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제문 올립니다

작성자
Yeongdae Park
작성일
2019-05-28 19:23
조회
535
□ 다지원 <니체> 세미나 ∥ 2019년 5월 28일 ∥ 발제자: 박영대
텍스트: 니체, 『아침놀』, 2부


1. 146절(168쪽)
이웃도 넘어서. - 정녕 도덕적인 것의 본질은 우리의 행위가 타인에게 초래하는 가장 가깝고 가장 직접적인 결과를 염두에 두면서 그에 따라 우리의 마음을 결정하는 데 있다고? 이것은 그것이 도덕일지라도 편협하고 소시민적인 도덕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타인에 대한 가장 가까운 이러한 결과를 무시하고, 사정에 따라서는 타인의 고통을 통해서라도 좀더 먼 목표를 추구하도록 독려하는 것이 내겐 한층 더 높고 한층 더 자유로운 관점으로 생각된다. …… 우리는 어떤 과제의 구현을 위해 이웃을 이용하면서 이웃으로 하여금 이러한 과제를 떠맡도록 설득한다. 이 경우 우리에게는 동정심이 없는 것일까? 그러나 우리가 우리의 동정심을 넘어 우리 자신에게 승리를 거두려 할 경우, 이것은 어떤 행위가 이웃에게 이익이 되는지 해가 되는지를 분명하게 했을 때 안심하는 저 태도나 기분보다 더 높고 자유로운 것이 아닌가?
→ 이웃을 사랑하는 것이나, 타인을 친절하게 잘 대하는 일이 도덕적이라고 여긴다. 이럴 때 우리는 타인이나 이웃을 ‘위해서’ 행위한다. 하지만 그것은 소극적인 태도에 지나지 않는다. 우리는 이웃과 타인을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 니체의 이런 말은 칸트의 유명한 말에 대한 반론으로 여겨진다. “너 자신과 다른 모든 사람의 인격을 언제나 동시에 목적으로 대우하도록 행위하라.” 이에 맞서, 니체는 자신과 타인을 더 높은 목표를 위한 수단으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인 셈이다. 그것이 진정한 도덕이고 자유를 실천이다.

2. 148절(170쪽)
먼 곳을 바라보는 것. - 만약 현재 정의되는 것처럼 타인을 위해, 더구나 오직 타인만을 위해 행해지는 행위들만이 도덕적이라고 한다면 어떠한 도덕적 행위도 존재하지 않게 될 것이다! 만약 [도덕에 대한] 다른 정의에 나타나 있듯이 자유로운 의지에 따라 행해지는 행위들만이 도덕적이라고 한다면, 마찬가지로 도덕적 행위는 존재하지 않는다! …… 그러나 우리는 이런 사태에 대항해, 그동안 이기적인 것으로서 비난받아온 행위들을 행할 수 있는 큰 용기를 인간에게 돌려주고 그것들의 가치를 회복시킨다. 우리는 이러한[이기적이고 부자유한] 행위들을 할 때 사람들이 느꼈던 양심의 가책을 제거한다! 그러나 이 행위들은 지금까지 가장 자주 행해진 행위들이었고 또한 미래에도 항상 그럴 것이기 때문에 우리는 행위들과 삶의 전체적인 모습에서 ‘악한 겉모습’을 제거한다. 이것은 극히 의미심장한 성과다! 인간이 자신을 더 이상 악한 존재로 여기지 않을 때 인간 더 이상 악한 존재가 아니다!
→ 니체는 계속해서 ‘도덕적 감정’이나 ‘행위’ 아래에 있는 감정이나 충동들을 파헤친다. 우리가 이타적이며 자유의지에 따라 행한다고 주장하는 도덕은 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 오히려 자기를 위한 행동이며, 자유롭지 않은 행동들이다. 이 충동과 이기적 감정들이 겉으로는 ‘도덕적’인 형태도 드러나는 것이다. 물론 이런 주장은 흔하고, 인상적이지도 않다. 문제는 여기서 더 나아가는 지점이다. 니체는 도덕 속의 비도덕성, 이기성을 밝혀내면서, 실은 도덕/비도덕의 (일상적) 구분을 제거하려 한다. 이를 통해 우리가 지금껏 폄하하거나 배제시켜온 이기적이고 부자유한 행위들의 가치를 회복하려 한다. 실로 모든 생명과 만물은 다 이기적이고 자유롭지 않은 행동들을 하면서 살아간다. 그러니 이는 생명/삶의 가치를 회복하는 것이다. 우리는 ‘악한’ 인간이 아니라 ‘살아있는’ 인간인 셈이다. 이것이 먼 미래의 인간들을 위한 구원인 것이다. 먼 곳을 바라보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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