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제] 5/20 『주체의 해석학』, 첫 번째 강의 (1980.1.6)

작성자
bomi
작성일
2020-05-22 18:24
조회
289
삶과예술 세미나 ∥ 2020년 5월 22일 금요일 ∥
텍스트: 미셸 푸코 『주체의 해석학』, 심세광 옮김, 동문사, 2001. 첫 번째 강의

1982년 1월 6일 강의

<전반부>

*강의에서 접근하려는 문제>>
'주체'와 '진실'의 관계들이 어떤 형태의 역사 내에서 서로 관계를 맺게 되었는가 (40)

오늘 강의의 전반부에서는 자기 배려epimeleia heautou 와 자기 인식gnothi seauton의 간계 문제에 집중해 보고자 합니다. (41)

델포이의 격언 (자기 인식 Gnothi seauton)
<소크라테스의 변명>에서 '너 자신을 알라Gnothi seauton'라는 표현은 자기 배려에 종속된 상태에서 표현됩니다.
요컨대 그것 (너 자신을 알라, 자기를 인식하라)는 자신을 망각하지 말고 돌보며 배려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44)

"친애하는 친구여, (...) 이성이라든가 진리라든가 또한 자신의 영혼을 부단히 훌륭하게 만드는 일에는 배려를 하지 않고 마음도 쓰고 있지 않는 것을 부끄럽게 생각하진 않는가?" (45)

"여러분들 자신에 마음을 쓰도록 선동한 것에 대해 내가 받아야 할 대가는 무엇입니까? 그것은 당연히 처벌이나 징벌이 아닙니다." (47)

타자로 하여금 자신을 돌보도록 선동하는 행위 내에서 소크라테스는 자신이 동료 시민들을 각성시키는 자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따라서 자기 배려는 최초의 각성 순간으로 간주될 수 있을 겁니다. 자기 배려는 잠에서 깨어나 눈을 뜨고 최초의 빛을 접하는 순간에 위치합니다. (48)

내 생각에 이 자기 배려epimeleia heautou의 문제는 문제의 중요성을 다소 약화시킨 자기 인식Gnothi seauton의 명성으로부터 좀 탈피할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49)

* 자기 배려의 원칙이 일반적으로 도덕적 합리성의 원칙에 실제적으로 따르기를 원하는 자의 능동적 생활 형식 내에서 합리적 행동의 원리가 되어 버렸는지를 해명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한정된 폭을 갖는 한 문화 현상이 실제적으로 근대적 주체의 존재 양식에까지 관여하는 결정적 계기를 이루는 순간을 사유의 역사 내에서 포착하는 바로 이 일이 모든 사유의 역사가 도전해야 할 핵심 사항이라고 생각합니다. (51)

* 젊은이들을 붙잡아 세우고 자기 자신을 돌보라고 설교하는 소크라테스 이래로 자기 배려와 더불어 금욕 생활을 시작하게 한 기독교 금욕주의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자기 배려의 긴 역사와 만나게 됩니다. (53~54)

* 사람들은 왜 자기 배려를 희생시켜 Gnothi seauton자기 인식에 특권을 부여하는 것일까요? (55)

우리에게는 이기주의나 자성을 의미하지만 수세기 동안 극도로 엄격한 도덕과 관련해 긍정적이고 원형의 역할을 하는 자기 배려 권고의 역설이 존재합니다. 또 자기 배려가 다소 어둠 속에 방치된 방식을 설명하기 위해 환기시켜야 할 필요가 있는 또 다른 역설은 '자기 자신을 돌보기' 원칙으로부터 결과되는 지극히 엄격한 모럴과 그 엄격한 규칙들을 우리가 반복했다는 점입니다. 왜냐하면 실제로 이 규칙들은 기독교나 비기독교적인 근대의 모럴에서 등장하고 재등장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출현과 재출현은 전혀 다른 환경에서 행해집니다. 그것이 자기 포기의 의무라는 기독교의 헝식하에서건 타자에 대한 근대적인 의무의 형식하에서건 우리는 계율의 구조상에서 동일한 것으로 재발견되는 이 엄격한 규칙들을 보편적인 비이기주의 윤리의 맥락 내에 재적응시켰고 순서를 바꾸어 전이시켜 놓았습니다. (57)

*영성의 세 가지 특징 (59)

진실의 역사에서 근대 시기는 오로지 인식만이 진실의 접근을 허용하는 것이 되는 순간에 시작됩니다. 달리 말해서 철학자에게 어떤 다른 것도 요청되지 않고 자신의 주체 존재를 변형시키라는 요청을 전혀 받지 않고 철학자(혹은 학자나 단순히 진실을 추구하는 사람)는 자기 자신 안에서, 또 오로지 인식 행위만을 통해서 진실을 확인할 수 있고, 또 진실에 접근할 수 있습니다. (61)

주체의 존재가 진실에 접근을 필요할 때 다시 문제시되지 않는 순간부터 ("아무튼 주체는 그 자체로서 진실의 능력이 있다"고 말하는 순간부터) 주체성과 진실이 맺는 관계의 역사는 다른 시대로 접어들었다고 생각됩니다. (63)

주체가 자기 자신에 대해 알고 있고 또 자신의 존재를 경유해 가로지르고 변형시키는 진실의 '회귀 효과'를 통한 주체의 계명 지점, 완결 지점, 변형의 순간은 이제 더 이상 존재하지 않게 됩니다. (...) 결국 진실을 발견하고 난 뒤에 결국 획득할 수 있는 사회적, 심리적 혜택을 통해서만 평가될 수 있는 진보의 무한한 차원으로 접어듭니다. 이제 진실을 그 자체로서 주체를 구원할 수 있는 능력이 없습니다. (바로 이 순간) 근대는 시작됩니다. (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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