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08_발제] 제12고원(795-803)

작성자
objectapple
작성일
2019-05-08 14:24
조회
98
제 12고원, <1227년-유목론, 또는 전쟁기계>

p. 795-,

대장장이와 다른 주민들과의 관계는 이들의 내재적 특질인 이동, 즉 애매한 본질에서 파생되는 것이지 그 역은 아니다. 이들이 정주민과 유목민들(그리고 그 외의 다른 주민들, 가령 계절에 따라 이동하는 숲의 거주자들)과 필연적으로 교류하게 되는 것은 이들의 특수성, 즉 이들이 이동자 또는 구멍 뚫린 공간의 발명자이기 때문이다. 이들 자체가 이중적인 모습을 갖고 있다. 즉, 잡종이고 합금이며, 쌍생아적인 형성체이다.

그리올의 말대로 도곤 족의 대장장이는 “불순한 자”가 아니라 “혼합된 자”이며, 바로 그렇기 때문에 족내혼을 실천하고, 단순 생식을 행하는 순수 혈통과는 혼인하지 않으며, 오히려 쌍생아적인 생식을 재구성한다.

고든 차일드에 따르면 대장장이는 필연적으로 이중화된다. 즉 두번 존재한다. (...) 그러나 이 두 절편을 각자의 특수한 맥락과 결부시켜 분리시켜서는 안된다. 제국에 속하게 된 대장장이, 즉 노동자는 탐광자로서의 대장장이를 전제하고 있다. 그리고 이 탐광자는 최초의 대장장이에게 금속을 가져다주는 상인과 결탁하고 있다. 게다가 저마다의 방법으로 금속을 가공하지만 주괴 형태만큼은 이들 모두에게서 공통으로 나타난다. 즉, 양자를 두 개의 절편으로 분리하는 것이 아니라 이동적인 연속 작업장처럼 구멍에서 구멍으로 이어지는 하나의 변이선, 소위 갱도가 만들어진다. 따라서 대장장이가 유목민과 정주민과 맺는 관계는 이들이 다른 대장장이들과 맺고 있는 관계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러한 잡종적인 대장장이, 무기 제조자와 도구 제조자인 대장장이는 정주민들과 동시에 유목민들과도 교류한다.

구멍투성이 공간 자체가 매끈한 공간과 홈이 패인 공간과 교류하고 있다. 왜냐하면 기계적 문, 즉 금속의 계통선은 모든 배치물을 통과하기 때문이다. “운동으로서의 물질”보다 더 탈영토화되는 것도 없기 때문이다.

p. 797-, 차이
그러나 이러한 대장장이과 정주민들 간의 교섭이 유목민들과의 교섭과 동일한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며, 이 두 교섭은 대칭적이지 않다.

미학의 영역에서 추상적인 선은 전혀 다른 두 개의 표현을 갖는데, 하나는 고딕의 야만적인 선이며 다른 하나는 고전주의의 유기적인 선 -보링거

야금술 영역에서 문은 전혀 다른 두 개의 교섭 형태를 동시에 갖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즉 항상 유목공간에 연결접속되는 반면 정주 공간에는 결합접속된다.

유목적 배치와 전쟁 기계 쪽에서 그것은 일종의 리좀이 되어 비약하고 우회하고 지하를 통과하고, 또한 공중에 줄기를 뻗어 다양한 출구, 궤적, 구멍을 만든다.

그러나 다른 측면에서는 정주적 배치와 국가 장치가 문을 포획하고 표현의 특질을 형상 또는 코드 속에 도입하여 구멍 전체를 함께 공명시킴으로써 도주선을 틀어막고 기술적 조작을 노동 모델에 종속시켜 다양한 연결접속들에 수목적 결합 제체를 강요한다.

p. 797-,

공리 3 - 유목적 전쟁 기계는 소위 표현의 형식이며, 이것과 관련된 내용의 형식이 바로 이동적 야금술이다.

명제 9 - 전쟁은 반드시 전투를 목표로 하는 것은 아니며, 특히 전쟁 기계는 무조건 전쟁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일정한 조건 하에서) 전투와 전쟁이 어쩔 수 없이 전쟁 기계로부터 유래하더라도 마찬가지다.

1 전투는 전쟁의 “목적”인가?
전투 문제는 곧 두 가지 경우를 구별할 것을 요구한다. 즉, 전쟁 기계가 전투를 추구하는 경우와 전투를 본질적으로 피하려고 하는 경우를 말이다. (...) 게릴라전이 분명히 비-전투를 지향하는 반면 본래의 전쟁은 전투를 목적으로 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 따라서 공격-방어라는 구별과도, 심지어는 본래적 의미의 전쟁과 게릴라전의 구별과도 일치하지 않는 기준에 따르자면 전쟁은 전투와 “비-전투” 모두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만 말할 수 있을 뿐이다.

2 전쟁은 전쟁기계의 “목표”인가?
그러나 일반적으로 말해 이미 언급한 대로 전쟁 기계는 유목민이 발명한 것이다. 왜냐하면 전쟁 기계는 본질상 매끈한 공간의 구성 요소이며, 따라서 이 공간의 점거, 이 공간에서의 이동, 또 이 공간에 대응하는 인간 편성의 구성 요소이기 때문이다. 바로 이것이 전쟁 기계의 유일하고 진정한 적극적인 목표다(노모스) 즉, 사막이나 스텝을 늘리되 그것에서 인간이 살 수 없게 만들지는 말아라. 그와 정반대로 하라. 그래도 어쩔 수 없이 전쟁이 초래된다면 그것은 전쟁 기계가 이 기계의 적극적인 목적과 대립하는 (홈을 파는) 세력으로서의 국가나 도시와 충돌하기 때문이다. 일단 이렇게 충돌하고 나면 전쟁기계는 국가와 도시, 국가적, 도시적 현상을 적으로 간주하고 이들의 섬멸을 목표로 삼는다.

전쟁은 전쟁 기계의 조건도 또 목적도 아니지만 필연적으로 전쟁 기계에 수반되거나 이 기계를 보충한다고 할 수 있다. -아리스토텔레스 식

전쟁은 전쟁 기계의 “보충물”이라고 할 수 있다. -데리다 식

ex. 모세의 모험
이집트 왕국을 탈출해 사막에 몸을 던지는 그는 유목민이었던 히브리인들의 오래된 과거에서 영감을 얻는 동시에 유목민 출신인 장인의 충고를 받아들여 전쟁 기계를 형성하기 시작한다. (...) 그런데 모세는 차츰 몇 가지 단계를 밟으면서 전쟁이 전쟁 기계의 필연적인 보완물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다. 전쟁 기계는 도시와 국가를 마주치거나 가로지르지 않으면 안 되며, 또 그곳으로 스파이를 파견하지 않으면 안 되면 (무장 정찰), 그리고 다음으로는 극단적인 수단에 호소할 수 밖에 없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섬멸전) ... 유대인들의 방황과 두려움, 모세 역시 방황하면서 전쟁이 전쟁 기계의 보완물이라는 계시를 앞에 두고 망설였다. 그래서 전쟁을 이끈 것은 여호수아였지 모세가 아니었다. 마지막으로 칸트 식으로 말하자면 전쟁과 전쟁 기계의 관계는 필연적이었지만 “종합적”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종합하려면 야훼가 필요하다)

주 127) 전쟁 기계는 논리적으로 전쟁을 내포(분석적)하는 것이 아니라 양자의 관계에는 매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3 전쟁 기계는 어느 정도까지 국가 장치의 “목표”가 되는가?
세계사적인 관점에서 제기되는 가장 중요한 질문 중의 하나는 다음과 같다. 즉 국가는 어떻게 전쟁 기계를 전유할 수 있었을까? 다시 말해 어떻게 국가 자신의 척도와 지배와 목적에 부합하게 전쟁 기계를 구성할 수 있었을까? 그리고 이 과정에서 어떠한 위험을 무릅쓰는가?

이러한 시도가 가진 역설적 성격을 파악하기 위한 가설 전체의 재요약
1 유목민의 발명품인 전쟁 기계는 전쟁을 최우선 목표가 아니라 이차적으로 보충적인 또는 종합적인 목표로 한다.즉 전쟁 기계는 반드시 이 기계와 충돌하는 국가-형식과 도시-형식을 파괴하게 되어 있다.
2 국가가 전쟁 기계를 전유할 때 이 기계는 반드시 성질과 기능을 달리하게 된다. 국가가 소유한 전쟁 기계는 이제 유목민과 모든 국가 파괴자들을 겨냥하거나 아니면 다른 국가를 파괴하거나 정복하려고 하는 국가들간의 관계를 표현하게 되기 때문이다.
3 그러나 이런 식으로 국가에게 전유되고 나서야 비로소 전쟁 기계는 전쟁을 직접적이고 일차적인 목표, “분석적” 목적으로 삼는 경향을 보인다. (그리고 전쟁은 전투를 목표로 삼는 경향을 지닌다.) 요컨대 국가 장치가 전쟁 기계를 전유하는 것과 전쟁 기계가 전쟁을 목표로 하는 것 그리고 전쟁이 국가의 목적에 종속되는 것은 모두 동시에 진행된다.

이러한 전유 문제는 역사적으로 너무나 변화무쌍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몇 가지 문제 영역을 분명하게 구별할 필요가 있다.

1 [이러한 전유라는] 조작 가능성에 관한 것이다. 전쟁 기계는 자기에게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함에도 불구하고 주저하고, 역으로 국가 장치가 전쟁에 끼어 들어 전쟁 기계가 다시 유목민을 겨눌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은 다름아니라 이처럼 전쟁이 유목적 전쟁 기계의 보충적이고 종합적인 목적이기 때문이다.

국가에게는 전쟁 기계를 다시 유목민에게 되돌리는 것이 국가를 향해 전쟁 기계를 돌려세우는 유목민들이 무릅쓰는 위험 못지 않게 위험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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