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제] 10/20 1장 지옥의 문 ('프롤레타리아의 밤')

작성자
Soyoung Park
작성일
2021-10-20 16:14
조회
548
발제_1장 지옥의 문

▲랑시에르 사유의 시기 구분

1) ~1974년
: 스승 알튀세르와 결별

2) 1970년대 후반~1990년대 중반
: 1830~1850년대 노동자 운동의 문서고를 뒤져, '프롤레타리아의 밤:19세기 프랑스에서의 노동자의 꿈'이라는 제목의 박사학위 논문을 씀.
← 노동자들이 지적으로 각성하면 노동자적 정체성을 키우는 것이 아니라, 노동자의 삶에서 벗어나고자 한다는 것을 깨달음.
← 노동하는 인간과 사유하는 인간이라는 전통적인 분할을 타파함.

3) 1990년대 후반~
: 미학에서 정치적 사유의 실마리를 찾음. ("보이지 않던 것을 보이게 만들고, 들리지 않던 것을 들리게 만드는 것이 정치다.")

▲'프롤레타리아의 밤'에 나오는 노동자들은 누구?

→ 생시몽주의 사상과 운동을 따르는 노동자들. (참고/마르크스는 '공산당 선언'에서 생시몽주의를 유토피아 사회주의, 공상적 사회주의라고 비판한 바 있음.)
→ 책의 1부에 나오는 것은 '생시몽주의 저널'에 실렸던 노동자들의 글.

▲함께 읽어볼 문장들

- 가난은 나태가 노동과 맺는 관계가 아니라 고역을 선택하기의 불가능함으로 정의된다. (25)
> '불가능함'을 '가능함'으로 만들어줄 수 있는 정치에 대해.

어느 시인 재단사의 전기 작가에 따르면 "긴 휴식 시간에 그는 아무 짝에도 쓸모없는 환상적인 소품들을 만들어내는 일을 무엇보다도 즐겼다… 수많은 목재가 그의 유아적인 상상의 변덕을 견뎌내면 그의 손도끼와 대패 밑에서 본질적으로 상형문자적인 형태들을 지닐 수밖에 없었다." (26)
> 쓸모로 환산되지 않는 어떤 것들. 유용함으로 정의되지 않는 것들을 생산하고 싶은 욕구.

- 동일성, 이미지, 동일자와 타자의 관계에 대한 물음에서 작동되고 은폐되는 것은 사유하는 자들과 육체노동을 하는 자들을 분리하는 장벽의 유지와 위반에 대한 물음이다. (28)

- 사유하는 자들과 노동하는 자들 사이의 위계가 유지되기 위해 어떤 주고받기와 범절 교환이 대가로 치러져야 하는지를 더 잘 제시해준다. 사유하는 자들의 장롱을 지켜주려면, 제화공이 구두를 넘어서 화가의 작품에 대해 판단하는 짓을 막는 일만으로는 되지 않는다. (…) 각자에게 제자리를 할당하는 우화를 더 설득력 있는 방식으로 작동시키려면, 인물들의 특성과 더불어 질서와 전복의 장면들을 재배분해야 할 것이다. (34)

- 노동자들이 말을 한다면 이렇게 말하기 위함이다. 자신들에게는 밤이 없다고. 왜냐하면 밤이란 낮의 노동에 질서를 부과하는 자들에게 속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36)

- 프롤레타리아의 진짜 고단함을 부르주아의 허망한 우울함과 맞바꾸려 한다는 것은 확실히 미친 허세다. 하지만 이 고된 일들의 가장 고생스러운 부분은 이런 일들은 프롤레타리아에게 우울할 시간을 남겨주지 않는다는 것이었다면, 최고의 진짜 슬픔이라 할 수 있는 것은 가짜를 갖고 놀 수 없다는 것이었다면? (…) 당신들은 달콤한 우울 속에서 행복하지 않았는가? 사실 우리는 이러한 우울이 당신들의 비탄의 정령을 통해, 이 비탄의 폭넓은 광채를 통해 당신들의 영혼을 후광으로 감싼다는 것을 알고 있다. 당신들의 유명한 고통에는 탄식의 허세가 보강해주는 신비한 보상이 수반되었다. 불행한 숭고! 당신들은 슬픔 중의 슬픔인 통속적 슬픔을, 함정에 빠진 사자의 슬픔을, 작업장의 끔찍한 주기의 먹이가 된 평민의 슬픔을, 장시간 노동의 권태와 광기에 의해 정신과 신체를 부식하는 이 징벌의 원천을 알지 못했다. 아! 늙은 단테여, 진짜 지옥을, 시가 없는 지옥을 여행해보지 못한 너에게 작별 인사를! (38)
> 서민들의 괴로운 삶을 외면하고 '대양'을 노래했던 옛 지식인을 비판한, 파블로 네루다의 시가 떠오르는 대목. (상상으로만 지옥을 아는 이 시인들아!)

- 그 누구도 타자에 의해 외양이 생산되는 진리 또는 타자의 고통에 대한 인식을 자신의 앎이나 삶 안에서 쥐지는 못한다. 가죽 작업복을 입은 사람으로부터 멀어진 프롤레타리아는 시인의 이미지 안에서 그 어떤 자기 정체성도 확인할 수 없다. (39)
> ‘시인’들의 질서와 시인들의 언어로 규정되지 않는 존재들.

- 신체와 영혼의 구별, 시간과 영원의 구별, 인간의 기원과 운명에 관한 장광설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을 그날그날 자기 신체를 대여하는 이들보다 그 누가 더 잘할 수 있겠는가? (…) 시의 가식적인 정념들과 마찬가지로 형이상학이라는 배후지는 프롤레타리아들에게는 최상의 호사이자 최고로 필요한 것이니, 늙은 단테에게 보낸 작별 인사에도 불구하고 목수 고니는 여기서 투쟁하기 위해 다른 세계가 필요함을, 그 세계가 신자의 환상이든 시인의 환상이든 간에 여하튼 필요함을 넝마주이 친구에게 설명한다. (41)
> 가난과 사유의 연관성에 대해 이야기했던 '레미제라블'이 생각나는 대목.

- 프롤레타리아가 "자신들을 집어삼키려드는 것"에 맞서 일어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착취에 대한 인식이 아니라 자신들이 착취와는 다른 것을 향하도록 운명 지어져 있음을 드러내주는 자아 인식이다. (41-42)

- 이 가난한 목수가 그로 하여금 투쟁을 잊도록 하려는 사랑 담론에 사로잡힐 것이라고, 저 어떤 이들은 말할 것이다. 근대 산업 질서 개척자들의 규율 세계 안으로 진입하기 위해 그가 대가로 치른 숱한 신기루들을 보라고, 저 다른 이들은 말할 것이다. 도대체 그들은 어디에서 부르주아를 사랑함과 동시에 그들과 투쟁할 수는 없는 법이라는 것을, 교부와 동방과 여성 메시아에 대한 생시몽주의자들의 사랑에 빠져듦과 동시에 생시몽주의 철도 제국에서 빠져나올 수는 없는 법이라는 것을 생각해내는가? (44)

- 표상 세계가 조작하는 자와 조작되는 자로 나뉜다고 여기고 이 프롤레타리아가 자기가 믿는 것의 호구임이 확실하다고 여기는 것은 과연 실제로 얼마나 충분한 것인가? (…) 신이 사유할 운명을 부여한 이들과 구두 만들 운명을 부여한 이들을 분리하는, 정당화될 수 없으면서도 우회할 수 없는 경계에 대한 질문. 이 경계는 이성을 그것의 타자, 여백, 혹은 비사유로부터 분리해냄으로써 한정하는 분할은 아니나, 차라리 직조공을 모델로 삼으면서도 배제하는 사유에 위엄을 부여하는 내재적인 경계. 그러니 아마도 인식의 낡은 분할과, 계급투쟁의 이중적 영역—과학과 이데올로기, 권력과 저항, 지배와 불복종—안에서 사유와 언술과 이미지를 정렬하는 새로운 분할 사이에 있는 이 일탈을 표시하는 모종의 내기가 있을 것이다. (44-45)
> 노동하는 인간과 사유하는 인간이라는 이분법을 타파하고자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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