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현대 프랑스철학의 뿌리들』 | 황수영 지음 | 2021.3.26

카이로스
작성자
갈무리
작성일
2021-03-26 17:33
조회
1025


보도자료

근현대 프랑스철학의 뿌리들
The Sources of Modern and Contemporary French Philosophy

지성, 의지, 생명, 지속의 파노라마

서양 근대 철학은 두터운 금고 속에 감추어져
그 존재만으로 사유를 부자로 만들어 주는
지폐 뭉치가 아니다.
그것은 차라리 우리가 어떤 각도로 돌리는가에 따라
끝없이 자신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만화경과도 같다.
근현대 프랑스철학은 우리의 사유가 기대고 있는
완고한 도식을 벗어나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독특하고 풍요로운 전경을
현대인의 사유에 펼쳐줄 것이다.


지은이 황수영 | 정가 23,000원 | 쪽수 448쪽
출판일 2021년 3월 26일 | 판형 국판 (145*210) | 출판사 도서출판 갈무리
총서명 Mens, 카이로스총서 72 | ISBN 978-89-6195-260-6 93160
도서분류 1. 철학 2. 서양철학 3. 철학사 4. 인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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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의 역사는 단지 시대적 상황의 반영만도 아니고 어떤 이념을 향한 진보인 것도 아니다. 유심론이 탄생하게 된 동기는 이미 빠스깔에게서 그러하듯이 세계를 수학적 기계로 보는 시선의 거대한 낙관이 가져오는 압박감과 불편함이었을 것이다. 마치 공룡의 무게 아래서 생존의 의미를 박탈당할 뻔했던 무수한 작은 동식물들이 살기 위해 온갖 방법을 고안해 낼 수밖에 없었듯이 유심론자들은 의식의 다양한 상태들을 관찰하고 이를 확대하여 신체와 정신의 관계 그리고 생명과 물질의 관계를 파악하는 데 주력했다. 그들의 전제가 어떠하든 이로부터 탄생한 수많은 창조적 개념들이 이후의 사상에 영양분이 되었다는 것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 본문 중에서


『근현대 프랑스철학의 뿌리들』 간략한 소개

철학사는 끝없이 재해석되는 것이며 완성된 결론은 없다. 이 책 『근현대 프랑스철학의 뿌리들 ― 지성, 의지, 생명, 지속의 파노라마』는 칸트 이후 정형화된 서양 근대 철학사 이해를 프랑스 철학사를 통해 새롭게 해석할 수 있는 관점을 발견하려 한다. 데까르뜨 이후의 프랑스 사상에는 지적 자극을 야기한 사회문화적 변동 그리고 철학자들의 삶과 개성이 뚜렷하게 드러나 있어 철학이 강단으로 들어오기 전의 현실감을 생생하게 느끼게 해 준다.

19세기 프랑스 유심론의 대표 주자들 멘 드 비랑, 라베쏭은 데까르뜨의 사유하는 자아, 영국 경험론, 칸트의 현상주의가 내포하는 주지주의적 경향에 대립하면서 경험 개념을 심화시켜 의식 내적 경험의 구체철학을 제시한다. 이 흐름은 철학적 반성을 심리학과 생리학적 탐구로 확장하고 태동하는 생물학의 성과를 종합하여 생명철학이라는 고유의 영역을 개척한다. 이들의 후계자 베르그손은 근대 생물학의 기계론적 해석을 비판적으로 극복하는 창조적인 생명형이상학을 선보이고 더 나아가 근대 기계론과 지성주의적 사유 전체에 대한 반성으로부터 존재의 철학이 아닌 생성의 철학을 사유하기 시작한다.

니체, 맑스, 프로이트와 같은 외래사상에 빚진 현대 프랑스 철학자들에게 프랑스 유심론은 곧 극복해야 할 형이상학적 전통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나 그 전통은 그들 자신이 자립할 수 없을 때부터 양분을 섭취한 모체이기도 하다. 저자는 그들의 뿌리를 거슬러 올라가 감춰진 계보를 찾아내고 이로부터 현재에도 생생히 살아남아 여전히 작동하는 프랑스적 사유를 보여준다.


『근현대 프랑스철학의 뿌리들』 상세한 소개

프랑스철학의 전문가가 쓴 근현대 프랑스철학 탐험 안내서

질 들뢰즈, 펠릭스 과타리, 질베르 시몽동, 알랭 바디우, 루이 알튀세르, 장-뤽 낭시 등 현대 프랑스철학의 거장들은 이제 우리에게도 익숙하다. 이들이 제공하는 개념무기들은 때로는 충격과 또 한편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철학은 물론이고 미학, 예술, 정치철학, 과학철학, 문화이론, 미디어이론, 기술사회학, 건축, 문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현대 프랑스철학자들이 어떤 지적 전통에서 성장해 나왔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충분히 알려지지 않았다. 프랑스철학은 어떤 기반과 바탕 위에서 오늘에 이르게 된 것일까? 들뢰즈가 ‘차이’를 말할 때, 시몽동이 ‘집단적 개체화’를 말할 때, 그것은 과거의 어떤 사유들에 접속하며 그것들을 갱신하는 것일까?

이 책의 저자인 철학자 황수영은 서울대학교 철학과에서 프랑스 철학자 앙리 베르그손을 연구하였고, 프랑스 파리 4대학에서 18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에 걸친 프랑스 생명철학 전통(꽁디약, 멘 드 비랑, 라베쏭, 베르그손)에 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저자는 프랑스철학자 앙리 베르그손의 노벨문학상 수상작 『창조적 진화』를 번역하였으며, 조르주 깡길렘, 질베르 시몽동, 질 들뢰즈를 연구하여 이들을 생성철학 흐름 속에서 조망하는 독창적인 저서 『베르그손, 생성으로 생명을 사유하기 ― 깡길렘, 시몽동, 들뢰즈와의 대화』를 집필하였다. 또한 기술철학자로서 근래에 철학뿐 아니라 예술, 건축, 미디어이론, 기술사회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주목받고 있는 질베르 시몽동의 주저 『형태와 정보 개념에 비추어 본 개체화』를 번역하였다.

이번에 출판되는 『근현대 프랑스철학의 뿌리들』은 2005년 철학과 현실사에서 출판되었던 책을 15년 만에 수정과 보완을 거쳐 재출판하는 것으로서, 근대 초기의 데까르뜨에서 현대 초기의 베르그손까지 3세기의 프랑스철학사를 서술하고 있다. 이 책은 철학에 입문하는 사람에서부터 들뢰즈와 시몽동 같은 현대 프랑스철학 사상가들에 관심이 있는 독자들, 철학 전문 연구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독자들이 프랑스철학을 탐험하는 데 꼭 필요한 길잡이가 되어준다.

서양 근대철학사를 프랑스철학사를 통해 조명한다는 것

철학사는 각 사상가들이 고유한 개념의 열쇠를 창안하여 세계의 자물쇠를 여는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각 시대는 자신의 독특한 사연을 개방하기를 원한다. 서양 근대철학은 어마어마한 사유의 보고이다. 그러나 이 책에 따르면 지금까지 철학사는 종종 박제된 형태로 우리에게 주어져 왔다.

서양 근대철학사에 대해서는 칸트 이후의 정형화된 이해방식이 존재한다. 현대 프랑스철학의 근원을 찾을 때조차도 많은 사람들이 칸트, 헤겔 같은 독일의 거장들을 이정표로 삼곤 한다(5쪽). 이 책에 따르면 칸트라는 18세기 거장이 그려놓은 커다란 윤곽에 도전하는 “근대철학사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륙의 합리론과 영국의 경험론, 그리고 그것들의 비판과 종합이라는 칸트의 도식은 도전을 불허하는 듯”(13쪽) 보인다.

이러한 통상의 근대철학사 이해에서 프랑스철학이 차지하는 위치는 애매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 이유는 프랑스철학이 영국 경험론과 대륙 합리론이라는 틀에 부합하지 않는 독특한 경향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데까르뜨의 시대에 스스로를 반데까르뜨주의자로 규정한 빠스깔(B. Pascal), 계몽철학자들의 과학주의에 반발한 루쏘, 이들의 계승자인 멘 드 비랑(P.G. de Maine de Biran) 등의 철학적 입장은 비합리주의라고 명명되고 철학사에서 소외되어 왔다.(13쪽)

그렇다면 우리는 기존의 철학사에 대한 전복을 목표로 해야 하는가? 이 책은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무엇보다 프랑스철학의 잘 알려지지 않은 이 흐름이 합리주의와 공약 불가능하지 않으며, 오히려 면밀하게 들여다보면 합리론자들, 경험론자들뿐 아니라 칸트의 철학과도 지속적인 대화의 장을 열어놓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고 말한다. 따라서 과제는 프랑스철학의 잘 알려지지 않은 이 부분이 독자에게 드러날 수 있도록 밝게 조명하는 것이다. 이 책은 방대한 문헌연구와 힘 있는 문체로 묵직한 지적 자극을 주며 근현대 프랑스철학사의 역동 속으로 독자를 이끈다.

‘유심론적 실재론’ 흐름을 정의한 철학자 라베쏭과 ‘프랑스철학의 개혁자’ 멘 드 비랑

이 책의 저자가 근현대 프랑스철학의 주요 인물로서 한 장씩 할애해 설명하는 라베쏭(Félix Ravaisson, 1813~1900)과 멘 드 비랑(Marie François Pierre Gontier Maine de Biran, 1766~1824)은 한국 독자들에게는 아직 생소한 인물들이다. 그러나 이 책에 따르면 이들은 반드시 조명될 필요가 있다. 19세기를 살았던 철학자 라베쏭은 ‘유심론적(spiritualiste) 실재론’ 혹은 ‘유심론적(spiritualiste) 실증주의’라는 흐름을 정의한 인물이다. 이 흐름에서는 ‘정신’이 플라톤이나 헤겔식의 관념적 의미를 갖지 않으며, 신체와의 관련 속에서 고려되는 심리적 특징을 갖는다. 그렇기 때문에 저자는 마음 ‘심(心)’을 중간 글자로 하는 ‘유심론’이라는 번역어가 spiritualisme의 번역어로 적절하다고 평가한다.

라베쏭은 멘 드 비랑을 일컬어 “프랑스철학의 개혁자”라고 평가하였다. 멘 드 비랑은 칸트처럼 데까르뜨식의 합리론과 감각주의적인 경험론을 종합하려 노력했다. 그러나 멘 드 비랑의 해결 방식은 칸트와는 완전히 다르다고 이 책은 말한다. 멘 드 비랑은 “내적 신체의 의식을 내포하는 ‘의지적 운동의 노력’에서 공허한 사유실체가 아니라 구체적이고 직관적인 경험”(16쪽)을 보았다. 결국 멘 드 비랑은 경험론과 합리론의 ‘중간길’을 택하였다고 할 수 있는데 이러한 태도는 20세기 철학자 앙리 베르그손의 이미지 존재론의 기본 태도와 가깝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베르그손은 멘 드 비랑의 내적 의식의 직관이 경험을 ‘현상의 위로’ 올라가게 하는 동시에 형이상학적 실재를 경험적 인식으로 ‘내려오게’ 했다는 점에서 철학이 출발해야 할 지점을 올바로 제시했다고 평가한다.”(16쪽)

의지, 생명, 지속이라는 개념들을 토대로 ‘지성주의’를 비판한 프랑스 유심론

근대 서양철학은 데까르뜨 이래로 플라톤에 기원을 갖는 지성주의가 주류를 이루어 왔다. 이 흐름은 영국과 독일 양쪽에서 경험론과 관념론의 형태로 비판적으로 계승되어 그 맥을 이어 왔다. 그러나 이 책에 따르면 프랑스에서 데까르뜨 이후의 철학은 백과전서파, 유심론, 생기론, 실증주의 등 다양한 사조들이 각축을 벌이는 사고실험의 장이었다. 이는 프랑스 철학이 현실의 구체적 문제들과 씨름하면서도 외국의 사상을 받아들이는 데 인색하지 않았고 사고의 깊이와 범위를 확대하기 위해 이 모든 자양분을 기꺼이 흡수해 온 데 기인한다.

이 책 내용의 주요한 줄기를 이루는 프랑스 유심론은 18세기 후반부터 20세기 초반까지 차례로 의지, 생명, 지속이라는 개념들을 토대로 ‘지성주의’를 비판하고 보완하는 새로운 철학적 사조를 창조할 수 있었다. 이 사조는 현대 프랑스철학자들이 니체, 맑스, 프로이트라는 외래사상을 기반으로 새로운 사유방식을 창안하면서 한때 거부되고 무시되고 망각된 것처럼 보였지만 여전히 프랑스철학의 보이지 않는 뿌리로 남아 그 잠재력을 보여주고 있다.

저자는 데까르뜨, 로크, 버클리, 디드로, 꽁디약, 멘 드 비랑, 라베쏭, 베르그손 등의 사상가들이 씨름한 핵심 질문들이 무엇이고, 그들의 지적 노력이 어떻게 연결되어 있으며, 시대적 배경과 어떻게 호흡하였는지를 입체적으로 서술한다. 만일 이 책의 진단처럼 프랑스 유심론의 지적 전통이 근현대 철학사에서 소외되어 왔다면, 우리가 지금까지 정석으로 알아온 철학사란 반쪽짜리이거나 적어도 한쪽으로 기울어진 관점이었다고 해야 할 것이다. 『근현대 프랑스철학의 뿌리들』이 설명하는 근현대 프랑스철학은 그 구체성과 개방성 그리고 창조적 특징에 의해 우리가 가진 서양철학에 대한 도식적 이해를 극복하게 할 것이다.


지은이 소개

황수영 (Hwang, Su Young, 1962~ )
서울대학교 생활과학대학을 졸업, 동대학 철학과에서 베르그손 연구로 학사와 석사, 프랑스 파리 4대학에서 18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에 걸친 프랑스 생명철학 전통(꽁디약, 멘 드 비랑, 라베쏭, 베르그손)에 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했다. 이후 현대 프랑스 생성철학으로 관심을 넓혀 깡길렘, 들뢰즈, 시몽동을 중심으로 연구하고 있다. 역서로 장-이브 고피의 『기술철학』(한길사, 2003), 베르그손의 『창조적 진화』(아카넷, 2005), 시몽동의 『형태와 정보 개념에 비추어 본 개체화』(그린비, 2017), 저서로는 『베르그손, 지속과 생명의 형이상학』(이룸, 2003), 『철학과 인문학의 대화』(철학과 현실, 2005), 『물질과 기억, 시간의 지층을 탐험하는 이미지와 기억의 미학』(그린비, 2006), 『베르그손, 생성으로 생명을 사유하기 ― 깡길렘, 시몽동, 들뢰즈와의 대화』(갈무리, 2014), 『시몽동, 개체화이론의 이해』(그린비, 2017), 『질베르 시몽동』(커뮤니케이션북스, 2018)이 있다. 한림대학교 인문한국(HK) 교수, 세종대학교 교양학부 초빙교수를 거쳐 현재 홍익대학교 교양과 강의전담교수로 재직 중이다.


책 속에서 : 지성, 의지, 생명, 지속의 파노라마

라베쏭에 따르면 베이컨과 로크의 사유는 프랑스에서 비밀스럽게 변형되면서 자연스러운 열매를 맺었다. ... 이러한 상승의 과정은 로크의 외적 경험에 대한 사유가 프랑스의 경험론자 꽁디약에게서 첫 번째 변형을 겪고 다시금 멘 드 비랑에게서 내적 경험의 철학으로 새롭게 탄생하는 과정을 말한다.

― 들어가는 말 ― 서양 근대철학의 흐름 속의 프랑스 사유, 17쪽

근대 프랑스철학은 데까르뜨와 빠스깔 이래 과학철학과 유심론적 형이상학의 양대 진영에서 전개된다. 물론 그 영향력과 인지도의 측면에서 후자가 전자를 따라갈 수 없지만 데까르뜨는 어떤 의미에서 양쪽 모두의 선구자라고 할 수 있다.

― 1장 데까르뜨 ― 보편적 사유 주체의 등장, 23쪽

18세기 프랑스의 철학자들에게 한 가지 명백한 ‘사실’이 있다고 한다면 그것은 본유관념의 부정이다. ... 꽁디약에게 있어서 그것은 형이상학적 체계들의 독단성을 거부하는 근본 전제일 뿐만 아니라 철학의 방법과 내용에 있어서도 혁신적인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 2장 영국 경험론과 프랑스 계몽주의 ― 로크, 버클리, 디드로, 꽁디약, 97쪽

멘 드 비랑의 이원론은 단순하지 않은 외양을 하고 있다. 그것은 물질과의 관계를 고려할 때 생명-물질의 이원론으로 볼 수 있고 인간의 경우에는 생명성과 인간성의 이원론이라고도 볼 수 있다. 그러나 비랑이 본격적으로 철학에 몰입한 시기에 확립한 의지적 노력의 철학의 가장 큰 문제의식이 데까르뜨적 사유 실체를 극복하는 것이었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비랑 철학을 규정하는 가장 정확한 용어는 자연철학이 아닌 인간학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 3장 사유하는 주체에서 의지적 주체로 ― 멘 드 비랑, 175쪽

본성 또는 자연에 무한소적 접근을 하는 것으로 이해되는 라베쏭의 습관은 아리스토텔레스의 헥시스 개념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라베쏭에게서 이러한 습관의 형성은 생명의 본래적 자발성을 발달시킴으로써 가능하다. 따라서 도덕적 세계를 정초하는 것도 결국 비반성적 자발성 또는 자연적 자발성이다.

― 4장 의지에서 생명으로 ― 라베쏭, 267쪽

베르그손에 대한 멘 드 비랑과 라베쏭, 라슐리에와 같은 유심론 철학의 영향은 이처럼 직접적이지는 않지만 외면할 수 없는 중요한 기초를 이룬다. 데까르뜨나 칸트, 스펜서와 같은 근대적 사유를 비판하는 데서 보이는 베르그손의 단호한 태도에는 그들의 영감이 근본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베르그손의 철학에서 근대성의 비판과 극복은 구체적 실재성의 회복만큼이나 핵심적인 과제이다.

― 5장 시간과 지속의 형이상학 ― 베르그손, 281쪽

들뢰즈에 의해 베르그손은 유심론 전통에서 해방됨으로써 현대 프랑스 철학의 전통을 새롭게 창조하는 선구자적 면모를 드러내는 것처럼 보인다. 게다가 이와 같이 새롭게 드러난 베르그손의 존재론은 나중에 들뢰즈의 『차이와 반복』에서 커다란 수정 없이 채택된다.

― 5장 시간과 지속의 형이상학 ― 베르그손, 388쪽


저자 인터뷰

Q. 근현대 프랑스철학의 역사에 대한 지식은 지금 한국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어떤 의미가 있습니까?

프랑스만이 아니라 어떤 문명의 어떤 철학사이건 그것을 박물관에 박제된 형태로 배운다면 누구에게든 동일한 의미가 되겠지요. 그런 것이 존재했다는 사실 외에 아무것도 얻을 수 없을 겁니다. 철학사의 생생한 의미를 알기 위해서는 전달자와 전달받는 사람의 노력이 동시에 필요합니다. 그런 전제를 가지고 근현대 프랑스철학을 본다면 이는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철학사의 도식적 이해를 무력화할 겁니다. 근현대의 프랑스철학자들에게 철학이란 삶과의 투쟁에 가깝습니다. 그들에게 철학은 머리로만 하는 것이 아니었지요. 그들이 토론과 논쟁을 하고 서신 교환하고 실험하는 학자적 활동만이 아니라 혁명과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심지어 권력에 의해 희생당하는 가운데서도 사색의 끈을 놓지 않은 것을 볼 때 철학은 곧 삶과 분리된 어떤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것은 철학이 강단에 들어오기 이전에 가지고 있던 삶에 대한 치열한 태도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우리가 철학의 본래 정신에 다가갈 수 있는 좋은 모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Q. ‘습관’에 대한 철학적 사유가 철학사에서 갖는 의미는 무엇인지요?

습관은 철학적 개념이기보다는 일상생활에서 흔히 사용하는 단어이고 이 경우는 어떤 새로운 것도 없는 단순 반복을 의미합니다. 철학에서 습관을 사유하는 것은, 들뢰즈도 잘 지적한 바 있듯이 ‘반복’이라는 현상이 생성철학의 근본 동력이기 때문이지요. 한 마리의 종달새가 봄을 불러오지는 않듯이 현상은 반복될 때 비로소 제 모습을 드러냅니다. 그리고 반복되는 현상은 언제나 동일한 결과를 가져오지는 않습니다. 동일한 반복이 각각의 사물에서, 생명체들에서, 개인들과 사회들에서 다른 결과를 가져옵니다. 근현대의 프랑스철학이 습관에 주목한 것은 신체의 여러 운동들에서부터 정신의 고차적인 활동에 이르기까지 반복이 야기하는 독특한 효과가 생물학적, 심리학적 그리고 철학적 차원에서 인간성의 총체적 모습을 드러낼 수 있다는 데 착안한 것입니다. 따라서 습관의 규칙과 그 작동기제, 그리고 그것이 인간 본성과 맺는 관계 등이 철학적 주제가 된 것입니다.

Q. 멘 드 비랑과 라베쏭은 프랑스철학사에서 어떤 위상을 가지는 사상가들인지요?

멘 드 비랑과 라베쏭은 디오게네스의 대범함이나 소크라테스적 현명함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평범하고 소심한 인물들이지요. 그들은 데까르뜨나 볼떼르처럼 시대를 적극적으로 선도하지도 못했고 칸트나 베르그손처럼 천재적인 이론이나 직관을 보여준 사람들도 아닙니다. 게다가 그들은 프랑스의 정치적 격변에 휘말려 유심론이 내포하는 보수주의자, 은둔자라는 이미지의 희생양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들을 한마디로 평하자면 나는 용기 있는 사람들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들은 대혁명 이후 정치적 목적에 의해 유물론이 대세가 되었을 때, 즉 유물론이 초기의 혁명적인 성격을 잃고 이데올로기로 되었을 때 이에 저항하며 인간성의 심층을 관찰하고 나아가 물리 과정으로 환원되지 않는 생명의 독특함을 주장하였습니다. 또한 왕정복고 시기에 지배 이데올로기를 일신하려는 정치적 목적으로 독일의 관념론이 프랑스에 무분별하게 수입되고 국가철학으로 공고화되는 시점에서 현실적 이익을 희생당하면서 프랑스철학의 고유성과 중요성을 강조하였습니다. 일부 선구적 철학자들을 제외하고 상당수 철학자들은 의외로 현실에 잘 적응하며 부조리를 정당화하는 이데올로그가 되기 십상입니다. 멘 드 비랑과 라베쏭이 대세에 양보하지 않고 용기 있게 유지 보존한 유심론 철학은 현대 프랑스철학에서 인간과 생명을 이해하는 중요한 유산으로 남아 있습니다.

Q. 한국에서 철학과 대중의 관계는 어떻다고 보시는지요? 프랑스처럼 철학이 좀 더 대중적인 호응을 받기 위해서는 어떤 과제들이 주어져 있다고 보시는지요?

고대 그리스의 아테네에서 철학은 아고라(광장)에서의 정치토론으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개인적 관심에 의한 철학적 사색과 달리 대중의 철학적 관심은 네트웍의 힘으로 유지될 수 있습니다.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의 구축이 중요합니다. 아테네의 경우 아고라가 그것이었다면 프랑스의 경우 18세기 계몽주의를 추동한 백과전서파는 카페를 그러한 공간으로 이용했습니다. 이 시기가 바로 프랑스에서 철학이 대중화된 시기와 맞물립니다. 자유와 평등을 향한 대중의 열망은 지적 욕구와 나란히 갑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인터넷 공간의 활발한 이용이 그러한 역할을 할 수 있겠지요. 다만 아직도 치열한 진영투쟁으로 인해 이것이 지적 토론으로 승화되지 않고 있는 듯합니다. 인터넷공간 오피니언 리더들의 활약이 요구된다고 하겠습니다. 프랑스에서 철학의 대중화는 대중의 지적 관심과 더불어 철학자들에 의한 철학의 대중화가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목차

들어가기 전에 5
들어가는 말 ― 서양 근대철학의 흐름 속의 프랑스 사유 12

1장 데까르뜨 ― 보편적 사유 주체의 등장 22
    1절 데까르뜨의 형이상학, 사유하는 주체와 외적 세계의 존재 24
        1. 코기토의 의미, 의식내재성의 세계와 그 규정들 25
        2. 외적 세계의 존재 34
    2절 데까르뜨의 지각 이론 44
        1. 아리스토텔레스의 감각지각 이론의 유산 45
        2. 의지와 지각 49
        3. 감각지각의 분류 ― 감각과 정념 54
    3절 아리스토텔레스와 데까르뜨의 심신이론 비교 60
        1. 아리스토텔레스의 영혼의 분류와 정의 62
        2. 데까르뜨의 심신이원론과 심신결합의 문제 69

2장 영국 경험론과 프랑스 계몽주의 ― 로크, 버클리, 디드로, 꽁디약 77
    1절 로크와 버클리의 경험론 78
        1. 데까르뜨와 로크 78
        2. 버클리의 문제들 85
    2절 디드로와 프랑스 계몽주의, 몰리누 문제 89
        1. 디드로의 유물론적 감각주의 90
        2. 몰리누 문제 92
    3절 꽁디약의 철학에서 의식의 수동성과 능동성 95
        1. 첫 번째 문제 ― 본유관념의 부정과 의식의 수동성 97
        2. 두 번째 문제 ― 외적 대상의 인식과 의식의 능동성 103
        3. 세 번째 문제 ― 기호의 사용과 고차적 인식기능의 발달 107
        4. 비판과 수정 ― 데스뛰 드 트라씨, 까바니스, 보네 112

3장 사유하는 주체에서 의지적 주체로 ― 멘 드 비랑 118
    1절 멘 드 비랑의 생애와 작품 119
    2절 철학적 여정 122
    3절 경험론 시기 ― 감각이론과 습관이론 127
        1. 감각과 지각의 구분 ― 감성적 활동성과 운동적 활동성 129
        2. 감각의 분석에서 의지적 노력과 정념적 성질 131
        3. 감각과 지각에 미치는 습관의 영향 135
            감각습관과 생명 원리 136
            지각습관과 운동적, 의지적 노력 138
        4. 인간의 이원성 140
        5. 생리학과 관념학의 결합 144
    4절 의지의 철학과 수동적 신체 146
        1. 심리적 인과성 148
            기계론적 인과성과 생산적 인과성 148
            의지적 노력과 심리적 인과성 151
        2. 의식의 원초적 사실 ― 존재와 인식의 근거로서의 능동적 신체의 경험 156
        3. 생리적 신체와 의지적 신체 162
            기계론적 생물학과 생기론의 등장 162
            수동적 신체와 능동적 신체의 이원론 165
        4. 심신의 결합과 심리적 삶의 체계 169
            무의식의 세계 ― 동물적 삶 169
            의식의 세계 ― 인간적 삶 172
        5. 맺는말 175
    5절 멘 드 비랑에 대한 해석의 역사 176
        1. 프랑스철학의 외적 배경들 177
        2. 꾸쟁의 절충주의와 라베쏭의 유심론적 해석 182
        3. 가브리엘 마디니에의 유심론적 해석 186
        4. 앙리 구이예의 문헌학적 해석 191
        5. 미셸 앙리의 현상학적 해석 196

4장 의지에서 생명으로 ― 라베쏭 200
    1절 라베쏭의 생애와 철학의 특징 201
        1. 라베쏭의 생애와 작품 201
        2. 라베쏭 철학의 배경과 특징 203
    2절 아리스토텔레스 철학에서 자연과 습관 209
        1. 습관에 관한 초보적 정의 212
            에토스와 헥시스 212
            습관과 자연적 본성 215
        2. 헥시스의 다양한 의미들 217
            획득된 안정적 성향으로서의 헥시스 217
            자연상태로서의 헥시스 218
            가능태로서의 헥시스 220
            결핍과 헥시스 222
        3. 아리스토텔레스의 습관 개념에 대한 현대적 고찰 224
    3절 라베쏭의 생명적 존재론 231
        1. 존재자의 생성과 습관 233
            습관과 가능태 ― 아리스토텔레스와 베르그손 사이에서 233
            생명과 자연 241
            의식과 영혼 250
        2. 멘 드 비랑과 라베쏭의 의지 개념 255
            ‘볼로 에르고 숨’의 의미와 모순 255
            노력 개념의 재정의 258
        3. 생명적 자발성 263
            직접적 지성 264
            지성적 인식 267
            라베쏭 철학의 특징과 셸링의 영감 269
        4. 맺는말 ― 라베쏭과 베르그손 272

5장 시간과 지속의 형이상학 ― 베르그손 275
    1절 프랑스 유심론과 베르그손 276
    2절 지속의 자기지시적 논리와 창조 282
        1. 지속의 자기지시적 논리 282
            변화 ― 의식상태들의 유기적 결합 286
            존재 ― 전체와 부분의 상호반영성 288
            생성 ― 새로움의 탄생 291
        2. 이미지와 현재, 순수기억과 정신 295
            현재 ― 이미지와 신체 296
            순수기억과 정신의 실재성 302
            잠재태의 현실화 속에서의 창조적 자유 309
        3. 의식과 생명 ― 열린 순환과 닫힌 순환 315
            유기체의 지속에서 생명의 진화로 317
            생명의 진화 속에서 열린 순환과 닫힌 순환 그리고 의식과 생명의 순환성 320
        4. 물질의 자기지시적 선순환은 가능한가? 332
        5. 맺는말 339
    3절 공간과 인식 ― 칸트와 대적하는 베르그손 342
        1. 칸트의 「초월론적 감성론」에서 공간과 시간 345
            감성적 인식과 공간 347
            시간과 공간의 동형성 352
        2. 베르그손의 칸트 비판 358
            강도량 개념 비판 358
            연장의 지각과 순수공간의 개념화 365
            시공의 동형성 비판과 공간의 실용적 기원 372
        3. 공간과 지성적 인식 376
    4절 베르그손과 들뢰즈 ― 들뢰즈의 베르그손 해석 386
        1. 베르그손 철학의 방법과 이념 ― 직관과 초월론적 경험론 389
            내적 차이와 진정한 경험론 389
            방법의 규칙으로서의 직관 392
        2. 차이의 정도들 ― 다양체와 잠재태 402
            질적 다양체와 잠재태 402
            잠재태의 존재방식과 존재론적 의미 407
            잠재태와 시간 411
        3. 차이의 분화운동 잠재태의 현실화와 생명의 도약 418
            잠재성과 생명의 분화 419
            이원론인가, 일원론인가? 422
            가능성과 잠재성 425
        4. 맺는말 430

결론을 대신하여 433
출처 435
참고문헌 436
인명 찾아보기 443
용어 찾아보기 446


함께 보면 좋은 갈무리 도서

『베르그손, 생성으로 생명을 사유하기 : 깡길렘, 시몽동, 들뢰즈와의 대화』(황수영 지음, 갈무리, 2014)

이 책은 현대 프랑스철학의 역동성을 보여주는 한 사유의 흐름을 밝은 빛 아래서 조명하는 책이다. 그것은 단순히 각 철학자들에 대한 이론을 소개하는 차원을 넘어서 이들을 서로 대면시키고 그들이 전력을 다해 씨름한 문제들을 공통의 시험대에 올려놓는다. 베르그손은 생명에 대해 최초의 거대서사를 썼다. 그의 생명철학은 노벨문학상 수상에 빛나는 수려한 문체 속에서 생명의 예측불가능한 창조와 인간의 자유를 역설함으로써 많은 독자의 마음에 깊이 뿌리내린 바 있다.

『인지와 자본』(황수영·조정환 외 지음, 갈무리, 2011)

『인지자본주의』 출간 직후인 2011년 5월 19일부터 5월 21일까지 문화공간 <숨도>에서 열린 실험심포지엄 <인지와 자본>은 열띤 관심 속에서 진행되었다. 이 책 『인지와 자본』은 이 실험심포지엄의 연속이자 다른 버전이다. 우리 시대의 새로운 사유를 제시하는 필자 조정환, 황수영, 이정우, 최호영은 심포지엄의 발표주제들을 확장하여 세공할 뿐만 아니라 이 심포지엄에서 다루어지지 못한 주제를 보강하는 방식으로 재구성하였다.

『존재의 지도 : 기계와 매체의 존재론』(레비 브라이언트 지음, 김효진 옮김, 갈무리, 2020)

자연주의와 유물론을 당당히 옹호하는 한편으로, 이들 친숙한 관점을 변화시키고 문화 자체가 어떻게 자연에 의해 형성되는지를 보여준다. 브라이언트는 범생태적 존재론을 지지하는데, 요컨대 사회는 담론과 서사, 이데올로기 같은 기표적 행위주체들과 더불어 강과 산맥 같은 비인간의 물질적 행위주체들도 고려함으로써 비로소 이해될 수 있는 생태라고 주장한다. 이렇게 해서 브라이언트는 새로운 기계지향 존재론의 토대를 구축한다.

『개념무기들 : 들뢰즈 실천철학의 행동학』(조정환 지음, 갈무리, 2020)

이 책에서 저자는 들뢰즈가 스피노자의 윤리학(ethic)을 행동학(ethology)으로 읽었듯이 들뢰즈의 철학을 행동학으로 독해한다. 스피노자의 윤리학은 실체가 슬픔으로 정동되는 수동상태를 넘어서 기쁨으로 정동하는 능동상태로 이행함으로써 구원과 지복에 이르는 존재론적이고 인식론적인 진화과정을 서술한다. 이 책에서 들뢰즈는 이 행동학적 이행과정을 운동과 역량이라는 두 차원의 교차 속에서 규명하는 철학적 인물로 그려진다.

『네트워크의 군주 : 브뤼노 라투르와 객체지향 철학』(그레이엄 하먼 지음, 김효진 옮김, 갈무리, 2019)

현대 철학의 ‘사변적 전회’를 선도한 하먼의 ‘객체지향 철학’과 라투르의 ‘행위자-네트워크 이론’이 만나는 풍경을 생생하게 서술하고 있는 책이다. 브뤼노 라투르를 현대의 중요한 철학자 중 한 사람으로 설득력 있게 고찰하고 있는 이 책은 ‘자연’과 ‘문화’의 이분화를 넘어서는 ‘실재론적 객체지향 형이상학’을 인류세 시대에 절실히 필요한 철학으로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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