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날의 시인에게 | 김명환 지음 | 2016.11.2

피닉스
작성자
갈무리
작성일
2018-03-11 22:01
조회
1021



보도자료

김명환 산문집

『젊은 날의 시인에게』

지은이 김명환 | 정가 10,000원 | 쪽수 183쪽
출판일 2016년 11월 2일 | 판형 신국판 변형 (139×208)
도서 상태 초판 | 출판사 도서출판 갈무리 | 도서분류 피닉스문예 08
ISBN 978-89-6195-145-6 03810
보도자료 젊은날의시인에게_보도자료.hwp 젊은날의시인에게_보도자료.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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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이 있어야 할 곳과, 해야 할 행동과, 써야 할 글들에 대해 끝없이 고민하던 나는 몇 년 동안 농촌, 광산촌, 공단을 돌아다니며 농민, 노동자들과 소모임을 했다. 주제를 정해 토론을 하고 토론 결과를 시의 형식으로 정리하고, 그것을 돌려 읽으며 고쳐서 한 편의 시가 완성되면 유인물로 만들어 지역에 배포했다. 자신들의 이야기가 시가 되고 유인물이 되는 놀랍고도 신기한 일들이 지속됐고, 그 유인물들은 지역에서 호평을 받았다. ……
내가 다시 노동현장으로 돌아갈 생각을 한 것은 문예운동을 하기 위해서도, 노동운동을 하기 위해서도, 문학작품을 쓰기 위해서도 아니다. 시인이 있어야 할 곳이 꼭 노동현장이어야 한다고 생각한 것도 아니다. 단지 부끄러웠다. 빛나게 달려오던 젊은 날의 시인에게 부끄러웠다.
― 「젊은 날의 시인에게」 중에서



『젊은 날의 시인에게』 출간의 의미

“삐라를 만드는 시인”의 산문집

산문집 『젊은 날의 시인에게』는 김명환 시인의 ‘젊은 날들의 회상’이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시인’을 꿈꿨다. 하지만 정작 시인이 되자 ‘시인’이기보다 ‘문예선전활동가’로 살아 왔다. 김명환은 철도노동자, 삐라작가, 활동가, 시인이다.

월간 『노동해방문학』 문예창작부 시절, 철도노조민주화투쟁 시절, 철도민영화반대투쟁 시절의 이야기들이 제1부 ‘기차의 추억’과 제2부 ‘삐라의 추억’에 실려 있다.

제3부에는 짧은 소설과 동화가 묶여 있다. 「첫눈」은 수배 중인 월간 『노동해방문학』 발행인 김사인 시인이 첫눈 오는 날 집에 다녀가는 이야기다. 「함박눈」은 전쟁 시기 신경림 시인의 첫사랑 이야기다. 제4부에는 선언, 칼럼, 에세이, 논설, 호소문 등이 묶여 있다. 제5부는 철도노조민주화투쟁 이야기를 무협지로 그렸다.

김명환은 후기에 “돌이켜보면, 무슨 대단한 글을 쓸 수 있었던 것도 아니면서, 삐라만 안 만들었으면, 그 정성과 그 노력으로 글을 썼으면, 빛나는 시 한 편 썼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었다. 세월이 흐르고 나서야 그 삐라들이, 그 삐라를 만들고 뿌리던 시간들이, 내 빛나는 시였다는 걸 알았다.”라고 썼다.

서시

나는 세상을 바꾸지 못하고
스스로를 바꾸며 살았다

스스로를 바꾸는 것이
세상을 바꾸는 것보다 어렵다는 걸
미리 알았다면
이렇게 먼 길을 돌아
몸과 마음을 상하진 않았을 것이다

살아온 날들을 되돌리기엔
너무 먼 길을 걸어왔다
날은 어둡고 바람은 찬데
너는 아직도 거기
황량한 벌판에 서 있느냐
젊은 시인아

책 속에서

내가 기차를 처음 타보고, 철도노동자의 노래를 처음 듣던 때로부터 벌써 40년 가까이가 흘렀다. 나는 어느덧 흰머리가 나고, 머리가 벗겨지기도 한 중년의 철도노동자가 됐다. 기차를 타는 게 직업이 됐고, 철도노동자의 파업투쟁을 소리 높여 노래 부르는 시인이 됐다.
― 「기차의 추억」, 16쪽

나는 20년 가까이 삐라만 만들었다. 민주주의혁명을 위하여, 사회주의혁명을 위하여, 신자유주의반대투쟁을 위하여 … … . 억세게도 운이 좋은 나는, 세 번의 멋진 투쟁에 꼽사리낄 수 있는 영광을 가졌다. 하지만 나는 민주주의자도, 사회주의자도, 신자유주의반대론자도 아니었다. 삐라쟁이였을 뿐이다.
― 「자본론의 추억」, 23쪽

누구나에게 그런 바람이 있을 것이다. “돌아가야 한다. 내 형제들의 곁으로”가 아니라, “떠나야 한다. 내 형제들의 곁을”이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을 것이다. 그런데 돌아갈 곳도, 떠날 곳도 “내 형제들의 곁”이니 한 발쯤 비껴서기도 어려운 일이다.
― 「이사」, 27쪽

1984년 나는 시인이 됐다. 그런데 어딜 가도 나는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을 쓰신 조세희 선생님의 조카”로 소개 됐다. 나도 시인인데, 소설가의 조카라니! 나는 자존심이 몹시 상했다.
― 「소설가의 조카」, 36쪽

문예선전활동가, 현장에서, 예술을, 선도적으로!
나는 예술적으로 훈련된 활동가가, 탁월한 선전선동능력을 가진 예술가가, 현장에 뿌리박고 끊임없이 투쟁하는, 현장 동지들과 함께 한발 한발 전진하는 그런 운동을 꿈꿨다.
― 「노동해방문학」, 43쪽

추천사

김명환은 시인이다. 시집 『첫사랑』을 보면 그의 서정이 남다르게 약자와 소수자들의 고통에 집중돼 있음을 볼 수 있다. 어릴 적부터 시인이 되고 싶었던 시인. 시로 세상을 밝게 만들어 보고 싶은 소망을 키웠던 시인. 그는 세상이 아름답지 않다고 느낀 순간부터 시를 몸으로 쓰기 시작했다. 철도노동자가 되어 홍보와 선전 일을 담당하면서 그는 자신의 시를 ‘삐라’와 맞바꿨다. 몸으로 쓴 책 속의 ‘삐라’들이 오랜 시간을 거슬러서 눈물과 분노를 밟고 걸어 나오고 있다. 고통스러웠지만 희망의 찬란한 빛을 품고.
― 이인휘 / 소설가

‘광산에서 온 시인’의 진지함에는 우스꽝스러움이 묻어난다. 혁명을 꿈 꾼 월간 『노동해방문학』의 선전일꾼이 공투본 기관지 『바꿔야 산다』 편집장이었던 것을 대단한 영광으로 여긴다. 전동차 승무원인 시인은 공손하고도 깍듯하다. 공공부문의 수많은 신자유주의반대투쟁에 선전게릴라로 취직한 시인은 제살을 깎아먹으면서 삐라를 만든다. 피골이 상접한 모습은 늘 안쓰러움으로 남는다. 시인의 산문집은 흥미롭고 재미있다. ‘공산당선언’으로 새해를 시작하는 시인의 눈으로 보는 세상은 우리에게 또 다른 세상을 보여주고 있다.
― 김병구 / 철도노동자

그는 삐라쟁이다. 자칭 “3류 시인”의 몇 안 되는 애독자로서, 나는 그가 삐라쟁인 게 싫었다. 천상 시인인 그의 감성이 삐라처럼 “한번 쓰(여지)고 버려”질까 봐 나는 늘 두려웠다. 때론 의심을 받고 때론 거부당하면서도 시대의 마디마디, 바람보다 먼저 달려와 원고지 칸칸이 가부좌를 틀던 삐라쟁이. 철도원 24년 동안 삐라만 만든 줄 알았는데, 이제 다시 보니 그는 여전히 시를 쓰고 있었다.
― 이한주 / 시인

지은이 소개

김명환은 1959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1984년 사화집 『시여 무기여』에 시 「봄」 등을 발표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1989년 월간 『노동해방문학』 문예창작부장, 2000년 ‘철도노조 전면적 직선제 쟁취를 위한 공동투쟁본부’ 기관지 『바꿔야 산다』 편집장, 2007년 철도노조 기관지 『철도노동자』 편집주간으로 활동했다. 시집『첫사랑』이 있다.

후기

그동안 쓴 글들을 모으고, 고쳐 쓰는 데 1년이 넘게 걸렸다. 지나온 시간들을 되돌아본다는 것은, 한가한 사람에게나 허용되는 것일 텐데, 내가 한가할 수 있다는 것이 미안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다.
돌이켜보면, 무슨 대단한 글을 쓸 수 있었던 것도 아니면서, 삐라만 안 만들었으면, 그 정성과 그 노력으로 글을 썼으면, 빛나는 시 한 편 썼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었다. 세월이 흐르고 나서야 그 삐라들이, 그 삐라를 만들고 뿌리던 시간들이, 내 빛나는 시였다는 걸 알았다.
오랜 동지인 갈무리 식구들이 편집과 제작을 맡아줬다. 함께 파업투쟁에 나섰지만, 아직도 현장에 돌아오지 못하고 있는 철도 해고동지들에게 미안함과 고마움을 전한다.

2016년 10월
김명환

목차

서시

제1부 기차의 추억

젊은 날의 시인에게 10
기차의 추억 15
자본론의 추억 18
이사 25

제2부 삐라의 추억

키 작은 해바라기 30
소설가의 조카 36
노동해방문학 41
바꿔야 산다 49
비창 58

제3부 함박눈 내리는 날

첫눈 68
함박눈 86
함박눈 내리는 날 95
산개의 추억 100
최후의 만찬 111

제4부 100년 만의 정월대보름

노동귀족의 종말을 위한 협주곡 122
출범 다음날 새벽에 쓴 출범선언 128
순식간에 써내려간 파업선언 133
100년 만의 정월대보름 135
기차를 세울 수밖에 없었던 이유 138
프로메테우스의 눈물 144
레닌그라드 참호 속의 철도노동자 147
늙은 노동자의 “안녕들 하십니까?” 151

제5부 철노제일검

제1화 공투방, 깃발을 들다 156
제2화 타오르는 문선루 162
제3화 백암의 결 1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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