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제] 2/5 『향연』 중반부

작성자
bomi
작성일
2021-02-05 19:18
조회
577
삶과예술 세미나 ∥ 2021년 2월 5일 금요일 ∥ bomi
텍스트: 플라톤 대화편, 『향연』, 숲, 2019

토론거리 1) 좋은 애로스가 대립되는 것들이 화합하도록 하는 것이라면, 나쁜 애로스는 무엇이 어떻게 되도록 하는 것일까?
천상의 애로스 : 좋은 애로스 : 건강한 애로스 : 절제 있는 에로스(사랑)
범속의 애로스 : 나쁜 애로스 : 병든 애로스 : 방종한 에로스(사랑)
“이렇듯 에로스 전체는 (좋은 애로스든 나쁜 애로스든) 광범위하고 강력한 힘을 행사하며, 전능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세. 그러나 지상에서든 천상에서든 좋은 일을 위해 절제 있고 정의롭게 구현되는 에로스야말로 가장 강력하며 우리에게는 모든 행복의 원천이라네.” (188d)
좋은 애로스든, 나쁜 애로스든, 애로스는 이끌림, 즉 다른 말로는 끌어당기는 힘(인력)을 나타내는 것 같다. 좋은 애로스가 대립되는 것을 서로 이끌려 조화를 이루도록 하는 힘이라면, 나쁜 애로스는 어떤 것들이 서로 이끌리도록 하는 것일까? 어떤 것들이 서로 이끌리도록 하는 것이기에 세상을 파멸시키고, 해악을 끼치고, 또 역병과 질병까지 일으키게 되는 것일까?

토론거리 2) 에로스에 대한 아리스토파네스의 정의가 흥미롭다.
“‘사랑’이란 전체가 되고 싶어 하는 우리의 욕망에 붙여진 이름이라네.”
여기서 ‘전체’가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
아리스토파네스의 우화는 무척이나 인상적인 이미지들로 가득하다. 이 우화에 따르면, 제우스에 의해 반으로 갈라진 인간은 이 징벌 이후 결핍된 존재로 그려지고, 따라서 ‘사랑’이란 이 결핍된 부분(잃어버린 반쪽)을 되찾아 다시 ‘전체’를 회복하고자 하는 갈망으로 그려진다. 그렇다면 위 정의에서 말하는 우리가 욕망하는 ‘전체’란 결핍 이전에 완전성을 갖춘 상태로 쉽게 그려지는 것 같다.
하지만 또 다른 해석도 가능할 것 같다. 우화에 등장하는 ‘잃어버린 반쪽’을 개체의 반쪽이 아니라 시간으로 해석할 수도 있지 않을까? 그렇다면, 사랑의 여정을 누군가가 때어내 버린 나의 결핍된 부분을 찾아 나서는 미션 수행의 길이 아니라 시간의 의미를 찾아 나서는 기호 해석의 여정으로 읽을 수도 있지 않을까?
후자로 읽는 것이 가능하다면, 위 사랑의 정의에서 언급된 ‘전체’도 결핍되기 이전 완전체로서의 전체가 아니라 기억(관념, 표상)으로 남겨진 충만한 시간에 대한 경험으로서의 전체로 읽을 수 있을 것이고 제우스의 징벌은 시간의 세 위상 중에 (크로노스의 시간, 카이로스의 시간, 아이온의 시간) 직선적 시간에 대한 비유로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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