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3월 27일 삶과 예술 세미나 "소크라테스의 진리" 를 중심으로

작성자
youn
작성일
2020-03-28 03:24
조회
365
오늘 세미나에서 제일 궁금하면서도 인상적이었던 것은 보미님의 소크라테스를 바라보는 관점이었다고 생각하는데요,
특히 진리에 관한 해석이 흥미로웠습니다.

소크라테스의 진리를 초월적 진리라고 명명하면서 개별적 인간을 넘어서는 진리에 대해서 말씀해 주셨습니다.
다시 말해서 개인을 초월해서 공동체 구성을 보증해줄수 있는 이념으로 소크라테스의 진리를 이야기한 점이
압권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근대철학의 주체와 대상의 분리와 일치라는 틀이 고대 소크라테스의 철학에도 반영된게 아니냐는 저의 질문에 근대철학과는 다른 해석방법으로 접근하려는 태도가 필요한게 아니냐며 반문하셨습니다.

방법적 틀을 만들고 해석하기보다는 뭔가가 틀과 함께 만들어지는 것이 필요하다고 하셨습니다. 이 부분은 앞으로 세미나를 하면서 면밀하게 살펴보아야 할 지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주목할 점은 보미님이 소크라테스는 인간중심주의가 아니며 오히려 근대적 사유에 나타난 인간중심주의와 대립되는 측면을 이야기했다는 점인데요, 초월적 인간을 신, 우주, 세계등의 존재론적 차원에서 소크라테스의 사상과 철학을 이야기한점이 놀라웠습니다.

과거에 철학과 굴뚝청소부(이진경 지음/그린비)라는 책으로 세미나를 한 기억이 있는데 그때 제가 후기로 남긴 글이 있습니다.
오늘 토론한 내용과 연결되는 것 같아서 인용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주체와 대상의 분리와 일치라는 근대철학의 문제설정에서 대상이 객체 혹은 객관적인 것으로도 이해될수 있다고 생각하면서 후기를 시작해 보고자 합니다.

주체가 먼저냐 아니면 대상 혹은 객체, 객관적인 것이 먼저냐 하는 것은 본질적으로 같은 의미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세미나 시간에서 많은 부분에서 반복적으로 언급됐듯이 우리의 외부에 권위적이고 고정적인 것을 설정하여 우리에게 명령하는 도덕이나, 다양한 진리의 충돌을 통해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지 않는 보편적 진리, 그리고 도덕의 냄새를 풍기는 근대과학의 법칙들 또한 데카르트주의로 대표되는 주체중심주의 철학들과 본질적으로 같기 때문입니다.

외부에 고정적인 것을 설정하여, 다양한 가치들을 종속시키려는 시도와 내면에 자아라는 고정되고 불변적인 것을 만들어 개인의 다양한 가능성들을 묵살시키고 세상과의 분리를 자초하는 것은 본질적으로 같은 것이라고 판단되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양철학사에서 주체가 먼저냐 대상(객체)가 먼저냐 하는 소모적인 논쟁이 진행되어 왔다는 것은 심히 유감스러운 일이 아닐수 없습니다.
이러한 일련의 소모적인 논쟁들이 근대철학의 문제설정 즉, 주체와 대상의 분리와 이를 어떻게 일치시킬 것인지에 기인한것임은 자명한 사실입니다.

흔히 우리가 철학을 이야기할때 존재론, 인식론, 윤리학등으로 분류를 하는데, 저는 개인적으로 인식론이라는 분류에 부정적입니다. 위에서 말한 흐름이 반영된 것이 말하자면, 인식론이고 이러한 흐름이 다시 인문학으로 이어지면서 우리가 흔히 말하고 있는 인간중심주의의 폐해가 답습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철학과 굴뚝 청소부에서 말하고 있는 것이 주체의 해체가 아닌 주체중심주의의 해체라고 저는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철학의 궁극적 목표가 주체의 해체가 될수 없으며, 근대철학의 문제설정에서 벗어난 새로운 문제설정에 근거하여 주체를 다시 세우는 것 다시 말해서 주체의 새로운 구성에 있지 않을까? 개인적으로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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