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제] 7/17 『소피스트』 전반부

작성자
bomi
작성일
2020-07-17 19:22
조회
389
삶과예술 세미나 ∥ 2020년 7월 17일 금요일 ∥
텍스트: 플라톤 『소피스트』, 천병희 옮김, 숨, 2019


231b~235a 모상

235a~236c 모상은 닮은꼴과 환영으로 나뉜다.

236c~237b 사실은 그렇지 않으면서 그렇게 보이는 것들의 문제점들

237b~239c (1) 존재하지 않는 것

239c~242b (2) 거짓말과 거짓 믿음의 문제

242b~244b 존재하는 것. '존재하는 것'이란 무엇을 의미하는가

244b~245e 존재하는 것은 단일하고 나눌 수 없으며 불변한다는 파르메니데스의 주장에 대한 비판



1 소피스트의 실체에 관한 정의들

1) 부유한 젊은이들을 낚는, 보수를 받는 사냥꾼

2) 혼의 배울 거리를 파는 도매상인

3) 혼의 배울 거리를 파는 소매상

4) 자신이 만든 배울 거리를 직접 파는 사람

5) 경쟁 중에서도 논쟁을 업으로 삼는 토론 선수

6) 배움을 방해하는 선입관들을 제거함으로써 혼을 정화하는 사람. (미심쩍은 정의)



2 소피스트 다시 정의하기(사냥하기)

너무 많은 정의는 오히려 정의하지 못한 것과 다를 바 없다.

소피스트는 반박에 능한 사람이다. 또는 그는 남들에게도 반박술을 가르친다. 그들은 심지어 대다수의 눈에 보이지 않는 신적인 것들과 관련해 남들도 반박할 수 있게 해준다고 주장한다. 나아가 사적인 모임에서 생성genesis과 존재ousia일반에 관해 논의할 때, 그들은 자신들도 반박에 능하고 남들도 자기들처럼 반박에 능하게 해준다고 말한다. 그리고 법률과 나랏일 일반에서도 남들을 논쟁에 능한 자로 만들어주겠다고 약속한다.

반박술은 한마디로 말해 무엇에 관해서도 논쟁을 벌일 수 있는 능력처럼 보인다. 그런데 과연 인간이 모든 것을 다 안다는 것이 가능한가? 절대 그럴 수 없다. 그렇다면 소피스트 기술의 저 놀라운 마력의 비밀은 도대체 무엇일까? 아마도 소피스트들이 자신들이 반박하는 것들에 관해 알고 있는 듯이 보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소피스트는 모든 것에 관해 진리처럼 보일 뿐 사실은 진리가 아닌 지식episteme를 갖고 있는 사람임을 알 수 있다. 즉 그들은 모든 것의 진리를 알고 있는 것이 아니라 진리의 모방물들을 알고 있을 뿐이다.

화가가 (실제의) 모방물을 제작하듯이 소피스트는 담론logos의 모상을 보여주면서 그것을 진리라고 믿도록 만든다. 이제 우리는 소피스트들을 논증이라는 사냥그물로 에워쌌다. 우리는 속히 모상제작술을 나누면서 그 속으로 더 깊숙이 내려가야 한다.

모방술을 두 종류로 나누자. 한 가지는 닮은꼴 제작술, 다른 한 가지는 환영 제작술이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는 아주 어려운 문제를 만난다. (520)



3 소피스트를 정의-사냥하는 과정에서 마주친 철학적 난제

<첫 번째 난제>

-그렇지 않으면서 그렇게 보이거나 생각되는 것, 그리고 참이 아닌 무엇인가를 말하기.

-존재하지 않는 것들(모상, 거짓)이 존재한다고 입증하기.

-'거짓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논리는 곧 존재하지 않는 것이 존재한다고 주장하는 것이기 때문에 자체의 모순에 빠지지 않고 그것을 말하기란 실로 어려운 일이다. (521)

'존재하지 않는 것'이라는 말을 존재하는 것에 사용할 수 없다는 점은 분명하다. 그런데 '존재하지 않는 것'을 말하는 순간 우리는 '존재하지 않는' '어떤 것'을 말하게 된다. '어떤 것'을 말하는 사람은 필연적으로 '어떤 하나'를 말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는 존재하지 않는 것을 말하려는 사람은 말하는 것이 아니라고 주장해야 한다. (522,523)

<두 번째 난제>

존재하지 않는 것에 존재하는 어떤 것이 덧붙여질 수는 없다. 그런데 우리는 모든 수數는 존재하는 것으로 본다. 그렇다면 우리는 수를 존재하지 않는 것에는 사용하려 들지 말하야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수를 사용하지 않고 존재하지 않는 것을 말할 수 있겠는가?

<세 번쩨 난관>

'존재하지 않는 것'을 말하기 위해 '그것'이라고 지칭하는 순간 그것은 존재하는 것이 된다.

존재하지 않는 것에 관해 바르게 말하는 법은 과연 무엇일까?

소피스트는 우리가 그를 모상(거짓) 제작자라고 부를 때마다, 그는 우리가 말하는 모상이란 게 도대체 무엇이냐고 따질 것이다. 그 질문 앞에 우리는 '존재하지 않는 것'을 헤아리거나 지칭하면서 곧장 '존재하는 것'으로 다루게 되는 오류에 빠지고, 말로는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하면서도 사실상 그것이 존재함을 시인하는 꼴이 되고 만다. (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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