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는 지금" 현지 연결 간담회 후기

작성자
bomi
작성일
2021-03-23 02:15
조회
580
지난 주 목요일 (3/18) 저녁 8시에 여러 단체에서 함께 주최한 "미얀마는 지금" 현지 연결 간담회가 있었습니다.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울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힘든 와중에도 이야기를 들려주신 현지 활동가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공유하면 좋을 만한 내용들을 간략히 기록하였습니다.


<간담회 기록>

현재 여러 도시에 계엄령이 내려져 있다. (양곤 등 7개 도시) 해당 지역의 시민들은 최소한의 안정도 깨져 버려 지옥과도 같은 삶을 살고 있다. 하지만 이런 상황 속에서도 두려워하지 않고 민주화를 위해 투쟁하고 있다. 활동가들, 그리고 출근 거부를 하는 공무원과 회사원들은 언제 잡혀갈지 모르는 불안한 날들을 보내고 있다. 그들을 보호하기 위해 동네마다 시민들이 돌아가며 길목을 지킨다. 경찰이 나타나면 도망칠 수 있도록 큰소리로 알려주는 것이다. 시민들이 스스로 보호하며 여러 방법으로 맞서고 있다.

모든 경제활동이 마비됐기 때문에 당장 먹거리를 조달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많은 사람이 끼니를 줄이거나 밥 대신 죽을 먹기도 한다. 또 있는 사람들이 없는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면서 이 상황을 버티고 있다. 농촌이 원래 집인 사람들은 양곤(도시)을 빠져나가는 경우도 많다.
무척 힘든 상황이지만 그래도 이곳에 아직 나누는 문화가 살아 있음을 느끼게 되었다. 국제 사회의 자본이 들어오면서 버마 사회도 많은 것이 자본주의화 되어가고 있었다. 사람들이 오로지 자기가 먹고 사는 것에만 관심이 있고 다른 것에는 전혀 무관심해져서 사회적으로 우려하는 목소리가 컸다. 하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음식을 나누는 것뿐만이 아니라 수배가 되거나 한 사람이 있으면 위험을 무릅쓰고 자기 집에 숨겨 주기도 한다. 병원에서는 많은 위험 부담을 안고도 총에 맞은 시민을 치료한다. 자신이 체포당할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서로 보호해 주는 것이다. 시민들이 소수자의 인권 문제에 대해서도 많이 생각하게 되었다. 물론 이전에도 소수자의 인권이 중요하다는 것은 알고는 있었지만 그게 특별한 실천이나 행동으로 잘 이어지지는 못했었다. 다른 민족에 대한 이해가 이전과는 확실히 변했고, 또 직접적인 행동으로도 나타나고 있다.

과거의 투쟁과는 달리 지금은 여성과 공무원들이 눈에 띄게 많이 참여하고 있다. 그리고 예전에는 중앙 방송밖에 없었지만, 지금은 스마트 폰을 비롯해 여러 미디어가 있고 그것들을 투쟁에 활용하고 있다. 행진 투쟁에 10, 20대 여성들이 특히 많이 참여한다. 단순히 참여하는 수준이 아니라 앞장서서 행진을 이끄는 경우도 많다. 예전 시위 때는 여성들은 위험하니 그냥 물러서 있으라는 분위기가 컸는데 지금은 완전히 달라졌다. 지금의 투쟁이 기존 사회의 구습을 정화하는 데에도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젊은 세대 또한 투쟁의 리더 역할을 하고 있다. 이들이 다양한 생각들, 새로운 아이디어들을 가지고 시위를 이끌어간다. 젊은 세대의 움직임이 사실상 지금 공무원들의 연대도 끌어낸 것이다.
군이나 경찰 중에서도 ‘시민 불복종 운동’에 참여하는 경우가 소수 있긴 하다. 하지만 그에 관해 시민들은 경계하고 있다. 처음에는 군경의 연대에 기대를 걸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들에 의해 다치거나 죽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아서 기대보다는 경계하고 두려워하는 마음이 더 크다.

'연방의회 대표위원회'(CRPH)-미얀마 임시정부-와 '소수민족 무장단체'(EAOs)가 연대한다는 발표가 있었다. 하지만 무장단체 쪽에서 아직 실질적인 움직임은 없는 것 같다. 유엔 쪽도 마찬가지다. 유엔 평화군(PKO)과 무장단체와 시민들. 이들이 각자 할 수 있는 역할을 하면서 함께 싸우기를 기대하고 또 전망한다.

시민들은 결코 전쟁을 원하지 않았다. 평화로운 시위를 하길 원했다. 하지만 군부가 전쟁을 시작했다. 시민들은 그에 대응해 전쟁을 치를 수밖에 없음을 인지하고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다.
처음에 양곤시 4개 마을에 계엄령이 내려졌는데, 그 기준이 전혀 알려지지 않았다. 독특한 점은 계엄령이 내려진 곳들에 유난히 중국회사나 기업이 많았다는 점이다. 중국 정부와 어떤 관련이 있는지 의심스러운 상황이다. 계엄령이 내려진 곳의 공장 2, 3곳이 불에 타기도 했는데, 군대는 이를 쿠데타를 반대하는 시민 몇몇이 벌인 일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시민 대부분은 군대의 말을 전혀 믿지 않는다. 불이 난 공장은 사람들이 사는 지역과 굉장히 멀리 떨어진 곳에 있다. 지금 시민들은 행진 시위를 하고 자신을 지키는 것만으로도 벅찬 상황이다. 시내에서 아주 멀리 떨어진 그곳까지 가서 불을 지를 수가 없다.

미얀마 군부와 중국 정부와의 관계가 깊다. 중국의 많은 기업이 미얀마 군부의 자금줄이 되고 있다. 중국이 아니었으면 쿠데타는 없었을 것으로 생각하는 시민이 많다. 중국대사관도 없었으면 좋겠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중국에 대한 시민들의 반감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중국 사람들과 중국 정부, 기업은 다르다. 지난 14일에 중국 출신 유학생 한 명이 죽었다. 그리고 이번 사망자 중에 중국 아이들도 많았다. 중국 시민들. 우리와 함께 싸우는 중국 사람들은 중국 정부나 기업과는 다르다는 걸 모두가 많이 느끼고 있다.

현재 미얀마의 공장과 기업 대부분이 군부와 연계되어 있다. 지금 이곳의 기업에 투자하는 것은 사실상 군부에 힘을 실어주는 것이다. 한국 시민들이 이를 알리고 한국의 기업과 정부에게도 강하게 목소리를 내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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