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니즘의 투쟁』 | 마리아로사 달라 코스따 지음 | 이영주·김현지 옮김 | 2020.09.29

아우또노미아
작성자
갈무리
작성일
2020-09-28 17:59
조회
1165


보도자료

페미니즘의 투쟁

가사노동에 대한 임금부터 삶의 보호까지

달라 코스따의 치밀한 연구와 독창적인 사유는, 여성들이 자기 신체와 노동에 대한 자율성과 통제력을 획득하고자 할 때의 투쟁의 역할에 대해 우리의 이해를 심화시킨다. 이 책에 수록된 28편의 글은 긴축의 시대에 대항권력을 구축하고자 하는 반자본주의자, 반인종주의자, 페미니스트들에게 비판적이고 유익한 생각들을 제공한다.


지은이 마리아로사 달라 코스따 | 옮긴이 이영주·김현지 | 정가 29,000원 | 쪽수 560쪽
출판일 2020년 9월 29일 | 판형 신국판 (152*225) | 출판사 도서출판 갈무리
총서명 Cupiditas, 아우또노미아총서 71
ISBN 978-89-6195-249-1 93300 | CIP제어번호 CIP2020037693
도서분류 1. 여성학 2. 페미니즘 3. 인문 에세이 4. 문화비평 5. 사회문제
보도자료 페미니즘의투쟁-보도자료.hwp 페미니즘의투쟁-보도자료-fin.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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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아로사 달라 코스따는 노동력 재생산이 자본주의가 기능하는 전제 조건임을 이론화함으로써 사적인 것의 막강한 정치적 잠재력을 조명해주었다. 가정 내 무급 노동을 임금 노동자의 유급 노동과 연결하고, 여성 노동의 자연화를 자연의 자본화와 연결함으로써 우리에게 학술 작업으로 그리고 거리에서, 잠재워지지 않을, 반란의, 반자본주의 페미니즘의 모델이 되기를 계속하고 있다.

― 티디 바타찰야, 『사회 재생산 이론』 엮은이, <국제 여성 파업> 전국 조직 위원


『페미니즘의 투쟁』 간략한 소개

전 세계 어디에서도 동일한 형태로 출판된 적이 없는 이 선집은 영향력 있는 이탈리아의 페미니스트 작가이자 활동가인 마리아로사 달라 코스따의 30여 년에 이르는 이론 성과를 집대성한 것이다. 1970년대부터 2010년대까지 달라 코스따가 작성한 글들 가운데 그의 정치사상적 궤적을 분명하게 보여주는 28편의 핵심 텍스트를 모았다. 최근 몇 년간 전 세계적으로 사회적 재생산 이론에 대한 새로운 관심이 급증하고 있으며, 여성의 투쟁과 파업 또한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이 책은 자본주의에서 노동과 삶의 재생산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에 대하여 역사적 분석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현대적인 맑스주의 페미니즘 관점에서의 분석을 제공한다. 달라 코스따의 논문, 연설문, 정치 팸플릿 들은 1970년대 초 이탈리아와 전 세계에서 출현했던 활기차고 투쟁적인 여성 운동에 대한 통찰력을 보여 준다.

「여성과 공동체 전복」 (1972)이 출판된 이래로 달라 코스따는, 넓은 범주의 반자본주의 사회운동과 페미니스트 사회운동 속에서 자율주의 사유가 발전하는 데 핵심적인 기여를 해왔다. 달라 코스따의 치밀한 연구와 독창적인 사유는, 여성들이 자기 신체와 노동에 대한 자율성과 통제력을 획득하고자 할 때의 투쟁의 역할에 대해 우리의 이해를 심화시킨다. 이 선집에 수록된 글들은 긴축의 시대에 대항권력을 구축하고자 하는 반자본주의자, 반인종주의자, 페미니스트들에게 비판적이고 유익한 생각들을 제공한다.


『페미니즘의 투쟁』 상세한 소개

가사노동에 임금을 지급하라

1972년 이탈리아의 빠도바에서 마리아로사 달라 코스따는 셀마 제임스(런던), 실비아 페데리치(뉴욕), 그리고 브리지트 갈띠에(파리)와 함께 <국제페미니스트연합>을 결성하였다. 이들은 재생산 노동에 대한 토론을 장려하였고, 여러 국가들에서 활동을 조직하여 <가사노동 임금 조직 및 위원회>라는 국제적인 네트워크를 형성하였다.

“우리는 모두 가사노동을 합니다. 가사노동은 모든 여성의 유일한 공통점이며, 우리가 우리의 힘, 즉 수백만 여성의 힘을 결집시킬 수 있는 유일한 토대입니다.”(마리아로사 달라 코스따의 연설문, 1974년 3월 10일)

여성들은 거리로 나와 “가사노동에 임금을 지급하라” “성관계도 가사노동이다”를 외쳤다. 이들의 주장은 “여성은 문 닫힌 집 안에서, 어떤 보상도 없이, 정해진 노동 시간이나 휴식 시간도 하나 없이, 자기 시간을 전부 할애해야 하는 일”(296쪽)을 무보수로 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러므로 가정은 통념처럼 소비의 공간, 휴식의 공간이기보다는 생산의 공간이다. 오늘날까지도 전 세계의 많은 여성이 집 안에서 자본을 위한 노동력을 생산하고 재생산하는 무급 노동을 평생에 걸쳐 수행한다.

한국 통계청의 2019년 생활시간 조사 결과에 따르면 평일 가사노동 시간은 여성은 3시간 10분인데 비해 남성은 48분이다. 여전히 요리하고, 차리고, 닦고, 쓸고, 씻는 가사노동의 압도적인 양을 여성이 감당하고 있다. 고된 노동을 마치고 휴식을 기대하며 귀가하는 남성과 달리 여성에게 집 안은 여성 자신이 집 밖에서 일을 하든 하지 않든 노동 현장이다. 또 가사노동은 결혼 여부와 무관하게 여성이 어디에서나 수행하도록 기대되는 역할이다. 집 안에서 아내, 며느리, 할머니, 딸들이 쉬지 않고 일하듯이, 집 밖에서도 여성은 남성들의 아내, 딸, 며느리가 되어 주변인을 보살펴주고 위로해주어야 한다. 여전히 “아침밥 차려주는 여자”를 원한다는 말이 아무렇지 않게 통용되는 세상이다.

여성들이 노동을 거부한다면

달라 코스따에 따르면 빨래나 청소는 “사회 서비스”이다. 임금 노동자가 다음 날 일터에 깨끗한 옷을 입고 상쾌한 상태로 출근할 수 있도록 노동력을 재생산하는 활동이기 때문이다. 자본이 가사노동을 여성이 전담하게 만든 것은 자본주의 가족 구조의 제도화를 통해서였다. 남성은 임금 노동자로서 자기 노동력을 재생산해줄 여성을 부양할 돈을 버는 대신 집안일이라는 사회 서비스 역할에서 ‘해방’되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남성이 임금 노예가 된 만큼 여성은 가정에 속박되게 되었다. 자본은 남성을 집 안의 관리자로 앉히고 여성의 무급 노동의 혜택을 공짜로 가져갔다.

노동력은 자본주의에서 가장 중요한 상품이다. 가사노동은 흔히 “여자들이나 하는 일”로 폄하되지만 자본주의 사회에서 가사노동이 담당하는 생산적 측면에 주의를 기울이자마자 그것이 이 사회를 움직이는 데 얼마큼 결정적인지가 보이기 시작한다. 1970년대 이탈리아의 노동자와 학생 들이 “노동 거부”를 자본에 맞서는 전략으로 채택했던 것처럼, 노동자들이 자신들의 요구를 관철하기 위해 파업을 하는 것처럼, 여성 또한 시작 시간도, 퇴근 시간도 없는 가사노동을 거부할 수 있다. 만일 여성들의 집단적인 가사노동 거부를 실현해낼 수 있다면 그것은 ‘사회 전복’이라 불러도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여성들의 “가사노동 파업”이 동반되지 않은 어떤 파업도 “총파업”이라 할 수 없다고 달라 코스따는 주장한다. 달라 코스따와 동료들은 이처럼 여성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투쟁의 중심인물이라고 보았다.

미투 운동과 가사노동 임금

최근 몇 년간 전 세계적으로 여성들의 아래로부터의 목소리가 폭발하였다. 한국도 마찬가지였다. 여성들의 ‘#미투’는 사회를 뒤흔드는 흐름이었고 계속되고 있다. 성폭력 고발로 출발한 미투 운동은 직장 내 성폭력, 권력형 성폭력, 연예노동자에 대한 성폭력, 디지털 성폭력, 불법 성착취물 문제, 낙태죄 폐지 등 다양한 이슈들을 아우르면서 ‘정상’이라 여겨졌던 많은 것들에 대한 전 사회적 성찰과 변화를 요청하고 있다.

가사노동 임금이라는 의제는 근래에 주목받고 있는 페미니즘 이슈들에 어떤 통찰을 줄 수 있을까? 우선 이 책은 공식적인 역사서에서 누락되곤 하는 여성 투쟁에 대한 소중한 기록이다. 특히 이 책 1부 2장에 수록된, 달라 코스따가 1972년에 발표한 「여성과 공동체 전복」은 가사노동 임금 운동의 핵심 텍스트였으며, 오늘날까지 고전으로 평가받고 있는 유명한 팸플릿이다. 이 글은 자본주의에서 핵가족이 하는 기능, 그리고 그 안에서 주부 역할이 여성에게 어떻게 할당되는지에 대한 분석에서 시작한다. 이 글을 비롯하여 책의 여러 곳에서 달라 코스따는 몸, 섹슈얼리티, 동성애 같은 주제들을 하나의 일관된 관점으로 분석할 수 있는 단초들을 제공한다. 예컨대 자본주의적 핵가족에서 “여성의 성생활은 노동력을 재생산하는 기능으로 대체되었다”(36쪽). 자본이 설치한 임금노동자/무임금가사노동자라는 분할로 인해서 남녀 사이에는 권력과 권력의 규칙들이 성적 애정과 친밀함을 지배한다. 따라서 “남성과의 성적 관계는 여성에게 언제나 좌절감을 안겨준다.” 이런 상황에서 “동성애 운동은 섹슈얼리티를 권력에서 떼어내려는 가장 거대한 시도”(36쪽)다.

성폭력과 관련해서 1970년대 페미니스트들이 경험한 현실은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다. 남성이 여성의 몸을 지배하는 상황, 여성의 몸이 남성의 성적 요구를 만족시키는 도구로 기능하는 상황에 대한 자각이 일어나 여성들이 자기 몸과 욕망을 재전유하기 시작하였다. 여성은 또 자본과 남성이 원하는 대로 가사노동을 수행하기를 거부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여성에 대한 폭력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285~286쪽) 오늘날에도 여성이 가사노동을 거부하거나 남성이 원하는 방식의 성적 노동을 제공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남성 폭력이 발생하곤 한다.

땅과 바다를 살리자

가사노동 임금, 임신중단 비범죄화, 자궁절제술 남용 고발, 성폭력 반대 같은 사안들에 집중하던 마리아로사 달라 코스따는 1980년대부터 토착민 운동, 에코페미니즘과 조우하면서 땅, 식량, 생명, 개발, 농업 같은 의제들로 사상적 관심을 확장하게 된다.

가사노동에 대한 관심은 결국 삶의 재생산의 문제와 직결되는 것이다. 가사노동이 삶을 재생산하는 노동이기 때문이다. 제1세계에 속하는 이탈리아 출신인 달라 코스따는 제3세계의 투쟁들과 만나면서 “땅에 관한 질문은 우리를 압도하여 우리가 재생산 문제를 다시 생각하도록 만들었다”고 고백한다. 1980년대에는 제3세계 국가들을 중심으로 신자유주의 정책들이 집행되면서 토지의 사유화, 착취, 파괴가 대대적으로 일어났다. 그 안에서도 여성들은 땅과 바다를 지키기 위해 앞장서서 싸우고 있었다.

1990년대 이후 농업과 어업, 식량 주권 등의 문제가 달라 코스따의 집필과 연구의 주요 주제가 된다. 1992년에는 전 세계 농업 공동체를 연결하는 거대한 네트워크인 <비아 깜뻬씨나>가 발족하였고, 1994년 1월 1일 북미자유무역협정 발효일에 멕시코 치아빠스 정글에서는 사빠띠스따들이 봉기하였다. 달라 코스따는 이 아래로부터의 움직임들과 협력하면서 전 세계의 토착민 저항을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활동을 하였다. 오늘날 사회적 관계들이 자본주의적으로 체계화되는 것에 반대하는 투쟁은, 새롭게 땅과 관계 맺을 방법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고 그는 주장하였다.


지은이·옮긴이 소개

지은이
마리아로사 달라 코스따 (Mariarosa Dalla Costa, 1943~ )
1943년 4월 28일 이탈리아 동북부 뜨레비조에서 태어났다. 이탈리아 빠도바 대학의 정치법학부 및 국제학부 교수, 국제적으로 영향력 있는 저자이자 저명한 페미니스트 활동가이다. 자본주의 발전 과정에서 여성이 처해 있는 환경을 연구하기 위해 이론 및 실천적 노력을 기울여 왔으며, <포떼레 오뻬라이오>, <로따 페미니스따> 활동을 하였고, 가사노동에 임금을 지급하라 캠페인 등 다양한 반자본주의 운동에 수십 년간 참여, 자율성의 발전을 이끄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셀마 제임스와 함께 쓴 대표 저작 『여성의 힘과 공동체 전복』은 여섯 개의 언어로 번역되었고, 2009년에는 선집 『돈, 진주, 꽃, 그리고 여성주의 재생산』이 스페인에서 출간되었다. 저서로 『페미니즘의 투쟁』(갈무리, 2020), 『집안의 노동자』(갈무리, 2017), 『여성, 개발, 재생산 노동』 (G. F. 달라 코스따와 공동 편집), 『여성살해. 자궁절제술과 자본주의적 가부장제 그리고 여성에 대한 의학적 학대』(갈무리, 근간), 『우리의 어머니인 바다』(모니카 킬레스와 공저, 갈무리, 근간) 등이 있다. 다수의 논문은 웹진 『커머너』(thecommoner.org)에서 볼 수 있다.

옮긴이
이영주 iamleeyj@gmail.com
서강대학교에서 경제학과 영미어문을, 동 대학원에서 영문학을 전공했다. 『집안의 노동자 : 뉴딜이 기획한 가족과 여성』(공역)을 옮겼다.

김현지 vanitasji81@gmail.com
번역 그리고 모성, 두 극한 노동 사이에서 매 순간 갈팡질팡, 우왕좌왕하는 5년 차 엄마. 전업 주부나 도우미 같은 말을 더 이상 쓰지 않는 세상, 에코페미니즘이 필수 교양인 사회를 상상하며 오늘도 버틴다. 이화여대에서 미술사학과 영문학을, 서강대에서 영문학을 공부했다. 『집안의 노동자 : 뉴딜이 기획한 가족과 여성』(공역)을 옮겼다.


책 속에서 : 가사노동에 대한 임금부터 삶의 보호까지

천재적인 여성은 거의 없었던 것 같다. 그것이 불가능했던 이유는 사회적 과정에서 차단당한 여성이 어떤 일에 천재성을 발휘할 수 있는지 알 길이 없기 때문이다. 이제, 여성이 천재성을 발휘할 수 있는 일이 있다. 그건 바로 투쟁이다.

― 1부 2장 여성과 공동체 전복, 56쪽

노동 인구의 절반이 파업하는 동안 다른 절반은 집 안 부엌에 있었다면, 이는 총파업이 아닙니다. 우리는 총파업을 본 적이 없습니다. 남성, 대개는 큰 공장에서 일하는 남성들이 거리로 나서는 것을 보았을 뿐입니다. 그동안 그의 아내와 딸, 누이, 어머니는 부엌에서 요리를 하고 있었습니다.

― 1부 3장 총파업에 대하여, 60쪽

출생률 감소는 어떤 하나의 요소로 해명 가능한 ‘사건’이 아니라 여성이 획득한 힘의 정도를 보여 주는 것이다. 전쟁과 혁명 이후에 등장한 모든 정부는 항상 여성을 가둬 놓으려고 애썼는데, 이런 보편적 ‘후진성’을 상쇄시킨 게 투쟁 과정에서 획득한 여성의 힘이었다. 이 힘의 지렛대를 이용해 여성은 삶의 질을 개선하는 협상을 점점 더 많이 할 수 있었다.

― 1부 5장 재생산과 이민, 103쪽

전쟁을 좋아하는 신자유주의 정치는 전 세계 재생산 노동을 새롭게 분할하고 있다. 이른바 개발도상국이나 ‘과도기’로 규정되는(동유럽 국가들의 경우 민주주의로 가는 ‘과도기’) 국가 출신 여성들이 점점 더 많이 선진국에 재생산 노동을 하러 온다. 이들은 무엇보다도 망가진 재생산 환경, 특히 가정의 재생산 환경을 뒤로 한 채 떠나왔다.

― 1부 9장 노인 돌봄이라는 새로운 위기 : 여성의 자율성과 돌봄 노동 임금을 중심으로, 153쪽

칩코 운동을 비롯해 세계 곳곳에서 무수히 많은 다른 사례들이 보여 주듯이, 점점 더 많은 여성이 앞장서서 운동을 이끌고 있다. 이 여성들의 운동은 자연과의 관계를 유지하고 회복하며 재해석하는 일과, 경제적 자급생활을 지키면서 여성 자신이 속한 공동체/문명의 정체성 및 역사 문화적 자부심을 보존하는 일을 하나로 합친다.

― 2부 2장 발전과 재생산, 213쪽

더 많은 우유를 생산할 목적으로 소에 주입하는 소 성장 호르몬 때문에 미네소타·위스콘신·버몬트주에서 투쟁이 일어났다. 동물 해방 운동가·생태 운동가·소농이 힘을 합해 거대 기업농에 대항했다. 실제로 세계 곳곳에서 연달아 반복적으로 일어난 일들을 보면, 동물을 해치는 게 곧 소규모 경제와 환경을 파괴하는 것이다.

― 2부 3장 우리 안의 토착민, 우리가 사는 땅, 256쪽

저는 땅의 문제가 땅의 재생산 능력 파괴 문제와 연결된다는 점을 수도 없이 강조했습니다. 이는 우리만이 아니라 제3세계 국가에서도 중요한 문제입니다. 이 문제는 우리가 재생산 담론을 다시 시작하고, 다시 바로 세우게 만듭니다. 돈으로 살 수 있는 게 독극물뿐이라면, 돈이 무슨 소용인가요? 무엇이 지구에서 생명의 지속을 약속할까요, 돈일까요, 건강한 땅과 건강한 땅의 재생산 능력에 접근할 권리일까요?

― 3부 3장 정원으로 나가는 문, 309쪽

나는 인생의 길 위에서 한 가지 질문을 끊임없이 마주했다. 바로 우리가 변혁시키길 원한 극도로 불평등한 체제, 즉 자본주의 체제의 아킬레스건을 어디서 찾을 수 있느냐는 질문이었다.

― 4부 3장 세계를 시골로 되돌리기, 331쪽

식량은 기본적인 인권이다. 왜냐하면 식량은 모든 권리 가운데서 가장 중요한 권리, 즉 다른 모든 권리를 좌우하는 생명권의 토대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먹을 권리 자체는 토지권 부정의 역사와 마찬가지로 역사적으로 오랫동안 부정당해 왔다. 이 역사에서 가장 최근에 해당하는 시기는 급격한 구조 조정이 시행된 1980년대부터 신자유주의적 세계화가 진행되고 무르익은 1990년대 이후이다.

― 4부 8장 식량 공통장, 그리고 공동체, 379쪽

동식물을 기계화하고 일그러뜨림으로써 자연을 공격하는 이 우화 속 세 번째 개발 유형은 바다에 대한 공격이다. 바다의 어류학적 유산은 어업이 산업화되면서 엄청나게 빈곤해진 것으로 악명이 높다. 여기서도 반복되는 문제는, 어업의 산업화가 수많은 해안 공동체 및 기타 공동체의 생계 원천인 전통 방식의 어업을 해치면서 이뤄진다는 점이다.

― 4부 12장 물고기가 마당에서 펄떡이도록, 457쪽


목차

책머리에 8
마리아로사 달라 코스따와 페미니즘의 투쟁 10

1부 ‘사랑으로 하는 노동’ : 노동을 다시 생각하다
1. 「여성과 공동체 전복」 이탈리아어판 서문 22
2. 여성과 공동체 전복 26
3. 총파업에 대하여 58
4. 가사노동과 1970년대 이후 이탈리아 페미니즘 운동 61
5. 재생산과 이민 76
6. 1970년대 이탈리아의 인구 이출과 이입, 그리고 계급 구성 112
7. 복지에 대하여 126
8. 가족, 복지, 뉴딜 136
9. 노인 돌봄이라는 새로운 위기 : 여성의 자율성과 돌봄 노동 임금을 중심으로 142
10. 노동자주의, 페미니즘, 그리고 유엔의 몇 가지 성과 161

2부 누구를 위한 개발인가 : 발전을 반성하다
1. 자본주의와 재생산 181
2. 발전과 재생산 192
3. 우리 안의 토착민, 우리가 사는 땅 219

3부 내 몸은 내 것 : 몸을 탈환하다
1. 과잉의 역사 : 여성과 의학의 관계 263
2. 이 여성의 몸은 누구 것인가? 274
3. 정원으로 나가는 문 289

4부 파괴와 고통을 넘어 : 땅과 바다를 살리다
1. 대지가 공격받다 312
2. 지역을 말하는 일곱 가지 이유 316
3. 세계를 시골로 되돌리기 330
4. 변화를 만드는 두 개의 바구니 339
5. 신자유주의, 토지, 식량에 대한 몇 가지 기록 347
6. 자급생활을 둘러싼 전쟁 354
7. 이탈리아의 대안 농업과 식량 359
8. 식량 공통장, 그리고 공동체 378
9. 시골스럽고 윤리적인 388
10. 식량 주권, 소농, 여성 400
11. 식량 주권을 위해 싸우는 어민과 여성 420
12. 물고기가 마당에서 펄떡이도록 437

옮긴이 후기 467
후주 470
수록글 출처 516
참고문헌 521

부록
마리아로사 달라 코스따의 주요 활동 537
마리아로사 달라 코스따 주요 저작 목록 540

인명 찾아보기 542
용어 찾아보기 545


함께 보면 좋은 갈무리 도서

『집안의 노동자 : 뉴딜이 기획한 가족과 여성』(마리아로사 달라 코스따 지음, 김현지, 이영주 옮김, 갈무리, 2017)

이 책에서 달라 코스따는 뉴딜을 둘러싼 투쟁의 역사를 되짚는다. 이 투쟁의 흐름 속에서 노동자는 국가와 새로운 관계를 맺고 사회 재생산의 지형을 새롭게 그려나간다. 그렇다면 뉴딜과 복지 국가가 설립한 여러 기관은 노동계급을 구한 구원자였는가, 아니면 노동계급이 자율적으로 재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망가뜨린 파괴자였는가? 달라 코스따는 여성과 국가가 맺고 있는 관계를 중심으로 복지 체계를 종합적으로 분석한다.

『캘리번과 마녀 ― 여성, 신체 그리고 시초축적』(실비아 페데리치 지음, 황성원, 김민철 옮김, 갈무리, 2011)

자본주의의 역사에 있어서, 남성이 임금 노동자로 탈바꿈된 것만큼 여성이 가사노동자이자 노동력 재생산기계로 되었다는 점 역시 중요하다는 것을 역설하는 페미니즘 역사서이다. 저자는 자본주의의 물질적 토대를 닦았던 이 폭력적인 시초축적 과정에서 마녀사냥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 사건이었음을 밝힌다. 이 책에서는 공식적인 역사서나 맑스주의적 관점에서 쓰인 역사책에서도 다뤄지지 않는 산파 여성들·점쟁이 여성들·식민지의 원주민 여성 노예들·여성 마술사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가부장제와 자본주의 ― 여성, 자연, 식민지와 세계적 규모의 자본축적』(마리아 미즈 지음, 최재인 옮김, 갈무리, 2014)

『가부장제와 자본주의』는 1986년에 초판이 출간된 후 페미니즘의 고전으로 높은 평가를 받아왔다. 오늘날 이 책의 자본주의와 가부장제에 대한 문제제기는 여전히 실감 나게 다가온다. 가부장제를 이용한 자본주의적 착취는 한 세대 동안 더욱더 노골적이 되었으며, 전 세계 구석구석까지 확대되어 왔기 때문이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문제를 지적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기원과 본질을 찾으며, 현대 자본주의와 가부장제의 뿌리에 대해 깊이 탐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혁명의 영점 ― 가사노동, 재생산, 여성주의 투쟁』(실비아 페데리치 지음, 갈무리, 2013)

페데리치는 가사노동에 대한 임금지불을 요구했던 1970년대 여성운동에서 출발하여 1990년대 이후 여성운동의 제도화에 대한 비판과, 신자유주의의 등장으로 더욱 열악해진 삶의 조건들을 회복하기 위한 공유재 재구축을 위한 운동까지, 급진주의 여성운동에 몸담아 왔다. 『혁명의 영점』은 이러한 여성투쟁의 본질에 대한 페데리치의 40년간의 연구와 이론 작업을 집대성한 것이다.저자는 노동의 자본주의적 조직방식과 ‘소외된 노동’에 내재한 모순들의 이면에는, 집단적인 재생산과 관련된, 일상적인 현실을 변화시키는 폭발적 잠재력을 지닌 영점(Point Zero)이 있음을 역사와 이론, 현실 운동 사례를 통해 강조하고 있다.

『여자떼 공포, 젠더 어펙트 ― 부대낌과 상호작용의 정치』(권명아 지음, 갈무리, 2019)

정동과 페미니즘, 페미니즘과 젠더 정치의 정동 효과들에 대한 이론적 연구이자, 온 힘을 다해 무언가 '다른 삶'을 만들어보기 위해 부대낀 날들의 기록이기도 하다. 이 책에서 페미니즘과 젠더 어펙트에 대한 이론적 탐색과 실천적 개입은 하나의 몸과 다른 하나의 몸이 부대껴 만들어내는 힘, 마찰, 갈등에서부터, 개별 존재의 몸과 사회, 정치의 몸들이 만나 부대끼는 여러 지점들까지, 그리고 이런 현존하는 갈등 너머를 지향하는 ‘대안 공동체’에서도 발생하는 ‘꼬뮌의 질병’을 관통하면서 진행된다.

『폭력의 진부함 ― 얼굴, 이름, 목소리가 있는 개인을 위하여』(이라영 지음, 갈무리, 2020)

성폭력뿐 아니라 사회의 많은 차별과 폭력은 특별한 사람들에 의해 벌어지는 특별한 사건이 아니라 평범한 사람들에 의해 벌어지는 일상적 현상이다. 이처럼 문화화된 폭력은 폭력을 폭력처럼 보이지 않게 만든다. 제도 바깥에서 일어나는 폭로는 이 문화화된 폭력을 보이게 만들려는 피해자 개개인의 분투이며 최후의 구조요청이다. 이 책은 그렇기에 사회구조에 맞서는 개인의 폭로가 발생하게 된 배경과 그러한 발화가 가지는 맥락을 강조하는 작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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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예술과 공통장』 | 권범철 지음 | 2024.02.06
갈무리 | 2024.02.05 | 추천 0 | 조회 2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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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
『대담 : 1972~1990』 | 질 들뢰즈 지음 | 신지영 옮김 | 2023.11.30
갈무리 | 2023.12.04 | 추천 0 | 조회 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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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
『자기생성과 인지』 | 움베르또 R. 마뚜라나, 프란시스코 J. 바렐라 지음 | 정현주 옮김 | 2023.11.3
갈무리 | 2023.11.06 | 추천 0 | 조회 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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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
『우리는 당신들이 불태우지 못한 마녀의 후손들이다』 | 실비아 페데리치 지음 | 신지영·김정연·김예나·문현 옮김 | 2023.3.8
갈무리 | 2023.03.03 | 추천 0 | 조회 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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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
『종과 종이 만날 때』 | 도나 J. 해러웨이 지음 | 최유미 옮김 | 2022.08.26
갈무리 | 2022.08.30 | 추천 0 | 조회 10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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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
『들뢰즈 다양체』 | 질 들뢰즈 지음 | 다비드 라푸자드 엮음 | 서창현 옮김 | 2022.05.31
갈무리 | 2022.06.03 | 추천 0 | 조회 8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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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
『벤저민 레이』 | 마커스 레디커 지음 | 박지순 옮김 | 2021.12.27
갈무리 | 2021.12.28 | 추천 0 | 조회 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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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
『대서양의 무법자』 | 마커스 레디커 지음 | 박지순 옮김 | 2021.11.11
갈무리 | 2021.11.12 | 추천 0 | 조회 8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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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
『피지털 커먼즈』 | 이광석 지음 | 2021.10.21
갈무리 | 2021.10.26 | 추천 0 | 조회 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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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
『도둑이야!』 | 피터 라인보우 지음 | 서창현 옮김 | 2021.10.9
갈무리 | 2021.10.09 | 추천 0 | 조회 1174
갈무리 2021.10.09 0 11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