죄의식, 책임은 오로지 인간 존재의 내부에서만 발생하는 문제일 뿐 다른 어떤 곳에서도 일어나지 않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합리적이기 때문에 모든 개인이 자신과 같은 의견을 지닐 수 없다는 것을 압니다. 따라서 불완전한 세계 속에서 완벽하게 살아가기 위해 노력하지요. 자신의 노력이 완벽하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지만, 실패 후의 자기 인식으로 낙담하지는 않습니다.”
- “어떤 상황 하에서 집단의 일원이 혼자서 하기에는 윤리적이지 않은 일을 집단이 하면 윤리적일 수 있겠습니까?....이것은 국가 속 전체적인 딜레마의 뿌리를 흔드는 근본적인 질문이지요.”
- “납세자가 동의하지 않는 어떠한 세금도 없음....저는 황금률(성경. 무엇이든지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너희도 남을 대접하라)이 유일한 법률이 된다면 만족할 겁니다.”
전체 0

전체 483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추천 조회
공지사항
[SF읽기] SF의 전환; 도약 - 7월 26일 시작! (2,4주 수요일, 저녁7시)
bomi | 2023.07.16 | 추천 0 | 조회 2844
bomi 2023.07.16 0 2844
공지사항
세미나 홍보 요청 양식
다중지성의정원 | 2022.01.11 | 추천 0 | 조회 2453
다중지성의정원 2022.01.11 0 2453
공지사항
[꼭 읽어주세요!] 강의실/세미나실에서 식음료를 드시는 경우
ludante | 2019.02.10 | 추천 0 | 조회 5528
ludante 2019.02.10 0 5528
공지사항
세미나를 순연하실 경우 게시판에 공지를 올려주시길 부탁드립니다.
ludante | 2019.01.27 | 추천 0 | 조회 5194
ludante 2019.01.27 0 5194
공지사항
비밀글 <삶과 예술> 세미나 참가자 명단 - 2019년 1월
다중지성의정원 | 2018.02.25 | 추천 0 | 조회 55
다중지성의정원 2018.02.25 0 55
475
4/3/ 세미나 공지, 필립 K.딕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을 꿈꾸는가?>
chocleda | 2024.03.22 | 추천 0 | 조회 58
chocleda 2024.03.22 0 58
474
3/13 마거릿 애트우드, 『시녀 이야기』 읽을 거리
bomi | 2024.03.13 | 추천 0 | 조회 27
bomi 2024.03.13 0 27
473
3/13 세미나 공지_마거릿 애트우드 『시녀 이야기』
bomi | 2024.03.11 | 추천 0 | 조회 52
bomi 2024.03.11 0 52
472
2/28(수) 구드룬 파우제방 『핵 폭발 뒤 최후의 아이들』 토론거리
chu | 2024.02.28 | 추천 0 | 조회 100
chu 2024.02.28 0 100
471
[SF읽기] 2/28(수) 구드룬 파우제방 『핵 폭발 뒤 최후의 아이들』 세미나 공지
chu | 2024.02.25 | 추천 0 | 조회 101
chu 2024.02.25 0 101
470
1/14(수) 옥타비아 버틀러의 <킨(kindred)>(1979)
희정 | 2024.02.13 | 추천 0 | 조회 92
희정 2024.02.13 0 92
469
1/31 [체체파리의 비법] 읽을 거리와 토론 주제 발제
chocleda | 2024.01.31 | 추천 2 | 조회 153
chocleda 2024.01.31 2 153
468
1월 31일 제임스 팁트리 주니어 <체체파리의 비법> 세미나 공지
chocleda | 2024.01.17 | 추천 0 | 조회 143
chocleda 2024.01.17 0 143
467
10일 세미나를 17일로 순연합니다!
bomi | 2024.01.10 | 추천 0 | 조회 182
bomi 2024.01.10 0 182
466
1/10 『노래하던 새들도 지금은 사라지고』 자료와 토론거리
bomi | 2024.01.09 | 추천 0 | 조회 202
bomi 2024.01.09 0 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