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3 『프롤레타리아의 밤』 12장 전반부

작성자
bomi
작성일
2022-03-23 11:20
조회
524
삶과 예술 세미나 ∥ 2022년 3월 23일 수요일 ∥ 손보미
텍스트: 『프롤레타리아의 밤』자크 랑시에르 지음, 안준범 옮김, 문학동네, 12장


[한겨레] 랑시에르가 뒤쫓은 ‘프롤레타리아의 꿈’
https://www.hani.co.kr/arti/culture/book/979911.html

● 이카리아 공동체
http://www.laborsbook.org/dic/view.php?dic_part=dic01&idx=5792
<노동자의 책>

● 카베
http://laborsbook.org/dic/view.php?dic_part=dic02&idx=5893
<노동자의 책>

진짜 공산주의자들이 알았던 것은 이런 것 아닌가? 연합들의 소매상적인 방책들에서 우애 왕국의 도래를 찾지 말았어야 한다는 것. 순결한 자연, 물고기들의 증식을 실제로 실현할 수 있으며 우애 연회를 하기에 충분할 만큼 아주 큰 포도를 키워낼 수 있는 자연의 땅으로 그 도래는 찾으러 갔어야 한다는 것. (476)

이카리아에 두려워할 뱀이 없다면, 따먹을 사과 역시 없다. (477)
거의 노동하지 않아도 많은 과일이 열리고 기적처럼 물고기들이 제공되는 에덴의 이미지는 지연된다. 기후의 온화함은 더 이상 감각에 자명한 것으로 주어지지 않고, 노력의 혹독함을 부각시키는 논증에 의해 제시된다. ... 그 땅의 비옥함은 이제 미래 시제로, 노동의 결과이자 산업의 약속으로 말해진다. (478)

빈곤에 떠밀린 사람들이 아니라는 이 원칙은 이미 입회 조건들의 물질성 안에서 드러난다. 잘 갖춰진 옷가지 이외에, 지원자 각자에게는 600프랑의 개인 지참금이 요구된다. (480)
카베가 그들을 카페 혁명가적인 습성과 단절시켰던 것은 그들이 세계를 변화시켜야만 하기 때문이며, 그들이 절약에 나선 것은 이카리아로 그를 따라가기 위함이다. (482)

위대한 혁명적 도시들-파리, 리옹, 낭트, 루앙-의 상당수의 이카리앵들, 비밀단체들의 옛 투사들, 또는 유물론에 가까운 공산주의자들. <이카리아로의 여행>의 저자가 이들을 평화적인 선교와 도덕적이고 가족적인 질서의 길로 되돌렸다. 하지만 농촌의 샹파뉴의 후미진 곳에 있는 생트크루아드코르베니에서 어떻게 이카리앵이 될 수 있을까? (482)
그가 <이카리아로의 여행>에서 감동했던 것은 ... “사람들이 형제처럼 살아가며, 각자가 자신의 필요와 능력에 따라 서로 분배하는 평등과 단결과 공동체의, 마침내 각자는 모두를 위한, 모두는 각자를 위한 지상낙원” ... “이성과 양심이 다스리는 사회를 수립하는 것. 왕이 없는, 사제도 없는. 마음의 귀족 말고는 귀족이 없는, 빈자도 부자도 없는, 독재도 억압도 없는 지상낙원.” (483)

혹독한 가난에는 미개한 행실이 따른다. ... 루베에 살던 실업 상태의 노동자 무리는 근처 초원에서 마주친 암소 한 마리를 죽여 조각내 즉석에서 “원시림의 인디오들 식으로” 먹어치운다. 그리고 거의 모든 곳에 기아 폭동의 미개함이 있다. 깨진 진열장들, 시장의 폭동, 소란스러운 군중집회... “20수짜리 빵 아니면 죽음”, “우리는 전쟁을 원한다”라는 플래카드. 도처에 방화와 파괴. ... 자신의 두 아이를 밧줄로 자기 몸에 묶고 센강에 투신한 루앙의 노동자. 아내의 질식사를 감행한 파리 대저택의 늙은 하인(486) ... 기아나 궁핍에 대한 생각만으로 고통스러워하는 이들도 있다. 어느 농부는 가격 하락을 겁내고 랑드의 편집증적인 어느 마을 주민은 자신이 반드시 영양실조로 죽게 되리라는 생각에 빠져있다. ... 자살이라는 전염병은 계급과 문화와 연령을 가리지 않는다. 극복할 수 없는 염세에 사로잡힌 상블랑세의 공증인. ... 자기 아버지의 지하 저장고 문 뒤에서 목을 맨 지롤의 11세 아이.... 이기주의적 사회의 숱한 요철들에 부딪힌 희생자들 중 상당수를 점하는 이들은 카스트 질서 및 소유자 정념과 동일시되는 가족적 속박의 희생자들이다. (487) 아버지의 반대에 부딪힌 연인은 스카프로 서로를 묶고 강에 뛰어들었다. ... 아버지의 권위가 섭리가 아니라 억압일 뿐인 세상의 묘사를 마치며 기계에 사형당한 이들을 상기해야만 한다. 어느 제사 공장에서 어느 젊은 노동자가 분당 60회 회전하는 굴대에 몸이 으스러졌다. (488) 이에 어느 조립 목공이 흥분한 나머지 여가 시간을 활용해 사고 발생시 기계를 중단시키고 동력 전달 장치의 접근을 저지할 수 있도록 해주는 기계장치 발명에 필수적인 연구를 수행했지만 그가 자신의 진정서와 설계도를 가져간 도청에서는 그 누구도 애써 그것들을 읽거나 보려 하지 않았다. ... 이처럼 살인적인 공장들이나 야만적인 빈곤의 도시들 (릴, 루베, 캉브레...)에는 이카리앵들이 많지 않지만, .. 빈곤과 억압과 편견과 몰이성이 도처에 횡행하는 세계에서 무기력하게 살아가는 데 만족할 수 없다는 양심을 지닌 사람들의 삶은 교란될 수 있다. (489)

이카리아 출발 고지가 미르쿠르 노동자들 사이에서 대단한 열정을 창출할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유예는 불행히도 짧게 지속된다. 곧바로 공화국의 공공연한 대치들로 말미암아, 이 훌륭한 노동자들과 성실한 상인들은 생각만으로도 삶을 가로막았던 야만으로 인한 모든 피해를 입게 될 것이다. (491)

재단사 아롱: “나는 최근에 익명의 편지 한 통을 받았는데 ... 공산주의자 타도! 기조 타도! 가발 제조업자 타도! 그를 자유의 나무에 목매 죽여야 한다! ... 광분한 군중이 걸상 따위를 들고 내게 다가와 나를 악단석 밑으로 던졌고... 내 고객들도 온갖 공포를 겪으며 겁박당한다(492) 이 길고 고통스러운 수난이 언제 끝날 것인지... 오! 우리 형제들은 이카리아로 떠나서 얼마나 행복한지.” 떠나서 행복한 것이지, 행복해지기 위해 떠나는 것은 아닌. (493)
이들 임시변통의 무모한 사람들의 역설적 재산 상황들은, 그들 중 일부가 카베를 상대로 건 사기 소송에서 명백해질 것이다. “이카리아 협회의 일원이 되겠다는 나의 결심은 내 신앙 때문이었던 만큼이나 프랑스에서의 사업 부진 탓이기도 했다”(보석 세공인 뒤뷔송의 진술). 그의 동료 세공인 푸아레의 이중적 동기(신앙, 인류애, 헌신, 인도주의적 대의 / 이기주의) 역시 이와 같은 것이었음이 분명하다. (494)

카베 소송. 상상의 식민 정착지 창립자에게 인도주의적 대의를 위해 포기했던 금액을 돌려달라고 하는 비루한 주장의 이면에서 이들이 요구하는 것은, 이기주의라는 장애물이 있는 삶과는 다른 삶에 대한 자신들의 잃어버린 희망의 결산이다. “내가 이카리아를 포기한 것이 아니라, 이카리아가 나를 포기한 것이다. 이카리아는 우리를 개인의 삶으로 되던졌다. 이카리아는 우리에게 결산해야 할 빚이 있다.” 이카리아 역사 전체는 진실로 이러한 끝나지 않는 결산에 다름 아닐 것이다. (495)

약속된 100만 에이커의 땅 대신에 개별 이주자들에게 흔한 조건들에 따라 불하 할 땅들만 있었다는 점은 틀림없다. 하지만 그들은 ... 이카리아가 하나의 공화국이지 영토가 아니라는 점을 알아야만 했던 것 아닌가? 어떤 광적인 조급증이 그들로 하여금 자신들의 여정에서 휴식지 역할을 했던 푸르른 휴식처 설퍼 초원을 버리고 협곡과 덤불과 급류를 가로질러 크로스 팀버라는 유해한 땅으로 가게 했는가? 이 땅에서 그들은... 320에이커의 여러 필지에 대한 가소로운 소유 자격을 자신들에게 부여해준, 살아보지도 못할 서른두 채의 오두막을 짓느라 자신들의 마지막 힘을 쓰고는, 말라리아로 다수가 죽어버렸다. (496)

1948년 여름. 1차 전위대 대원들은 더위와 열병에 쓰러지면서도 교대 대원들을 헛되이 기다렸는데, 그들이 버림받았다는 점을 동정하며 전해준 트렁크 제조인 고스의 편지를 그들이 믿은 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이들은 2월 3일 유럽을 떠났는데, ... 같은 달 24일에 <포퓔레르>의 편집인으로 ... (유럽에 있는) 이카리앵 동지들은 튈르리 습격과 공화국 정복을 이끌었다. 그렇게 모든 양상이 달라진다. (497) ... 이 공화국을 견고하게 하려면... 노동자들 다수의 국민방귀군 등록을 요구하는 것, 거기에서 일반적으로는 공화주의자 장교들이, 특수하게는 이카리앵들이 선출되도록 노력하는 것. <포퓔레르>와 중앙우애혐회의 선전을 유포하고 확고한 3,40명의 공산주의자들과 사회주의자들이 의회에 당선되도록 준비하는 것...을 해야 했다. 카베의 이단적인 말 “나는 공산주의와 공화국은 절대적으로 동일한 것이라고 종종 말해왔다.” 498)

3월 초의 짧았던 파리에서의 이카리아. 곧 약속의 땅은 다시 비참의 땅이 된다. 도처에서 공산주의자들의 노동, 고객층, 재산, 인사를 표적 삼아 다수를 파산과 도주와 침묵으로 몰아넣을 박해가 가장 심하게 일어난다. 초조하게 출발을 고대하던 대다수는 어기에 머물 것이다. 그들의 우애 유토피아 중심에 다시 노동자들의 공화국이 자리잡게 되었고 이제 장차 열릴 선거라는 정치적 보복과 노동자 연합이라는 경제적 보복을 통해 저 공화국을 추구할 것이기 때문에. (499)
이카리아 전위대의 잔존자들이 공화주의 유토피아의 패배자들과 뉴올리언스의 상인 소굴에서 마주쳤을 때, 이카리아가 세워진 곳 또는 이카리아를 세워야 할 곳을 표시한 지점을 그 어느 지도에도 없다. (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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