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뢰즈와의 마주침] 6/16 천개의 고원 11~28

작성자
philo
작성일
2018-06-16 17:45
조회
176
천개의 고원, 김재인 역, 새물결, 2001. 11~55.

1 우리는 둘이서 『안티 오이디푸스』를 썼다. 우리들 각자는 여럿이었기 때문에, 이미 많은 사람들이 있었던 셈이다. ...왜 우리 이름은 남겨뒀는가? ...더 이상 <나>라고 말하지 않는 지점에 이르기 위해서가 아니라 <나>라고 말하든 말하지 않든 더 이상 아무 상관이 없는 지점에 이르기 위해서. 11

1.1 책에는 대상도 주체도 없다. 책은 갖가지 형식을 부여받은 질료들과 매우 다양한 날짜와 속도들로 이루어져 있다. 11

1.2 다른 모든 것들처럼 책에도 분절선, 분할선, 지층, 영토성 등이 있다. 하지만 책에는 도주선, 탈영토화 운동, 지각 변동(=탈지충화) 운동들도 있다. 이 선들을 좇는 흐름이 갖는 설 다른 속도들... 이 모든 것들, 즉 선들과 측정 가능한 속도들이 하나의 배치물을 구성한다. 책은 그러한 배치물이며, 그렇기에 특정한 누군가의 것이 될 수 없다. 책은 하나의 다양체이다. 12

1.3 기계적 배치물은 지층들을 향하고 있다. ...하지만 기관 없는 몸체로도 향하고 있다. ...책의 기관 없는 몸체들은 무엇일까? 고려되고 있는 선들의 본성에 따라, 선들의 농도나 고유 밀도에 따라, 선들을 선별해내는 “고른판”에 선들이 수렴할 가능성에 따라 여러 기관 없는 몸체들이 있다. 다른 모든 곳에서와 마찬가지로 여기에서도 본질적인 것은 측정 단위이다. 글을 양화하라. 13

1.4 이처럼 책이 그 자체로 작은 기계라면, 이 문학 기계는 전쟁 기계, 사랑 기계, 혁명 기계 등과, 그리고 이 모든 기계들을 낳는 추상적인 기계와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가? 14

1.5 지층 측정기들, 파괴 측정기들, 밀도의 CsO 단위들, 수렴의 CsO 단위들 – 이것들은 글을 양화할 뿐 아니라 글을 언제나 어떤 다른 것의 척도로 정의한다. 글은 기표작용과는 아무 상관도 없다. 14

2. 책의 첫 번째 유형은 뿌리-책이다. 유기적이고 의미를 만들며 주체의 산물인(이런 것들이 책의 지층들이다), 아름다운 내부성으로서의 고전적인 책. 세계의 모방 14 ...책의 법칙은 반사의 법칙이다. 즉 <하나>가 둘이 되는 것이다. ...자연은 그런 짓을 하지 않는다. 15

2.1 자연적 실재로서의 책조차도 축을 따라 곧게 뻗어 있고, 주위에는 잎사귀들이 나 있다. 그러나 정신적 실재로서의 책은, 그것이 <나무>의 이미지로 이해되건 <뿌리>의 이미지로 이해되건, 둘이 되는 하나(일자) 그리고 넷이 되는 둘 ...이라는 법칙을 끊임없이 펼쳐간다. 이항 논리는 뿌리-나무의 정신적 실제이다. ...이 사유 체계는 결코 다양체를 이해한 적이 없었다. 정신의 방법을 따라 둘에 도달하려면 강력한 근본적 통일성을 가정해야 한다. 15 ...이항 논리와 일대일 대응 관계는 여전히 정신분석, 언어학, 구조주의, 나아가 정보이론까지도 지배하고 있다. 16

3 어린뿌리 체계 또는 수염뿌리 체계는 책의 두 번째 모습인데, 우리 현대인은 곧잘 그것을 내세운다. 이번에 본뿌리는 퇴화하거나, 그 끄트머리가 망가진다. 본뿌리 위에 직접적인 다양체 및 무성하게 발육하는 겉뿌리라는 다양체가 접목된다. ...그래도 뿌리 통일성은 과거나 미래로서, 가능성으로서 여전히 존속하고 있다. ...그 <반성된 정신적 실재>가 더 포괄적인 비밀스런 통일성 또는 더 광범위한 총체성을 요구함으로써 이러한 사태를 보상하는 것은 아닌지. 버로스의 잘라 붙이기. 전집, 걸작...16

3.1 계열들을 증시시키거나 다양체를 커지게 하기 위해 사용하는 대부분의 현대적 방법들은 어떤 방향에서는, 예컨대 선형적 방향에서는 완전히 타당하다. 한편 총체화의 통일성은 다른 차원에서, 원환이나 순환의 차원에서 훨씬 더 확고하게 확증된다. 조이스, 니체. ...바꿔 말하면 수염뿌리 체계는 이원론, 주체와 객체의 상보성, 자연적 실재와 정신적 실재의 상보성과 진정으로 결별하지 않는다. 특 통일성은 객체 안에서 끊임없이 방해받고 훼방당하지만 새로운 유형의 통일성이 또다시 주체 안에서 승리를 거두고 만다. 양가성 또는 중층결정이라는 보다 높은 통일성. 17

4 다양, 그것을 만들어야한다 : 하지만 언제나 상위 차원을 덧붙임으로써가 아니라 오히려 반대로 가장 단순하게, 냉정하게, 이미 우리에게 익숙한 차원들의 층위에서, 언제나 n-1에서(하나가 다양의 일부가 되려면 언제나 이렇게 빼기를 해야한다). 다양체를 만들어내야 한다면 유일을 빼고서 n-1에서 써라. 그런 체계를 리좀. 구근이나 덩이줄기. 식물학의 특성. 18

4.1 리좀의 원리 1과 2. 연결접속의 원리와 다질성의 원리 : 리좀의 어떤 지점이건 다른 어떤 지점과도 연결접속될 수 있고 또 연결접속되어야만 한다. 그것은 하나의 점, 하나의 질서를 고정시키는 나무나 뿌리와는 전혀 다르다. 19

4.1.1 촘스키 식의 언어학적 나무... 우리는 그러한 언어학적 모델을 너무 추상적이라고 비판하지 않는다. 오히려 충분히 추상적이지 않다고, 언어를 언표의 의미론적, 화행론적 내용과 연결접속시키고 언표행위라는 집단적 배치물과 연결접속시키고 사회적 장의 모든 미시정치와 연결접속시키는 추상적인 기계에 이르지 못했다고 비판한다. 19 리좀은 기호계적 사슬, 권력 기구, 예술이나 학문이나 사회 투쟁과 관계된 사건들에 끊임없이 연결접속한다. 기호계적 사슬은 덩이줄기와도 같아서 언어 행위는 물론이고 지각, 모방, 몸짓, 사유와 같은 매우 잡다한 행위들을 한 덩어리로 모은다. ...본질적으로 다질적인 실재 20

4.2 원리 3 다양체의 원리 : 다양은 사실상 실사로서, 다양체로서 다뤄져야 한다. 그래야만 주체나 객체, 자연적 실재나 정신적 실재, 이미지와 세계로서의 <하나>와 더 이상 관계 맺지 않게 된다. 20-21

4.2.1 다양체는 주체도 객체도 없다. 다양체가 가질 수 있는 것은 규정, 크기, 차원들뿐이다. ...리좀이나 다양체로서의 꼭두각시 줄은 예술가나 공연자의 의지, 하나라고 가정된 의지가 아니라 신경 섬유의 다양체에 연결접속되어 있다. ...다양체는 연결접속들을 늘림에 따라 반드시 본성상의 변화를 겪게 되는데, 배치물이란 이러한 다양체 안에서 차원들이 이런 식으로 불어난 것이다. 리좀에는 구조, 나무, 뿌리와 달리 지정된 점이나 위치가 없다. 선들만이 있을 뿐이다. 글렌 굴등의 연주...악곡 전체의 증식. 수는 어떤 원소들이 특정한 차원 안에서 차지하고 있는 자리에 따라 원소들을 측정하는 보편적 개념이기를 멈추고, 해당되는 그 차원들에 따라 변하는 하나의 다양체가 되었다. 우리에게 측정 단위들은 없다. 측정의 다양체들 또는 측정의 변이체들만 있을 뿐이다. 통일성(=단위)이라는 개념이 나타나는 것은 하나의 다양체 안에서 기표가 권력을 장악하거나 아니면 그에 상응하는 주체화 과정이 생겨날 때뿐이다. 22

4.2.2 모든 다양체는 자신의 모든 차원들을 채우고 차지한다는 의미에서 판판하다. 고른판. ... 다양체들은 <바깥>, 즉 추상적인 선, 도주선 또는 탈영토화의 선에 의거해 정의되며, 다양체들은 이 선에 따라 다른 다양체들과 연결접속하면서 본성상의 변화를 겪는다. 고른판(격자판)은 모든 다양체들의 바깥이다. 22

4.2.3 책의 이상은 이러한 외부성의 판 위에, 단 한 페이지 위에, 단일한 모래사장 위에, 체험된 사건, 역사적 결정물, 사유된 개념 개인, 집단, 사회 구성체 등 모든 것을 펼쳐놓는 일일 것이다. 클라이스트의 글쓰기. 변용태들의 부서진 사슬. 국가 장치로서의 책에 대항하는 전쟁 기계로서의 책. 23

4.3 원리 4. 탈기표작용적인 단절의 원리 : 이것은 구조들을 분리시키는 절단, 하나의 구조를 가로지르며 너무 많은 의미를 만들어내는 절단에 대항한다. 하나의 리좀은 어ᄄᅠᆫ 곳에서든 끊어지거나 깨질 수 있으며, 자신의 즉정한 선들을 따라 혹은 다른 새로운 선들을 딸 복구된다. 동물리좀. 24

4.3.1 모든 리좀은 분할선들을 포함하는데, 이 선들에 따라 리좀은 지층화되고 영토화되고 조직되고 의미화되고 귀속된다. 하지만 모든 리좀은 또한 탈영토화의 선들도 포함하고 있는데, 이 선들을 따라 리좀은 끊임없이 도주한다. 분할선들이 하나의 도주선 속에서 폭발할 때마다 리좀 안에는 단절이 있게 된다. ...분할선과 도주선은 끊임없이 서로를 참조한다. 24

4.3.2 탈영토화의 여러 운동과 재영토화의 여러 과정은 끊임없이 가지를 뻗고 또 서로를 받아들이고 있다. 서양란과 말벌. 서로 아무런 관계도 없는 두 존재의 비평행적 진화. 25

4.3.3 두 지층 사이에는 평행 관계가 있기 때문에 한 층에 있는 식물 조직이 다른 층에 있는 동물 조직을 모방할 수 있는 것이다. 동시에 아주 다른 어떤 것이 문제가 되고 있다. 즉 이제는 모방이 전혀 문제되지 않고 코드의 포획, 코드의 잉여 가치, 원자가의 증가, 진정한 생성(=되기), 서양란의 말벌-되기, 말벌의 서양란-되기가 문제되는데, 이때 이러한 생성들 각각은 한쪽 항을 탈영토화하고 다른쪽 항을 재영토화한다. ...모방이나 유사성은 없다. 25

4.3.4 진화의 도식은 덜 분화된 것에서 더 분화된 것으로 나아가는 나무 모양의 혈통 모델을 따르지 않을 것이다. 그것은 이질적인 것 안에서 즉각 작동하며, 이미 분화되어 있는 한 선에서 다른 선 위로 도양하는 리좀을 따라갈 것이다. 비비와 고양이의 비평행적 진화. 이때 비비는 고양이의 모델이 아니고, 고양이는 비비의 복사물이 아니다. 26

4.3.5 책과 세계 : 뿌리 깊은 믿음과는 반대로, 책은 세계의 이미지가 아니다. 책은 세계와 더불어 리좀이 된다. 책과 세계의 비평행적 진화가 있다. ...의태는 완전히 다른 본성을 가진 현상들을 서술하기에는 아주 나쁜 개념인데, 왜냐하면 이항 논리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27

4.3.6 식물들을 따라라. 우선 잇단 독자성들 주변에 생기는 수렴원들을 따라 최초의 선의 한계를 정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다음으로는 최초의 선의 한계 바깥, 다른 방향에 위치한 새로운 점들과 함께 이 선의 내부에서 새로운 수렴원들이 만들어지는지를 보라. 글을 써라. 리좀을 형성하라. 탈영토화를 통해 너의 영토를 넓혀라, 도주선이 하나의 추상적인 기계가 되어 고른판 전체를 덮을 때까지 늘려라. 음악. 잡초. 리좀.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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