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트워크의 군주 5장'

C. 국소적 기회원인론
- 기회원인론 전통과 회의주의 전통 둘 다에서 관계는 관계를 맺고 있는 사물들 바깥에 있는 것이다. (242)
- 인과관계를 부인하는 두 견해의 강점과 약점이 이제 분명해질 것이다. 두 이론의 강점은 그것들이 서로에 대해서 순전히 외재적인 것으로서의 실재들 - 기회원인론자들의 경우에는 완전한 실체들, 또는 회의주의자들의 경우에는 탈육화된 성질들 - 에 당연한 자율성을 부여한 것에 있다. (243)
- 데카르트에서 라이프니츠에 이르는 17세기 대륙 사상은 오로지 신(또는 스피노자의 경우처럼 신과 같은 것)을 통해서만 매개되는 실체들의 독립성을 주창한다. 한편, 경험론자는 통일된 실체들을 인간 관찰자의 습관을 통해서 임의로 연결되고 다발로 묶이는 성질들로 대체한다. (243)
- 이 집단들 가운데 어느 집단도 한 번에 두 가지 일을 행할 수 없는 것처럼 보이는데, 요컨대 어느 집단도 국소적 인과관계를 고려할 방법을 모를 뿐 아니라 사물들의 절대적인 상호 외재성을 고려할 방법도 모른다. (244)
- 가시 말해서, 기회원인론자와 회의주의자는 개별 사물들에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자율적인 힘을 부여하기를 거부한다는 점에서 생각이 일치한다. (245)
- 사물들을 서로 격리하는 것 그리고 사물들을 관계적인 것으로 만드는 것 사이에는 전혀 모순이 없다. (245)
- 우리가 이해한 대로 라투르는 신이나 인간의 마음에 유일한 관계적 특권을 부여하지 않으면서 그 문제를 해결한다. 이렇게 해서 브뤼노 라투르는 최초의 세속적 기회원인론자이고, 내가 대리적 인과관계라고 부르는 것을 정초하는 철학자다. 어떤 존재자도 이전에 아무 상호작용도 하지 않았었던 다른 존재자들 사이에 연결 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 (248)
- 흄은 단지 우리가 우리의 지각 바깥에 놓여 있는 자율적인 존재자들, 즉 인간의 습관이 지켜보고 있지 않을 때 독자적으로 연결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고유 능력을 갖춘 존재자들에 대한 증거를 갖고 있음을 부인할 뿐이다. (249)
- 객체는 연결될 필요가 없었던 사물들을 연결하며, 때로는 연결하는 데 실패한다. (250)
- 라투르는 행위자들의 분리를 인정하고 행위자들 사이의 간극이 번역 작업으로 어떻게 연결되는지 보여 주려고 노력한다. (250)
- 행위자는 자신이 맺고 있는 관계들로 정의도지만, 바로 이런 까닭에 행위자들은 그들 자신의 관계적 미시우주 - 어떤 행위자가 유사한 행위자로 대체되기 전 잠깐만 지속하는 미시우주 - 안에서 서로 단절되어 있다. (2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