깐다 | 이상호 지음 | 2015.12.19

마이노리티
작성자
갈무리
작성일
2018-03-11 19:21
조회
1227


지은이 이상호 | 정가 7,000원 | 쪽수 112쪽
출판일 2015년 12월 19일 | 판형 사륙판 (127×188)
도서 상태 초판 | 출판사 도서출판 갈무리 | 도서분류 마이노리티시선 44
ISBN 978-89-6195-120-3 04810
보도자료 깐다_보도자료.hwp 깐다_보도자료.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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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집의 원고를 넘겨받고 마음이 한결 넉넉해지고 따뜻해짐을 느낄 수 있었다. 첫 시집 『개미집』 이후 그는 사랑과 혁명의 시적 객토를 지나 원숙해진 사유와 서정의 깊이를 더해가고 있으며, 우리가 살아가는 이 어두운 현실의 그림자를 따스하게 끌어안는다. 세상을 보는 시선에 깔려있는 촉촉한 서정성이 시적 진실의 진술이 되기도 하고, 시적 대상에 대한 공감의 폭을 넓히고 있어 반갑다.”
― 이월춘, 「해설·시적 진실과 갈망의 純度 : 이상호의 시」



『깐다』 출간의 의미

마흔 네 번째 마이노리티 시선으로 이상호 시집 『깐다』가 출간되었다. 1971년 창원 출생인 그는 1999년 제 11회 <들불문학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고, <객토문학동인>, <경남작가회의>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이상호 시인은 1990년에 마창 지역 노동문학 모임으로 결성된 <객토문학동인>의 회원이다. 자동차 정비공으로 일하던 그는 2004년 산재로 급작스럽게 일을 그만 두게 되었고, 현재 독서논술 공부방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금강노인복지관에서 글짓기 강사로 일하며, 노인 학대 독서심리 상담사로, 그리고 산재근로자 멘토링 프로그램에서 멘토로 일하고 있다. 이번 시집에는 시인이자 생활인인 저자가 산재 이후 새로운 빛깔의 삶을 빚어온 십수 년의 시간이 담겨 있다.

이상호 시집 1부의 주인공은 노인들이다. 공공근로 조끼를 입고 폐지를 줍는 할머니들(「종이상자 하나」), 뭐든지 “뚝딱뚝딱 고”치는 구멍가게 주인 김 영감님(「사랑방」), “명예퇴직으로” “경비직에서” 까여 “골목길에 퍼질러 앉아” “시커먼 속 같은 / 전선만 / 까고 / 또” 까는 손 영감님(「깐다」), “노인 복지관 글짓기 수업시간”에 살아온 한세월을 처음 배우는 글자에 힘껏 담아내는 노인들(「참 글」)까지. 시인은 노인복지 관련 활동을 하며 포착한 인상적인 장면들을 한 편, 한 편에 정갈하게 담았다.

2부는 일상에서 마주치는 사물과 사건들을 소재로 한 시들이다. “한순간 툭, / 끊어질 것 같”은 「리프트」에서는 우리 삶의 보편적 불안을, “한 장 한 장 넘기”며 “희망의 길 불끈불끈 솟다가”도 “쉽게 구겨져 버리는” 「벼룩시장」에서는 희망과 절망이 오가는 삶의 모습을 묘사했고, 밤새 휘어진 건조대를 보면서는 “정리해고”와 “부도”, “뇌졸중”으로 “언제 쓰러질지 모르는” “누구”를 연상하기도 한다(「멈출 수 없는」).

3부에서 시인은 주로 가족과 함께한 체험을 소재로 자신의 삶을 보다 직접적으로 반성하고 성찰한다. 그리고 4부는 어머니나 외할머니, 어르신들과의 만남, 그분들이 툭 던진 말 한마디가 주는 깨달음에 관한 시들이 다수이다. 마지막 5부는 지난 11년간 시인이 객토문학 동인시집에 발표했던, 사회 부조리를 겨냥한 날카로운 시들이 주를 이룬다.

‘왜 시를 쓰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객토문학 동인 제10집 『탑』(갈무리, 2013)에서 이상호 시인은 “나의 삶과 이웃의 삶과 사회 속에서의 삶에서 부조리와 불합리와 불평등을 생각하며 진실된 삶을 통해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전달하고픈 마음”으로 글을 쓴다고 썼다. 이번 시집 『깐다』는 글에 있어서나 삶에 있어서나 늘 정직하고픈 시인의 마음을 독자에게 온전히 전해 준다.

시인의 말

글을 쓴다는 것은 늘 두려움이다
그렇게 한 편 한 편 세상을, 삶을 담으려고 했지만
아직 서툴다

어제와 오늘 사이에 달라진 것이 많다
직업도 사는 곳도 나이도 생각도
바뀌고 먹고 늘었다
그러나
바뀌지 않은 것이 있다
아니
바뀌면 안 될 것이 있다
마음이다
“처음처럼”의 마음이다
내가 살아왔고 살아갈 숱한 사연들 속에
오늘 다시 새겨둔다
“처음처럼”을

시인 소개

1971년 경남 창원 출생으로 1999년 제11회 <들불문학상>을 받으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다. <경남 작가회의> 회원, <객토문학동인>으로 활동 중이다. 2007년 『개미집』(갈무리)을 발간하였으며 문화관광부 우수 도서에 선정되었다. 2004년 산업재해로 자동차 정비생활을 정리하고, 현재 근로복지공단의 지원으로 독서논술 공부방을 운영하며, 금강노인복지관 글짓기 강사, 노인 학대 독서심리 상담, 근로복지공단 산재근로자 멘토링 프로그램에서 멘토로 활동하고 있다.

대표시 ― 『깐다』

손 영감님
골목길에 퍼질러 앉아
오늘도 전선을 깐다

명예퇴직으로 까이고
경비직에서 까이고
이젠
할머니에게서도 까였는지

입 앙다물고
까이고 까인 삶에서
한 푼이라도 벌어 볼 양

시커먼 속 같은
시커먼 전선만
까고

깐다

목차

1부

종이상자 하나
사랑방
깐다
참 글
수업시간
노인 쉼터에서 봉사 활동하다 받은 전화 한 통
역주행
골목이야기
풍경
아내의 외출

2부

리프트
담쟁이
벼룩시장
몸의 기억
빨래집게
참새
멈출 수 없는
로비 문
폐차
주 5일 수업
광고
엘리베이터를 타지 않는다
비둘기 떠난 자리
가방
겨울, 골목길
바람

3부

반가운 전화
신발
희망 사항
다시 병원에서
압력밥솥
동창회
기억 하나
모순
이런 것
빨래를 너는 시간
벽지를 붙이는 일
마흔
달팽이
고추 같은
딴 주머니

4부

윤활유
인심
하회탈
어머니
텃밭
외면
둥글게 둥글게
기술자
고향

5부

돌탑
카트
송곳
쌀밥을 앞에 두고
생구生口
반성한다
통일과 통일
학습지 교사
역사에는 공소시효가 없다
섬진강 하구에 앉아

해설·시적 진실과 갈망의 純度 : 이상호의 시 / 이월춘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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