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제] 10/26 일방통행로 사유이미지 167~207쪽

작성자
rara
작성일
2018-10-26 14:04
조회
726
삶과 예술 세미나: 2018년 10월 26일 / 발제자: 김선미
발터 벤야민,『일방통행로 사유이미지』, 김영옥, 윤미애, 최성만 옮김, 도서출판 길, 167~207쪽

이름에 대하여

이 책의 사유이미지에는 이름이라는 단어가 곳곳에서 튀어나온다. 이름으로 불리는 것..그것은 존재와도 상통하는데 이것은 벤야민에게 있어서의 중요한 모티프가 아닌가 싶다.

<플라토닉 러브>- 이름에서 그 쾌락을 만족시키지 않고 연인을 이름 속에서 사랑하고 이름 속에서 소유하며 이름 속에서 손에 쥐고 다니는 사랑이다. 사랑이 연인의 성과 이름을 보존하고 지킨다는 것, 신곡은 베아트리체라는 이름 둘레에 서린 아우라일 뿐이고 그 작품은 우주의 모든 힘과 형상들이 사랑에서 태어난 이름에서 나온다는 것을 강력하게 표현해주고 있다.

<너무 가까운>- 노트르담에 대한 동경, 이 동경은 어디에서 온 것일까?
내가 그리던 것의 전대미문의 동경은 멀리 떨어진 곳에서 이미지를 향해 달려드는 동경이 아니었다. 그것은 이미지와 소유 사이의 문턱을 이미 넘어선 동경, 오로지 이름의 힘, 사랑하는 것을 살아 있게 해주는 그 이름의 힘만을 알고 있는 동경으로서, 스스로 변화하고 늙으며 젊어지고 또 이미지 없이 모든 이미지들의 도피처가 되는 복된 동경이었다.

<계획을 발설하지 않기>- 미신?(가장 중요한 의도와 계획들에 관해 서로 얘기하지 않도록 막는 미신)
표층은, 뭔가 일이 잘못된 사람이 그 실패를 자기 자신 속에 묻어두려고 할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두 번째 층, 동력의 방출, 말하기를 통해 동력적인 대리만족을 함으로써 활력을 약화시킨다는 것을 안다는 것이다. 사람들이 거의 모든 결정적인 계획들이 어떤 이름과 연관되어 있다는 점, 아니 이름과 직결되어 있다는 점, 그 이름을 입에 올리는 즐거움이 얼마나 비싼 대가를 치록 되는지
세 번째 층, 두 번째 층에 이어진 타인이라는 이름, 특히 친구들의 무지를 어떤 왕위에 오르는데 디딜 계단들인 양 딛고 상승한다는 생각이 그것이다.
마지막 층, 자신의 고통을 고백하는 것은 동정심이 아니라 즐거움을 일으킨다. 일을 당한 자보다 자기 자신이 더 가치 있는 사람이라는 점을 확인시켜주기 때문이다(레오파르디)

<사람들이 우리에게 예언한 것들에 대한 믿음에 대하여>오묘한 힘들에 호소하는- 모든 기적은 양면을 갖는데 그 기적을 행하는 사람의 측면, 다른 하나는 그것을 받아들이는 사람의 측면이다. 이때 둘째 측면이 첫째 측면보다 시사하는 바가 더 많다. 둘째 측면이 첫째 측면의 비밀을 이미 자신 속에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름을 노출시키는 일은 그 자체로 그 이름의 담지자에게 미칠 수 있다고 상상되는 가장 강력한 영향들 중의 하나라면, 그처럼 이름을 노출하는 일은 점을 볼 때는 당연히 말하여진 것의 내용과 결부된다.

짧은 그림자들(인식에 대한 사유)
정오에 가까워지면 그림자는 사물의 날카로운 가장자리가 되면서 소리 없이, 부지불식간에, 그 자신의 비밀 속으로 물러갈 태세를 한다.
움츠러든 충만 속에서 삶의 정오 여름정원 속의 사상가인 차라투스트라의 시간이 도래한다.
인식은 자기 궤도의 정상에 다다른 태양이 그런 것처럼 가장 엄격하게 사물들의 윤곽을 그려내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차라투스트라의 시간은 “내안으로의 자기극복”의 시간을 의미함이 아닐까 한다.

<니체 엿보기>
니체의 유고에는 『즐거운 학문』이 출판되기 일년 전에 이미 차라투스트라라는 형상이 등장하고 있다. 1881년 8월의 시작에 니체는  영원회귀 에 대해 소묘하고 있고, 그로부터 3주 후에 작성된 "1881년 8월 26일 실스마리아"라는 날짜가 적혀있는 유고에는 새로운 책의 제목인 '정오와 영원성'과 함께 차라투스트라라는 이름을 볼 수 있다.(KGW  Ⅴ 211[195]-11[197], 417-418쪽)
그 페르시아인의 역사상의 엄청난 독특성을 이루고 있는 것과 비도덕주의자인 나와는 정반대이기 때문이다. […] 차라투스트라는 가장 숙명적 액운인 도덕이라는 오류를 창조해냈으며; 따라서 그 오류를 인식한 최초의 사람이지 않으면 안된다. […] 진실성 에서 나오는 도덕의 자기극복, 도덕주의 자들의 자기의 대립물로의 자기 극복, 내 안으로의 자기극복 ―. 이것이 내 입에서 나온 차라투스트라라는 이름이 의미하는 바다."(EC  왜 나는 하나의 운명인지 3 : KGW  Ⅵ 3, 365-366쪽)

차라투스트라는 인격화된 근원적 선과 근원적 악과의 지속적인 싸움이 역사를 만든다고 한 기원전 6세기의 실존인물이었다. 그의 이런 교설에 의하면  선과 악 은 서로 조건지어주는 관계를 형성한다. 선과 악의 이런 관계에서 선과 악은 절대적 모순관계를 형성하지 않는다. 이 둘은 어느 하나가 결여되거나 부정될 경우 다른 것도 존재하지 못하는 서로를 필요로 하는 관계를 형성한다. 니체는 어떤 방식으로든 이 교설에 접했으며, 이 형상이 서양의  그리스도교 와 형이상학적 사유에 대항하려는 그의 의도에 유용하다고 생각한 것 같다. 서양의 이분법적 사고에서 선과 악, 신과 악마, 하늘과 지옥은 서로 모순관계를 형성한다.
[네이버 지식백과] 차라투스트라 형상의 의미  (니체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해제), 2004., 서울대학교 철학사상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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