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기시대 경제학 1장 발제문 올립니다

작성자
영대
작성일
2020-11-03 18:27
조회
492
□ 다지원 – 인류학 세미나 ∥ 2020년 11월 3일 ∥ 발제자: 박영대
텍스트: 샬린스, 『석기시대 경제학』, 1장 원초적 풍요사회

○ 26쪽 “풍요로움에는 두 가지 길이 있다. 다시 말해 욕구는 더 많은 생산을 통해 충족할 수도 있고, 조금 덜 원함으로써 ‘쉽게 충족될 수도 있다’. …… 하지만 풍요로움에는 선적 노선(Zen road) 또한 존재한다. 이 노선은 우리 서구인들과는 다소 상이한 전제, 즉 인간의 물질적 욕구는 유한하고 작으며 기술적 수단은 변함없지만 전반적으로 적합하다는 전제에서 출발한다. 선적 노선을 택하면 낮은 생활수준에 입각해서 전대미문의 물질적 풍요를 누릴 수 있다. …… 수렵채집민의 경제적 성향은 희소성이라는 시장의 강박관념으로부터 자유롭기 때문에 우리보다 더 일관적으로 풍요로움에 바탕을 둔 것일 수도 있다.”
→ 저자는 풍요로운 구석기 시대를 입증하고 있다. 그 풍요로움은 우리의 방식과 다르며, ‘선적 노선’을 따르고 있다. 이는 우리의 경제학적 가정과 차이가 난다. 우리의 경제학 혹은 상식은, 무한한 물질적 욕구와 자원의 희소성을 전제한다. 그렇기 때문에 선택과 노동, 생산과 소비, 경제발전이 필요하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어쩌면 희소성은 경제학적 전제조건이 아니라 이러한 문명적 삶을 살게 된 결과로 후에 발명된 것이 아닐까.

○ 48쪽 “이 연구로부터 도출할 수 있는 가장 분명하고도 즉각적인 결론은 바로 안헴랜드 원주민들이 (1)열심히 일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식량의 획득과 준비를 위해 사용하는 1인당 1일 평균 노동시간이 4~5시간밖에 되지 않는다. …… (2) 이들 목적은 수렵채집 활동을 통해 불규칙적으로 달성되고, 따라서 노동패턴도 그에 상응해서 불규칙한 양상을 보여준다. …… (3)이들 호주 원주민은 이용 가능한 노동과 처분 가능한 자원을 최대한 동원해서 분투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객관적으로 주어져 있는 경제적 가능성을 충분히 사용하지 않고 있다. (4) 수렵채집 경제는 육체적으로 소모적이지 않았다.”
→ 앞의 그래프에서 도출되는 결론들이다. 물론 이 자료를 완벽히 신뢰할 수는 없다. 이것이 구석기인들에 대한 직접적인 자료도 아닐뿐더러, 짧은 시간동안 조사한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른 한 편에서, 이런 한계들을 상쇄하는 지점도 있다. 서구의 영향으로 인해 풍요로운 지역에서 밀려난 후의 상황이라는 점, 다른 조사결과가 이보다 더욱 풍부한 자원도 가능하다는 점 등등. 따라서 몇몇 한계에도 불구하고 의미있는 자료로 판단할 수 있다.
중요한 점은 오늘날 우리가 하고 있는 ‘노동’과 정반대의 양상이라는 점이다. 많은 1일 노동시간, 규칙적인 노동, 자원의 효율적 사용, 육체적 소모와 상반된다. 이러한 노동방식의 바탕에는, 풍요로운 자원이 자리하고 있다.

○ 65쪽 “그들은 [미래에 대한] 학습된 무관심을 보여주는데, 이는 두 가지 부수적인 경제적 성향을 통해 표현된다. 첫째는 낭비벽이다.” …… 67쪽 “두 번째 부수적인 성향은 낭비벽의 소극적인 측면으로서, 잉여식량을 남겨 저장하는 방법을 개발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 한마디로 그들에게는 저장 자체가 ‘불필요했다’.”

○ 71쪽 “다른 형태의 경제와 비교할 때 수렵채집 경제의 총생산량이 낮다면, 그 이유는 수렵채집민의 생산성이 낮아서가 아니라 바로 그들의 이동성 때문이다. …… 폐기처분. 수렵채집민은 아마 사람과 물건을 동일한 방법으로 다룰 수밖에 없을 것이다.”

○ 75쪽 “무엇보다 오늘날의 세계는 어떠한가? 인류의 1/3에서 1/2이 매일 밤 주린 배를 안고 잠자리에 든다고 한다. 구석기 시대에는 이 분수가 훨씬 작았음이 틀림없다. 오늘날은 전례 없는 굶주림의 시대이다. 가장 위대한 기술력의 시대인 오늘날 역설적이게도 굶주림이 제도화되어 있다. 또 하나의 오래된 공식을 뒤집으면, 오히려 문화의 진화와 함께 굶주림이 상대적·절대적으로 증가했다고 할 수 있다. 내 논지는 바로 이러한 역설로 구성된다. 수렵채집민은 환경의 구속력 때문에 객관적으로 낮은 생활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그들 고유의 목적에 의거해 있고 적절한 생산수단이 주어져 있기 때문에 통상 모든 사람의 물질적 욕구가 쉽게 충족될 수 있다. 따라서 경제의 진화는 두 계열의 모순적인 운동, 즉 부유하게 만듦과 동시에 빈곤하게 만드는 운동을 수반하는데, 이는 자연에 대해서는 전유관계로 인간에 대해서는 착취관계로 작용한다. …… 빈곤은 문명의 발명품이다(7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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