셔츠의 노래

작성자
點心
작성일
2023-01-30 11:11
조회
277
토머스 후드


지치고 닳은 손가락과
무겁고 충혈된 눈으로,
여자는 앉아 있네, 누더기 옷을 입고,
바늘과 실을 바쁘게 움직이며
한 땀! 한 땀 더! 한 땀 더!
가난, 굶주림, 더러움 속에,
슬픔을 띤 목소리로, 여전히
그녀는 '셔츠의 노래'를 불렀네.

일해야 해! 일해야 해! 일해야 해!
수탉이 저 멀리 울 때까지!
일해야 해 - 일해야 해 - 일해야 해,
별들이 지붕 위를 비출 때까지!
아, 이것은 노예 생활이네
저 야만스러운 투르크 때와 같은,
여자는 구원할 영혼을 가진 적이 없었던,
단지 기독교 일을 하고 있을 뿐이네!

일해야 해 - 일해야 해 - 일해야 해
머리가 흐느적거리며 헤엄칠 때까지,
일해야 해 - 일해야 해 - 일해야 해
눈이 무겁고 흐릿해질 때까지!
짜고, 덧대고, 천을 두르고,
천을 두르고, 덧대고, 짜고,
단추 위에 엎드려 잠들 때까지,
꿈속에서조차 바느질하며!

아, 사람들아, 당신들도
소중한 여동생이 있을 텐데!
아, 사람들아, 당신들도
어머니와 아내가 있을 텐데!
당신들이 입어 닳게 하는 것은 옷이 아니네,
오로지 인간의 생명일 뿐이네!
한 땀 - 한 땀 더 - 한 땀 더,
가난, 굶주림, 더러움 속에,
두 실을 한꺼번에 엮어 짜며,
셔츠뿐만 아니라 수의를 짜네.

난 죽음의 뼈만 남은
무서운 형상을 두려워하지 않네
매일 굶어 뼈만 남은 나 자신과 똑같으니까
빵은 너무 비싸고, 몸과 피는 너무 헐값이네.

일해야 해
일은 끊임없는데, 임금은 어떤가?
짚을 깐 침대, 빵 부스러기, 누더기 옷을 겨우 사네
내려앉은 지붕, 맨 땅바닥 방, 탁자 하나, 부러진 의자, 텅 빈 벽뿐이네.

일해야 해, 힘 없이 울리는 시계 소리에 맞추어
일해야 해, 죄수들이 감옥에서 일하듯이
천을 두르고, 덧대고, 짜고
짜고, 덧대고, 천을 두르네, 가슴이 아프고 머리와 손이 마비될 때까지.

일해야 해, 12월의 흐릿한 빛 속에서도
일해야 해, 날이 따뜻하고 밝을 때도
지붕 밑에서 제비가 날 놀리듯이 노래 부르네.

아, 달콤한 앵초와
프림로즈 향기를 맡을 수만 있다면
단지 짧은 한 시간만이라도,
머리 위의 하늘과 발밑의 풀밭을 느낄 수 있다면
내가 한 끼 식사를 벌어야 하는 것과
가난의 고통을 알기 전에 그랬던 것처럼.

아, 단지 짧은 한 시간만이라도!
아무리 짧더라도 쉴 수 있다면!
사랑과 희망을 위한 축복 받은 여유는 없고,
오로지 슬픔을 위한 시간뿐이네!
잠시 울기라도 하면 내 가슴은 편안할 텐데,
하나 내 눈물은 눈물샘 속에 머물러야 해,
흘리는 눈물방울은 바늘과 실을 방해할 테니!

지치고 닳은 손가락과
무겁고 충혈된 눈으로,
여자는 앉아 있네, 누더기 옷을 입고,
바늘과 실을 바쁘게 움직이며 -
한 땀! 한 땀 더! 한 땀 더!
가난, 굶주림, 더러움 속에,
슬픔을 띤 목소리로, 여전히 -
그 선율이 부자들에게 들리길 바라며 -
그녀는 ‘셔츠의 노래’ 를 불렀네.

(1843년. 익명으로 발표)
전체 1

  • 2023-01-30 11:15
    <셔츠의 노래>라는 시를 기억해 내려고 애쓰고 있네. 아마도 토머스 후드의 작품인 것 같은데, 아는가? 아니면 어디서 찾아볼 수 없을까? 자네가 알고 있는 시라면 알려주게.

    ㅡ 고흐. 1881년 10월 15일. 편지. 라파르트에게.

전체 59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추천 조회
공지사항
시詩 읽기 모임 참가자를 모집합니다! ― 2023년 2월 6일 시작!
ludante | 2022.09.15 | 추천 3 | 조회 1564
ludante 2022.09.15 3 1564
공지사항
세미나 홍보 요청 양식
다중지성의정원 | 2022.01.11 | 추천 0 | 조회 510
다중지성의정원 2022.01.11 0 510
공지사항
[꼭 읽어주세요!] 강의실/세미나실에서 식음료를 드시는 경우
ludante | 2019.02.10 | 추천 0 | 조회 1629
ludante 2019.02.10 0 1629
공지사항
세미나를 순연하실 경우 게시판에 공지를 올려주시길 부탁드립니다.
ludante | 2019.01.27 | 추천 0 | 조회 1516
ludante 2019.01.27 0 1516
공지사항
비밀글 시 읽기 모임 참가자 명단 (2019년 1월)
다중지성의정원 | 2018.02.26 | 추천 0 | 조회 27
다중지성의정원 2018.02.26 0 27
54
SONG OF MYSELF (Walt Whitman)
點心 | 2023.02.10 | 추천 0 | 조회 218
點心 2023.02.10 0 218
53
셔츠의 노래 (1)
點心 | 2023.01.30 | 추천 0 | 조회 277
點心 2023.01.30 0 277
52
그림 <시인의 정원> 시리즈를 그린, 빈센트 반 고흐가 사랑한 시인들
點心 | 2023.01.26 | 추천 0 | 조회 327
點心 2023.01.26 0 327
51
인생 찬가
點心 | 2023.01.26 | 추천 0 | 조회 373
點心 2023.01.26 0 373
50
별빛 The Light of Stars (2)
點心 | 2023.01.18 | 추천 1 | 조회 281
點心 2023.01.18 1 281
49
아 선장이여, 나의 선장이여/ 월트 휘트먼 (1)
점심 | 2023.01.18 | 추천 0 | 조회 298
점심 2023.01.18 0 298
48
숟가락
點心 | 2020.05.08 | 추천 0 | 조회 908
點心 2020.05.08 0 908
47
목구 (백석)
點心 | 2020.05.07 | 추천 0 | 조회 1186
點心 2020.05.07 0 1186
46
미신/박준
youngeve | 2018.10.30 | 추천 0 | 조회 1883
youngeve 2018.10.30 0 1883
45
바라보다/장옥관
youngeve | 2018.10.30 | 추천 0 | 조회 1092
youngeve 2018.10.30 0 10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