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주 세미나(4/24) 공지입니다

작성자
Yeongdae Park
작성일
2018-04-19 12:20
조회
105
<말과 사물> 2장을 읽었습니다.

푸코는 이 장에서 16세기의 에피스테메를 '닮음'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좋은 설명 덕분에, 16세기 사람들이 어떻게 앎을 구성했는지, 어떤 세계 속에서 살았는지 등이 잘 그려지더군요.
마치 16세기를 여행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저는 뱀 이야기가 매우 인상적이고 웃겼습니다.
뱀을 내쫓기 위해 소리치던 '오쉬'라는 단어는, 말 뿐만 아니라 종이에 적어서 뱀에게 보여줘도 뱀이 도망간다는 부분 입니다.
뱀에게 '오쉬'라는 단어를 보여주고 있는 그림이 생생하게 그려져서 재밌었습니다.

우리는 언어가 세계나 사물과 무관한, 혹은 필연적이지 않은 자의적인 것이라고 여깁니다.
이름 붙이기 나름이니까요.
하지만 16세기의 사람들에게는 그렇지 않습니다.
세계 전체는 다양한 닮음의 형태로 연쇄를 이루고 있고, 이 닮음의 연쇄 속에서 언어도 위치를 점하고 있습니다.
즉 언어는 단지 임의적인 수단이 아니라, 세계의 닮음을 그 자체로 실현하고 있는 '세계 속의 사물'인 셈입니다.
때문에 언어는 그것이 지시하는 것과 근본적으로 닮아있고, 그래서 그 속성이나 힘을 함께 공유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오쉬라는 글자 역시 뱀을 쫓는 힘을 지니고 있는 거지요.

마법사가 주문을 외울 때 , 그 주문 역시 자의적이거나 임의적인 것이 아닙니다.
마법적인 힘을 여기로 소환하는, 물리법칙에 개입하거나 이를 변형시키는 물리적 실체입니다.
주문이나 언어가 물리적 실체로서 다뤄지던 때에 마법은, 충분히 타당한 것이면서 16세기 에피스테메에서 반드시 필요한 것이었습니다.
거꾸로 말해, 우리가 마법을 믿지 않고 언어를 자의적으로 평가하는 것은,
우리가 16세기 사람들보다 합리적이고 이성적이어서가 아니라, 우리의 에피스테메가 마법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오직 그 뿐이죠.

마법의 필요성, 백과사전이 처음 기획된 것, 잡다해 보이는 나열식 서술이 일어난 이유 등,
매우 많은 것들이 '닮음'이라는 에피스테메로부터 이해되었습니다.
이 이해가 바로 16세기를 여행하는 느낌을 만들었나 봅니다.

다음 주는 3장 <재현하기>를 읽습니다.
돈키호테부터 데카르트도 나오고... 머리 꽤나 아프겠더군요.
그래도 힘내서 재밌게 읽고, 다음주에 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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