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여성은 일하는 여성이다 - 2차!

작성자
ludante
작성일
2019-09-07 22:54
조회
85
질 리처즈 : 선생님의 콜렉티브가 노동 정의 관련 활동을 하고 있었던 다른 활동가 단체(groups)와 별도로 조직하기로 결정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실비아 페데리치 : 남성 지배적인 좌파진영에서 우리의 의제가 중요하게 다뤄지지 않는다는 점이 분명했기 때문에 여성운동은 대체로 자율적인 상태였습니다. 1969년에 이르면 여성들은 <민주사회를 염원하는 학생들>(Students for a Democratic Society, SDS)을 비롯한 좌파 조직들을 떠나게 되는데, 여성들이 자신이 겪고 있는 억압에 관해 논의하자고 할 때마다 야유를 받고 재갈이 물렸기 때문입니다.(#문주현 님 옮긴이 주#) 여성 단체들이 남성들과 별도로 조직되는 것이 대단히 중요했습니다. 만약 우리가 남녀 혼성조직에 남아있었다면, 우리 사회에서 여성이 겪는 억압의 특정한 형태들에 대한 사유를 전개해 나갈 수 없었을 것입니다. 우리 컬렉티브가 조직된 1973년 무렵에는 페미니스트 자율성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확고하게 자리 잡혀 있었습니다. 여성들이 서로 말하고 들으면서 서로의 경험에 의미를 부여하고, 우리가 하고 싶은 말들이 중요하다는 점을 깨닫게 해 줄 공간이 자율적인 조직화를 통해서 마련되었습니다. 자율성은 우리가 스스로의 목소리를 찾을 수 있도록 해주었습니다. 한 가지 덧붙이자면, 페미니스트 조직은 노동 정의 문제에만 한정해서 관심을 갖지는 않습니다.

JR: <가사노동에 대한 임금>은 사람들이 교차성을 이야기하기 오래전부터, 그리고 여성 운동이 대개 인종에 따라 분할되었던 시대에, 여러 인종이 함께 참여하는 장소로 나아갈 방법을 어떻게 찾을 수 있었나요?

SF: <가사노동에 대한 임금> 정치학의 포석을 놓은 것은 자본주의, 제국주의, 반식민지주의 투쟁에 대해서 정통한 여성들이었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여성 해방이 “남성과의 평등”을 위한 투쟁이나 “동일노동 동일임금”으로 제한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었습니다. 흑인 남녀에 대한 인종화가 노예제를 정당화해온 것과 같은 방식으로, 성에 기반한 차별은 여성을 가정 내 무급 노동자로서 착취해왔다는 점을 우리는 인식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흑인 여성들이 주도하는 ‘생활보조를 받는 어머니들’(welfare mother)의 투쟁을 지지했습니다. 이는 생활보조를 받는 여성 대다수가 흑인 여성이었기 때문이 아닙니다. 이 점은 사실이 아니었습니다. 그게 아니라 흑인 여성들이 가장 강력하게 자기 권리를 되찾기 위해 싸우고자 했기 때문입니다. 바로 이들이 거리에서 “복지는 자선이 아니다. 모든 여성은 일하는 여성이다.”라고 외치고 있었습니다. 우리와 마찬가지로 흑인 여성들은 자녀 양육이 사회적 필요노동이라고 말하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가 기생충이라고 말하지 말라. 우리가 국가에 의존한다고 말하지 말라. 국가가 군인을 필요로 할 때 우리 자녀들에게 기댄다. 국가가 공장에서 일할 사람이 필요할 때, 우리 자녀들에게 기댄다.

그래서 흑인 여성들은 <가사노동에 대한 임금>이 지급되면 여성의 힘이 커질 것임을 이해했던 것입니다. 단기적으로는, 금전적 여유가 늘어남으로써, 그들 자신의 삶을 운영할 여지가 커짐으로써, 자기 수중에 약간의 돈이라도 가지는 것이 간절해서 남성에 의존하거나 닥치는 대로 일하지 않아도 되도록 말입니다. 장기적으로는, 모든 세대의 여성들이 그러했듯이 자본가들에게 어마어마한 양의 무급 노동을 제공하기를 거부하면서 말입니다. 가정은 일종의 공장이라는 점, 그리고 가사노동은 노동자를 생산하기 때문에 다른 모든 형태의 노동을 가능케 한다는 점을 더는 무시하기를 거부하면서 말입니다.

이것은 여성들에게 집 밖에 나가서 일하지 말라는 처방을 하려는 것은 결코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우리가 집 밖으로 나갈 때에, 절박함에서가 아니라, 즉 단지 조금이라도 경제적 자율성을 가지기 위해서 닥치는 대로 일을 해야 하기 때문이 아니라, 더 큰 힘을 가지고 집을 떠날 수 있을 것임을 의미했습니다.

JR: 노동 조직화와 관련하여 지역적 페미니스트 운동과 국제적인 페미니스트 운동의 거시적 관계에 대해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SF: 자본은 국제적입니다. 그렇기에 자본주의에 대항하는 운동 역시 반드시 국제적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이는 1972년 여름 파도바에서 <국제 페미니스트 컬렉티브>를 우리가 결성했을 때 이미 공유된 생각이었습니다. 국제적으로 조직함으로써 우리는 하나의 국가에 국한된 관점이 가능하게 했던 것보다 더 강력한 자본주의 비판을 전개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일상적으로 우리 조직은 뉴욕에서 그리고 좀 더 넓게는 미국에서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면서도, 동시에 문서와 분석 자료를 교환할 수 있는 국제적인 회의를 정기적으로 가지려고 노력했습니다. 이로 인해 우리 모두가 함께하고 있는 투쟁에 대한 좀 더 폭넓은 관점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요즈음 여성에 대한 폭력 문제가 전 세계적으로 대두되고 있는데, 이 문제에 관해서도 국제적인 조직의 필요성을 느낍니다. 폭력은 균질적인 것이 아닙니다. 폭력은 어떤 여성들에게는 다른 여성들보다 훨씬 더 심각하게 영향을 미칩니다. 확실히 미국 사회에서 유색인종 여성에 대한 폭력은 백인 여성에 대한 폭력보다 가혹합니다. 마찬가지로 지구적 북과 지구적 남의 여성에 대한 폭력은 그 영향이 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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