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내용에선 '종을 횡단하는' 내용이 나왔습니다.

저는 '개과동물 명령법'이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루나족 자체의 언어체계를 파괴하면서 개과동물에게 명령하는 것이죠.
말을 알아듣는 '너', 인간적 주체로서 대하면서도,
동시에 응답하지 못하는 '그것', 대상으로 대하는 것.
그래서 인간적 주체를 창발시키면서도, 완전한 '인간적 주체'는 아니도록 하는 말.

이 부분이 주체화, 자기화의 과정에서 중요한 포인트를 일러준다고 느껴졌습니다.
혼맹과 같이 다른 자기를 인식하지 못하는 상태와
종을 넘나들거나 다른 종과 함께 자기화 하는 상태 사이에서
유동적으로 변하는 '자기'의 이미지가 그려지더군요.

만약 이것이 유동적 변화가 일반적인 '자기'의 움직임이라면,
우리의 '자기', 주체성이라는 것도 이 두 상태 사이에서 일어나는 일이겠지요.
즉 우리는 때로는 혼맹과 같은 상태에 빠져 고립되기도 하고,
또 때로는 다른 것과 함께 다른 것으로 되기도 하겠지요.
물리적/신체적 구획을 넘어서 '주체' 또는 '자기'를 그릴 수 있는 눈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다음 주에는 5장 <형식의 노고 없는 효력>부터 '형식의 놀이'(304쪽)까지 읽습니다.
'형식'의 얘기가 또 새롭게 전개되던데,
재밌게 읽으시고 다음 세미나에서 뵙겠습니다.