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민중봉기] 5-7장 토론거리입니다.

작성자
etranger
작성일
2019-06-08 13:04
조회
635
[질문] 5장에서 학생들은 박정희 사후 한국노총 건물을 점거하고 있던 동일방직 노조 활동가들을 방문했다. 그리고 전두환의 12.12 쿠데타의 실상을 설명하고, 노동자들에게 시위에 참여해줄 것을 요청했으나 거절당했다. 카치아피카스의 서술에 의하면 "시위 참여가 한국노총 개혁투쟁을 침해할 것이라고 생각한 노동자들은 학생들에게 건물에서 나가달라고 요구했다."(263) 이부분에서 학생운동과 노동운동의 큰 괴리가 느껴졌다. 어떤 조건에서 기인한 것일까? 광주항쟁 이전 전두환 쿠데타에 대한 일반 노동자들의 인식은 어땠을까?

[부연] "시민군은 싸우기 위해 총을 들었지만 사람들은 그들이 비폭력적, 심지어 반폭력적이라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그들이 공수부대의 폭력을 중지시켰기 때문이다."(330) 카치아피카스의 서술을 포함, 여러 증언에서 드러나듯 시민군들의 비폭력, 반폭력 정신은 여러 면에서 드러난다. 예컨대 사로잡은 군인과 경찰을 풀어주는 것처럼 말이다.

얼마 전 한 비여호와의증인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재판에서 검사는 이런 질문을 했다.

"광주에서 시민군이었다면 총을 들었겠는가?"

당사자는 들었을 것 같다고 대답을 했고, 검사는 이를 근거로 이자의 양심은 상황에 따라 언제든 가변적일 수 있는 타협적 양심이라 단정지었다. 재판 말미 15년 전 병역거부로 재판받았던 변호사가 다시 물었다.

당신이 총을 들고 최후의 도청에 남았을 때 계엄군을 향해 총을 쐈을 것이냐고.

당사자는 쏘지 않을 것이라고 대답했다.

이에 검사는 언어유희라고 즉각 반박했고 재판부는 유죄 선고를 내렸다.

그간 재판에서 병역거부자의 양심을 '검증'하는 악의적인 질문들이 많은 변주를 거쳐 던져졌다.

만약 당사자가 총을 들지 않았을 것이라 대답했다면,

국가와 군대의 행위를 지지하고, 당시 총 들었던 사람들의 행위를 부정하는 것으로 몰아갔을 것이다.


한강 『소년이 온다』에는 이런 대목이 있다.

아니요, 쏘지 않았습니다.

누구도 죽이지 않았습니다.

계단을 올라온 군인들이 어둠 속에서 다가오는 것을 보면서도, 우리 조의 누구도 방아쇠를 당기지 않았습니다. 방아쇠를 당기면 사람이 죽는다는 걸 알면서 그렇게 할 수가 없었습니다. 우린 쏠 수 없는 총을 나눠 가진 아이들이었던 겁니다. (『소년이 온다』 117p)


국가에 의해 극단적으로 자행된 폭력에 대해 선차적으로 묻지 않고,

시민들을 폭도로 생각하는 것,

또 다른 시민들인 군인과 경찰에게 시민을 진압하게 했던 게 문제 아닐까?

그날 시민군을 소재로 양심을 '검증'했던 법정 언어에 윤리가 들어설 자리는 없었다.

[질문] 카치아피카스는 광주행쟁의 직접민주주의가 파리코뮌을 훨씬 능가하는 운동으로 보았다.(308) 그 차이에 대해 논의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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