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제]8/23 『서사, 기억, 비평의 자리 』 푸르스트의 이미지 (1929)

작성자
bomi
작성일
2019-08-23 19:07
조회
148
[푸르스트의 이미지 (1929)]

1. 프루스트와 글쓰기

1_1. 장소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모든 것이 규범을 벗어나 있다. (235)
프루스트의 탁월한 업적이 차지하는 장소는 불가능성의 심장에 있고, 모든 위험의 중심에 있으면서 그와 동시에 그 위험의 무차별점에 있다. 프루스트의 이미지는 포에지와 삶 사이에 부단히 점증하는 괴리가 거둘 수 있었던 지고한 인상학적 표현이다. (236)

1_2. 기억
프루스트가 그의 작품에서 그려낸 것은 실제로 존재한 모습의 삶이 아니라 그것을 체험한 자가 기억하는 모습의 삶이다.
프루스트의 기억 작업에서 중심 역할을 하는 것은 그가 체험한 내용이 아니라 기억이라는 직조 행위, 회상이라는 페넬로페적 작업이다.
의지와 상관이 없는 회상, 프루스트적 비자의적 기억은 대개 기억이라 불리는 것보다 망각에 더 가까이 있다. (236)
기억(회상)이 씨줄이 되고 망각이 날줄이 되는 이 자발적 회상의 작품은 페넬로페의 작업과 짝을 이루는 반대다. 왜냐하면 여기서는 밤이 이루어놓은 것을 낮이 풀어헤치기 때문이다. (페넬로페는 낮에 짠 시아버지의 수의를 밤에 풀어헤친다.) 프루스트는 밤이 만들어낸 망각의 직조, 그 얽히고 설킨 아라베스크들을 하나도 놓치지 않기 위해 종국에는 낮을 밤으로 만들었다. (237)

*자의적 기억 - 낮 - (망각을 허용하지 않는) 목적에 사로잡힌 기억 - 체험의 내용을 중심에 두는 기억행위
*비자의적 기억(회상) - 밤 - 기억과 망각의 직조물 - '기억하기'라는 행위자체를 중심에 두는 기억행위 - 직조 행위 - 무늬 - 이미지

1_3. 행복
프루스트가 열광적으로 찾으려 했던 것은 무엇일까? (238)
프루스트를 읽는 모든 독자를 사로잡는 것은 바로 그 작가 속에 작용하는 행복에 대한 맹목적이고 엄청나고 광적인 열망이다. (239)
행복에 대한 의지에는 이중적인 면, 행복의 변증법이라는 것이 있다. (239)
1) 찬가적인 행복의 모습: 전대미문의 것, 지복의 절정
2) 비가적인 행복의 모습: 다시 한 번에 대한 영원한 열망, 처음의 원초적인 행복을 복원하고 싶은 영원한 열망.
비가적 행복의 이념이 바로 프루스트에게 삶을 기억의 보호림으로 변형시킨 이념이다. (240)

1_4. 유사성
유사성에 대한 프루스트의 광적인 연구, 그의 열정적인 숭배가 있다.
꿈의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결코 동일하지 않고 유사할 뿐이다. 꿈에서 사물들은 꿰뚫어 볼 수 없는 유사성 관계에 있다.
프루스트는 꿈의 세계의 특징인 유사성의 관계를 통해, 자아라는 모조품을 단번에 비워버리고 제3의 것, 즉 이미지를 거듭해서 거두어들였던 것이다. 이 이미지들은 그의 향수(비가적 행복)를 달래줄 것들이었다.
프루스트는 향수에 시달리며 침대에 누워있었다. 그 향수는 유사성의 상태에서 변형[왜곡]된 세계, 그 속에서 삶의 진실한 초현실주의적 얼굴이 떠오르는 그 세계에 대한 향수였다. (241)

*프루스트의 이미지
- 자아라는 모조품을 비워버려야 만들 수 있는 것.
- 기억과 망각의 직조물에 만들어진 아라베스크 무늬.
- 유사성의 관계를 통해 거두어들일 수 있는 것.
- 비가적 행복(향수)를 달래주는 것.
>> 그물 짜기와 낚시의 비유.

2. 프루스트와 사회(19세기)

2_1. 희극성
프루스트의 등장인물들이 지닌 문제들이 포만한 사회(부르주아 사회)에서 유래했음은 명약관하하다. 프루스트의 관심은 상류사회라는 건물 전체를 수다의 생리학이라는 형태로 구성하는 데 있다. (244)
프루스트의 작품이 지니는 전복적 측면은 희극성이다. 그는 세계를 웃음 속에서 내팽개친다. 이러한 웃음 속에서 세계가 산산조각이 난다. 브루주아계급이 귀족으로 다시 도주하고 귀족에 다시 동화되는 모습이 바로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사회학적 주제이다. (245)

2_2. 흉내 내기; 패러디
프루스트는 살롱을 들락거린 시절에 아첨 떨기라는 악덕과 호기심의 악덕을 익혔다.
우리는 그와 함께 '패러디 작가'라는 말의 뜻을 알 수 있다. 그의 창작 전체를 구성하는 요인들 가운데 하나가 바로 호기심에 가득 찬 자의 흉내 내기이다. (247)
프루스트의 창작방식은 흉내 내기이다. (248)
프루스트 스스로 한 번 고백했듯이 "본다"라는 것과 "모방하고 싶다"라는 것은 그에게 동일한 것이었다. (249)

2_3. 속물주의
프루스트의 호기심에는 탐정가의 면모가 들어 있다. 그에게 최상류 층은 범죄 집단이자 다른 어떤 집단과도 비교할 수 없는 음모 집단, 즉 소비자들의 비밀결사였다. 그 계층은 생산에 관계되는 일체의 것을 그들의 세계에서 배제하고 있다.
프루스트에게서 속물주의에 대한 분석은 그의 사회 비판의 정점을 이룬다.
순수한 소비자는 순수한 착취자이다. 이러한 소비자가 프루스트의 현실적인 역사적 존재의 모든 구체성 속에서 그 모습을 드러낸다. 프루스트는 모든 부분에서 자신의 물질적 토대를 위장하지 않으면 안되는 계급을 묘사한다. (250)

3. 프루스트와 시간(삶)

3_1. 영원성
프루스트의 작품 안에는 영원과 도취가 독자를 기다리고 있다.
프루스트의 영원성은 플라톤적, 유토피아적인 것이 아니다. 그것은 도취적인 영원성이다. (251)
프루스트가 열어 보이는 영원성은 한계를 넘어나가는 시간이 아니라 교차된 시간이다.
프루스트는 교차된 형태의 시간 진행에 관심을 가진다. 나이 듦(현재-->미래)과 기억하기(현재-->과거)의 상호작용을 추적하는 것은 프루스트적 세계의 핵심, 교차 현상의 우주 속으로 들어가는 것을 뜻한다. 그것은 유사성의 상태에 있는 세계이고 그 세계 속에는 "상응관계"들이 지배한다. (252)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서 프루스트가 행한 자기침잠은 성찰이 아니라 현재화이다. (253)

3_2. 죽음
프루스트는 자신의 고통을 계획적으로 이용할 줄 알았던 작가다. 그는 자신의 병의 완벽한 연출자였다. (256)
그가 끊임없이 의식하고, 또 글을 쓸 때 가장 많이 의식하는 죽음이야말로 질식시킬 듯한 위협적인 위기이다. 그렇지만 그 죽음은 우울증적인 변덕으로서가 아니라 "새로운 현실"로, 다시 말해 사물과 사람들한테서 나이 듦의 특징들로 반영을 남기는 그러한 새로운 현실로 다가왔다. (257)

3_3. 냄새
냄새들에 대한 프루스트의 민감함은 우연이 아니다. 그에게서는 기억 속에 냄새들이 보존되는 것이 아니라 후각 속에 기억들이 각별히 끈질기게 보존된다. (257)
냄새는 잃어버린 시간의 바다에 그물을 던지는 사람(프루스트)의, 무게를 느끼는 감각이다. 그리고 그의 문장들은 예지적 신체의 전 근육운동이며, 그 그물을 들어 올리는 형언할 수 없는 노력 전체를 담고 있다. (258)

3_4. 고통
프루스트에게서틑 고통과 창작이 공생관계에 있다. 따라서 그에게는 고통을 딛고 일어서는 영웅적 행위 같은 건 없다. (258)
프루스트는 아무런 소망도 후회도 없는 열정에 의해 창작과정 속에서 자신의 고통이 차지할 위치를 지정받았다. (그 곳은) 자신이 육필로 써넣은 수많은 원고들을 가지고 그의 소우주 창조에 몰두했던 병상이 바로 그곳이다. (258,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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