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주 세미나(6/4) 공지입니다

작성자
Yeongdae Park
작성일
2019-05-31 11:19
조회
592
지난 시간에는 <아침놀> 2부를 읽었습니다.

2부 뒷부분에는 '동정(연민)'에 대한 이야기가 많습니다.
니체는 줄곧 동정과 연민에 항상 적대적인 감정을 느껴왔는데, 그게 이번에 조금 이해가 가더군요.

동정은 '타인이 겪고 있는 재난 때문에 타인이 괴로워하는 그대로 괴로워하라'는 요구와 함께 다음과 같은 사태를 수반하게 될 것이다. 즉 자아의 관점은 과장되면서 무분별하게 타인, 즉 동정하는 사람의 관점도 되어야 하고, 이와 동시에 우리는 우리의 자아와 타인의 자아 때문에 괴로워해야 하며, 우리 자신의 무거운 짐을 가능한 한 적게 하는 대신 우리 자신에게 자발적으로 이중적인 불합리의 짐을 지우게 될 것이다." - 137절. <왜 이중적 '자아'가 되는가!>

요컨대 동정이란, 남의 고통을 자기 것처럼 이해하라는 뜻입니다. 흔히 이것이 도덕의 기초라고 여기지만, 니체는 다르게 보았습니다. 그것은 자신을 이중적을 만드는, 일종의 나쁜 분열적 태도라는 겁니다. 자기 안에 2개의 자아가 있도록 만드는 것. 그리고 그 결과 자신에게 필요한 고통을 도외시하고, 상대의 불필요한 고통까지도 얻고 있는 상태인 겁니다.

실제로 일이 잘 안 풀리는 친구 얘기를 듣거나, 시련에 좌절하고 있는 사람의 목소리를 들으면 가슴이 아프잖아요. 그 고통 때문에 한동안 멍해지기도 하고, 내가 진정 집중해야 하는 내 문제를 등한시하게 되기도 하지요. 이 때문에 동정이, 우리를 우리 자신이게끔 하지 못하는 기능을 합니다.

이렇게 말하면 니체를 '동정심도 없는 악인'이라 느낄 테지만, 아마도 니체야말로 가장 동정심이 지나치게 강했던 이가 아닐까 싶네요. 자신이 바로 너무 동정심을 많이 느꼈기 때문에, 연민으로 인해 힘들었기 때문에 이런 얘기를 할 수 있겠죠.
거꾸로 동정을 지나치게 찬양하는 이야말로, 한 번도 누군가를 깊게 동정해본 적이 없겠지요.

결국 니체는 자신을 극복하기 위해, 자기에게 강하게 말려오는 동정까지도 비판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 자기를 극복해 나가는 철학이, 애잔하기도 하고 영예롭게 보이기도 하네요.

다음 시간에는 <아침놀> 3부를 읽습니다.
149절~177절 - 라라님
178절~197절 - 보미님
198절~207절 - 저,
이렇게 나누었습니다.

재밌게 읽으시고, 화요일에 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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