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루스트~, 1장 2장 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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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ons
작성일
2018-06-02 16:13
조회
115
프루스트와 함께하는 여름

1. 시간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떠난 사람은 삶이라는 사연을 가진 모든 사람들이다. 삶은 저 잃어버린 시간을 현실로 경험하고 싶은, 소명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프로스트는 그것을 글쓰기에서 발견했다. 우리는 아마도 그의 책을 읽은 다른 이들의 안내에 따라 프로스트와 함께하는 여름날의 향기를 따라갈 수 있다.
잃어버린 향기 같은 기억은 잃어버린 시간을 찾는 데 크게 도움을 주지 못한다. 우리가 ‘잘 안다’고 생각하는 것들은, 문득 낯설게 느껴지곤 하는 데, 그럴 때마다 기억의 확실성은 의심받는다. 기억은 조작된 프레임처럼 어떤 부분은 늘리고, 줄이거나, 사라지게 하고, 혹은 배경으로 중심으로 사건을 재배치하는 것이다. 우리는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대원리이기도 한 인생의 대원리를 깨닫게 되는데, 그 원리는 다름 아니라 사람은 결코 알 수 없는 존재라는 것이다.”(21)

!) 긴 시간
“긴 세월, 나는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첫 문장이다. (25) 이 문장의 주인공은 “한밤중에 잠에서 깨어나 어린 시절을 추억하곤 했던 시간을 돌아”(30)본다. “이 잠 못 이루는 주인공은 이중의 정신적 이완을 통해, 어린 시절을 추억하던 과도기적 시간을 추억한다.”(30)
삶의 모든 진부한 이야기의 실체는 잃어버린 시간을 대신하는 과도기적 시간의 술책 때문이리라. 프로스트의 “시간, 기억, 불면에 관한 책”(30)인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첫 문장의 ‘긴 세월’에서 우리는 인생의 길고 긴 과도기적 시간을 읽을 수 있다. 우리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가는 그 시간 말이다.
1차 세계대전을 거치며 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길어 졌다.’ 그는 “부연을 통해 앞으로 나아갔다.... 그는 시련을 딛고 일어나 자신의 생전에 출판된 부분에 대한 긴 부연을 또다시 덧붙였다.”(27) “프로스트는 단 한권의 책밖에는 쓸 수 없었던 셈이다”(29)
또 프로스트의 긴 문장은 어떠한가? 프로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수많은 주제와 관련된 금언들을 담고 있다”(29)
악명 높은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긴 문장과 긴 분량은, ‘긴 세월’, 과도기적 시간에서 가장 진실한 시간을 찾아가는 그의 생애를 건 모험의 불가항력의 운명일 지도 모른다. 수많은 외부와 내부의 농도 깊은 변화와 엄청난 속도를 담아내기 위해 그의 책은 그렇게 첨삭되고 길어진 것이다. 이 책이 고전중의 고전인 이유는, 바로 그의 이런 글쓰기를 통해 그의 작품을 “되찾은 시간”으로 우리에게 전해주었기 때문이리라. 이 책을 통해 독자는 니체 다음 경구를 경험할 수 있다. “정신은 이제 자기 자신의 의지를 의욕하며, 세계를 상실한 자는 자신의 세계를 획득한다.”

2) 미로 같은 시간
프로스트는 “예술에 있어 역사적인 사건은 새의 지저귐보다 덜 중요하다.”(36)고 주장했다. 과연 그럴까? 연대기는 시간을 볼 수 있게 한다. 우리는 잃어버린 시간을 찾기 위해서는 역사책을 보면 되는 것이다. 하지만 그런 시간은 너무나 협소하고 편협하고 게다가 왜곡되었다. “..‘시간의 보이지 않는 본질’을 글로 옮기기를 희망...”(37) 한 프로스트에게 이런 시간은 지금 지저귀는 새의 지저귐보다 혹은 콩브레의 마들렌 보다 덜 중요하다.
“<콩브레>는 우리에게 주인공의 기억, 즉 그의 신체 및 감각의 기억에 관한 야기한다.... 다중적인 시간처럼 화자 자신도 다중적이다. 독자들은 그가 아이일 때 만나 어른이 되었을 때 헤어진다. ‘나’는 여러 층을 지니고 있다.”(38~39) 이런 프루스트의 기억은 베르그송의 세계를 연상시킨다. 베르그송의 세계는 “‘나’의 복수성이 중심을 이룬다.”(39)
프루스트는 자신의 책을 성당과 드레스로 비유한다. “보충할 원고들을 여기저기에 핀으로 붙이며 감히 야심차게 무슨 대성당을 짓는다고 말하지는 못해도, 그저 옷을 한 벌 짓듯이 내책을 지울 것이기 때문이다.”(42) “프로스트의 책은 일견 혼란스럽다는 인상을 주지만 그 표면상의 무질서 뒤에는 진정한 밑그림이 숨어 있다... 프루스트에 따르면 글쓰기는 전적으로 옷을 짓는 일과 같다.”(42)

3) 잃어버린 시간
잃어버린 시간은 상실의 시간이지만, 통속적인 상실의 우울은 프루스트에게는 찾을 수 없다. “또 다른 교훈이 승리하리라는 것을 간파”(45)한 것이다. ‘무의지적 기억’이 바로 그것이다. “지성의 측면에 더 이상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을 때 모든 것은 파묻힌 기억 속에서 지속되는데, 우연한 만남만이 인생에 추억을 돌려줄 수 있다.”(46) 더 이상 상실은 우리를 우울하거나 절망시키지 못한다. 오히려 우리에게 무의지적 기억을 통해 잃어버린 삶의 새로운 기회를 개방한다. 따라서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우리 주변을 둘러싼 망자들에게 바치는 기념비다. 이 소설은 그들에게 발언권을 주며 그들을 추모한다. 무의지적 기억은 상실과 소생이라는 복잡한 감정을 동시에 불러일으킨다.”(47)
프루스트는 “문학이 잃어버린 시간을 구해내리라는 것을 알고 더는 비탄에 잠기지 않았”(48)다. “그는 이미 삶과 죽음을 구원하는 문학의 구원자적 역할을 간파하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행복한 책이다.”(48)

4) 되찾은 시간
신체의 시간만이 우리를 구원한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는 우리가 행복한 이유는 추억의 행복감이 신체의 시간을 통해서만 도래하기 때문이다. “무의지적 기억은... 지성의 기억에 대립되는 신체의 기억이다”(53). ‘추억의 행복감’ 그것은 “영혼과 신체 전체의 소멸을 초월하는 어떤 것”(53), “...현재도 과거도 아니지만 일종의 시간성의 본질이 되는 어떤 시간 속에서 길을 찾게”(54) 하는 것, 이런 충격은 영원을 향한 길을 열며 “프루스트는 거기서 글쓰기의 원동력으로서의 은유에 근거를 제공한다.”(54)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철학 소설이 아니고 로마네스크 소설이기도 하면서 종종 희극적인 소설이기도 하다”(55) 시간에 대한 성찰을 담기 위해서 그는 철학에세이를 쓰는 게 아닌가, 소설을 쓴 것이다. “경이로운 것은 그의 책이 어떤 장르에도 속하지 않는다는 것이다.”(55)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우리를 삶의 모든 영역에 닿게 한다. 때로는 심각하고 때로는 웃고 울고, 또 험담하고 질투하며 그리고 사랑하는...!



2. 등장인물

먼저 소설가는 누구인가? 프루스트에 따르면 “소설가만이 우리 자신으로부터 ‘우리를 해방시킬’수 있으며, 우리가 한 편의 ‘아름다운 소설’을 읽는 시간 동안, 상상으로 지어낸 등장인물들의 삶을 통해 서로 다른 여러 인생을 살게 해준다.”(61) 요컨대 소설가는 창조자이며 구원자인 셈이다.
이런 소설가가 드러낸 위대한 소설은 하나의 건축물로 비교된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도 마찬가지 인데 “독자는 이 책에서 시종일관 이어지는 하나의 주제를 이야기하는 줄거리와 하나의 조화로운 집합체, 하나의 진정한 구조를 동시에 발견한다.”(62) 여기에 주제의 울림이 있고 그 울림이 퍼져 나가는 집합체와 구조가 있다. 우리는 울림에서 멈추면 안 된다. 앞에서 이미 봤듯이 삶은 지성의 삶이 아니라 신체의 삶이기 때문이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서는 “등장인물들 –여자들, 남자들, 어린 아이들, 노인들, 하인들, 명문 귀족들, 정치인들, 군인들··· -의 거대한 시스템이 있음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사회 전체가, 여러 사회가 이 소설에 등장한다. 또한 매우 중요하고 추상적이며 파악되지 않는 인물 – 시간- 도 있어서, 사람들 사이에 모습을 드러낸 하나의 신처럼 보인다.”(65)
모든 소설에는 두터운 안개가 덥혀 있는 것이다. 우리는 그 안개 사이 반사된 빛을 통해 화자와 여러 등장인물을 느낀다. 그 안개는 무엇일까? “우주공간에서 (등장인물인)사람들에게 마련된 자리는 매우 제한적이지만, 동시에 그 옆에 ... 제한없이 확장되는 중요한 자리 하나가 있는 것처럼”(69) 한정된 삶의 수많은 궤적이 무한하게 확장되는 관계의 그물망과 “.. 아득히 먼 세월, 그 사이에 수많은 날들이 와서 자리 잡았던 세월 속에 –시간 속에 –잠겨 있는 거인들처럼”(69) 수많은 날들 사이에 한 점의 틈새도 없이 끼어 있는 통시적 인물들의 축적이 소설을 감싸는 하나의 안개처럼 소설 속 인물들의 삶을 누르고 있다.

1) 어머니의 모습
소설가 프로스트 이전에 그의 어머니와의 관계는 “거의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의 구현”(74)이라 할 수 있다. 소설가 프로스트는 “소설 창작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한다. 단 한 사람의 인물이 아니라, 매우 상이하고 완전히 재 고안된 두 인물인 어머니와 할머니를 설정함으로써 문제를 이중으로 해결한다. 어머니의 이런 이중적인 모습은 이 소설이 지닌 위대한 독창성 중 하나이다.”(71)
“흥미로운 것은 어머니가 영원히 죽지 않는 하나의 영토를 프루스트가 발견했다는 것이다. 죽었지만 불멸의 존재로 남아 있는 할머니를 통해서, 또한 소설 속에서는 죽지 않는 어머니라는 인물 안에서 그가 어머니를 불멸의 존재로 만들기 때문이다. ... 죽음이 우리의 운명이라면, 문학은 우리가 죽지 않는 곳이다.”(75)

2) 샤를 스완
“샤를 스완은 화자의 그림자와도 같다.”(83) 그 그림자는 화자의 음화이다. 프루스트는 “스완의 내면에 자신이 그렇게 되지 않을까 해서 두려운 모습들, 즉 글을 써내지 못하고, 자신의 작품을 끝내지 못하는 작가의 형상을 만들어 세웠다... 스완은 사랑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였다.... 그의 가장 중요한 사랑은 ... 매춘부 오데트 드 크레시였다. 하지만 결국 그는 그녀가 ‘자신의 취향’이 아니라고 말하게 된다. 프루스트는 자신의 고통들을 스완에게 투영한다.”(80). “스완은 화자에게 사랑의 고통과 예술의 위대함을 함께 알려주지만, 결국 둘 중 어느 것에도 높은 수준에 이르지는 못했다. 그러나 화자는 스완과는 달리 자신의 책을 쓰게 될 것이다.”(83).

3) 샤를뤼스 남작
모든 인물은 이중적이다. “외양과 그 심층, 허울과 현실”(89)이란 이중성은 때로는 은폐하고 적대하고 협력하면서 인물의 전형을 드러낸다. 이런 이중성의 특성을 극적으로 감수하는 인물이 있다면, 동성애자가 아닐까? 동성애자는 “살기 위해 자신을 숨겨야만 하며 측근들에게 조차 자신들의 깊은 내면의 성향을 감히 털어놓지 못”(92)한다. 샤를뢰스는 “외면적으로는 극도의 남성성을 지닌 남성이지만 내면적으로는 여성이다.”(89) 그는 “프루스트로 하여금 ‘남색’, 달리 말해 동성애라는 주제를 연구하게 해준다.”(90)
“작고, 허약하고, 병들고, 이미 수많은 다른 이유들로 비판을 받아온 그는 넓은 의미에서 소수자...의 대변인을 자처했다.”(92)

4) 알베르틴
사랑에서 일차적인 것은 그 대상이 아니다. 사랑 그 자체의 욕망이 대상을 향한 욕망을 우선한다. 사랑받는 대상은 어떻게 계속 그 사랑을 유지시킬 수 있을까? 유일한 방법은 그 대상이 모호해지는 것이다. 자신의 사랑이, 그 혹은 그녀가 아니라 사랑 그 자체였다는 것을 깨닫지 못하게 스스로 알 수 없는 인물이 되는 것이다.
알베르틴은 “마지막까지... 알 수 없는 인물이다. 화자는 그녀에 대한 진실을 결코 알 수 없어서 극심한 고통을 받게 되며, 이런 사실은 다만 그 인물을 아름답게 만들 뿐이다..... 한 사람의 알베르틴이 있는 것이 아니라, 화자가 실제로 그녀를 소유하는 것을 방해하는 무수한 알베르틴이 있다. 그러므로 그들의 연인 관계는 불가능한 것으로 남는다. 그가 그녀의 비밀을 간파하고 그녀를 독점하게 되었다는 느낌을 받을 때마다, 그녀는 그를 피해 특히 잠 속으로 도망친다.”(99)
프루스트 식의 진실은 “여기 존재하지만 늘 알 수 있는 것은 아니다.”(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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