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0_발제] p.169-180

작성자
objectapple
작성일
2019-10-19 17:57
조회
459
2 대자적 반복
1절
1)반복 : 무엇인가 변하고 있다
반복되고 있는 대상 안에서는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 하지만 “반복을 응시하고 있는 정신” 안에서는 무엇인가 변하고 있다. -흄의 유명한 테제

반복을 지배하는 불연속성이나 순간성의 규칙 : 어떤 것이 나타나기 위해서는 반드시 다른 것이 사라져야 한다. 순간적 정신. 즉자로서의 반복은 없다.

반면 반복을 응시하는 정신 안에서는 무엇인가 변하고 있다. 이것이 양태변화의 본질이다.

흄의 경우의 반복 : AB-AB-AB-A...
반복은 대상 안에서, 사물들의 상태 AB 안에서는 아무것도 변화시키지 않는다. 반면 응시하는 정신 안에서는 어떤 변화가 일어난다. 정신 안에서 어떤 차이, 새로운 어떤 것이 발생하는 것이다. A가 나타난다고 해보자. 그러면 나는 이제 B가 나타날 것을 기대한다. 이것이 바로 반복의 대자적 측면이 아닐까?

이때 대자적 측면은 반복을 필연적으로 구성하고 있어야 하는 어떤 근원적 주관성에 해당한다. 반복의 역설은 여기에 있다. 응시하는 정신 안에 차이나 변화를 끌어들이는 것은 반복이다. 하지만 반복에 대해 말할 수 있기 위해서는 오로지 그것이 끌어들이는 바로 그 차이나 변화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아닐까? 오로지 정신이 반복에서 훔쳐내는 어떤 차이를 통해서만 반복에 대해 말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상상력, 수축, 수동적 종합>
이런 변화의 본성은 어디에 있는가? 흄의 설명에 따르면, 동일하거나 유사한 독립적인 경우들은 상상력을 통해 용해된다. 여기서 상상력은 수축의 능력으로 정의된다. 즉 상상력은 감광판처럼 새로운 경우가 나타날 때 이전의 경우를 계속 보존한다. 상상력을 통해 경우, 요소, 진동, 동질적 순간들이 수축된다. 그리고 일정한 무게를 지닌 어떤 내적이고 질적인 인상 안으로 용해된다.

이런 기대와 생각은 기억에 의한 것도, 하물며 지성의 작용에 의한 것도 아니다. 수축은 어떤 반성이 아니기 때문이다. 엄밀하게 말하면 수축은 어떤 시간의 종합을 이루어낸다. (...) 순간들의 반복을 대상으로 하는 이 종합은 독립적이면서 계속 이어지는 순간들을 서로의 안으로 수축한다. 이런 종합을 통해 체험적 현재, 살아 있는 현재가 구성된다. 그리고 시간은 이런 현재 안에서 펼쳐진다. (...) 즉 선행하는 순간들이 수축을 통해 유지되는 한에서 과거는 현재에 속한다. 기대는 그런 똑같은 수축 안에서 성립하는 예상이므로 미래는 현재에 속한다.

다시 말해서 살아 있는 현재는 특수한 것에서 일반적인 것으로 이행한다. 하지만 이 때 그 현재는 수축을 통해 특수한 것들을 봉인하고 있다가 자신의 기대 범위 안에서 일반적인 것을 개봉한다. 이런 모든 점을 고려할 때, 이 종합은 수동적 종합이라 불러야 한다. 이 종합은 구성적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능동적인 것은 아니다. 이 종합은 정신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다만 모든 기억과 모든 반성에 앞서 “응시하는 정신” 안에서 이루어지고 있을 뿐이다. 시간은 주관적이다. 하지만 그것은 어떤 수동적 주체의 주관성이다. 수동적인 종합, 혹은 수축은 본질적으로 비대칭적이다. 현재 안에서 과거에서 미래로, 따라서 특수한 것에서 일반적인 것으로 나아가기 때문이며, 이를 통해 시간의 화살에 방향을 부여하기 때문이다.

2)시간의 첫 번째 종합 : 살아 있는 현재
-대상 안에서의 반복의 고찰 : 반복의 이념을 가능하게 하는 조건들을 넘어서지 못함(너무 가깝거나, 너무 작고)
-주체 안에서의 변화를 고찰 : 이미 이 조건을 넘어서서 차이의 일반적 형식 앞에 서게 됨(너무 멀거나, 너무 큰)

반복의 이념적 차원은 이 두 한계 사이에서 직물처럼 짜여나간다. 흄은 상상력에 의해 수축되거나 용해되는 경우들이 기억이나 지성 안에서는 여전히 구별되는 상태에 머물러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 그것은 상상력의 질적인 인상에서 출발하기 때문이다. 기억은 자신에게 고유한 ‘시간의 공간’ 안에 특수한 경우들을 보존하고, 그런 가운데 이 경우들을 구별되는 경우들로 재구성한다.
-과거는, 파지에 의한 직접적 과거가 아니라 재현에 의한 반성적 과거, 반성되고 재생된 특수성일 뿐
-미래는, 예견에 의한 반성적 미래, 지성에 의해 반성된 일반성이 되는 것

반복의 구성에의 세 가지 층위
① 즉자의 층위 : 반복은 사유 불가능, 생성-와해 (4시, 각각의 진동과 자극, 순간적 정신, 다른 타종과 독립적인 관계)
② 대자의 층위 : 상상력의 수동적 종합 (타종을 어떤 내적이고 질적인 인상 안으로 수축, 모든 회상이나 분명한 계산의 바깥에서 성립, 그 수축은 살아 있는 현재 안에서, 지속으로서의 이 수동적 종합 안에서 이루어짐, 그 후에 우리는 그 타종들을 어떤 보조적인 공간과 파생적인 시간 안에 다시 위치시킴.)
③ 반성적 재현의 층위 : 기억과 지성의 능동적 종합
(위의 공간에서 우리는 그것들을 재생할 수 있고 반성할 수 있으며 얼마든지 양화 가능한 외부적 인상들인 것처럼 계산할 수 있음.)

베르그손의 요소들의 반복 : A A A A
흄의 경우들의 반복 : AB AB AB AB

흄의 예에서 차이는 단지 요소들 일반의 수축 안에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각각의 특수한 경우 안에도 현존한다. 이 각각의 경우는 어떤 대립 관계를 통해 규정되고 결합되는 두 요소 사이에서 성립한다. 여기서 대립의 기능은 권리상 요소적 반복을 제한하는 데 있다. 그 대립을 통해 요소적 반복은 가장 단순한 집단 안에 묶이고 둘이라고 최소치로 환원된다. (틱은 탁의 역전이다.) 따라서 차이는 일차적으로 취했던 일반성의 형태를 포기하고, 반복되고 있는 특수자 안에서 분배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를 통해 새로운 생생한 일반성들이 태어난다. 반복은 두 요소로 환원된 ‘경우’ 안에 갇혀 있다. 하지만 어떤 새로운 무한이 열린다. 경우들 그 자체의 반복, 그것이 새로운 무한이다. (닫힌 반복, 열린 반복)

수동적 종합 안에서 반복의 두 형식은 언제나 서로 의존하는 관계에 있다. 즉 경우들의 반복은 요소들의 반복을 가정하지만, 요소들의 반복은 필연적으로 스스로 자신을 넘어서서 경우들의 반복 안으로 들어선다. (틱-틱 일반을 어떤 하나의 틱-탁으로 경험하는 수동적 종합의 본성적인 경향은 이로부터 비롯된다.)

3)습관, 수동적 종합, 수축, 응시
바로 그렇기 때문에 두 형식 사이의 구별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것이 “어떤 수준들의 구별”이다. 한 형식과 다른 형식이 서로 영향을 미치고 서로 조합되는 수준들이 있는 것이다.

우리는 수축된 물, 흙, 빛, 공기이다. 우리는 그것들을 식별하거나 표상하기 전에, 심지어 그것들을 느끼기 전에 이미 수축된 물, 흙, 빛, 공기이다. 모든 유기체는 수축, 파지, 기대들이 어우러진 어떤 총합이다. (...) 이런 유기체적 종합들은 자신을 발판으로 하는 지각적 종합들과 조합되며, 그런 가운데 스스로 심리-유기체적 기억과 지성의 능동적 종합 안에서 다시 자신을 펼쳐간다. (본능과 학습)

따라서 수동적 종합과 관련하여 우리는 단지 반복의 형식들을 구별하는 것으로 그치지 말아야 한다. 수동적 종합들의 수준들, 이 수준들 사이의 조합들, 그리고 이 수준들과 능동적 종합들의 조합들을 구별하는 데까지 나아가야만 한다.

감각이나 지각이 반복에 참여하는 방식
욕구와 유전, 학습과 본능, 지성과 기억이 반복의 성격을 지니는 방식은 언제나 네 가지 측면에서 이해되어야 한다.
① 반복의 형식들의 조합
② 이 조합들이 정교화되는 수준들
③ 이 수준들의 연관성
④ 능동적 종합과 수동적 종합들의 상호 간섭

<습관>
이 모든 영역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흄은 그것이 정확히 습관의 문제임을 말했다.

습관은 반복에서 새로운 어떤 것, 곧 차이(일단 일반성으로 설정된 차이)를 훔쳐낸다. 습관의 본질은 수축에 있다. (습관을 붙인다.)
① 틱-탁 : 수축-이완/팽창
② 응시하는 영혼 안에서 계속 이어지는 틱-탁들의 융합하는 수축.
② : 이것이 수동적 종합이다. 이 수동적 종합은 우리의 삶의 습관을 구성한다. 다시 말해서 그것이 구성하는 것은 ‘이것’이 계속되리라는 우리의 기대이며, 두 요소 중의 하나가 다른 요소 이후에 뒤따라올 것이라는 우리의 기대이다. 이때 우리의 ‘경우가 영속하리라’는 ‘확신’이 생긴다.

우리가 언급하고 있는 것은 응시하는 정신 안에서 일어나는 이런 반복의 융합이다. (...) 이 영혼은 응시하는 영혼이며, 이 영혼의 모든 역할은 습관을 수축하는(붙이는) 데 있다. (...) 오히려 습관은 여기서 자신의 충만한 일반성을 드러낸다. 이 일반성은 우리가 (심리학적으로) 가지는 감각-운동의 습관들에만 관련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무엇보다 우리 자신의 존재인 원초적 습관들에 관련되어 있고, 우리를 유기적으로 형성하는 수천의 수동적 종합들에 관련되어 있다. 우리가 습관들로 이루어져 있다면, 이는 우리가 수축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가 수축하게 되는 것은 응시를 통해서 이다. 이 둘은 동시적 사태이다. 우리는 어떤 응시들이고, 우리는 어떤 상상들이다. 우리는 어떤 일반성들이고, 우리는 어떤 경쟁적 지망들이며, 우리는 어떤 만족들이다.

우리는 우리 자신을 스스로 응시하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는 오로지 응시하기 때문에 비로소 실존한다. 다시 말해서 우리는 수축하기 때문에 비로소 존재한다. 우리는 우리가 있기 위해 먼저 있는 것을 응시하고 수축하며, 그런 가운데 실존한다.

쾌락이 원리라면, 이는 그것이 어떤 충만한 응시의 흥분이기 때문이다. 응시는 이완과 수추으로 이루어진 경우들을 자기 자신 안에서 수축할 때 충만해진다. 거기에는 수동적 종합의 지극한 행복이 있다.

우리는 응시에서 끌어내는 쾌락 때문에 나르키소스임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응시하는 것을 통해 언제나 악타이온이 된다. 응시한다는 것, 그것은 훔쳐낸다는 것이다.

“사실 들판의 밀 자신은 자신의 실존에 관한 한 미신적인 지반에 뿌리내리고 성장한다. 그것이 흙과 습기를 밀알로 변형시키는 것은 오로지 주제넘은 믿음 덕분이다. 밀은 그런 변형을 이루어낼 자신의 고유한 능력을 한없이 신뢰하고 있다. 자기 자신에 대한 그런 신뢰나 믿음이 없다면 밀은 무력해질 것이다.” -새뮤얼 버틀러 (습관의 연손성 이외의 다른 연속성이 없다는 사실을 그 누구보다 잘 보여준 사람)

모든 유기체는 반복의 요소와 경우들로 이루어져 있다. (...) 그래서 자신을 구성하고 있는 모든 습관들을 서로 얽고 조여 매고 있다. 유기체들은 「엔데아데스」 3권의 “모든 것은 응시이다!”라는 숭고한 말과 더불어 잠에서 깨어나고 있다. (...) 그러나 반어 또한 여전히 어떤 응시이다. 그거은 응시 이외의 다른 어떤 것이 아니다. ... 플로티누스에 따르면 사람들은 오로지 자신의 고유한 이미지를 응시하기 위해서 자신의 유래를 향하여 스스로 뒤돌아설 때만(반어) 그 이미지를 규정하고 향유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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